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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민서포터즈

책을 내 멘토로 만드는 9가지 방법

대한민국 교육부 2010. 4. 14. 07:00
취미에 대해 이야기할 때, 듣는 사람과 말하는 사람 모두 '만만하게 생각하는' 취미가 바로 독서입니다. 누구나 말 한 마디쯤은 어렵지 않게 던질 수 있는 취미라는 이야기지요. 하지만 책읽기가 생각만큼이나 실제로도 정말 '만만'하던가요? 

바삐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정보의 양은 갈수록 차고 넘치는 데다 그 속도 또한 여간 빠른 것이 아닙니다. 이러한 세상의 흐름에 맞추어 살다 보면, 집중력 있게 몰두하는 태도가 필요한 책읽기는 어느새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변명과 함께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죠.




하지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 하듯, 지은이가 자신의 사유를 통해 단편적 '정보'들을 정갈한 '지식'으로 다듬어 펴낸 책이 가진 힘은 우리가 갖가지 정보들의 틈바구니에서 자칫 줏대를 잃고 헤매기 쉬운 오늘날에 더욱 유효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든 이의 생각이 담긴 '책'이라는 이름의 보배에서 내가 취할 바를 찾아 내 생각의 키가 조금 더 자란다면, 책은 내게 더없이 귀중한 멘토가 될 겁니다. 오늘은 <책을 오래 두고 가까이 할 내 멘토로 만드는 9가지 방법>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 글은 다음 책들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스티브 레빈, <지식을 경영하는 전략적 책읽기>, 밀리언하우스, 2007.03
안상헌, <생산적 책읽기 50>, 북포스, 2005.03
윤성화, <2주에 1권 책 읽기>, 더난출판, 2007.08
이권우 외 24인, <책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 2.0>, 그린비, 2009.10




과제나 업무 등의 '일'이 있어야만 책을 간신히 손에 잡고 눈에 글자를 집어넣기 바빴던 분들이라면, 책에 대해 막연히 가지기 쉬운 '귀차니즘'과 '겁'을 버리는 일이 우선이겠지요. 준비 운동 없이 섣불리 본 운동에 들어갔다가는, 머리가 지끈거리면서 또 책에 대한 '안 좋은 추억'이 떠오를 테니까요. 책과의 '좋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지금',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을 읽으세요
책은 특별한 날에 격식을 잔뜩 갖추고 초빙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굳이 날을 잡고 때를 기다리면서 '언젠가 읽어야지' 했다가는, 되레 책을 읽는다는 것 자체가 부담으로 다가오기 십상입니다. 책을 어색해하고 책과의 만남을 미루는 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그 '언젠가'에는 책을 읽기 어려운 또 다른 이유들이 생기게 될 겁니다.

지금 가장 내 흥미를 끄는 책부터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몇 페이지 읽어볼까'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세요. 하루하루가 꾸준히 모여 일 주일, 한 달이 되면 매일같이 만난 책은 어느새 익숙한 존재가 될 겁니다.
 
 
 2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책을 읽다 보면, 내 나름대로 심사숙고하여 고른 책인데도 불구하고 영 마음에 차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이럴 때 '시간 내고 돈 내서 고른 게 아까워서' 신주단지 모시듯 계속 책을 붙들고 있어야 하는 걸까요? 그렇다면 책읽기는 악몽이나 다름없을 겁니다.
 
책을 고르고 또 읽는 데에 있어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건 아니다' 싶으면 당장 책장을 덮으셔도 좋습니다. 세상에는 좋은 책이 많고 많은데, 여러분을 괴롭히는 그 책 때문에 굳이 머리를 싸매며 시간을 허투루 쓸 필요가 없지요. 더 배울 점이 많은 책의 내용을 머리와 가슴에 담기 위해서는, 굳이 읽지 않아도 되는 책들을 먼저 가려내는 일이 필요합니다.
 

 3   '많이'보다는 '실속 있게'가 중요합니다
혹시 주변에서 '나, 9일 동안 25권의 책을 읽었어!' 식으로 자랑스레 이야기하는 분을 보셨나요? 물론 그 분은 그 분 나름대로의 책 읽는 방식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으실 수도 있겠지만, 책읽기에 있어서는 꼭 '책의 양'과 '쓰임새가 많은 지식'이 비례 관계라 할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많은 책을 읽었다 할 지라도 읽은 책과 생활 사이의 연결 고리를 적재적소에서 찾아내지 못한다면 안타까운 일이겠죠. 읽은 책의 권수는 적더라도 자신이 아는 범위 내에서 창조적으로 생각의 가지를 뻗을 수 있는 능력이 더 중요합니다. 한 권의 책을 가지고도 이야기의 타래를 술술 풀어갈 수 있는 '실속파'가 되는 편이 이득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귀차니즘'과 '겁'에 이별을 고했다면, 읽을 만한 책을 골라 봅시다.
 
 

 4   책을 고를 때 여러 사람과 매체의 조언을 받으세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온라인/오프라인 서점의 서가에 눈도장을 찍는 것이지요. 여러 미디어에서 나오는 서평을 눈여겨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평소 좋아하던 저자나 출판사의 다른 책에 도전해 보는 것도 안전한 길일 겁니다. 대학 도서관이나 공공 도서관의 사서 분께 도움을 청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책'에 관한 책을 읽어 보거나, 가까운 분들에게 읽을 만한 책을 추천받는 것도 '희망 도서 목록'을 작성하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그 밖에도 블로그 등에 올라오는 리뷰어들의 서평을 통해 정보를 얻거나 대학·단체 등에서 제공하는 추천 목록 속 도서를 고려해 보는 등의 방법이 있습니다. 물론 언제나 최종 결정은 여러분이 한다는 걸 잊지 마세요!
 

 5   책이 말하는 바를 알기 위해 맛보기로 읽어보세요
일단 한 권의 책을 손에 든 다음에는 책이 말하는 바를 알기 위해 맛보기로 읽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제목과 부제를 읽으며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유추해 보는 것이 가장 먼저겠죠. 다음으로는 저자의 약력을 보면 저자의 생이 책에 어떻게 반영되는 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머리말을 통해 책의 개괄적 내용을 파악한 뒤, 차례를 살펴 각 소제목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와 이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면 책의 '첫 느낌'을 파악하는 과정이 끝나게 되죠. 여러 권의 책을 살짝 맛본 뒤, 가장 '첫 느낌'이 좋은 책으로 골라 보세요.
 
  
  
책을 고르셨다면, 이제 책과 멘토-멘티 관계를 맺기 위해 가까워질 차례입니다.
 
 

 6   책에서 배우고자 하는 바를 열쇳말로 삼아 책을 읽으세요
무턱대고 책을 손에 잡고 읽다 보면,  정신 없이 책장을 넘기다가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어딘지 모르게 허무함이 느껴질 지 모릅니다. 책에서 배우고자 하는 바가 확실하지 않으면 책을 읽은 시간은 신기루처럼 사라지기 쉽습니다. 목적이 명확할수록 나아갈 길을 잘 알 수 있기에, 원하는 곳에 당도하기도 유리한 법이지요. 아까 '첫 느낌'이 좋은 책을 고르셨지요? '첫 느낌이 좋았다'는 것은 그 책에 여러분의 마음을 끄는 데가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그 '마음을 끄는 무언가'를 열쇳말로 삼으세요. 이를 위해서는 평소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알아야 합니다. 열쇳말을 중심으로 열쇳말에 해당하는 부분을 주의 깊게 읽다 보면, 머릿속에서 책의 내용이 열쇳말을 중심으로 모였다가 점차 관심의 범위가 넓어짐에 따라 다른 부분의 지식까지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겁니다.  이 때 마음에 와닿거나 의미 있다고 여겨지는 부분에는 밑줄을 치거나 따로 간단히 메모해 두는 등, 책에서 온전한 배움을 얻기 위한 약간의 ‘수고’가 필요합니다.
 
 
 7   셈여림을 조절하면서 읽으세요 
세상에는 천천히 곱씹을수록 더 깊은 맛이 나는 책이 있는가 하면, 핵심 내용만 간략하게 파악하는 편이 더 유용한 책도 있습니다. 이러한 책의 성향들을 고려하지 않은 채 어떤 책을 읽든 무조건 한 타입의 책읽기만을 고집하다 보면, '맞춤형'으로 읽었을 때에는 충분히 얻을 수 있을 지식들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게 됩니다. 책 자체가 가진 각각의 성향에 맞추어 셈여림을 조절하면서 읽으세요.

중요한 개념들을 차근차근 쉽게 풀어놓은 책들은 그 개념의 무게에 맞추어 한 자 한 자 빼놓지 않고 책이 가진 그윽함을 음미하는 편이 좋습니다. 한편 자기계발서나 일화 모음집 등은 책의 고갱이 파악을 위주로 읽는 것이 더 적합하지요. 하지만 고갱이를 파악하는 데에서만 그치지 말고, 대략적 내용을 '정리'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또 각각의 책을 읽을 때도 그 책 안에서 내용이 전개되는 바에 따라 읽기의 세기를 조절하는 일이 필요한데요, 이는 각 내용의 중요도를 파악하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8   끊임없이 질문하면서 읽으세요
주옥같은 글귀와 정연한 논리에 연신 감탄하면서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책의 내용에 고개를 끄덕이기 바쁜 스스로를 발견하게 됩니다. 물론 책의 내용에 몰입하는 것은 글쓴이의 생각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태도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완전히 글쓴이의 주장에만 빠지다 보면, 다양한 생각들에 자극받으면서 내 사고의 크기를 키우기에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왜 그럴까?', '이런 표현을 쓴 까닭은 뭘까?', '이게 가능할까?', '다른 방법은 없을까?', '어떻게 하는 게 더 효율적일까?' 식으로 책을 읽으며 질문을 던지는 일이 필요합니다.

책과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내 주장도 전개해 보는 것이지요. 진정으로 책을 내 멘토로 삼아 배움을 얻고자 한다면, 모든 것을 당연하게 여기기보다는 기울여 보기도 하고 잡아당겨 보기도 하고 물구나무서서도 보아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생각의 키는 한 뼘 더 자라게 됩니다.
 

 9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 준다고 생각하며 정리하세요
발표 때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고서 등에 식은땀이 흐르는 걸 느낀 일은 다시 생각해도 아찔하기 그지없죠. 내 선에서 이해하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파악한 내용을 다른 사람이 알아듣기 쉽게 다시 풀어 설명하려면, 더 섬세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책을 읽고 나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사람이 내가 풀어 말한 책 내용에 고개를 끄덕이려면, 그들을 설득할 수 있을 만큼 탄탄한 논리적 얼개와 마음에 와닿는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읽은 내용을 좀 더 전달력 있게 구성하는 차원에서 내 생각을 한 번 더 가다듬다 보면, 책의 내용을 면밀히 파악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됩니다.  

책의 내용을 정리할 때에는 그 안에 기본적 도서 정보와 줄거리, 배경지식, 감상, 책 속 본인의 관심거리, 밑줄 친 부분 모음, 책을 읽고 나서 실천하기로 마음 먹은 계획과 그 실행 여부를 체크할 수 있는 항목 등이 담기면 좋습니다.
이 때 책의 갈래에 따라 중점을 두는 부분이 달라지겠죠? 소설 등의 문학 작품을 읽고 나서는 감상을 정리하는 데에 방점이 찍힐 것이고, 특정 분야의 노하우 등을 알려주는 책을 본 뒤에는 그 책의 가르침을 어떻게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을 지가 중요한 요소로 부각될 것입니다.
  


 


어떠세요, 삶의 가르침을 줄 멘토로 책을 대할 준비가 되셨나요? 책읽기가 ‘말로만’ 친숙한 취미가 아니라 '진정으로'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 되기를 바라며, 책읽기의 소중한 뜻을 논한 옛 사람의 이야기로 글을 맺습니다.
   

스승이 없다 말하지 말라.
책에서 찾으면 많은 스승이 있을 것이다.
벗이 없다 말하지 말라.
조용히 책을 펼치면 그곳에 벗이 있을 것이다.

 - 이선, <지호집(芝湖集)> 中


크리스탈
 | IDEA팩토리 이하림 기자 | 연세대 국어국문 | shymoonlight@hanmail.net

제 자신의 모자람을 끝없는 배움으로 채워나가고 싶습니다. 한 번 더 바라보고, 한 번 더 귀를 기울이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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