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공식 블로그

多가치 多문화 예비학교를 아시나요? 본문

~2016년 교육부 이야기/부모의 지혜 나눔

多가치 多문화 예비학교를 아시나요?

대한민국 교육부 2013. 12. 31. 13:00

다문화 예비학교라고 들어보셨나요? 다문화 학생이 5만 명으로 전체 학생의 1%를 넘기는 현실에서 교육부가 전담 코디네이터를 배치한 학교가 26개교, 대안학교 4교, 예비학교가 26개교라고 합니다. 제가 야간공부방 멘토로 있는 진주 대곡중학교교육부 요청 다문화 정책연구 예비학교입니다. 다문화 예비학교는 중도입국 자녀들이 정규학교 배치 전 6개월 동안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해 교육받을 수 있는 학교입니다. 경남에는 3천여 명의 다문화 학생이 있고, 대곡중은 1/3이 사회적 취약계층이며, 다문화 학생도 10%가 넘습니다. 사설학원이 전혀 없고, 해외문화체험의 경험이 매우 적은 소규모 농촌 학교에서 어떻게 단점을 극복하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다문화 예비학교로 거듭났는지 대곡중학교의 다문화 정책연구학교 보고회가 열린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전날 큰골 마당 학예제(대곡중 학예제)가 열려서 학교 곳곳에 학생들의 작품이 있습니다. 시내 대규모 학교에서는 한 작품 전시되고, 발표 기회 얻기도 어려운데(실제로 중2인 큰아들은 시화 하나, 중1인 막내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두세 작품이 기본입니다. 사교육 할 시간에 다양한 방과 후 활동으로 여러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다문화 삼행시, 시, 영화 감상문학생들이 생각하는 다문화에 대한 의견을 담은 동영상도 상영되었습니다.

다문화 글짓기 다문화 학생 작품

본 행사가 시작되기 전 학부모와 함께 실제 수업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필리핀에서 중도입국한 두 남학생과 한국어 수업하는 모습도 보고, 사회 시간 다문화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국어 시간 역할극 하는 모습도 봤습니다. 1주일에 16시간 한국어 수업(KSL)을 하고, 수준별 영어와 수학, 그리고 예체능은 통합 수업을 합니다. 이전의 다문화 교육이 입국자가 한국을 익히고 더 빨리 적응하는 쪽이었다면 이제는 이해와 소통입니다.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세계화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 지녀야 할 기본 자질을 갖추어 동반성장을 꾀합니다. 기초적인 한국어가 되면 가능한 한 통합수업을 한다고 합니다. 조금 서툴러도 어울려 수업함으로써 편견도 사라지고 빨리 적응한다고 합니다. 서로의 국어를 간단한 말은 가르쳐 주고 배우면서 훨씬 우애도 깊어진다고 합니다.

 

저도 아버지가 일본에서 태어나 학교에 다닌 재일 한국인 출신이어서 어릴 때부터 어눌한 일본식 한국어와 식습관에 익숙합니다. 머리칼마저 빨간 곱슬머리라 혼혈아라고 놀림당하며 컸습니다. 다르다는 이유로 따돌림받은 기분을 잘 알기에 다문화 엄마들과도 금세 친해져 같이 수업을 참관하고 본행사를 기다리며 수다를 떨기 시작했습니다.

다문화 통합수업KSL(한국어수업)

식전 행사로 농악반 학생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수줍음 많은 우리 반 남학생 자신은 찍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소리를 맡은 여학생은 연습 때 시원하게 지르고 꺾었는데 긴장했나 봅니다. 음 이탈입니다. 발갛게 상기되긴 했지만 흥겨운 가락에 어께 춤추며 호응해 주니 용기를 얻습니다. 예쁜 모습 많이 찍어서 보내줬습니다. 다문화 학생도 함께한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입국한 지 겨우 4개월이라는데 신명납니다.

식전 공연_농악 기모노를 입고 일본 노래

외할머니가 입던 기모노를 처음으로 입었다는 일본 여학생의 노래가 있었습니다. 엄마도 18년 전 한국으로 시집온 후 입어본 적이 없어 인터넷으로 입는 법을 검색했다고 합니다. 반일 감정이 있어 힘들지 않았는지 여쭤봤습니다. 처음에는 당혹스러웠는데 이제는 이해하고, 이웃 분들도 민족감정과는 별개로 대해 줘서 괜찮다고 합니다. 저도 어색했던 많이 짜고 매운 경남 음식 이야기, 조금 다른 생활방식, 가치관으로 겪은 일에 대해 맞장구치며 슬기롭게 극복한 것을 자랑스러워했습니다. 


본격적인 보고회가 시작되었습니다. 다문화 예비학교의 필요성과 사전 실태조사 결과를 보여 주셨습니다. 80% 이상이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으나 인지도는 50%에 불과하고, 다가가기보다 주어진 상황에 대처하겠다는 소극적 입장을 보였으나, 다문화 교육을 도입한 이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동참하겠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다문화 예비학교 운영을 위한 여건 마련부터 하고, 프로그램 개발, 분위기 조성, 적용에 들어갔습니다. 야간공부방 운영을 통한 학력 지원과 드림플래너 작성으로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 신장, 다양한 멘토링 활동을 통한 정서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교육 기부를 활용한 지역사회 네트워크의 활용입니다. 자율활동 시간을 이용하여 다문화 이해교육과 다문화 학부모와 함께하는 다양한 체험활동으로 학생, 학부모, 교사, 지역사회가 하나 되어 진행했습니다. 저도 일원이었다는 사실에 뿌듯했습니다. 소규모 학교여서 입체적 지원과 어울림이 가능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 간섭처럼 여겨지던 관심이 쌓여 정이 되고 빠른 적응으로 스스로 꿈을 설계하고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부모에 의해 적응해야 하는 나라에 던져진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받아들이고 다문화 학생임이 장점이 되어 진로를 선택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노래를 불렀던 여학생일본어 교사가 되어 양국 문화 교류의 선도자가 되겠다고 합니다. 남학생은 가까운 항공우주산업단지 기술자가 되겠다 하고, 한 남학생은 아직 구체적인 진로를 정하진 못했지만 무엇이든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다문화여서 다양한 가치를 수용하고 다 같이 어울려 꿈을 키워가는 멋진 보고회였습니다. 우려가 없지 않았으나 나올 때는 관계자 모두 격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교육청 담당 장학사님께 파견 근무자 자녀는 사각지대에 놓여 적응이 어려운데 이들을 위한 대책은 없는지도 여쭤봤습니다. 순회 파견 근무하는 한국어 교사도 있고, 다녀가는 외국인에게도 정규 교육을 받고 돌아갈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핏줄이 하나여서 단일민족이 아니고, 비빔밥처럼 다양한 재료가 섞여 맛있는 음식이 되듯 멋진 사회를 만들어보자고 하셨습니다.

 

저녁노을이 물드는 교실에서 아쉬움을 달래는 학부모의 모습은 영락없는 우리 시골 이웃사촌의 모습입니다. 다과도 직접 재배한 과일과 만든 떡, 과자입니다. 이건 누구 솜씨, 저건 누구 솜씨 하며 칭찬하고 정겨움을 나눴습니다. 소규모 학교여서 다름이 훨씬 도드라지긴 하지만, 하나 됨도 빨랐습니다. 앞으로도 다문화 예비학교로서 그 역할을 충분히 하여 다 같이 다(多)가치 다문화 사회를 만들어 가길 기대해 봅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