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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건을 맞아 일반 부모들을 위한 지침

대한민국 교육부 2014. 4. 24. 15:14

세월호 침몰 사건을 맞아 일반 부모들을 위한 지침

- 단원고등학교의 조속한 정상화를 바라는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들의 바람

최근 세월호 침몰 사건을 겪으면서 국민 모두가 슬픔에 빠지고 애통해하고 있습니다. 이런 재앙 앞에서 어른들은 그래도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힘들지만 나름 대처해 나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어린 자녀에게 이 사건을 어떻게 말해주어야 할지 또 아이들을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지 잘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에 본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일반 부모가 자녀에게 이 사건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하고 도와주어야 하는지를 알려드리는 지침을 마련하였으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어린 나이의 아이라도 자녀와 이 사건에 대해 대화하십시오.

어린 아이들도 뉴스를 접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아이들은 세월호 침몰사건에 대해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부모님께서 아이가 놀라거나 충격을 받는 것을 걱정해서 사건에 대해 말하기를 꺼려하시거나, “사람들이 다치는 안 좋은 일이 있었다” 정도로 모호하게 말씀하신다면 아이들은 더 혼란스러워 할 것입니다. 따라서 아이들과 사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얘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어린 나이의 아이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부모가 아이들에게 사건에 대해 제대로 얘기하지 않으면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직감적으로 부모의 설명과 뉴스에서 나오는 상황이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결과적으로 상황에 대해 자꾸 의문을 갖거나 궁금해 합니다. 그래서 불필요하거나 부정확한 정보를 접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부모님께서 자녀에게 제대로 설명을 해주지 않으면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이런 사건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로 어리고 나약하게 바라본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혹은 부모 자신도 이 상황을 감당하지 못해서 말씀을 하지 않는다고 여겨 부모를 믿고 의지하기 어렵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어린 아이에게는 알기 쉽고 정확하게 사건에 대해 설명을 해주되, 아이가 모든 것을 다 알 필요는 없습니다.

사건과 관련하여 사실을 왜곡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용어와 방식을 이용하여 설명을 해주십시오. 그렇다고 아이들이 모든 것을 다 알 필요는 없습니다. 불필요한 정보는 걸러서 제공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령 이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누가 이런 일을 일어나게 했는지와 같이 우리 자신도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아이에게 정답을 말해줄 수 없습니다. 대신 이런 사건이 일어난 이유에 대해 사람들이 계속 알아보고 있다거나, 자녀와 함께 생각해보자고 제안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재차 사건에 대해 얘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 부모님들께서는 대화를 중단시키거나 자녀를 나무라지 마시고 아이가 원하는 만큼 질문과 답을 주고 받으십시오. 자녀가 자꾸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그만큼 이 사건을 소화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자녀에게 어떤 질문이든 할 수 있다고 말해주시고, 질문에 성의 있게 답해주시면 됩니다.

 

아이들의 사건에 대한 생각과 감정은 각자 다르므로 이를 제대로 알고 다루어주십시오.

자녀가 사건에 대해 어떻게 알고 있는지 아셔야 합니다. 아이가 무엇을 알고 있고, 무엇을 궁금해 하며,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지 혹은 잘못된 정보나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지는 않은지 알아보십시오. 또 아이의 감정에 대해서도 아셔야 합니다. 아이가 두려워하는지, 슬픈지, 혼란스러운지 알아보십시오. 청소년의 경우 이번 사건에 대한 감정이 극도의 분노나 불신으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자녀가 자신의 힘든 감정에 대처하는 방법을 부모로서 함께 고민하고 도와주십시오.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밖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십시오. 자녀가 걱정을 하고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면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해주시고, 두려움을 극복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함께 나누십시오. 그리고 어른들이 아이를 안전하게 지켜 줄 것이라고 말해주십시오. 이 때 자녀의 걱정거리를 애써 축소하거나 거짓으로 안심시켜주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청소년들의 경우 감정이 여과 없이 표현되기도 하는데 이럴 때 부모님께서 너무 반박하거나 강하게 설득하려 하지 말고 일단 들어주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세월호 침몰 사건이 사람들을 아주 많이 아프게 했지만 결국 우리는 서로 도와서 잘 이겨낼 것이라는 메시지를 아이에게 전달해주는 것입니다.

 

부모 자신이 사건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설명해주고 자녀에게 보여주십시오.

부모 자신의 힘든 감정을 자녀와 이야기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부모가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효과적으로 대처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면 됩니다. 때로는 감정을 단순히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자신의 두려움이나 슬픔을 글로 써서 아이와 공유할 수도 있고, 이런 활동을 자녀와 함께 할 수도 있습니다. 상황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부모가 이를 헤쳐 나가는 것을 보여주십시오. 자녀에게 바람직한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부모 자신이 사건으로 인하여 감정적으로 압도되어 있다면, 자녀를 제대로 도와줄 수 없기 때문에 자녀와 이야기하기 전에 주변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다른 어른들과 상의를 하고 도움을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자녀의 사건과 관련된 언론 노출을 최소화하고 부모가 지도감독 하십시오.

자녀가 TV, 라디오, 신문, 인터넷, 소셜 네트워킹 등 다양한 미디어에 반복해서 노출되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특히 사건과 관련된 지나치게 생생한 영상, 사진, 글 혹은 음성 등에 아이가 직접 혹은 반복해서 노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는 부모님께서 제한을 하시고 아이 스스로도 그렇게 하지 않도록 알려주십시오.

 

물론 현대 사회에서 완벽한 차단은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부모와 함께 뉴스를 보거나, 아이가 보거나 들은 내용에 대해서 부모와 함께 얘기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자녀의 행동에 대해 걱정이 되거나 자녀가 사건에 대해 잘 대처하지 못한다고 생각이 들면 정신건강 전문가와 상담하십시오.

기본적으로 불안이나 우울 그리고 스트레스와 같은 감정들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내면화 문제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속으로는 힘들더라도 아이들은 겉으로 봤을 때 잘 지내는 것처럼 보일 수가 있습니다. 특히 이번 사건과 같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나 부모가 어려운 경우에는 아이들은 더욱 자신의 감정을 숨기거나 억제하게 됩니다. 그래서 문제가 심각해질 때까지 겉으론 이상 신호가 나타나지 않을 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들을 잘 살펴보고 적극적으로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은 아이들이 충격적 사건과 관련해서 보일 수 있는 이상 신호들입니다.

정서문제: 슬픔, 우울함, 불안, 두려움, 짜증 등의 증상을 나타납니다.

수면문제: 잠들기 힘들거나 깨기가 힘듭니다. 악몽을 꾸거나 다른 수면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행동변화: 정서적 퇴행 현상이 나타납니다. 요구적이거나 떼를 쓰는 등 평소보다 어리게 행동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의 경우 반항적으로 되거나 담배나 술을 찾거나 게임에 몰두하는 행동을 보일 수 있습니다.

신체적 불편감: 피로감, 두통, 메스꺼움, 몸이 무거운 느낌을 호소합니다. 평소보다 많이 먹거나 식욕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정신건강 전문가로는 소아청소년정신과 병의원이나 지역 내의 정신보건센터, 위센터, 아동 심리 전문가 혹은 학교 내 상담교사 등이 있습니다.

- 출처 :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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