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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소식/공지사항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선 학교를 살려야 합니다

대한민국 교육부 2014. 4. 24. 14:56

슬픔에도 불구하고 학교로 돌아가야 한다.

- 단원고등학교의 조속한 정상화를 바라는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들의 바람


지금 대한민국은 슬픔, 그 자체입니다. 속속 발견되는 희생자들의 시신에 우리는 무력감과 분노를 느낍니다. 하지만 슬픔에 빠져만 있다면 우리는 또 다른 위험을 키우고 있을지 모릅니다. 단원고 2학년 학생들 중 생존자들은 살아있음에 기뻐하기보다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1, 3학년 학생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거리를 배회하고, 인터넷 공간을 헤매며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희생된 아이들을 위하여 눈물을 흘리는 어른들은 많았지만, 남겨진 아이들 곁에서 격려하고 너희들이 안전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하는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습니다.

 

이 아이들을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요? 일각에서는 학교를 폐쇄하고, 무기한 수업을 연기하자는 말도 나옵니다. 너무나 무서운 말입니다. 정말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또 다시 아이들을 방치하는 것입니다. 정신적 상처를 극복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 위로할 공동체를 유지하는 것, 그리고 일상을 회복하는 것인데 학교가 없다면 어디서 그런 것을 할 수 있겠습니까?

 

안타깝게도 대형 재난으로 생명을 잃은 후 자살로 소중한 생명을 추가로 잃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살 뿐 아니라 적잖은 생존자들이 심각한 정신적 외상에 시달려 인생의 많은 시간을 심리적 불구로 살아가기도 합니다. 너무나 안타까운 생명들을 보냈기에 더 이상 살아있는 생명을 또 놓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 아이들이 원래 있었던 곳, 있어야 할 곳에 다시 나와 여기에서 함께 치유를 시작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고통을 말할 수 있게 하고, 함께 슬퍼할 수 있게 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너희와 함께 하겠다고 어른들이 약속해야 합니다. 함께 이 고통을 이겨나가자고 다짐하고 격려해야 합니다.

 
현재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100여 명이 자발적으로 단원고를 찾고 있습니다. 학교를 빨리 회복하고, 아이들의 추가적인 위험을 막기 위해 적극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하려는 일은 한 가지입니다. 학교를 살리고, 아이들을 살리려는 것입니다. 이곳에서 아이들이 상처를 극복해, 더 강한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희망을 만들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호소를 드립니다.

 

<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선 학교를 살려야 합니다 >

- 단원고등학교의 조속한 정상화를 바라는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들의 바람

 

1. 학교는 하루 빨리 일상을 되찾아야 합니다.

- 회복과 치유의 장소로 학교만큼 좋은 곳은 없으며 학교 말고는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 없습니다. 단순히 수업을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치유를 위해 학교가 필요합니다.

 

2. 교사가 심리적으로 회복될 수 있도록 지원해주어야 합니다.

- 아이들을 보호해야 하는 교사가 먼저 튼튼해져야 합니다. 교사들 또한 휴식이 필요한 사고 당사자라는 사실을 주지하여야 합니다. 죄책감 때문에 자신의 심리적인 어려움을 외면하지 말고 인정하고 돌아보고 해결할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합니다.

 

3. 정규 수업에 앞서 심리적인 접근을 해야 합니다.

- 전문 인력을 배치하여 아이들의 정상적인 애도 반응을 돕고, 심리적인 과각성 상태를 진정시킬 수 있는 교육과 상담이 적극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저희 회원들은 이를 위해 적극 협조하겠습니다.

 

4. 집중관리 대상자를 선별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 사고 생존자 아이들, 그리고 1학년과 3학년 아이들 중 사고의 실종자∙사망자 아이들과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가졌던 아이들과 같이 심리적 외상이 클 것으로 염려되는 학생들에 대한 선별이 필요합니다. 선별 후에는 상당기간 동안 일대일로 아이를 돌보며 긴밀하게 만날 필요가 있습니다.

 

5. 학교에 추가 인력을 배치해야 합니다.

- 관련 부서 및 교육청에서는 학교 보조 인력과 추가 교사를 하루 속히 파견해 주십시오. 이들이 있어야 교사들이 오직 아이들에게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교사가 아이 옆에 붙어 있어야 합니다. 학교가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느낄 수 있어야 아이들의 치유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6. 학교 내 추모공간을 아름답게 마련해야 합니다.

- 현재 학교는 추모의 글귀, 자원봉사자로 어수선합니다. 이런 상태를 정리하고 대신 아이들이 마음껏 슬퍼하고 친구들을 그리워할 수 있도록 학교 내 가장 소중한 곳에 추모 공간을 만들어 줘야 합니다.

 

7. 어른들이 제 역할을 해야 합니다.

- 부모들 역시 가정에서 아이들을 돕고, 위험 상황을 감지하기 위한 방법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이에 대한 교육은 현재 생존자 아이의 부모를 대상으로 먼저 시행되고 있습니다. 하루 빨리 학교 전체 부모를 대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2014. 4. 22.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 출처 :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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