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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공식 블로그
열정을 모아 감동을 나누는 신나는 학교 본문
요즘 교육계에서는 기존의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올바른 인성과 창의성을 키우는 교육으로의 다양한 변화가 시도되고 있습니다. 교과부에서는 2011년 주요정책으로 공교육 경쟁력 강화를 위한 창의·인성교육 확산이란 목표를 내걸고 학습의 즐거운을 살리는 창의적 수업 확산, 바른 인성을 키우는 즐거운 학교를 만들기 위해 여러가지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즐거운 학교를 만들고자 하는 정책 중에 제가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방과 후 학교'입니다. 방과 후 학교는 현재 99% 이상의 학교가 참여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있으며 학생 수로 따지면 약 63%의 학생이 참여하고 있다고합니다.
이 방과 후 학교가 중요한 이유는 사교육을 줄이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행복한 학교, 즐거운 학교를 만드는 데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술이나 스포츠 뿐만 아니라 창의적 체험활동을 위해 계발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은 무궁무진합니다.
저희 학교에서는 저번 학기에 좀 특별한 방과 후 학교가 개설되어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는데요. 바로 '뮤지컬' 수업입니다. 무거운 학업의 짐에서 벗어나 친구, 선후배와 함께 어울려 노래와 춤을 배우고 더 나아가 창작 뮤지컬을 만들어 무대에서 공연까지 했습니다. 선생님과 학생들이 함께 열정을 모아 만들어가는 행복하고 즐거운 학교, 그 현장을 소개합니다.
학교 강당에서의 공연 모습
학교에서 뮤지컬 반을 방과 후 수업으로 열게 된 계기가 좀 독특한데요, 음악을 담당하시는 선생님과 경제를 담당하시는 선생님 두 분께서 음악과 경제를 하나로 연결지을 고리를 찾다가 나온 제안이었다고 합니다. 경제를 내용으로 하는 뮤지컬 프로젝트! 바로 '상도(商道 / Business Odyssey)'라는 창작 뮤지컬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랍니다.
이 뮤지컬이 큰 의미를 가지는 이유는 바로 대본을 학생들이 직접 썼다는 것입니다.
고등학생 2명이 소설 '상도'를 각색한 뮤지컬 대본을 한국어와 영어, 두가지로 만들었는데요,
인터뷰를 통해 어떤 과정을 거쳐 대본을 썼는지 알아봤습니다.
황선영 - 대본 담당 (고2)
Q 대본을 제작한 과정에 대한 짧은 소개 부탁드립니다.
처음에는 처음 접하는 뮤지컬 대본을 쓰려고 하니 막막했지만, 저희가 지금껏 봐왔던 많은 뮤지컬들을 되새겨보면서 어느 부분에서 어떤 대사나 노래가 자연스러울 지에 대해 계속 고민했습니다. 바쁠 때에는 점심을 거르면서 대본을 쓰고, 나중에 방에서 라면을 먹으면서까지 계속 대본 쓰는 것에 대해 토의했습니다.
처음으로 맡게 되는 중요한 자리였고 방과 후 수업으로 열심히 뮤지컬을 위해 연습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정말 대본을 잘 써야겠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한 학기 동안 열정을 가지고 썼습니다.
Q 대본을 제작하는 데 힘들었던 점은 없었나요? 있었다면 어떤 점들이 힘들었나요?
친한 친구와 둘이서 대본을 제작하다 보니, 의견 차이가 있으면 개인적인 감정까지 섞어서 충돌이 종종 있었습니다. 그러나 함께 일하는 것이 정말 서로에게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친구와 제 아이디어가 합해지면서 더 나은 대안을 찾을 때가 휠씬 많았습니다. 또한 시간제한이 있는 뮤지컬이라, '상도'라는 방대한 내용을 한 시간짜리 공연으로 풀어내는 데에 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가 대본을 한글로도 썼지만 영어 번역도 함께 했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는데요, 시험기간 바쁜 와중에도 대본에 대한 고민을 해야했던 점이 힘들었습니다.
Q 대본을 직접 작성하고 난 소감은 어떤가요?
대본을 모두 완성했을 때 정말 기뻤습니다. 무엇보다도, 이제 이 대본을 뮤지컬로 멋지게 만들어야겠다는 포부가 앞섰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완성한 그날보다도 저희 뮤지컬 '상도'를 무사히 마친 12월 22일 날 밤의 기쁨이 휠씬 더 컸습니다. 대본을 완성한 것과 뮤지컬을 완성한 것은 차원이 다른 기쁨이더라고요.
저희가 글로 풀어냈던 대사 하나하나 장면 하나하나를 실제로 학생들이 실감나게 연기해주고 열정적으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며 정말 행복하기도 했고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저희 대본이 미흡해서 뮤지컬에게 피해가 가는 것은 아닐까 걱정도 되었지만, 많은 아이들이 뮤지컬이 너무 재미있었다는 극찬을 하고, 두번째 날도 같은 공연을 보러 다시 오는 모습을 보면서 누구보다도 행복한 연말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우수 방과 후 학교' 발표회에서
학생들이 직접 쓴 대본에 음악선생님과 강사선생님들이 춤과 노래를 만들어서 뮤지컬의 틀이 완성되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연습에 들어가야겠죠?
일주일에 두 시간씩 세 번, 총 6시간을 방과 후 학교에서 만나 연습을 했고, 공연을 일 주일 앞두었을 때는 아침부터 밤까지는 물론 주말까지 시간을 투자해서 열정적으로 연습했습니다.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땀의 결실, 뮤지컬 '상도'가 처음 무대 위에 올라가게 된 것은 개교기념일 행사 때였습니다. 상황상 오프닝만을 소개했는데도 자신과 친한 친구나 선후배가 평소와는 다른 모습으로 무대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관중들은 열광했습니다. 그 어떤 프로 뮤지컬 배우들보다 더 멋져보였으니까요.
그 후에 가평지역교육문화축제에서 우수 방과 후 수업으로 소개되어 발표회를 가졌고, 연말에 학교에서 가진 공연을 마지막으로 올 해 뮤지컬 방과 후 학교를 마무리했습니다.
공연을 하기 위한 제작비도 학생들의 힘으로 모았습니다. 스폰서 및 홍보 활동을 계획하여, 뮤지컬 제작을 위한 스폰서를 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고등학생의 신분으로 이런 일들을 해내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을텐데요, 인터뷰를 통해 궁금증을 풀어보았습니다.
고민혁 - 홍보 담당 (고2)
Q 뮤지컬을 제작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었을텐데요, 그 비용을 충당할 수 있었던 스폰서를 어떻게 받을 수 있었나요?
소품비, 의상 대여료, CD하고 brochure 제작비용, 분장 비용 등 이 모든 것들을 충당하려면 꽤 많은 돈이 필요했는데요, 다행이 상당 부분이 커버가 되었습니다.
스폰서를 받을 때, 저희 나름대로의 business plan을 제작해서 현재까지의 진행단계, 앞으로의 계획, 비전, 목적 같은 점들을 자세하게 적어서 보냈어요.
각 회사나 단체별로 sponsor를 통해 기대되는 이익을 따로 만들어서 보냈고요. 또 아직까지는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실적이 없는 만큼 저희가 갖고 있는 음원과 시나리오에 중점을 둬서 어필했어요.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서유지 학생이 '뮤지컬 과정을 간추린 사진모음집'을 만들어서 어떤 식으로 뮤지컬이 진행되고 있는지 보여주기도 했고요.
Q 스폰서를 받으러 다니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요? 있었다면 어떤 점이 힘들었나요?
일단 아무래도 창작 뮤지컬 제작이 방과 후 학교로 처음 진행되다 보니 고등학생이 이런 활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른들한테는 약간 납득이 되지 않았나 봐요. 스폰서를 구할 때마다 하라는 공부는 안 한다느니, 뮤지컬 제작이니 스폰서니 말이 많으셨어요. 무엇보다도 아직은 시작 단계라 실적이 없었기 때문에 스폰서를 구할 때 보여줄 포트폴리오가 없어서 제 계획안이나 말이 충분히 설득력을 갖기 어려웠다는 점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Q 학생으로서 뮤지컬 제작에 필요한 스폰서를 성공적으로 받아낸 소감은 어떤가요?
아직 성공이라고 말하기엔 정말 많이 부족해요. 제가 받은 스폰서보다도 다른 친구들이 한 일이 훨씬 고생스러운 일이라 오히려 미안한 마음도 많이 들어요. 저로써도 처음 해보는 활동에서 스폰서를 받아냈다는 점에 큰 의의를 두고 있고, 앞으로도 이런 활동을 한다면 더 큰 동기 부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학교 강당에서의 공연 모습
방과 후 학교 뮤지컬 반의 선생님과 학생들이 투자한 시간과 노력으로 이룬 공연은 배우와 관중 모두에게 소중한 추억과 경험을 남겨주었습니다. 배우들은 자신의 땀과 노력이 이루어낸 결실을 공연을 통해 마음껏 느꼈을 테고, 관중들은 자신의 친한 친구가 무대 위에서 보여준 멋진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힘들게 지도해주셨던 선생님들 역시 '함께 해냈다'는 자부심에 가슴 뿌듯해하셨지요. 이 모든 것이 학교 안에서, 방과 후 학교를 통해 이루어졌다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송봉섭 선생님 - 총 연출
Q 뮤지컬부를 이끌면서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일단 예산이 따로 없어서 힘들었습니다. 무대 공연을 올리기 위해 의상 소품, 분장 등의 외형적인 것 말고도 가장 중요한 음악을 작곡하고 편곡하는데 시간과 돈이 많이 드는 데 그런 점이 많이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1인 1악기 강사들과 방과 후 학교 강사님들이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나중에 홍보를 맡은 학생의 노력으로 스폰서를 찾아 다행이었지요. 학생들이 대본을 쓰느라 진행이 다소 느려져서 힘들었지만 그 학생들이 아니었으면 뮤지컬이 존재할 수 없었겠지요.
Q 학생들과 함께 뮤지컬부를 이끌었던 소감은 어떠한가요?
무척 보람있었고, 선생님인 제가 오히려 학생들의 관심과 열정에 많이 배웠습니다.
저는 매일 지도하는 입장이다 보니, 처음 연습을 시작할 때는 천방지축 같은 모습을 보고 과연 가능할 까 싶었지만, 무대 위에 올라가 공연을 훙륭하게 해내는 모습을 보고 참 자랑스러웠습니다. 앞으로도 학생들의 열정을 바탕으로 해마다 뮤지컬이 무대에 올려졌으면 합니다.
또 한가지! 뮤지컬은 공연만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공연을 했던 대강당 앞에서는 학생들이 뮤지컬 노래를 녹음해서 제작한 CD를 팔고 있었는데요, 모든 수익금은 불우이웃을 위해 사용된다고 하네요. 우리만의 잔치로 끝난 것이 아니라 남을 위한 배려까지 함으로써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고 생각합니다.
김채송 - 여자주인공 '송이'역 (고1)
Q 뮤지컬부에 들어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무엇보다도 전 이전부터 뮤지컬이라는 분야를 좋아했어요. 춤, 노래, 연기, 의상, 조명, 배경, 이 모든 게 갖춰져야 하는 종합 예술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분야에 종사하고 싶다는 꿈도 한때 꿨을 만큼. 또, 무대본성이라고 해야 할까요? 무대에 오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즐기는 편이에요. 제 끼를 한껏 펼칠 수 있다는 건 상당히 매력적이고요. 언젠가 한번쯤 제가 뮤지컬을 하게 될 수 있었으면 했던 것은 오래 전부터 키워왔던 바램이었어요.
짧게 간추리자면, 전 뮤지컬을 정말 좋아해왔던 사람이었고, 선생님께서 보여주셨던 열정을 믿었어요.
Q 뮤지컬부를 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요?
안 힘들었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일거에요. 정말 많은 시간과 열정을 뮤지컬에 쏟아야 했고, 그래서 학업이나 다른 분야에 신경을 쓰는 데에 조금은 소홀해졌던 것이 사실일지도 몰라요. 솔직히 둘 중 하나를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았지만, 전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을 감사하게 여기고 있어요. 물론 학업은 중요하지만, 그 활동들을 통해서 얻은 것은 앉아서 책 펴고 공부한 것과는 비교가 안 되는 것들이에요. 그 때가 아니었으면 못 배웠을 그 교훈들을 진심으로 "체득"했던 제 선택을 전 후회하지 않아요.
Q 뮤지컬부를 하고 난 소감은 어떤가요?
전 난생 처음으로 행복한 눈물을 흘려봤어요. 그 동안 힘들고 어려웠던 만큼 너무 뿌듯하더라고요. 제가 정말로 하고 싶었던 거였다 보니, 오랫동안 가져왔던 꿈을 이뤘단 생각에 너무 가슴 벅차고 기뻐요. 무대에 막이 내리던 그때에 제가 느꼈던 그 감정은 정말 황홀했어요. 지금까지 고생했던 것들이 다 잊혀지는 기분이었어요.
앞으로도 기회가 있다면 이런 활동 열심히 하고 싶어요. 뮤지컬이란 분야 자체도 매력적이지만,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無에서 有를 창출해 내는 것, 그게 정말 멋진 것 같아요.
방과 후 학교, 교과목 보충의 틀에서 벗어나 지금 많은 학교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뮤지컬 반 같은 수업들이 많이 개설되어서 학생들이 학교를 통해 소중한 추억과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외부 강사나 자원 봉사자, 재능 기부자들을 적극 활용한다면 더 전문적인 프로그램도 진행이 가능할테고 여기에 선생님과 학생들의 열정까지 모아진다면 즐거운 학교, 행복한 학교로 앞으로도 얼마든지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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