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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살 남편, 아직도 부모님께 한 맺힌 까닭

대한민국 교육부 2011. 1. 7. 07:00

 
"난 아이 낳으면 둘 나아서 둘째만 예뻐할 거야."
"우리 엄마는 어릴 때 난 나중에 애 낳으면 큰 애는 미워하고 둘째만 예뻐 할 거야. 난 애 낳으면 꼭 둘째 편만 들어줄 작정이야."
"우리 엄마는 형만 예뻐했어. 어릴 때 형은 과외 시키면, 나는 학원 보내고~ 형은 세거 사주면 난 헌것만 입히고, 어디 갈 때도 형만 데려가고."
"우리 엄마는 지금도 형만 좋아하는 것 같아. 너무 편애가 심해."

위의 이야기들 아이 둘 이상 키우는 집에서 많이 들어본 말 일 것이다.
아이들은 누구나 더 사랑받기를 원해서 형제 중 다른 한명에게 조금만 더 관심을 보이면, 아니 자신이 그렇게 느끼면 이런 말을 종종 한다.
 

 
그런데 위의 말들. 내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고, 요즘도 종종 듣는 말이다.
우리 애가 하는 말이냐? 절대 아니다.
이 말들은 35이나 된 다 큰 우리 남편이 입에 달고 사는 말이다.

처음에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무슨 애도 아니고 이런 이야기를 해.’라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하도 많이 들어서 세뇌가 된 후에는 ‘우리 시어머니가 혹시 계모인가?’란 생각까지 했다.
그런데 신랑을 만나고 신랑 성격을 파악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어머니의 행동이 하나하나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사실 우리 신랑은 공부에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활동적이어서 밖으로 나가 노는 것을 좋아하는 스타일이고, 어릴 적 움직임이 커서 친구들을 많이 때리고 다닌 악동스타일이었다. 그러니 얌전하고 공부 잘하는 형과 비교가 되서 많이 혼 났던 것이다. 형은 공부를 좋아하고 잘 해서 조금만 더 공부를 시키면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라 느껴 과외를 시킨 것이다. 공부를 싫어하는 신랑은 억지로 학원이라도 보낸 것이다. 

또, 얌전한 형은 어디에 데리고 다니기 좋았는데, 어디만 가면 밖으로 뛰어 다니는 신랑이니 나들이를 갈 때 데리고 갈 수가 없었던 것이다. 살기 어려웠던 시절에 형 입던 옷 물려 입는 것은 당연했었다. 유독 신랑이 미워서 헌 옷을 입혔던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싸움을 하면 신랑 편은 안 들고, 형편을 들었다고 하는데, 신랑이 매번 형을 때렸기 때문에 크게 다친 형을 다독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우리 신랑은 아직도 어머니가 형만 예뻐해서 자기를 차별했다고 생각을 한다.
멀쩡한 시어머니를 계모로 만든 편애.
그 편애란 무엇일까?

실제로 아이들의 일기를 보면 이런 내용은 흔히 볼 수 있다.

동생이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어제는 동생하고 싸웠다. 내가 만들던 블록을 동생이 부숴버려서 한 대 때려 줬는데, 동생이 엄마에게 이른 것이다. ○○이 먼저 잘못해서 그런 것인데, 엄마는 나만 혼낸다. 엄마, 아빠는 ○○만 좋아하신다. 심부름 시킬 때는 나만 시키고, ○○는 어리다고 안 시키고, ○○가 맛있는 것 먹자고 하면 잘 사주시고, 내가 사달라고 하면 몸에 안 좋은 거 매일 사달라고 한다고 꾸중하시고……. ○○가 밉다. 엄마, 아빠도 밉다. ○○가 없어졌으면 좋겠다.’

누나랑 엄마랑 다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나를 때리는 누나도 다 싫고 누나 편만 드는 엄마도 싫어요.


‘누나가 나를 먼저 때렸다. 내가 블록을 가지고 놀고 있었는데 누나가 왔다. 자기 것이라면서 나보고 비키란다. 엄마가 자기 시험 잘 봐서 사준 거라나. 엄마가 분명히 사주면서 그래도 같이 놀라고 했는데……. 엄마는 매번 누나만 사준다. 그리고 나는 헌 것만 준다. 내가 그래도 가지고 놀았더니 날 때렸다. 그래서 블록으로 누나를 때렸다. 엄마는 내가 누나를 때렸다고 나만 혼냈다. 누나가 먼저 때린 건데, 누나를 어떻게 때릴 수 있냐고 화를 냈다. 우리 엄마는 나를 주워왔나. 누나만 예뻐할 거면 누나만 낳지 나를 왜 난지 모르겠다.’

 


 잘 키우면 평생의 동반자, 못 키우면 한의 대상자
 


또 동생이 생기면 변화된 아이들의 행동을 볼 수 있다. 동생이 태어났을 때, 잘 먹던 밥을 혼자 못 먹겠다고 어리광을 부리고, 갑자기 젖병에다 우유를 먹겠다고 고집을 부리기도 한다. 갓난아이는 울며 보채는데, 자기 먼저 엎어달라고 떼를 쓴다.

동생은 아이가 태어나서 가장 먼저 만나는 경쟁상대입이다. 마찬가지로 형이나 누나도 태어나자마자 존재하는 아이의 경쟁 상대이다.

이렇게 형제자매는 아이들에게 있어 가장 큰 경쟁 상대이며 가장 좋은 친구이고, 선의의 경쟁자이다. 형제자매가 좋은 관계를 맺으며 자랄 때 아이는 올바르게 자라고 인생에 있어 가장 값진 보물인 가족, 친구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잘못된 형제 관계는 인생에 하나의 상처로 남게 된다. 카인과 아벨 이야기의 카인이 아벨을 시기하여 죽이는 이야기가 하나의 극단적인 잘못된 형제관계와 편애의 예가 아닐까 싶다.

인생에 있어서 가장 좋은 친구, 맨토를 만들어 줄지, 아니면 응어리를 만들어 줄 지 결정하는 존재는 누구일까? 바로 부모님일 것이다. 부모님이 형제에게 어떤 태도를 취하고, 당연히 있을 질투와 경쟁에 어떤 양육을 하는지에 따라 아이의 인생이 결정되는 것이다.
 
 


 아이를 사랑한다면 편애하라.
 


일부러 자식 중 한 아이를 편애하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아이가 그렇게 느끼는가?’이다. 나는 편애한 것이 아닌데도 아이가 한명만 편애한다고 느끼면 그것은 문제가 되는 것이다.

두 아이를 공평하게 키우는 엄마와 그렇지 못한 엄마의 차이는 무엇일까? 아이가 둘이 있으면 둘, 열이 있으면 열이 다 다르다는 것을 아이를 키워본 엄마들은 다 알 것이다. 차별을 하지 않는다고 특성이 다른 아이의 개성을 무시하고 똑같이 대하는 것이 편애 없는 공평육아일까? 아니다.

아이마다 다른 특성을 파악하고, 아이가 원하는 사랑에 알맞은 현명한 응대를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진정한 공평 육아이며 알맞은 부모의 역할이다.

즉, 공평육아는 진정한 편애를 하는 것이다. 아이들 각자 각자가 부모가 특별히 편애하는 대상이라고 스스로 느껴야 하는 것이다. ‘우리 엄마는 날 정말 좋아해.’ ‘우리 아빠는 나를 더 예뻐하는 것 같아.’ ‘우리 엄마는 청소 도와주는 자식은 나밖에 없데~’라고 자부심을 가지고 느끼게끔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자라면서 상처 받았던 형제자매를 비교 하는 말
1. 누나 좀 닮아라.
2. 누나는 너 만할 때 한글도 읽었다.
3. 너 왜 언니처럼 못하니! 언니 반만 따라 해봐라.
4. 언니는 예쁜데, 언니 안 닮았네./형은 큰데 너는 왜 이렇게 작니?
5. 너는 도대체 누굴 닮아서 이렇게 고집이 세니?

농담으로라도 “누나 좀 닮아라.” “누나는 너 만할 때 안 그랬는데......” 이런 말 하는지? 아마 어린 시절에 이런 말 때문에 상처받은 경험을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때의 아팠던 마음을 생각하면 자녀에게 이런 말을 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신체적인 것이든 지적인 것이든 비교를 당하는 것은 어른도 기분이 나쁘다. 농담이라도 형제들을 비교하거나 한 아이의 행동에 대해 다른 형제들에게 본받을 것을 지시하면 안 된다. 이는 오히려 반감만 쌓을 뿐이다.
 



 아이 마음 다스리는 편애의 기술
 

형제자매는 갈등할 수밖에 없는 관계지만, 부모가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그 강도는 달라질 수 있다. 부모가 한 아이만 특별히 예뻐하거나 한 아이하고만 유난히 많은 시간을 보낸다거나 하는 것은 형제간 갈등엘 불을 붙이는 격이다.

그럼 아이들이 좋아하는 편애의 기술을 알아보자.

[1] 같은 말투로 이야기하라.
나의 말투나 억양이 아이에 따라 다르지 않은지 확인하고 가급적 같은 말투와 억양으로 대하도록 한다. 
 
[2] 애정은 공평하게 주어라.
장난으로 뽀뽀를 하더라도 모든 아이에게 똑같이 스킨십을 해 줘야한다. 특히 제일 마음이 덜 가는 아이에게 더 많은 애정 표현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3] 1대 1 데이트를 하라.
짧은 시간이라도 활용해 둘이나 여럿이 함께 보다 각각 1대 1 데이트를 하도록 한다. 1대1 데이트 등 한명씩 따로 만날 때는 가급적 과장된 말로 정말 많은 칭찬을 해 준다. 특히 둘 만의 비밀을 간직한 것처럼 이야기를 하면 자신이 특별하다고 느낀다.
 
[4] 개인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누어라.
아이들의 취침 시간에 단 15분만 아이와 함께 걱정거리는 없는지, 하루는 어땠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대신 시간은 공평하게 할애하는 것이 좋다.
 
[5] 선물은 가급적 똑같이 주는 것이 좋다.
한 아이의 생일이라도 당사자 외에 다른 아이에게 작은 선물이라도 챙겨 주는 것이 좋다. 아니면 생일 때 같은 종류의 선물, 음식을 꼭 사주도록 한다.
 
[6] 벌을 줄때는 같은 원칙하에 준다.
형제들이 싸워서 벌을 줄 때는 항상 동일한 원칙과 규칙을 적용한다. 그리고 일관 되어야 한다. 기분에 따라 달라지면 안 된다. 누가 유리를 깨뜨렸을 때는 화를 내고, 누구는 ‘안 다쳤어?’라고 걱정을 하면 당연히 차별 받는다고 느낀다. 혼을 낼 때는 잘못된 행동에 어떤 결과가 따르는지 아이들이 분명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7] 매번 물려주어야 하는 큰 아이, 매번 물려받아야 하는 작은 아이 둘 다 상처가 될 수 있다.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라.
동생에게는 헌 옷만 입히기 보다는 선택하도록 한다. 물려받은 옷 중에서 아이가 원하는 것만 선택하도록 선택권을 준다면 물려받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덜 할 것이다. 동생은 매번 물려받은 옷을 입는 것에 불만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그 옷에 의미와 역사가 있음을 알려주고, 지금은 살 수 없는 귀한 물건임을 강조 하도록 한다. 또, 큰 아이는 매번 자신의 것을 물려주어야 하는 것도 스트레스일 수 있다. 큰 아이에게도 지금은 입을 수 없고, 지금 가지고 놀기에는 유치하지만 소중한 장난감이나 옷이 있을 수 있다. 이런 것은 그 아이만의 소유가 되도록 인정 해 준다.




 공평 육아는 엄마뿐 아니라 모든 가족과 친척들까지
 


부모로서 자녀를 편애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하지만 부모 외에도 할머니, 할아버지 친척들까지 동참해야한다.

우리 남편의 경우 친척집 갈 때마다 “형은 키도 크고 잘 생겼는데, 넌 하나도 안 닮았네.”란 이야기를 들었던 불쾌한 경험을 아직도 이야기한다. 그 때문에 친척집 가기가 정말 싫었다고 한다.

특히 형제자매 관계에 민감한 아이의 경우는 부모님께서 특별히 주변 사람들에게도 그런 이야기를 삼가 달라고 부탁을 해야 한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특히 큰 아이, 아들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다. 큰 아이 생일은 기억하고, 둘째 아니는 파티도 안 해주고, 그런 모든 것이 아이에게는 상처가 된다. 부모만의 노력이 아니라 할머니 할아버지도 손자·손녀에게 선물을 주거나 함께 시간을 보낼 때도 가능한 공평하게 아이들을 대해야한다.
 
 


 싸움에는 화해와 나눔의 기술을
 

어른들도 둘 이상 모인 곳에는 반드시 싸움이 있듯이 아이들은 싸울 수밖에 없다. 아이들에게 싸우지 말라고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이에 싸우는 것을 가지고 나무라기보다는 싸움을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주목해야 한다.

아이들이 자주 싸운다면 언제 어떤 이유로 자녀들이 다투는지 부모가 알아야 한다. 똑같은 문제를 가지고 반복적으로 싸움이 일어날 때는 확실하게 매듭을 지어 주는 것이 좋다. 또, 싸우고 난 후 '씩씩 거리는 감정'이 있는 상태에서는 어떤 해결도 안 된다. 감정을 가라앉히고, 웃음을 유도한 후 대화로 해결하도록 부모가 웃음을 주는 것이 좋다. 부모가 먼저 흥분하는 것은 금물이다.

“아이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 툭하면 싸워요. 서로 자기 것이라고 우기고, 먼저 하겠다고 하고~”

아이는 만 두 살이 되면 ‘내 것’에 대한 개념을 이해한다. 이런 내 것을 주장하다 싸우는 것은 아이들이 “나눔”에 대해 익숙지 않기 때문이다. 자녀가 싸운다고 모든 물건을 자녀수만큼 살 수 없다. 평생 두 배로 사 줄 것인가? 그런 부모의 행동은 아이에게 나눔의 의미를 모르게 하고, 자라서도 계속 나눠야 하는 상황이 오면 싸우게 만든다.  이에 나눔의 기술을 가르쳐야 한다.

아이에게 나눔의 기술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 간단하게는 부모가 먹는 아이스크림을 아이와 나누어 먹거나 과자를 아이에게 한입 권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책방에서 엄마와 아빠가 번갈아 원하는 책을 고르는 모습, 영화를 번갈아 고르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좋다. 아이들끼리 다투지 않고 잘 나누어 먹거나 사용할 때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나누어 먹거나 나누어서 활동을 할 때는 재미를 더하도록 게임 등을 고안한다.

하지만 예외도 있다. 아이가 소중히 여기는 물건은 특별히 대해 주고 그 아이만의 것을 한두 가지는 정해준다. 모든 것을 다른 형제와 공유하라고 하는 것은 아이에게 스트레스다. 절대 강요하지 않는다. 나눔은 강요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두 아이가 자주 싸우더라도 함께 하는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 놀이를 할 때도 둘이 각자 줄넘기를 해서 누가 더 많이 하나를 겨루는 것보다는 함께 해야 성취되는 ‘둘이 함께 뛰기’, '큰 천을 잡고 함께 공 많이 튀기기' ‘꼬마야, 꼬마야’, ‘2인 삼각’ 등이 좋다. 
 
아이들이 느끼는 부모의 사랑은 ‘제로섬 게임’ 이라 한다. 즉, 부모의 사랑은 무한한 것이 아니라 한정적이어서, 한 형제에게 더 많은 사랑을 주면 다른 사람에게는 덜 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느낀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둘이나 셋이 되면 한 아이에게 쏟는 시간은 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시간이 줄었다고 사랑이 주는 것은 아니다. 사랑은 나누면 함께하면 배가 됨을 아이들이 이해하도록 세심한 배려를 주자. 차별보다 더 한 상처가 없다. 부모의 노력으로 모든 아이가 부모에게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그 날까지 “정말 멋진데~ 역시, 우리 딸밖에 없어. (우리 아들밖에 없어.)”를 매일매일 귀에 닳도록 말 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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