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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그리고 글로벌 리더 '장보고'의 숨결

대한민국 교육부 2010. 4. 13. 07:00
   천안함의 비극 그리고 우리의 바다
 

천안함이 침몰하여 우리를 슬프게 하는 요즈음이다. 우리나라의 영해를 지키기 위해 꿋꿋이 국토방위에 전념하던 우리 해군 장병들이 전혀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당한 참변이기에 슬픔의 깊이는 천안함이 가라 앉아 있는 서해 바다 속보다 더 깊게 느껴진다. 백전노장 한주호 준위가 살신성인의 자세로 구조작업을 진행하다가 고인이 되어 우리를 더 안타깝고 비통하게 만든 2010년의 쌀쌀한 봄이기도 하다.
 
반만년 동안 한반도에 살아 왔던 한국인들에게 바다는 늘 도전의 무대였고 동시에 삶의 터전이었다. 우리를 세계로 웅비하게하고 한국을 해양강국으로 이끄는데 있어 필요충분조건이었던 바다가 요즈음처럼 우리를 슬프게 한 적이 있었을까라는 생각마저 든다. 

모두가 이미 순직하거나 실종된 장병들을 애도하면서 우울해하고 있을 때 나의 머릿속에 떠오른 바다 영웅이 그나마 작은 위안과 희망을 가져다준다. 그가 부활하여 지금 벌어지고 있는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 같은 기분에 도취되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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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상왕 장보고, 우리 역사상 최초의 글로벌 리더
 

명나라 환관 출신 대항해가인 정화(鄭和)가 거대한 선단을 이끌고 바닷길 원정을 떠나기 580 여 년 전, 스페인 무적함대가 지중해의 패권을 쥐고 그 무시무시한 명성을 쌓아가던 무렵보다 무려 740 여 년 전, 통일신라에는 장보고라는 걸출한 해상왕이 인신매매와 약탈을 일삼는 해적을 소탕하고 있었다. 그 후 그는 한중일 삼국의 동방무역을 장악하고 나아가 아라비아 및 페르시아와도 국제 무역을 하는 글로벌 해상 네트워크의 창조자가 되었다.
 
신라에서는 출신이 미천하여 성도 없이 그저 ‘활 잘 쏘는 사람’ 을 일컫는 궁복
(弓福)이라 불렸던 장보고는 당나라로 건너가 무장으로 출세를 하게 된다.
정작 자신이 태어난 나라에서는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신분적으로 보잘 것없는 존재였으나, 오히려 외국이었던 당나라에서 입신양명을 이룬 장보고를 골품제의 틀 속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그 당시 신라 위정자들이 어떻게 판단하였을지를 현재의 잣대로 상상해보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주어진 운명에 굴복하며 매일을 근근이 살아가던 같은 신분의 보통 사람들과는 달리 그의 마음속에는 불타는 야망과 새로운 세상을 만들려는 웅대한 마스터플랜이 들어있었으리라.
 
신라로 돌아온 장보고는 지금의 전라남도 완도 부근에 청해진을 설치하고 인종과 국적에 상관없이 능력에 따라 인재를 등용했다. 그는 신분에 얽매이지 않고 각기 다른 문화의 차이를 인정한 국제인 이었고 신라, 당나라, 일본 등에 산재해 떠돌던 신라인을 하나로 결집한 우리 역사상 최초의 글로벌 리더였다.
 


   시대를 앞서간 위대한 리더, '장보고'
 

몇 년 전에는 TV 드라마로도 제작된 바 있었던 장보고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증가하고는 있으나 그는 명실공이 중국과 일본에서는 일찍부터 ‘해신’으로 추앙받고 있는 입지전적 인물이다. 

특히 일본에서는 장보고의 시대를 뛰어 넘는 탁월한 용병술과 리더십을 현재의 글로벌 무한 경쟁시대의 기업 경영에 접목하려는 시도가 있을 정도라고 한다.
어렸을 적 역사시간에 잠깐 언급되었던 장보고가 단순한 바다의 지배자였다면 오늘날 다시 조명 받는 장보고는 정치, 군사, 경영, 국제무역을 아우르는 최고의 전략가이자 ‘브레인’ 이 아닐 수 없다.
 
장보고 이후 수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야 지중해를 장악한 이베리아 반도의 맹주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신대륙을 찾기 위한 국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대규모 선단을 파견했는데 그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대적할 상대가 없을 정도로 강하고 규모가 거대했던 스페인의 아르마다를 격파한 해양강국 영국이 해가지지 않는 나라로 급부상하게 된 이유도 결국은 해양의 패권을 장악했기 때문이다.
 
근대화에 성공한 서구 열강들이 단순히 영토를 넓히고 자국에 이익이 되는 해상 무역로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 아닌, 진정한 의미로서 해양을 탐사하고 생명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을 시작한 것은 19세기가 되어서였다. 

무구한 자원의 보고인 해양에서 바이오 연료를 추출하는 노력과 해양생물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 인류에게 유용한 물질을 개발하는 것은 이제 전 세계적인 화두가 되고 있다. 또한 많은 나라가 해외 해양기지를 세워서 글로벌 협력을 추진하는 것도 새로운 개념의 ‘글로벌 해양 네트워크’ 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에게 흐르는 장보고의 유전자
 

한국 사람에게는 해신 장보고의 유전자가 흐른다.
장보고의 유전자에는 주어진 현실을 한탄하며 육지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것이 아닌 저 드넓은 해양으로 나가 미래를 설계하는 개척자의 기질이 들어 있다. 그의 유전자를 물려 받은 우리들은 오대양 육대주를 넘어 우주라는 새로운 바다마저 항해하고 싶어한다. 끊임없는 도전정신과 혁신가의 영혼이 우리 한국인 모두에게 잠재되어있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본다. 우리나라가 바다가 삼면인 반도국가가 아니었다면 과연 해상왕 장보고라는 위대한 글로벌 리더를 배출할 수 있었을까. 장보고가 바다와 접하지 않은 대륙 국가에서 태어났더라면 글로벌 해상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었을까. 신라 시대 장보고의 원대한 꿈을 그 후손인 대한민국의 우리들이 제대로 이어가고 있는 것일까.
 
얼마 전 한국해양연구원의 코르디움(해양체험관) 개관식에 참석했다. 깨끗하고 안전한 바다, 과학으로 지키는 바다, 나아가 녹색성장을 이루고 미래를 여는 소중한 바다를 느끼고 체험할 수 있었다. 다양한 해양 관련 업무를 하는 연구원에서 마음에 일었던 나의 막연한 의문에 대한 답도 얻었다. 마치 장보고의 숨결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전 세계인들에게 대한민국을 알리는 훌륭한 글로벌 브랜드가 될 장보고를 왠지 Bogo Jang 이라고 써보고 싶어 졌다.

인양작업이 완전히 마무리 되지 않은 천안함과 관련된 여러 가지 소문과 추측이 무성하다. 그러나 이제는 단순히 슬퍼하기 보다는 냉정을 되찾고, 실종자 가족과 국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사건의 진상이 밝혀져 모든 의혹이 없어지길 바란다. 글로벌 리더 장보고의 숨결이 아직도 살아 있는 우리의 바다에서 이런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 그리고 제2, 제3의 장보고가 나와 해양강국 대한민국의 영광을 재현해주길 꿈꿔본다.


브라이언 샬롬
 | IDEA팩토리 정희섭 기자 | amPR 대표 | heeshalom@hanmail.net

전세계 55개국을 다닌 여행 전문가, 글로벌 리더들과 함께 호흡하는 글로벌 네트워킹 메이커, 존경받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민간 외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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