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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민서포터즈

유배지에서 만난 다산 정약용

대한민국 교육부 2014. 11. 4. 13:00

유배지에서 만난 다산 정약용


다산기념관 | 정약용 | 유배지 | 강진 | 세계문화인물 | 다산초당 | 백련사

교과서를 공부하다 보면 각 분야의 역사적 위인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요, 그중에서 위대한 업적을 남기게 된 배경에 대해 특별히 궁금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에게는 다산 정약용 선생이 그런 경우였어요. 철학, 정치, 경제, 역학, 천문, 법률 등 도대체 모르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이 들고, 그가 남긴 저서의 내용과 양을 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니까요. 

 

대부분의 저술활동이 18년의 긴 유배 시절에 이루어졌다는 사실에 유배지인 전라남도 강진을 꼭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여러분도 궁금하지 않나요? 201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인물로 선정된 정약용의 발자취를 따라 강진으로 함께 떠나볼까요?    

 

◆ 다산기념관에서 돌아본 정약용의 삶

제일 먼저 향한 곳은 정약용의 유물을 모아놓은 다산기념관이었습니다. 유배지라는 척박한 환경에서 큰 업적을 이루었던 강진 땅에 들어선 기념관이라 더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원래는 이곳과 가까운 거리에 다산유물전시관이 있었으나 대부분 진품이 아닌 영인본으로 전시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이에 강진군에서 예산을 들여 진품 유물을 꾸준히 사들여서 올해 7월 다산기념관을 새로 개관하였습니다. 12월까지는 시범운영기간이라 무료로 입장할 수 있어요.

기념관 입구에는 커다란 붓이 있어 다산의 저술활동 대부분이 강진 유배생활에서 이루어졌음을 알려줍니다. 천문학에도 조예가 깊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천정에 둥근 별자리표도 만들어 놓았습니다.

새로 지어서 그런지 전시물도 관람하기 좋게 잘 정리되어 있고요, 특히 초등학생이 이해하기 쉽도록 만화나 영상을 적절하게 배치하고 동화로 이야기를 만든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지루하지 않도록 전시 소품 하나하나에도 디자인에도 변화를 준 점도 좋았어요.

저를 가장 설레게 했던 것은 바로 정약용이 쓴 책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유리 속 낡은 책을 보면서 얼마나 가슴이 뛰었는지 모릅니다. 다산이 쓴 저서 이외에도 직접 그린 그림, 정조대왕어필첩 등 많은 자료가 전시되어 있답니다. 전시관이 1층으로 되어있어서 금방 둘러볼 거라 예상했는데, 귀한 전시품이 많아서 하나하나 자세히 살피다 보니 생각보다 관람 시간이 길어지더라고요.


조선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다양한 분야에서 업적을 남겼다는 것은 아시죠? 특히 과학분야에 있어서 도르래의 원리를 이용해 만든 거중기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수원화성을 짓는 데 사용되기도 했지요. 진품은 아니지만 복원한 모형으로 거중기의 원리를 자세히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전시실 벽에 커다랗게 쓰여있는 선생의 말씀, '讀書是人間第一件淸事(독서야말로 인간이 해야 할 첫째의 깨끗한 일이다.)'은 전시관에서 얻은 큰 교훈이었습니다.

◆ 다산초당에서 피어난 학문의 꽃

전시관을 나와 다산초당으로 향합니다. 한 20분 정도 걸었던 것 같은데요, 귤동마을을 지날 때는 완만한 경사라 편하게 걸었는데 산속으로 들어가 다산초당까지는 가파른 길이라 헉헉대면서 올라갔습니다. 역시 '유배지로 가는 길'답구나 생각이 들 무렵 저 멀리 다산초당이 보입니다. 


18년 강진 유배 기간 가운데 1808년부터 1818년까지 11년을 머물며 엉덩이가 짓무를 정도로 저술활동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는 바로 그곳, 다산초당과 마주합니다. '아니, 유배생활을 이렇게 멋진 기와집에서 했단 말이야?' 하고 의아해하시는 분도 있을 텐데요, 원래는 허름한 초가집이었던 것을 후에 다산유적보존회가 기와집으로 복원했다고 합니다.

다산초당 주변으로 서암과 동암이 있는데 서암은 윤종기 등 18인의 제자가 머물렀던 곳이고 동암은 정약용이 저술에 필요한 2천여 권의 책을 갖추고 기거하며 손님을 맞았던 곳입니다. 실제로 저술 활동은 이곳 동암에서 이루어졌다고 하네요. 제자를 가르치고 600여 권의 방대한 저서를 썼던 곳이라 생각하니 어디에선가 다산과 그 제자들이 학문을 토론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어요.

다산초당에는 꼭 보아야 할 보물, 다산 4경이 있습니다. 바위에 글씨를 새긴 제1경 '정석(丁石)',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샘 제2경 '약천(藥泉)', 솔방울을 태워 차를 달이던 큰 바윗돌 제3경 '다조(茶竈)', 연못 가운데 돌을 쌓아 만든 돌탑 제4경 '연지석가산(蓮池石假山)', 이렇게 4가지입니다. 바위에 손수 새긴 丁石 두 글자는 단아하고 강직한 정약용의 성품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약천의 물로 차를 달여 마시며 마음을 다스리고, 연못에 돌탑을 쌓고 잉어를 기르며, 척박한 유배지를 이상적인 학문의 장으로 만들어간 그의 열정에 저절로 고개를 숙이게 되더라고요.

◆ 혜장스님과의 인연, 백련사 가는 길

동암을 지나 조금만 걸어가면 숲 사이로 시야가 확 트이면서 멋진 누각 하나가 나오는데 바로 '천일각'입니다. 건물은 정약용의 유배 시절 이후에 세워졌고요, 심신이 힘들고 흑산도로 귀양 간 형님이 그리울 때 바로 저 자리에서 강진만을 바라보면서 마음을 달랬다고 합니다. '하늘 끝 한 모퉁이'라는 뜻의 이름답게 천일각 앞 넓은 바다와 들판, 산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경치는 바라만 보아도 가슴이 확 트이는 것 같았어요.

외로운 시간을 함께하며 친구이자 학문의 지지자로 다산과 교유했던 혜장선사. 두 사람의 만남은 다산초당에서 백련사까지 이어지는 약 1km의 오솔길로 이어졌습니다. 두 사람은 나이 차도 많이 나고 사상도 종교도 달랐지만 따뜻한 차와 함께 이야기꽃을 피우며 우정을 쌓았다고 합니다. 정약용은 이 길을 걸으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상상하며 만덕산 중턱을 넘어 백련사까지 가보았습니다. 대나무와 소나무, 동백나무, 야생차밭이 어우러진 길을 걷다 보니 숲 향기에 취해서 힘든 줄도 몰랐어요.

◆ 역사체험과 생태체험을 한번에!

다산기념관 → 다산초당 → 천일각 → 백련사까지 왕복 1시간 30분 정도 걸으면서 생각하지 못했던 생태체험을 저절로 하게 되는데요, 바로 왕복 3.4km의 문화생태탐방로를 걸으며 만나는 자연의 숲입니다. 특히 다산초당으로 올라갈 때 만나는 '뿌리의 길'은 서로 뒤엉켜 뿌리를 내린 멋진 모습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게 됩니다. 사람들이 늘 밟고 다녀도 꿋꿋하게 버티며 오랜 세월을 살아가는 생명력이 참 대단하다 감탄했어요.

유배지의 다산 정약용을 만나러 가는 교과서 속 역사체험, 어떠셨나요? 저는 이 여행을 다녀와서 단지 책 속에서 읽었던 정약용의 업적만을 알고 지나가기에는 그의 삶 속에서 배워야 할 점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통스러운 18년의 세월을 원망이나 좌절 속에 보내지 않고 오히려 방대한 저술활동을 하며 척박한 유배지를 학문의 성지로 승화시킨 그의 정신은 강진 땅 곳곳에 남아 우리에게 깊은 교훈을 안겨줍니다.    

'남도 답사 1번지'로 불리는 전남 강진 다산 유배지로 떠나보세요. 정약용의 철학과 가르침뿐만 아니라 생태체험까지! 뜻깊은 시간, 멋진 추억으로 남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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