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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민서포터즈

수학과 친해지고 싶다면?

대한민국 교육부 2013. 10. 21. 13:00

'수포자'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수포자'란 '수학 포기자'를 줄여서 부르는 말입니다. 학년을 막론하고 학생들이 가장 싫어하고 어려워하는 과목이 바로 수학이라고 하는데요. 저 역시 다른 과목에 비해 수학이 약한 과목이기에 항상 같은 고민을 안고 살아간답니다. 학문의 기본이고 대입에서도 중요한 과목수학어렵게 생각하고 포기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리고 이런 수학에 좀 더 재미있게 접근하고 쉽게 이해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학생들의 수학적 호기심과 흥미를 높이고 생활 속 숨어있는 수학적 원리를 찾아 즐거움을 확산하기 위한 수학 축제, '제3회 수학문화축전'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열린다는 소식 듣고 찾아가봤습니다. 이번 행사에는 10월 12일부터 13일까지 수학체험교실, 수학구조물 경진대회, 수학토크콘서트, 수학클리닉학생, 학부모, 교사들이 수학을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는데요, '놀면서 익히는 수학'은 어떤 것인지 궁금하지 않나요?

 

이번 기회에 수학과 친해지고 싶은 분, 수학의 즐거움을 듬뿍 느끼고 싶은 분 저와 함께 수학의 축제 속으로 떠나보아요!

그리고, 오리고, 붙이고!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20개의 선별된 주제로 수학의 원리를 체험하는 '수학체험교실'었습니다. 행사장에 들어서자마자 길게 늘어선 줄이 보였기 때문에 도대체 무엇이 있을까 궁금해질 수밖에 없었거든요. 부스마다 독특한 체험이 진행되었는데 가장 많은 것은 역시 그리고 오리고 붙이는 '만들기' 체험이었어요.

 

인천 신현고등학교 '수학 기호로 시간을 지배하는 자'에서는 상자를 접어 시침 분침 초침을 달고 건전지까지 완벽하게 갖춘 멋진 시계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냥 시계만 만드느냐고요? 360도의 둥근 시계에서 1분의 각도는 6도, 1시간은 60도가 된다는 시곗바늘의 각도도 눈으로 확인해주고, 60초가 1분이 되고 60분이 1시간이 되는 60진법에 대한 재미있는 설명도 이어집니다.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을 보니 오늘 알게 된 수학의 원리는 평생 잊어버리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시계 판의 숫자를 5시는 10÷2, 6시는 √36, 이런 식으로 바꾼 것도 기발한 아이디어였어요.

한국애니메이션고등학교의 '나만의 주사위 디자인하기+캐리커처로 만나는 수학자' 부스에서 '와~!'하는 함성이 터져 나옵니다. 바로 캐리커처로 그린 수학자 티셔츠에 당첨되었기 때문인데요. 특성화고등학교답게 세계의 수학자를 직접 그려서 멋진 티셔츠를 만들었더라고요. 티셔츠를 받기 위해서는 주사위를 만들고 포춘쿠키를 받아 개봉하는 단계를 거쳐야 하는 데 직접 참여하는 학생뿐만 아니라 옆에서 구경하는 사람들도 함께 즐거워했습니다.

서해초등학교'피타고라스학파자나~ 가입했자나~' 부스에서 재미있는 '플렉사곤'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고대 그리스 시대 수학자들의 놀잇거리로 시작되어 점점 많은 사람이 이 플렉사곤을 가지고 놀았다고 하는데요. 오리고 접어서 붙이면 신기한 육각형 다면체가 탄생합니다. 이렇게 접으면 이 그림이, 저렇게 접으면 또 다른 그림이 나타나니 아이들은 계속 손으로 돌려보며 즐거워합니다.

'수학은 ○○○이다.'를 써서 붙이는 판에는 학생들이 수학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었습니다. 수학은 우주, 삶의 지혜, 지구의 심장 등의 긍정적 시각도 있었지만, 수학은 힘들다, 어려운 과목, 계산하기 싫다 등의 부정적인 답도 보였어요. 행사를 다 둘러보고 나면 아마도 생각이 바뀔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경험 해봤어?

수학체험교실에는 평소 접하기 어려운 독특한 체험도 많았는데요. 기사로 다 담지 못하는 것이 정말 아쉽네요. '수학 속의 스타일! 느낌 아니까~ 테셀레이션을 이용한 네일아트'라는 긴 제목의 한일여자중학는 가장 인기가 많았던 부스 중 하나였습니다. 역사적 유물이나 유적 속에서도 흔히 발견되고 우리의 실생활에서도 널리 이용되는 테셀레이션(같은 도형의 반복)수학의 의미뿐만 아니라 예술적인 가치도 큽니다. 이런 테셀레이션을 활용하여 나만의 개성 만점 손톱을 만들어주는데요. 남학생도 많이 보이더라고요. 붙인 손톱을 보며 평행, 대칭, 회전 등의 수학 원리를 설명해주는 것도 잊지 않습니다.

크고 작은 상자가 잔뜩 쌓여있는 이곳은 경북 복주여자중학교'사각 거울 속의 우주'입니다. 거울 뒤를 긁어 생긴 무늬를 통과한 빛이 정육면체 거울 상자 안에서 반사되는 아름다운 3차원 예술 작품을 만들고 있었어요. 대칭의 원리와 두 평면거울에 의해 생기는 '상의 수', '물체와 상과의 관계'수학의 원리와 과학, 예술이 조화된 융합 활동입니다.

상자 하나하나 들여다보는데 작은 구멍 안으로 이렇게 근사한 세상이 펼쳐지더라고요. 카메라를 잘 조정해서 거울 속 멋진 우주를 담아봤습니다.

한국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도 역시 학교의 특색을 살려 'IT로 만나는 수학의 세계'를 운영했습니다. 게임으로 수학을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했는데요. 간단해 보이지만 적절한 난이도 변화와 순위 기능을 넣어 연산 능력을 향상해주는 숫자놀이 게임에 아이들은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다양한 도전 과제로 추론 과정을 통해 논리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숫자 야구 공공공' 게임, 제한 시간 내에 제시된 숫자들 사이의 규칙을 찾아 비어있는 숫자를 맞추는 '숫자 규칙 찾기'등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많더라고요. 키넥트를 통해 손의 움직임을 인식하여 사칙연산 답을 맞히는 게임 몸으로 즐기는 수학의 좋은 예를 보여주었습니다.

 

다양한 행사가 가득!

수학문화축전에는 이런 체험활동 부스 이외에 학술 행사도 함께했습니다. 상상홀에서는 시·도별로 선정된 실생활 연계 수학 교과연구회공모를 통해 선정된 수학교사의 수업연구 중간보고 워크숍이 열리고 있었는데요. 수학교육 선진화를 향한 선생님들의 열정이 지켜보는 저에게까지 전해지는 것 같았어요.

초·중·고 학생과 학부모가 수학 학습 방법에 대한 조언을 전문 상담가에게서 들을 수 있는 '수학 클리닉'도 인기가 많았습니다.  '내 안의 수학, 터놓고 말하기'이라는 설문지를 통해 자신을 진단해보는 시간을 가진 후 사전 상담 → 전문가 상담을 받은 아이들의 표정을 보니 들어갈 때의 긴장된 표정은 어느새 사라지고 함박웃음을 짓고 있었습니다. 이제 수학에 더 즐겁고 자신있게 다가가겠지요? 유명 수학 석학과 함께 흥미로운 수학 이야기를 들려주는 '수학 토크 콘서트' 역시 많은 학생이 몰렸는데요. 계속 터져 나오는 웃음과 환성 속에 끝나는 시간이 아쉬울 정도였답니다.

중앙홀 2층에는 또 다른 전시회가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이번 수학문화축전 기간에 열렸던 수학구조물 경진대회의 수상작이 전시되었고, 수학적 이야기가 담긴 수학아트워크 공모전 입상작품도 영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수학의 원리를 이용해 만든 멋진 예술작품 전시회를 통해 수학이 종이에 쓰인 단순한 숫자와 공식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우리 일상생활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제가 하나하나 자세히 봤던 건 '수학 시화전'이었어요. 친구와 나의 관계를 평행과 수직, 일치의 두 직선으로 표현한 시,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도 없는 고민을 싹둑 잘라 마음을 토러스처럼 뻥 뚫어버리자는 표현, 말없이 다른 숫자들을 도와주는 0을 부모님 마음으로 나타낸 시 등 수학을 시의 언어로 표현한 기발한 아이디어가 놀라웠습니다.

 

수학과 친구 할래!

제가 다녀본 다른 행사와 비교해서 '제3회 수학문화축전'가장 큰 특징은 단지 보여주고 체험하는 활동을 넘어 수학의 원리를 재미있는 방법으로 알려주었다는 것입니다. 부스마다 정성스럽게 마련한 자료와 활동지를 통해 체험활동과 접목한 수학의 기본 원리를 열심히 가르쳐주고 있었어요. 행사에 가서 만들기 작품만 잔뜩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정말 필요한 '수학을 재미있게 즐기는 방법'을 터득하고 와야겠죠? 동생들이 수학에 대해 지루해하지 않고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주는 언니 오빠 형 누나들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수학에 대한 관심이 잠깐의 흥미로 끝나지 않도록 부스마다 더 많은 자료와 교육프로그램을 소개해준 점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행사 이후에도 가정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관련 사이트나 무료강좌, 체험교실 등의 정보를 알려주었는데요. 다시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시절로 돌아가고 싶을 정도였답니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점은 좋은 프로그램을 공유하고자 체험교실 부스를 찾은 수학 선생님 몇 분을 만났다는 것입니다. 수학 선생님이 체험교실을 찾아온 것이 뭐가 특별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학생들에게 좀 더 즐겁고 친숙한 수학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하나라도 더 배워가려는 열정이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이런 노력이 교실로, 학생으로, 가정으로 전달된다면 '수학이 제일 재미있어요!'하고 대답하는 아이들도 점점 늘어나지 않을까요.

 

직접 체험하고 만들고 몸으로 느끼는 즐거운 활동을 통해 수학의 원리를 자연스럽게 알아가는 수학. 내년 수학문화축전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벌써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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