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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민서포터즈

국악 장단으로 하나 된 초등생과 대학생

대한민국 교육부 2010. 12. 26. 07:00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급속도로 변한다 하더라도 절대 변하지 않는 것이 딱 한 가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한국인' 이라는 사실입니다. 

바이올린과 플룻, 첼로를 배우며 서양 클래식 음악을 공부하는 학생들. 베토벤의 교향곡 9번을 들으며, 마에스트로를 꿈꾸는 아이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현대인의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핑계로 우리가 간직하고 있는 전통과 문화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장구와 꽹과리, 단소와 가야금을 배우려 하지 않아 국악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서양악기를 접하고 배우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결코 한국의 정서는 배울수 없지요. 우리는 사물놀이 속에 숨어 있는 장단 가락을 몇 백 년, 몇 천 년을 들으며 살아온 민족입니다. 우리의 피 속에 그 장단과 가락의 흥이 녹아 있다고 말한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처럼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우리 민족의 음악인 국악을 익혀보고, 서양 음악에 마음을 열 때 진정한 음악의 세계화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합니다.




 국악으로 한마음 된 대학생과 초등학생들
 
 
지난 12월 6일 월요일, 춘천교육대학교 국어과 학생들은 신혜영(춘천교대, 음악과)교수님과 함께 강원도 원주시 단계동에 위치한 단계초등학교를 찾았습니다.
  
초등학생의 국악에 대한 이해와 국악교육 활성화의 일환으로 열린 이 공연은 우리 문화의 소중함을 느끼고, 학생들의 바르고 건전한 정서 함양을 높이고자 지도교수와 대학생 28명이 국악 공연을 준비한 것 입니다. 야심찬 공연을 위해 지난 한 학기간 교육대학교 학생들은 열심히 단소를 연습하고, 장구와 함께 장단을 맞추며 준비를 했다고 합니다.
 
이 날 공연은, 장구의 장단에 맞춘 단소 연주, 힘차고 구성지게 부르는 민요. 관람하는 학생들이 추임새를 넣으며 연주자와 관객이 함께 호흡하는 한마당으로 펼쳐졌습니다.
 
 
원주 단계초는 「믿음과 사랑으로 배우고 익혀 쓸모있는 사람이 되자.」라는 교훈 아래 700여명의 학생과 39명의 교직원이 함께 교육하는 학교입니다. 이번 공연에는 초등학생 4학년 100여 명이 참여하였습니다. 

커튼이 열리고 무대를 꽉 채운 샛노란 단체복을 입은 대학생 언니 오빠들이 나타나자, 낯선 방문객에 두 눈이 휘둥그레진 아이들은 긴장한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곧, 음악교과서에서 이미 배워 본 적이 있는 아리랑, 산도깨비, 둥당기타령, 어머니마음, 오나라 OST 등의 노래를 단소로 연주하자 고운 선율에 아이들은 긴장을 풀고 공연에 몰입하기 시작했습니다. 
  

▲ 단계초 4학년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는 단소 시범연주 (춘천교대 국어과 학생들)

 

▲ 단소 리허설 (음악과 신혜영 교수님, 춘천교대 국어과 학생들)


단소 연주가 끝나고, 굿거리 장단에 맞춰 산도깨비를 부르는 시간!
학생들이 직접 추임새를 넣으며 공연에 참여하였고, 한국인 특유의 신명과 음악적 감성이 어우러져 뜨거운 호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다음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강강술래와 남생아놀아라, 손치기발치기, 덕석몰기 등의 민속 음악에 맞추어 율동을 배웠습니다. 

수줍은 표정으로 남학생과 손을 잡지 않으려고 옷소매를 주욱 끌어내린 여학생, 대학생 선생님의 손을 잡고 힘을 주어 휘젓는 짖꿎은 남학생, 그리고 예비교사의 꿈을 품고 학교에 들어와 
처음으로 현장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게 되어 긴장한 표정이 역력한 대학생.

이들이 모여 하나의 커다란 원을 만들고, 몸을 덩실덩실 흔들며 강당을 뛰어다니기 시작합니다.
  

▲ 즐겨운 표정으로 '남생아 놀아라' 율동을 하고 있는 학생들


▲ 대학생 선생님과 함께하는 손치기 발치기


어느새 모두 하나가 되어 서로 웃고 박수치고 뛰어다니는 그들, 냉랭하던 강당 안은 어느덧 사람들의 온기로 가득차고 여기 저기서 두꺼운 겉옷을 훌훌 벗어 던지고 급기야 이마에 맺은 땀을 닦아내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야말로 신명하는 춤놀이 한 판이었습니다.
 

 


 ▲ 국악공연을 마치며,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학생과 선생님들
 

▲ 국악공연에 앞서 학생들과 인사하는 신혜영 교수님 (춘천교대, 음악과)

 

▲ 단계초 4학년 학생들 (좌측두번째 한지희학생)


특별한 국악 수업이 끝난 후, 한지희 학생(단계초 4-3)을 만나 짧은 인터뷰를 해보았습니다.
 
 
Q 오늘 국악수업을 하고 난 후, 느낌이 어땠나요?
정말 재미있었어요. 색다른 것도 하고, 또다른 체험이었어요. 선생님이랑 대학생 언니, 오빠들이 직접 우리 학교에 와서 공연을 해줘서 고마웠어요. 앉아서 수업듣는 것 말고, 이렇게 강당에 모여서 친구들이랑 뛰어노는 게 훨씬 재밌어요.
 
 
Q 두 시간 가량의 특별한 수업이 끝났죠. 지희 학생은 우리나라 음악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나요? 
우리나라 음악이 이렇게 재미있고, 신나는 건지 처음 알았어요. 국악이라고 하면 왠지 한복을 입고 조용히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이 생각나서 다가가기 힘들었는데요. 직접 단소연주를 들어보고, 같이 국악 노래도 배워보고, 강강술래 율동도 해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Q 우리나라 악기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다면요? 배워보고 싶은 악기가 있나요?
단소요~ 저희는 아직 단소를 안 배웠어요. 선생님께서 내년에 5학년이 되면 배운다고 하셨어요. 단소 부는 게 정말 어렵다고 하던데, 오늘 대학생 언니 오빠들이 단소로 연주해주는 음악을 들으니까 단소가 멋진 악기라는 걸 알게되었어요. 5학년이 되면 단소를 열심히 배워볼거예요.
 
 
교육과학기술부의 교육과정을 보면 음악과의 약 3~40%가 우리 국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앞으로 국악 교육의 중요성을 의미하며, 우리의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음악과 신혜영 교수님은 "아이들에게 낯선 경험을 자주 접하게 함으로써 국악에 마음을 열게 해주고, 그 좋은 기억으로 훗날 다시 국악을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며, 또한 대학생들에게는 "예비교사로서 국악을 배우고 가르치는 과정을 통해 국악지도의 중요성과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자각하는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이를 통해, "국악에 대한 열정과 국악교육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졌을 뿐만 아니라 우리 고유한 음악에 대한 열정과 소중함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 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거문고를 전공하신 신 교수님은 한 학기 수업 내내 교육대 학생들에게 국악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직접 수많은 강원도 내 초등학교에 방문하여 학생들에게 국악 수업을 진행하고 계신다고 합니다. 

이날, 국악을 몸소 체험하면서 우리의 것을 느끼고 배워가는 강당 안 사람들의 얼굴에는 진정한 기쁨과 우리 민족의 멋과 흥이 한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앞으로 민족 문화 가운데 하나인 국악을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인의 정서에 맞는 새로운 모양의 국악으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한 오늘입니다.
 
 
공연을 위해 두 달 여간 준비해 온 대학생과 
우리의 음악을 배우기 위해 강당에 모여든 초등학생
그들의 꼭 맞잡은 두 손에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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