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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교육부 이야기/부모의 지혜 나눔

내 손으로 직접 김장을 담가요!

대한민국 교육부 2013. 11. 28. 13:00

추운 겨울이 다가오기 전에 우리나라는 집집이 김치를 담급니다. 김장겨우내 먹기 위해 김치, 동치미 등을 담가 두는 일을 말합니다. 올해는 아이와 함께 담가보기로 했습니다. 배추 뽑기부터 시작해서 속을 만들어 넣는 일까지 꼬박 이틀이 걸렸습니다. 배추를 뽑기 위해 밭으로 갔습니다. 아이들은 밭에 가서 도시 속 자연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행복한가 봅니다. 배추 100포기 정도와 무를 보니 맛있게 만들어질 김치가 기다려집니다. 아이도 자신의 힘으로 무도 뽑고 배추도 뽑고 뒤로 벌러덩 넘어지기도 하지만 웃음이 끊이질 않습니다.

차에 차곡차곡 실어서 집으로 가져와 마당에 놓고 배추를 씻기 시작했습니다. 작은 고사리손으로 찬물에 손을 담그고 나름 한 포기를 깨끗이 씻습니다. 그리고 99포기는 할머니와 아빠께 맡기고 방으로 사라지며 아이가 하는 말이 소금을 만나면 배추들이 힘이 없어지던데 이따 소금 뿌릴 때 직접 보고 싶다고 불러달라며 들어갑니다. 예전에 저와 함께 삼투현상에 대한 이야기를 배운 적이 있습니다. 집에 있는 무를 파내서 그 안에 소금을 넣어놓으니 몇 분 후에 물이 고여있는 실험과 달걀의 반투막을 이용해 농도가 진한 물에 달걀을 담가두니 농도가 낮은 데서 높은 데로 물이 이동하는 현상을 직접 관찰하여 달걀 안에 가득 물이 차 뾰족한 주삿바늘로 찔러보는 실험도 해보았습니다. 배추소금물에 절여두며 배추 안에 있는 물이 농도가 높은 소금물 밖으로 나오기 때문에 아삭거리던 배추가 축 처져 그 힘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이미 그 원리를 잘 알고 있던 아이는 소금 뿌릴 때 신 나 있었습니다. 확인하는 즐거움이 크다면서 말이죠.

하루를 보내고 그 다음 날 아침 절인 배추를 보며 부피가 줄어들었다면서 100포기 같지 않다고 말을 하면서 우리는 다 함께 4번 정도 깨끗하게 씻었습니다. 그리고 배추 안에 빨갛게 넣을 속을 만들었습니다. 할머니는 속에 들어갈 무나 과일들 씻기 담당, 할아버지는 할머니께서 주신 속에 들어갈 무, 사과, 배 등을 자르는 역할, 아빠는 믹서기 앞에 앉아 그것들을 적당히 넣어 돌리는 역할 등 속만들기를 보면서 제가 아이에게 말해주었습니다. 한사람이 모든 일을 할 수는 있지만 이렇게 손을 나누어서 일하면 즉, 몇 가지 단계로 부분별로 나누어 여러 사람이 분담해서 일하면 그 일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고 능률이 올라간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아들은 그 모든 게 다 모여진 통에 가서 나름 섞어주는 일을 하더군요. 그건 곧 제 일이 되었습니다.

속을 맛있게 만들고 이제 배추 안에 한 겹씩 속을 잘 발라주는 일만 남았습니다. 아이도 살짝 해보라고 고무장갑을 주었습니다. 몇 번 팔을 움직이더니 차진 속 때문에 힘들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할머니께서 건넨 배추를 맛보고는 왜 이렇게 열심히 김장하는지 알 것 같다며 즐거워했습니다. 저도 아이처럼 이번이 처음 하는 김장이라 새롭고 신기하고 즐겁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다 하고 나서 이렇게 힘든 일을 그동안 어머님과 아버님 두 분이 하셔서 우리에게 주셨는데 그게 참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들과 함께 제가 만든 김치라 그런지 집에 한통 들고 오면서 왜 이렇게 뿌듯하고 귀한지. 감사한 마음 가득했습니다.

아직 김장 전이라면, 아이도 함께 참여시켜주세요. 그냥 누가 주는 김치를 먹는 것보다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참여를 하면 누군가의 수고로움에 대한 감사와 자신의 수고에 대한 보람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행복한 김장 김치로 겨우내 식탁이 꽉 채워질 듯합니다. 앗, 그리고 김장이 끝나면 빠질 수 없는 보쌈도 꼭 드세요! 살살 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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