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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커버 선정, 과학의 8대 대실수(상) 본문
보통 우리는 상대성이론이나 만유인력의 법칙과 같은 과학의 위대한 이론에 대해서만 주로 다룬다. 이들 혁명적인 이론이 세상을 보는 우리의 눈을 확 달라지게 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이 내놓은 생각들이 모두가 성공적인 건 아니다. 과학의 역사에서는 한때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틀린 이론들도 많다.
최근 미국의 과학잡지 디스커버는 과학에서 흥미롭긴 하지만 틀린 것으로 판명난 과학의 대실수 8가지를 소개했다. 비록 이론은 틀리긴 했지만 이를 내놓은 과학자의 창의성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살펴볼 수 있다는 의미에서 말이다. 과연 어떤 것들인지 만나보자.
1. 자석의 섬을 조심하라
▲ 북극은 바다다. 하지만 콜럼버스 이후 항해가들은 북극에 강한 자기를 띤 가상의 섬이 존재한다고 믿었다.
1492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나침반을 이용해 대서양을 건너갔을 때 그는 자신이 얼마나 무모한 일을 벌이는지를 전혀 알지 못했을 것이다. 사실 그때까진 그 누구도 몰랐다. 당시 콜럼버스는 나침반의 원리를 이렇게 생각했다. 북극성이 지구의 북쪽으로 나침반을 끌어당긴다고 말이다.
그러나 콜럼버스 이후의 항해자들의 생각은 이와는 달랐다. 지구의 북극에 자기를 띠는 거대한 섬이 존재해서 나침반이 북극을 가리킨다고 생각한 것이다.
당시 그 섬에는 아무도 접근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졌다. 섬의 강한 자기 때문에 섬 가까이로 가면 배에 달려 있는 금속물질이 끌려나와 배가 난파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었다. 항해가들은 바다를 항해할 때 그 섬에 가까이 가지 않도록 조심해야 했다.
그 섬의 이름은 ‘루페스 니그라’(Rupes Nigra) 또는 ‘블랙 락’(Black Rock)이라고 불렸는데, 콜럼버스 항해 이후 16-17세기에 제작된 지도에 나타난다. 만약 콜럼버스 시대에 이 섬에 대한 얘기가 등장했으면 어땠을까? 그는 어쩌면 대서양을 횡단하는 모험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오늘날 우리는 나침반이 거대한 자석인 지구가 만들어내는 자기장을 따라 나침반의 바늘이 가리킨다고 알고 있다. 이 사실은 『자석에 관해서』라는 책을 낸 영국의 과학자 윌리엄 길버트(1544-1603)가 처음으로 내놓았다.
2. 신비에 빠진 연기의 이론
▲ 나무가 타면 왜 가벼운 재만 남을까? 나무 속의 뭔가가 빠져나갔기 때문이 아닐까? 17세기 화학자들은 플로지스톤이라는 신비로운 물질을 생각해냈다.
플로지스톤 설은 무거운 나무가 바람에 흩날릴 정도로 가벼운 재로 바뀌는 이유를 잘 설명했다. 공기 중으로 플로지스톤이 빠져나가서 그렇다는 것이다. 한편 화학자들은 갇힌 공간에서 나무가 완전히 타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이렇게 설명했다. 탄 나무만큼의 플로지스톤만 공기가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이다. 이렇게 플로지스톤 설은 당대 최고의 연소이론이었다.
그러던 플로지스톤 설이 종말을 맞은 건 근대화학의 창시자 앙투안 라부아지에(1743-1794)에 의해서다. 1777년 라부아지에는 산소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그 기체가 연소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발표했다.
3. 팽창하는 지구
▲ 지구가 작았다가 점점 팽창하면서 땅덩어리가 여러 개로 나뉘어 떨어져나갔다는 과거의 주장은 베게너의 대륙이동설이 등장하기 전까지 꽤 그럴듯해 보였다.
그런데 어떻게 거대한 땅덩어리가 이렇게 멀리 떨어지게 된 걸까? 20세기로 들어서면서 이탈리아의 지질학자 로베르토 만토바니(1854-1933)는 이에 대한 하나의 가설을 발표했다. 지구가 팽창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한때 하나의 땅 덩어리가 지금보다 작은 지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열적 팽창으로 지구의 표면이 점점 늘어났다.
그리고 화산이 거대한 땅덩어리를 좀더 작은 조각으로 나누어놓았다. 지구는 점점 팽창해나갔고 그 결과 조각난 땅덩어리들은 서로 점점 멀어졌다. 그리고 그 사이 공간을 바다가 채웠다.
한동안 만토바니의 주장은 꽤 그럴 듯한 것으로 받아지기도 했다. 알프레드 베게너(1880-1930)가 대륙이동설을 들고 나오기 전까지 말이다.
4. 無에서 생명 탄생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연발생 이론을 최초로 제시했다. 무생물적인 물질로부터 살아있는 생물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 쌀독에 쥐가 들어있는 걸 보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쌀독에서 자연적으로 쥐가 생겨난다는 자연발생설을 내놓았다. 놀랍게도 이 주장은 2,000년 동안 사실처럼 받아들여졌다.
이 이론에 따르면, 개구리는 봄에 강의 진흙 속에서, 생쥐는 곰팡이가 핀 곡식에서, 구더기는 썩은 고기에서 자연적으로 생겨난다는 것이다. 오늘날 얼토당토않게 보이는 이 이론은 무려 2천년 동안이나 사람들에게 과학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던 게 17세기 이탈리아 의사, 프란체스코 레디(1626-1697)가 처음으로 자연발생설을 부인하고 나섰다. 레디는 당시 통제된 과학적 실험을 한 최초의 과학자 중 한 명이다.
그는 소고기 덩어리는 하나는 뚜껑이 없는 유리 속에, 다른 하나는 파리가 접근할 수 없는 닫힌 유리 속에 넣었는데, 뚜껑이 열려 있는 유리 속에서만 구더기가 생기는 것을 보았다.
2세기가 지나서 루이 파스퇴르(1822-1895)는 자연발생설이 세균 증식을 설명하지 못한다고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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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용 기자 | pmiy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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