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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병보다 무서운 초6병 예방법

대한민국 교육부 2014. 3. 28. 13:00

아이들이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는 그 이유는?
중2병보다 무서운 초6병 예방법
사춘기 청소년 예방 I  행복한 미래 I 자기 주도적인 학습 I 꿈같은 이야기?

중2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중2병은 중학교 2학년 나이 또래의 사춘기 청소년들이 흔히 겪게 되는 심리적 상태를 빗댄 언어로, 자아 형성 과정에서 ‘자신은 남과 다르다.’ 혹은 ‘남보다 우월하다.’ 등의 착각에 빠져 허세를 부리는 사람을 얕잡아 일컫는 인터넷 속어입니다. 하지만 요즘 대한민국에는 중2병보다 무서운 병이 있습니다. 바로 초 6병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에 들어가는 자녀를 둔 부모님들은 고민이 많습니다. 아이들이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는 것은 물론 그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이유를 모르니 해결 방안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이 시기가 지나가기를 기다리자니 답답하고 내 아이가 낯설게 느껴지는 것을 견딜 수 없습니다. 그런 부모님께 초 6병이 본격적으로 찾아오기 전, 미리 예방하는 방법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여러 가지 초 6병의 증상 중 대표적인 세 가지 상황을 대상으로 해결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첫째,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들은 어른들이 막연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든 공부를 잘하지 못하는 학생이든 모두 성적에 관심이 많습니다. 공부하지 않고 죄책감만 느끼는 아이도 있고 달마다 새로운 학원에 보내달라는 아이도 있습니다. 반면 아예 고 3 수험생처럼 공부에 돌연 집착하는 경향을 보이는 아이도 있습니다. 일기장 가득 빽빽이 쓴 글을 읽다 보면 이 일기가 과연 초등학생의 일기인가 싶어 안쓰럽기까지 합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자신의 자아가 강해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 결과 고집이 세어지고 자기 일은 주도적으로 해결하고 싶어 합니다. 충분한 경험이 없다 보니 매번 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그들은 자신의 행동을 주도하고 싶어하고 있습니다. 이미 충분히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부모님이 굳이 더 그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 필요는 없습니다. 진단평가 이후 작성한 설문지에서 저희 반 친구들의 과반수가 부모님의 강요로 공부하고 있으며, 공부하는 목적은 좋은 직업을 가지기 위해서라고 대답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성적이 좋고 나쁜 것이 아닙니다. 이것을 아이들보다 부모님께서 먼저 인지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공부는 아이의 행복한 미래를 위하여 아이가 스스로 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알 때 비로소 자기 주도적인 학습이 가능하며 아이들이 스트레스 없이 공부할 수 있게 됩니다. 꿈같은 이야기라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부모님은 아이에게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하기보다 아이를 격려하고 응원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아이의 학업에 관한 관심을 끊으라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의 성적이 나쁘다고 아이를 혼내기 전에 아이에게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알려줘야 합니다. 아이와 함께 공부의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대화 그 자체로도 아이는 부모님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자신과 소통하려 한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등산을 가거나 스포츠를 즐기고 보드게임을 하는 것은 더 좋습니다. 신체 활동을 통한 관계 개선은 물론 그 자체가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가져다줄 겁니다.

둘째, 외모 및 이성에 대한 관심이 훌쩍 높아집니다.

이러한 경향은 여학생들에게 더욱 강하게 나타나는데요, 현재 저희 반 학생들은 저도 들고 다니지 않는 작은 가방을 들고 다닙니다. 위의 사진처럼 이동 수업 후 책상 위에는 필통과 함께 작은 가방이 남아있습니다. 화장품 파우치로 사용되는 사진 속 작은 가방에는 파우더, 틴트 등의 화장품이 들어있습니다. 아침이면 민낯으로도 뽀얀 얼굴이 더 희어지고 입술도 더 붉게 칠해져서 등교합니다. 쉬는 시간, 점심시간이면 화장실 거울을 보면서 얼굴에 파우더를 두드리는 모습이 마치 새내기 대학생 같습니다. 점심시간이면 새 모이만큼 밥을 먹습니다. 세끼를 다 먹으면 살이 찐다고 합니다. 그래도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십 대 소녀들이 눈에 컴퓨터 사인펜으로 길게 아이라인을 그린 것을 보고 나니, 그래도 아직 우리 반 학생들은 양호하다 싶습니다.

 

사춘기에 접어든 어린이들은 주변 사람들을 훨씬 더 의식하게 됩니다. 특히 대중매체에 많이 노출되다 보니 내면의 아름다움을 가꾸기보다 밖으로 드러나는 외모에 더 신경을 집중하게 됩니다. 이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이다 보니 주변 이성 친구들을 더 의식하게 되는 것도 한 몫을 합니다. 이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이러한 아이들의 마음을 외면하고 무작정 아이들에게 화를 내거나 그러한 행동을 비판하게 되면 아이들이 더 삐뚤어지기 쉽습니다.

 

아이마다 각각의 특성은 다르고 그 대처방법도 다릅니다. 그러나 공통점은 아이의 작은 가방을 빼앗고 화를 내기보다는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습니다. 외모에 대한 관심뿐 아니라 다른 친구들과의 대화 소재가 필요해서, 좋아하는 이성 친구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화장을 시작하는 어린이들도 많습니다. 먼저 아이와 대화를 통해 외모에 집착하는 이유를 알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가장 좋은 것은 수시로 얼마나 네가 예쁘고 소중한 사람인지 말해주는 것입니다. 화장하거나 살을 빼지 않아도 너는 그 자체로 매우 사랑스러운 존재라고 자주 말해주세요. 작년에 저희 교실을 두드리던 6학년 여학생은 반짝이는 눈동자가 매력이라는 말에 담임선생님의 말에도 꿈쩍 않던 컬러 렌즈를 뺐습니다. 렌즈를 끼지 않으면 자신이 너무 못생겨 보였다면서 나중에 수줍게 따로 찾아와 말하더군요. 다른 것보다 아이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무리 답답해도 크게 심호흡을 세 번 하고 웃으면서 말해주세요. 넌 이미 매우 예쁘단다.

셋째, 게임과 스마트폰에 중독되는 현상입니다.

게임은 아이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대안이 될 수 있고 스마트폰은 아이들이 친구와 소통하는 또 다른 창구 기능을 해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게임과 스마트폰에 집착하기 시작하면 문제가 심각해집니다. 최근 몇 년간 무섭게 아이들을 지배하기 시작한 게임과 스마트폰. 부모님들이 위기를 깨닫기 전 이미 우리 아이들은 게임과 스마트폰의 노예가 되었습니다. 게임은 이미 생활 일부이며 스마트폰은 신체 일부가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위안이 될지 모르겠지만 지금 게임과 스마트폰에 중독된 어린이는 한둘이 아닙니다. 내 아이에게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금지하는 것은 미봉책일 뿐 확실한 해결이 될 수 없습니다. 도리어 자녀가 더 불안해하고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소외감을 느끼게 될 수도 있습니다. 아이의 휴대전화에서 밤새도록 울리는 메시지 알림음으로 짐작할 수 있듯 내 아이의 친구들도 모두 게임과 스마트폰에 중독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아이의 세상을 인정해주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은 게임과 스마트폰을 오락으로 즐기는 것보다 이런 행동을 통해 다른 친구와 교감하는 것을 즐거워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아이들이 주로 즐기는 게임이 여러 친구와 함께 경쟁하는 형태인 것이 많은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아이가 즐기는 게임의 소재는 아이의 관심사일 수 있으며 스마트폰을 활용한 의사소통은 친구와 물리적으로 함께할 공간이 없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아이를 한 사람으로 인정하고 함께 게임과 스마트폰 활용 규칙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작정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희 교실에서는 현재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3월 첫주에 반 친구들과 함께 의논하여 규칙을 정했습니다. 학교에 스마트폰을 가지고 오는 것까지는 괜찮지만 대신 전원을 켜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정한 규칙이라면 아이들도 기꺼이 지킵니다. 저희 반은 현재 게임과 스마트폰의 청정지역입니다.

누가 처음 초 6병이라는 단어를 만들었을까요? 어쩌면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행동발달을 병이라고 규정지은 것은 어른들일지도 모릅니다. 아이들의 사춘기가 귀찮고 번거로운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초 6병이라는 이름을 붙이면서 아이들을 이상한 아이들, 아픈 아이들로 만든 것은 아닐까요?

 

누구보다 초 6병을 두려워했던 저는 지금 초등학교 6학년으로 가득한 교실에서 하루하루가 행복합니다. 눈을 반짝이는 아이들을 보면서 가르치는 보람을 느낍니다. 하나하나 너무 소중한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아이들의 성장을 이해하는 한, 초 6병은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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