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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기술 활용 수업으로 '배움' 효과 쑥쑥 본문
스마트기술 활용 수업으로
'배움' 효과 쑥쑥
▲김황 교사의 스마트학습법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연결하는 교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교사는 아이들의 입장에서 어떻게 활동하고 무엇을 배울까를 철저하게 계획하고 유도한다.
올해 교직생활 16년차에 접어든 김황 광주극락초 교사에게는 ‘스마트수업의 달인’이라는 별칭이 따라다닌다. 스마트수업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김 교사는 “디지털기기는 아이들의 활동을 위한,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기 위한, 다른 사람과 교류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이자 수단”이라고 설명한다.
광주극락초 6학년 1반 교실, 태블릿PC를 하나씩 손에 쥔 아이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오늘의 과제는 ‘우리나라의 지형의 특징을 증강현실로 나타낼 것.’ 여느 6학년 교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여기서는 우리나라 지형의 특징을 점토가 아닌 증강현실 앱을 활용해 표현한다는 점이다.
▲한 학생이 증강현실 앱을 활용하여 한반도의 지형을 구현하고 있다. 능숙 능란한 손길로 스마트기술을 이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 증강현실 앱을 이용해 지형도를 표현하라
“여러분, 이런 지형 기억나나요?” 김황(41) 교사가 한반도 지도의 한 부분을 확대하여 학생들에게 보여주자 “반도라고 해요”, “만이예요” 등등 폭포수와 같이 대답을 쏟아낸다. “이 지형과 똑 같은 지형을 지도에서 찾아보라.”고 하자 능숙한 솜씨로 태블릿PC를 다루는 아이들.
“우리나라의 지도를 보면, 동쪽, 남쪽, 서쪽의 해안선이 조금 다른 것을 알 수 있을 거예요. 흰 종이에 해안선을 표시한 후에 앱을 이용해서 스캔해 보세요.” 김 교사의 설명이 이어지자 아이들은 흰 종이에 열심히 지도를 그려나간다. 지도를 잘 그렸다고 판단한 아이들은 앱을 이용해 스캔해 도전하지만 뭔가 썩 맘에 들지 않는 표정이다.
짝이 그린 지도를 골똘히 바라보던 한 학생이 “서쪽과 남쪽 해안선을 좀 더 복잡하게 그리면 어떨까?”하고 말하자 “여기 동쪽에 울릉도와 독도도 빼먹지 말자.”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다시 지도가 완성되자, 증강현실 앱(Lomdscap AR)을 이용해 ‘찰칵’ 스캔을 받는다.
완성한 작품은 위두랑에 올려 다른 친구들의 평가를 받는다. 이 작품은 승훈이로부터 ‘A’라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승훈이는 “서쪽 해안선이 울퉁불퉁하고, 남쪽은 섬이 많으며, 동쪽은 해안선이 완만한 것을 표현했다. 특히 울릉도와 독도도 잘 표현해서 A점을 주었다.”며 당차게 설명을 이어나갔다.
이번에는 조금 더 복잡한 미션이 아이들에게 주어졌다.
‘등고선을 이용해서 한반도를 증강현실 앱으로 나타낼 것.’ 여기저기서 한반도 지도 위에 손길이 분주하다. 친구들의 작품이 하나씩 완성되자 함께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등고선이 너무 낮게 표시되어 태백산맥, 소맥산맥이 앙증맞게 표현된 지형도에서부터, 온통 산으로 뒤덮인 한반도 지형도 등등 각양각색의 작품들이 탄생했다.
이날 수업은 6학년 사회과 2단원에서 배운 아름다운 우리국토에 대한 것을 총 정리하는 시간이었다. 우리국토에 대해 배운 내용을 스마트기술을 활용해 지형도로 나타내면서 경험 속에서 학습효과를 극대화시켰다. 이날 수업에는 증강현실 앱(지형도 만들기), 위두랑(KERIS에서 제공하는 커뮤니티), 소크라티브(온라인 평가), 핑퐁(실시간 응답 반응 시스템) 등의 기술이 활용되었다. 능숙 능란한 손길로 스마트기술을 이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팀 프로젝트 활동으로 수업을 진행하면서 아이들은 친구들과의 협업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다.
■ 생명이 움트는 교실엔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공존
교편을 잡을 당시부터 가꾸고 기르는 일에 관심이 많았다는 김 교사. 그래서 극락초 6학년 1반 교실에는 온통 동식물로 가득하다. 교실 뒤편에는 김 교사가 직접 씨앗을 심어 길러낸 상추 모종이 즐비하다. 적정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등도 달아놓았다. 상추모종이 적당히 자라면, 아이들은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재활용하여 상추화분을 만들어 직접 상추를 길러볼 수 있다. 창가에는 방울토마토 모종이 한쪽을 가득 메우고 있다. 지금은 지지대에 의지해 앙증맞은 모습이지만 여름이 되면 뜨거운 햇살을 받으며 무럭무럭 자라난 방울토마토는 ‘그린커튼’으로 거듭난다. 또 교실에는 가제 200여 마리가 서식 중이다. 2년 전부터 기르기 시작한 가제는 번식을 거듭하면서 올해에는 대식구가 탄생했다. 올해 대대적인 분양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이 교실에는 일반적으로 보기 어려운 2가지의 생명체가 더 있다. 하나는 부화기 속에 들어있는 메추리이다. 식탁의 반찬으로 흔히 접하는 메추리알을 부화기에서 아기 메추리로 탄생시켰다. 국어교과서 속에 등장하는 ‘알이 톡톡톡 쫀다’는 표현을 아이들이 실제 메추리가 알을 깨고 나오는 탄생의 순간을 보면서 배우는 셈이다. 또 다른 하나는 여왕개미이다. 우연히 여왕개미를 발견한 아이들 덕분에 교실에서 여왕개미 5세트를 기르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작은 통에서 여왕개미를 키우며, 알을 낳는 생생한 장면을 스마트폰으로 녹화하는데 성공했다.
▲김황 교사의 수업 포인트는 스마트기술을 효과적으로 쓰는 것이다. 디지털기기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모둠별로 스마트폰 하나씩만 갖추고 있어도 다양한 스마트수업이 가능하다.
교실환경만 둘러봐서는 김황 교사가 과학전담 선생님이 아닐까 싶을 정도지만, 그는 광주스마트교육연구회장이면서 현재 미래앤 실과교과서 집필위원이기도 하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 혁신 교사로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4년 전부터 스마트기술과 수업을 융합한 ‘스마트학습법’을 도입하고 있다.
▲재활용 컵으로 만든 상추화분
■ 스마트기술보다 문제해결을 위한 ‘러닝 디자인’
김황 교사의 스마트학습법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연결하는 교사의 역할이 무척 중요하다. 김 교사는 “스마트수업에서 선생님들이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하는 수업설계(티칭 디자인)에 초점을 뒀다면, 이젠 ‘러닝 디자인’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배운 지식에 경험이 더해질 때 효과가 극대화되는데, 이때 디지털 기기와 기술은 아이들의 활동을 도와주는 도구의 기능을 한다.
※러닝 디자인(Learning Design)
문제기반학습법(Problem Based Learning)을 기반으로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아이들의 입장에서 어떻게 활동하고, 무엇을 배울까를 고려해야 한다. 교사는 의도적으로 프로젝트학습의 처음과 끝을 계획하고 이끌어야 하는데, 수업에 어떤 활동을 할 것이냐, 활동을 통해 어떤 목표에 달성할 것이냐, 목표 달성을 뛰어 넘어 역량을 어떻게 끌어올릴 것이냐 등 학습자가 한 단계 한 단계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러닝 디자인이다.
▲방울토마토가 무럭무럭 자라면, 아이들의 더위를 식혀줄 그린커튼 으로 거듭난다.
김 교사가 수업에 주로 활용하는 디지털기기는 스마트폰이다. 모둠별로 하나씩만 갖추고 있어도 다양한 스마트수업이 가능하다. 스마트모델학교를 운영하며 구비한 갤럭시노트도 모둠별로 갖추고 있다. 여기에 구형모델로 인지도가 낮은 MS사의 서피스RT를 무상으로 대여 받아 수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김 교사는 “디지털기기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스마트기술을 효과적으로 쓰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한다. 또 그는 “새로운 기술을 수업에 도입할 때는 2~3주 정도 아침·점심시간 5~10분 정도를 할애하여 미리 활용교육을 한다. 스마트수업에서 수업시간에 도구를 가르치는 상황은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교실에서 메추리알을 부화시키고 변화를 기록하는 관찰일지를 작성하는 수업에도 스마트폰이 활용된다. 부화기에 메추리알을 놓고 고정시킨 스마트폰으로 계속 촬영하면서 관찰한다. 메추리가 부화하는 모습을 미러링 기능을 통해 TV에 생중계하면서 틈틈이 살펴보는 식이다. NFC(Near Field Communication)를 활용한 스마트 관찰일지도 만들었다. NFC를 가져다 대면 스마트 관찰일지를 작성할 수 있다. 아이들은 메추리의 성장과정을 관찰하여 입력하면 된다.
▲교실에서 키우는 여왕개미. 알을 낳는 생생한 장면도 볼 수 있다.
여왕개미가 알을 낳는 장면이나 애벌레를 관찰하기 위해서는 ‘접사렌즈’가 활용된다. 스마트기기에 ‘접사렌즈’를 붙이면 일반 렌즈가 현미경으로 바뀐다. 이것을 미러링 기능을 통해 TV화면으로 볼 수 있다. 또 교실에서 재배한 방울토마토를 먹기도 하고, 스마트폰의 조도센서를 이용해 직사광선을 어느 정도 차단하는지 ‘그린커튼’의 효과를 검증해 보기도 한다. 창에 아무것도 없는 교실은 2천100룩스, 블라인드를 한 교실은 500룩스, ‘그린커튼’을 한 교실은 400룩스가 나온 것으로 ‘그린커튼’의 효과를 검증하였다.
이처럼 김 교사에게 디지털기기는 모든 관찰을 도와주는 하나의 도구다. 여기에 관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관찰을 기록하고, 그 기록을 모두가 함께 공유하고, 또 전문가와 연결할 수도 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게 되고, 의사소통이 정확해졌다. 또 대부분 팀 프로젝트 활동으로 진행하면서 친구들과의 협업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수업을 하는데 거창한 스마트기술보다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배워야 할 것을 디자인해주는 것이 중요해요. 교육은 의도적이고 계획적으로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 냅니다. 배워야 할 것을 ‘러닝 디자인’ 해주면 아이들이 그 안에서 자기 이야기를 만드는 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자료출처: 행복한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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