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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에만 이룰 수 있는 '버킷 리스트'

대한민국 교육부 2011. 3. 14. 07:00




 회상(回想)
 


고등학교 일학년 어느날, 집으로 가는 도중 큰 건물하나가 들어서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우리 동네에 시청 청사를 새로 짓는다고 하더라구요. 주변의 낡은 건물들에 비해 신식 건물이었고 크고 웅장하고, 그 넓은 부지에 세련되게 지어지고 있는 건물을 보며 왜 그랬는지 갑자기, 부지불식간에 “나중에 저 건물에 당당하게 들어가고야 말겠어.”라는 다짐을 하였습니다.
   
그로부터 이년 후. 신장병에 걸린 엄마를 위해 신장이식 수술을 하는 친구를 위해 모금운동을 주도한 일이 주변에 알려지게 되어 모범 청소년으로 교육부장관상을 받게 되었고 상금 백만원과 함께 시청에서 시상식을 한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떨리는 가슴을 진정하며 시청 문을 들어서는 순간, 문득 그 옛날 무심히 한 다짐이 실현되었음을 깨닫고 놀라워 한 기억이 있습니다.
 
    
 

 버킷 리스트(Bucket list)를 아세요?
 

[죽기전에 하고 싶은 일들]의 목록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Kick the Bucket (죽음을 의미)' 에서 유래된 말로 중세시대 자살하고자 할 때 목에 밧줄을 감고 양동이를 차버리는 행위를 말한다고 하는군요. 지금의 bucket list는 한국어로 '장바구니'정도로 번역해 볼 수 있습니다. 직역하면 자기가 사고 싶은 것들, 혹은 하고 싶은 것들을 넣어두는 양동이니까 죽기 전에 하고 싶은 목록을 적어놓는다는 의미로 변질(?)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버킷 리스트’를 제목으로 한 영화가 있더라구요. 
우연히 같은 병실을 쓰게 된 두 남자. 서로 암선고를 받고 남은 생이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너무나 다른 서로에게서 중요한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는 그들. 바로 ‘나는 누구인가’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하고 싶던 일’을 다 해야겠다는 것이죠. 자동차 정비사 카터(모건 프리먼)는 대학 신입생 시절, 철학교수가 과제로 내주었던 ‘버킷 리스트’를 떠올리고 ‘버킷 리스트’를 실행하기 위해 두 사람은 병원을 뛰쳐나가 여행길에 오르게 됩니다. 세렝게티에서 사냥하기, 문신하기, 카레이싱과 스카이 다이빙하기, 눈물 날 때까지 웃어 보기, 가장 아름다운 소녀와 키스하기, 장엄한 광경 두 곳 보기, 화장한 재를 깡통에 담아 경관 좋은 곳에 두기…….
 

주인공들이 써 내려간 버킷 리스트


목록을 지워나가기도 하고 더해 가기도 하면서 두 사람은 많은 것을 나누게 됩니다. 인생의 기쁨, 삶의 의미, 웃음, 통찰, 감동, 우정까지 말입니다. 그렇게 두 영혼은 결국 경관 좋은 곳에 놓이게 됩니다.
 
    
 

 목표와 목적, 그리고 버킷리스트
 

2011년이 벌써 두달이나 지났습니다. 토끼가 아주 빠르게 초반 경기를 시작하고 있군요.  새해가 시작되면 사람들은 각자 저마다의 목적이 있는 목표를 세웁니다. 간절히 원해서일수도 있고 아니면 생활의 활력소를 위한 재미를 위해서 실현가능한 혹은 불가능한 각종 목표 리스트를 만듭니다. 좀 더 간절하고 꼭 이루고자 하는 열의가 있다면 이것들을 버킷 리스트라고 이름 붙여 볼 수 있겠지요. 
 
6학년 2반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목적의식을 심어주고자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보게 하였네요. 우리 학생들의 목적의식을 좀 들여다 볼까요?
 

지선이의 목표

유미의 목표


친구들을 웃게 만드는 걸 좋아하는 지선이는 개그우먼이 되고자 하네요. 자신감을 키우고, 용기를 마음에 심고 그리고 공부를 잘하고자 합니다. 유미는 공부를 잘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사회도, 국어도, 과학도 100점을 맞고자 하네요. 앞으로 수업시간에 집중해서 올백맞겠다는 야무진 생각 ^^ 
 
      
 

 학생들만의 경쾌한 버킷 리스트
 

사람 사는 곳은 참 재미있습니다. 특히 학교는요, 마치 이 사회의 작은 축소판같아요. 어느 반이나 일등과 꼴찌가 있고 모범생과 장난꾸러기, 괴짜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학생이 있고 반면에 울게 만드는 학생도 있죠.
   
지금으로부터 10년쯤 전에 만난 한 학생과의 재미있는 일화가 있습니다. 과학시간 별자리를 공부하기 위해 창문에 잔뜩 붙여 놓은 야광 별자리를 모두 떼는 날이었습니다. 쫘악 늘어붙어 잘 안떨어지더라구요. "에구..왜 이리 안 떨어지냐~"라고 혼잣말로 투정을 부렸더니 옆에 있던 녀석이 하는 말 " 그러게 하늘의 별 따기가 쉬운 줄 아셨어요? "  ^^;;
 
재미있는 학생은 또 있었습니다.
우리 큰어머니의 앓던이는 바로 공부안하고 놀기만 하는 큰아들이었습니다. 하루는 오빠에게 물어봤죠. "오빠, 왜 그리 공부를 안해? 머리 좋은 사람이 공부만 열심히 하면 서울대도 가겠구만~!"
오빠의 대답이 머리속에서 지워지지 않습니다. "음. 젊어서 기운 좋을 때 실컷 놀고 늙어서 기운없으면 그 때 자리에 앉아서 공부하려고...^^;"  꿈보다 해몽인가요.
  
학창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며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가장 본연적으로 아름다운 학생의 모습이겠죠. 혹은 자신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꿈과 목표를 향해 열심히 매진하는 모습도 눈물이 날만큼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목표는 그냥 이뤄지는 것이 아닙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한 리스트를 작성하고 그 리스트들을 하나씩 지워가거나 수정해 가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지금 당장, 학생때만이 할 수 있는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기를 강권합니다.
 

   

 리스트 1. 친구들의 기억에 남는 괴짜가 되어 봅시다.
 

아침마다 큰 소리로 인사를 하며 교실에 들어오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친구들아, 안녕? "하고 말입니다. 모두들 대체로 들은체만체 하는 것 같았는데 어느날 몸이 아파 그 친구가 학교에 오지 않자 우리는 모두 변을 누고 비데 하지 않은 것처럼 종일 찝찝한 기분이었습니다.
      
몇년 전 한 제과회사에서 학생들이 최고의 선생님으로 추천한 선생님들을 중국으로 5박 6일 여행 보내준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눈에 띄는 한 선생님이 있었는데 버스에 타기만 하면 본인의 개인기를 선보이거나 퀴즈 대회를 진행하시거나 그날의 포토제닉상을 주거나 하는 이벤트를 진행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날 저는 선생님으로부터 포토제닉상 받았는데요, 상을 주면서 하시는 말씀이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자기와 같이 사진 찍자고 한 사람"이 이유였다고 하셨습니다. 상금으로 1,000원을 함게 주셨습니다. "선생님, 이런걸 언제 다 준비하셨어요? "하고 묻자 "저는 밤새 잠 안자고 내일은 뭐하고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해 줄까...고민합니다."라고 대답하셨죠.
     

리스트 1 : 기억에 남는 괴짜 되어보기


그날 깨달은 진실은 '괴짜는 아무나 하는게 아니구나'였습니다만, 우리 학생들도 학창시절 누군가에게 기억될 만한 괴짜가 한번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괴짜 버킷리스트를 만드시길 바랍니다.
 
 
   
 

 리스트 2. 누군가를 사랑해 봅시다. 특히 선생님을 사랑하면 어떨까요?
 

외국어 고등학교 수재를 취재한 적이 있었습니다. 제가 바로 전에 쓴 기사입니다. 그 학생에게 공부를 잘하게 된 비결이 무엇이냐고 묻자 '선생님과 친해지기'라고 답했습니다. 학창시절은 많은 선생님들을 만나게 되는 시기입니다. 그 선생님들은 부모님 이외의 또다른 '나의편'입니다.
     
선생님은 내가 잘 되기를, 공부 열심히 하기를, 좋은 사람 되기를 끊임없이 바라며 재촉하시고 잔소리해주지요. 물론 그것이 싫고 지긋지긋하지만 이 잔소리를 더이상 잔소리가 아니라 좋은소리로 만드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친해지기'입니다.
     

리스트 2 : 누군가를 사랑하기


세상의 모든 나쁜놈(?)들도 그들의 속사정을 알고 친해지게 되면 왜 그렇게 나빠졌는지 이해하게 되며 죄만 미워하고 사람은 안미워하게 되는 것과 같지요. 정말 싫은 선생님이 있다면, 그 선생님이랑 친해져보세요.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의 제제처럼 선생님 책상에 꽃 한송이를 올려 두는 건 어떨까요? 그리고 좋아하는 선생님이 있다면 그 선생님에게 '인생의 멘토'가 되어 달라고 귀찮게 하십시요. 밥도 사달라고 졸라보고, 같이 데이트 해 보자고도 졸라보고 말입니다. 아마 선생님께서는 주변의 인력들을 총동원하여 당신을 후원하는 멘토가 기꺼이 되어 주실 겁니다
 
 
   
 

 리스트 3. 나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 봅시다.
 

소심한 A형인 제가 가장 싫어하는 말은 '너 원래 이런애 아니잖아'입니다. 소심하고 간이 콩알만하게 남들이 하는말에 늘 귀를 곤두세우고 살아서 매사가 참으로 피곤하였지요. 사실 제 마음속에는 하고 싶은 일이 참 많았습니다. '이런애'가 아니라 '특별한애'가 되고 싶었던 겁니다. 부끄러워서 친구들앞에 나서지도 못하면서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부르고 레크레이션 강사 자격증을 따거나 국제봉사단체에 가입하여 활동하는 등의  어렸을 적 친구들이  알면 '너 참 많이 변했다'라고 얘기할 만한 일들을 하곤 합니다.
 

리스트 3 : 나 자신을 감추기


다른 사람의 말에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그리고 나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 살아보세요. 지금까지와는 다른 나, 어제와는 다른 나, 오늘과 또 다를 내일의 나를 생각하며 자신을 갈고 닦아 가시길 바랍니다.
 
 

 마치기
 

자, 여러분은 저 위의 빨랫줄에 어떤 사진을 걸어 두고자 합니까?
학창시절에만 이룰 수 있는, 지금의 소중한 학창시절이 지나가버리기 전에 꼭 이뤄야할 여러분의 버킷 리스트를 지금 당장 만드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사진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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