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전하는 옷, 캉가

마음을 전하는 옷, 캉가

▲캉가를 입은 아프리카 여성들(출처: 에듀넷)

캉가(Kanga)는 가로 1.5미터, 세로 1미터 가량의 무명천에 다양하고 화려한 무늬와 격언을 써넣은 아프리카 여인들의 전통 의상입니다. 동아프리카, 특히 탄자니아에서 캉가는 삶의 일부이자 오랜 문화입니다. 쉽게 설명하면 캉가는 우리나라의 보자기와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보통 2개의 캉가를 한 묶음으로 하여 하나는 머리를 감싸는데 사용하고 하나는 치마처럼 사용합니다. 캉가는 주로 여자들이 입는데, 집에서는 거의 캉가만 입고 생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외출할 때도 속에 옷을 입고 밖에 캉가를 걸치고 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캉가는 겉옷으로 이용되기도 하고 모자처럼 만들어 머리에 쓰기도 하고 아기를 업는 포대기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바닥에 깔고 앉는 용도나 덮고 자는 용도로도 쓰입니다. 남자들도 집에서는 캉가를 걸치고 있기도 합니다. 이처럼 캉가는 옷, 포대기, 커튼, 이불, 벽장식 등 그 용도가 무한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널리 사용됩니다.

▲다양한 패턴의 캉가와 캉가를 판매하는 상점의 모습(출처: 에듀넷)

■ 옷으로 말하는 캉가

캉가는 19세기 초 동부아프리카 해안 지역에서 여인들이 손수건을 이어 붙여 몸에 두르고 다닌 것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캉가는 여인들이 입는 옷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캉가의 성격이 변화하게 된 것은 20세기에 들어와서부터입니다. 케냐의 몸바사에서 캉가를 생산하던 상인이 회사 이름과 스와힐리어 격언을 새긴 캉가를 제작한 것이 발단이 되었습니다. 이 제품이 예상하지 못하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고, 이 후에는 이름표처럼 모든 캉가에 문구가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스와힐리어 문구가 들어간 캉가(출처: 에듀넷)

캉가에 쓰여진 문구는 옛날 속담이나 격언, 또는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풍자적인 내용이 주를 이루는데, 사람들이 캉가를 구입할 때에는 어떤 글이 쓰여 있는가를 고려해서 삽니다. 개인적인 발언에 소극적이었던 동부아프리카 여성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수단으로 캉가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것이 전통처럼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캉가는 여성들이 상대방에게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 도구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 자신에 대하여 험담을 하고 다닌다면, ‘말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 둬라’라는 스와힐리어 격언이 새겨진 캉가를 입고 동네를 돌아다닙니다. 이 글이 쓰인 캉가를 입고 동네를 왔다 갔다 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자기의 심정을 표현하는 것이지요. 이와 같은 캉가의 상징적 의미 때문에 남성들은 여자 친구나 아내, 그리고 어머니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캉가를 정기적으로 선물한답니다.

<캉가에 사용되는 스와힐리어 문구와 그 의미>

‘ Akiba haiozi’

저장하거나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것이 좋다는 의미

‘Chokochoko si njema mchague la kusema’

사람들 사이에 혼란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사람들에 대한 경고의 의미

'Kanga nenda na urembo, shani urembo na shani’

캉가를 선물하는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들의 관계를 확인시켜주려는 의미

 

동부아프리카 사람들의 의복 문화인 동시에 마음과 생각을 전하는 의사소통 수단으로 활용되는 캉가는 최근 업그레이드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푼디(fundi)라고 불리는 재단사에게 의뢰를 해서 원하는 디자인의 캉가를 만들어 입는 것이 유행이라고 합니다. 이와 더불어 탄자니아 출신의 디자이너들이 활발히 활동하면서 동부아프리카의 캉가를 세계에 알리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열린 “2010 African Fashion Week”에서는 캉가를 사용한 브랜드가 패션쇼 무대에 올라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캉가 특유의 선명한 색과 독특한 무늬들은 옷의 생동감을 살려주어 새로운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습니다.

[자료출처: 에듀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