교육부 공식 블로그

학생들이 꿈꾸는 영어교육 본문

교육부 국민서포터즈

학생들이 꿈꾸는 영어교육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8. 5. 13:16
영어만큼 사람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과목이 있을까요? 어떤 사람은 한국말 부터 공부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어떤 사람은 국제화 시대에 발맞춰 빠른 영어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 속에 정작, 직접 배우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으시죠?

그래서 저의 모교인 경복고등학교에 직접 찾아가서 학생들과 인터뷰를 하고 왔습니다! 학교에 들어서자 '선생님을 취재해보는건 어떨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어교육이란 어떤것 일까?' 부터 시작해서, 현재의 영어교육에 대한 약간의 평가까지 영어를 가르치고 계신 은사님께 직접 여쭈어 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먼저 소개를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 내 이름은 고영경 이고, 지금 경복고등학교에서 2학년 영어를 가르치고 있지.
 

정말 간단하시네요.(웃음) 일단 영어란 과목이 지향하는 목표가 무엇인가요?
- 교과서 첫 페이지에도 나와있듯이, 세계화에 맞춰 외국인과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인재양성이겠지? 또 한국의 문화를 외국인들에게 알리거나, 외국의 문화를 우리나라에 소개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는 거라고 생각해.
 

제가 이번에 쓰는 기사 주제가 <학생들이 꿈꾸는 영어교육>인데, 선생님은 어떤영어교육을 꿈꾸세요?
- 흠. 다른 언어를 배울 땐, 그 언어에 노출이 많이 되어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예를 들어 외국에 혼자 떨어져있거나, 그런게 아니더라도 방송이나 서적같은 외국문화를 자주 접하는게 정말 좋은것같아.
 

선생님이 생각하시기에 학생들은 어떤 영어교육을 꿈꿀꺼 같나요?
- 뭐, 머리 아프게 공부 하는 게 아니라 자~연 스럽게 영어를 배우는거겠지. 단지 수능만을 위한 영어가 아니라, 진짜 그들이 외국인을 만났을때, 대화가 가능한 영어를 배우고 싶을꺼야.
 

마지막으로 지금의 영어교육을 평가하자면요?
- 지금 처럼 너무 수능영어에 집착하는 방법이 아닌, 진짜 외국인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되는 교육이 됐으면 좋겠어. 수업도 지금보다 많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개선이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실수 있나요?
- 분명 마지막 질문이라고 했던것 같은데!(웃음) 어떻게 보면 투정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일단 영어교사 한명이 35명을 모두 교육 시켜야 하는 현실에 어려움이 있어. 언어는 한 사람 한 사람 의사소통을 하며 가르치는게 가장 효과적인데 말이야. 한 반의 학생 모두를 커버하며 언어를 지도해야 하는 게 쉽지 않아. 학생들이 많다는 건 선생님이 부족 하다는것도 되겠지?


취재에 응해주신거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다음에 한번더 찾아뵐께요.
- 그래, 아는 후배도 많을 태니까 친근하게 다가가서 질문하면 더 좋은 대답을 들을수 있을꺼야!

 
 
그렇게 선생님과의 취재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학생들을 취재하러 나왔는데.... 늦은 6시라 그런지 학교엔 학생들이 별로 없었습니다(뜨악!) 아이들이 모여있는 자율학습실로 자리를 이동하여 양해를 구하고 인터뷰를 진행 했습니다.
 
 

안녕. 자기소개 좀 간단히 해줄래?

- 안녕하세요 경복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김호 라고 합니다.


학생들이 꿈꾸는 영어교육에 대해서 물어볼껀데, 일단 영어 좋아해?
- 좋아해요. 싫어해도 좋아해야만 해요(웃음)


지금의 영어교육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 일단 제가 알기로 영어교육의 이유는 외국인과의 의사소통을 위한 교육이라는데, 외국인은 커녕 시험지랑만 소통하는 교육인것 같아요. 의사소통은 몰라도 독해만할 꺼면 확실히 좋은 교육방법이긴 한 것 같아요.


수능에서 영어 시험 보는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어쩔수 없죠. 학생들의 실력평가를 위해서니까요. 그 실력이 간단한 듣기와 독해라는게 문제지..


마지막으로 너가 꿈꾸는 영어교육은 뭐야?
-초등학교때 까지는 기초적인 영어를 모두에게 가르치고, 중학교때부터는 영어를 배우고 싶은 학생들한테만 가르쳤으면 해요. 언어는 억지로 가르친다고 해서 되는게 아니라 배우자하는 의지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렇게 후배와 이야기를 하고 아주 잠시 동안 고등학생때가 그리워졌습니다. 아직 대학생된지 5달되 안됐지만 확실히 고등학생때가 좋았던것 같습니다. 아! 그래도 고등학교 3학년 때로 돌아갈 생각은 없습니다.^^ 돌아갈 생각을 하니 식은땀부터 흐르네요. 잠시 감상에 젖은뒤 바로 다음학생을 찾습니다. 중학교때부터 친한 후배가 있길래 그 후배에게 인터뷰를 부탁했습니다.
 


안녕? 자기소개 간단히 해주렴

-안녕하세요. 경복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백원종 이라고 합니다.
 

요즘 영어에 대해 이런 저런 말들이 많잖아? 넌 지금의 영어교육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배워서 쓸 때가 없어요. 솔직히 저희가 배우는 영어는 사람과 사람의 의사소통이 아닌, 출제자와 학생의 일방적인 소통에만 도움이 되는 거 같아요.
 

그럼 수능시험에서 영어를 보는거 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별로 안좋아 해요. 너무 분별력 없는 주입식 교육이아닐까요. 솔직히 외국어영역보면, 매번 같은 패턴으로 비슷한 문제만 나오잖아요. 영어공부하다보면 내가 영어를 공부하는지, 영어문제를 공부하는지 모를때도 있어요.
 

너가 꿈꾸는 영어교육은 어떤거야?
-주제에 좀 벗어나긴 했지만, 일단 언어교육을 철저히 하고 외국어 교육을 했으면 좋겠어요. 한국말도 잘못하면서 외국어를 배우는 건 아닌것 같아요.
 
   
중학교 때부터 친하던 후배가 똑 부러지게 대답을 해줘서 얼마나 기특하고 고마운지 몰랐답니다. 원종이를 취재하고 이제 가려고 가방을 챙기는데 자기도 취재해달라고 학생 한명이 말합니다. 아..아까부터 게속 제 옆에 있던 학생이군요. 두명만 하기엔 왠지 아쉬운 것 같아서 이때다 하고 냉큼 다시 자리에 앉습니다
  
 
안녕. 자기소개좀 간단히 해줘.

-안녕하세요. 경복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남상욱 이라고 합니다.
 

학생들이 꿈꾸는 영어교육에 대해서 취재 할껀데, 혹시 영어좋아하니?

-그리좋아하진 않지만, 대학갈려면 해야죠!
 

학교에 저번해 부터 원어민 교사가 들어왔던데, 원어민 교사의 수업을 들어보니 어때?

-좋아요! 외국어 하는데 가장 중요한건 자신감이잖아요? 자신감을 쌓는데 정말 도움이 많이 되요. 선생님도 저희 자신감을 키워주려고 노력도 많이해주시고요. 근데 일단 수업 수 자체가 너무 적어요. 일단 선생님이 많이 안계시니까 어쩔수 없긴 하지만요.
 

혹시 영어학원 다녀? 혹시 다닌다면 도움은 많이되니?

-솔직히 말하자면 영어에는 도움이 안되요. 하지만 영어시험에는 도움이 되죠.
진짜 영어는 학교선생님께 배울 기회가 더 많아요.
 

수능 영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 앞에 원종이가 말했지만, 같은 패턴의 문제. 그냥 시험점수 잘나올려면 패턴만 잘 공부하면되요. 영어공부가 아니라 영어문제를 공부하니, 진짜 영어실력을 평가할수 있을리가 있나요. 구지 수능에서 학생 영어실력을 평가하고싶다면 시험문제를 지금보다 훨씬 어렵게 내야 될꺼 같아요. 일단 독해로 영어실력을 평가한다는게 웃기긴하지만요.
 

수능영어를 좀더 어렵게 내달라... 지금 전국의 수험생이 널 욕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 그냥 대학이 실력평가를 하고싶다면 더 어렵게 내는게 답이라는거죠. 솔직히 지금 영어 잘하는 애들은 영어가 더 어렵게 나와도 지금처럼 잘 볼껄요?
 

넌 어떤 영어교육을 꿈꾸고 있니?

- 지금 같은 수업도 충분히 좋아요. 원어민 선생님과 수업을 하는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한국인 선생님의 수준을 높였으면 좋겠어요. 못가르친다는 그런게 아니라, 좀더 외국인과 의사소통하는 기분을 가질 수 있게요. 너무 딱딱한 수업이 아니라, 진짜 즐겁게 소통하면서 배우는 영어가 하고싶어요.
 

인터뷰를 해달라고 했던것도 고마운데, 말도 잘해줘서 더 고마웠습니다. 근데 수능을 더 어렵게 내달라..이건 좀 문제성 발언이군요... 난 후폭풍 책임 못져 상욱아!ㅠㅠ
 
 
처음 취재플랜을 잡고 '학생들이 너무 터무니 없는것들을 꿈꾸면 어떻게 하지' 라던가, '보나마나 놀면서 영어를 잘하게 되는걸 원하겠지' 라고 생각하기도 했었는데, 생각했던것보다 아이들이 훨씬 현실적이고 진지하게 취재에 참여해줘서 고마웠습니다.
 

학생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새삼 느낀 것이지만, 배우는 사람은 학생들인데 너무 시험만을 위한 영어교육이 되고 있지는 않은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학생을 위한 교육이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그들이 꿈꾸고 바라는 교육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학생들이 꿈꾸는 교육, 선생님과 아이들이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교실, 그런 날이 어서 오기를 소망합니다.


우왕굳 | IDEA팩토리 하태준 기자 | gkxo107@naver.com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저의 기사는 여러분들의 생각과 말로 쓰여질꺼에요. 네티즌 여러분들의 마음을 잘 전달할수 있는 '우왕굳'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