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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민서포터즈

아니, 중학생이 왜 수술용가위를 사려고?

대한민국 교육부 2011. 4. 19. 11:37



코엑스에서 열리는 의료기기 박람회를 한번 찾아가 보고 싶은 마음에서, 이 기사를 보시는 분들께는 정말 죄송합니다. 이 박람회는 이미 끝났습니다. 하지만, 더 신선하고 참신한 의료기기 박람회가 매년 열리니 걱정 마세요! 저는 여기에 다녀오기 전까지는 박람회라는 개념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죠. 그저 크게 열리는 전시회라고만 생각했답니다. 그랬기 때문에 느낀 신선함과 충격이 더 컸던 것 같네요.

이제 저, 아이디어팩토리 상우 기자와 함께 2011년 잠실 코엑스에서 열린 의료기기 박람회 현장 속으로 들어가 봅시다! 의료기기 박람회에 첫발을 들여놓은 순간, 우습게도 집 근처의 시장이 생각났답니다. 사실 엄청 넓고 깔끔하고 조명이 찬란하다는 점을 빼면, 여러 기업이 나와서 자신들의 제품을 소개하고 홍보한다는 점이 시장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그 주제가 의료기기인 것이 특이하고요!

제가 생각하고 있는 의료기기는 외과 수술에 쓰이는 니들이나 메스 정도가 다였는데, 제 생각과는 달리 의료기기의 범위는 정말 크더군요. 예를 들면 혈압을 재는 기계들이 비슷해 보이지만, 각기 다르고 한 종류의 의료기기가 이렇게나 많을 수 있구나! 입이 떡 벌어지네요. 박람회장은 번뜩번뜩 독수리 눈빛 같은 조명 탓에, 의료기기 하나하나가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이 싱싱합니다. 제가 장래 희망이 의사라서 의료기기에 대한 관심이 있고, 의료기기를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박람회에 나온 제품 대부분 용도를 모르겠더라고요. 정말 한없이 작아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이 박람회에 나오는 제품을 다 설명할 순 없고, 제가 특히 기억에 남는 제품을 위주로 설명해 드려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1. 니들
 

"아니, 이걸 중학생이 뭐하려고요?" 니들 파는 아저씨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제 꿈이 외과 의사라서 봉합하는 것을 미리 연습해보려고 합니다!" 대답했습니다. "그래? 그럼 어떤 물건으로 줄까?" 아저씨는 왠지 의아한 눈초리로 저를 살피며 말씀하십니다. 저는 평소에 꼭 보고 싶었던 외과 수술 도구를 찾아다녔습니다. 저희 집에서는 구멍 난 아빠 양말이나 뜯어진 이불은 제가 다 꿰맨답니다. 할머니 바늘을 가지고요.

이 박람회장 안은 너무 넓어서 지도를 보고도 찾기가 어렵군요. 한참을 발 아프게 돌아다닌 끝에, 구석진 곳에 은색으로 빛나는 외과 수술 도구들이 산처럼 쌓여 있는 곳을 발견했습니다. 길게 펼쳐져 진열된 은빛 수술기기들은, 박람회 조명 속에서 진주처럼 하얗게, 또는 은수저처럼 빛났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넋이 나간 사람처럼 한참 동안 바라보았습니다. 그러자 엄마께서 "상우야, 너 오래전부터 수술 도구 하나 가지고 싶다고 했지! 가격만 적당하면 엄마가 하나 사줄게!" 하십니다.

저는 "어허허~ 수술할 때 쓰는 봉합용 가위가 필요한데요!" 하고 얼얼한 기분으로 대답합니다. 아저씨는 진열된 물건 중 하나를 번쩍 올리고 "니들이라고 하는 거다. 이걸 어떻게 사용하냐면 보통 가위와 달리, 오므리는 데에 틈새가 있어서 거기에 바늘을 집어넣고, 위에 있는 고정 장치로 고정을 시킨 뒤에 꽉 잡고, 꼬맬 곳을 뚫어! 그리고 다시 뺏다가 같은 방향으로 끼워서, 다시 뚫고 빼고 뚫고 이렇게 하면 되는 거란다!" 하시며 니들을 제 손에 쥐어주셨지요. 이것이 이 박람회를 통해서 제가 처음으로 갖게 된 외과 수술 도구입니다!





 2. 눈 안마 체험기
 

재활치료 칸으로 가보겠습니다! 이 칸에는 특히 별별 안마기가 다 있습니다. 안마 의자나 침대는 물론이고, 심지어 눈을 마사지하는 기구도 있습니다. 눈 마사지를 받는 사람들은 꼭 3D 영화를 볼 때 쓰는 스키 안경 같은 것을 썼군요. 그 모습은 미래의 첨단 문명인들이, 과거로 시간 여행을 와 모여 앉아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어른용과 성인용도 따로 나누어져 있고, 눈 주위의 혈을 찾아 마사지하기 때문에, 몸에 정말 좋다고 안내 책자에 나와 있네요.

원래 시력이 좋지 않고, 박람회에 조명 때문에 눈이 피로했던 저와 엄마도 직접 눈 마사지를 체험해 보았죠. 눈 마사지 기구를 착용하면, 눈 주변을 여러 개의 손가락으로 꾹꾹 누르는 기분이 듭니다. 이 기구는 안경 안쪽에 굵은 말뚝이 여러 개 박혀있습니다. 그 말뚝은 엔진 소리처럼 우우웅~ 하는 소리를 내며, 아주 작은 떨림으로 움직입니다. 그 속도가 아주 빨라서 마사지가 되지요. 그 속도가 얼마나 빠르냐면요, 양옆으로 빨리 움직이는 말뚝의 잔상이 살짝살짝 보일 정도입니다!

엄마는 30분이나 오래 하였는데도 눈이 늙어서 그런지 효과를 잘 못 느끼겠다고 하시고, 저는 15분을 했는데 눈 주위가 시원하고 피로가 덜어지는 기분이었답니다. 저는 이 제품이 100퍼센트 눈을 좋게 한다고는 확신할 순 없지만,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무언가 자극을 받으면 좋아진다는 단순한 믿음을 가지고, 이런 의료기를 만들 수도 있다는 생각을요. 그러나 제가 로봇 박물관에서 들은 바로는, 기술의 발전은 기술보다는 인간의 상상력에 기초를 둔다고 합니다. 허황된 믿음일지라도 그 기구를 사용하면서 스스로 좋아진다고 느끼고 믿는다면, 그만큼 좋은 치료법도 없는 것 같아요.






 3. 승마 치료기
 

도대체 승마와 치료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이 희한한 말 모양의 기구를 보고 제가 처음 한 생각입니다. 승마는 실제로 척추에 문제가 있는 환자의 치료에 아주 좋은 스포츠라고 합니다. 특히 책상 앞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청소년들에게는 척추 측만증이라는 병이 오기 쉬운데요, 다가닥 다가닥 달리는 말 위에서 균형을 잡으며 바람을 맞는 승마라는 운동은 정말 멋진 운동임이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조선 시대가 아닌지라 말타기는커녕 구경하기도 어렵고요, 실제 말타기는 비싸고, 또 다칠 위험도 있습니다.

여기 이 말머리를 달고 있는 모양의 기구는 승마 치료 효과를 그대로 가지면서도, 안전한 장비와 조절 기능을 철저히 갖춘 100퍼센트 안전한 의료기구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이 기구에 앉아 놀이동산의 회전목마를 타는 것처럼 즐거워하고 있군요. 저도 빠질 수가 없네요. 시작은 가볍게 덜컹덜컹~ 과속 방지턱이 많은 산길을 자동차로 달리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점점 더 덜컹덜컹, 비행기가 추락할 때처럼 마구 덜컹거리더니 멈추지 않고 다가닥 다가닥 거립니다. 저는 초등학교 6학년 수학여행 때 보았던, 말 위에서 멋진 묘기를 보여주던 화랑단이 되었다는 생각으로, 팔을 쫙 벌리고 눈을 감고 바람을 느꼈답니다.




 4. 자동 약 조제기
 

저는 언제나 약을 포장하는 과정이 궁금하였습니다. 어떻게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한 상태의 포장지 안에 약을 집어넣을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는 기계로 하겠지 생각했는데, 오늘 그 궁금증을 풀었습니다. 제가 본 약 제조기는 투명한 파란색의 작은 사물함들을 겹겹이 겹쳐 놓은 모양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래의 회오리 모양의 관을 통해 약들이 돌아가면서 구멍으로 쏙쏙 빨려 들어갑니다.

약 제조기를 친절히 설명해주시는 직원분은, 이것이 약 제조 자동화의 혁신적 개혁을 만들 기계라고 자부하더군요. 그러면 지금까지 약을 포장할 때는 기계로 하지 않고 사람이 힘들여서 했던 것일까요? 둥글둥글한 약이 나선 관을 타고 돌아가는 것은 정말 보기에도 재밌었습니다. 꼭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 나오는 사탕 만들기 기계를 눈앞에서 보는 것 같았죠. 작은 알약들은 빨간색으로 잘 포장되어 있어서 꼭 달콤한 사탕처럼 보였습니다.





 마무리
 

저는 의료기기 박람회를 정신없이 관람하다가, 어느 한 곳에 와서 굳어버린 듯 멈추어서고 말았습니다. 그것은 환자의 뇌 사진 앞에서였습니다. 1년 전 엄마는 뇌경색이라는 병으로 쓰러지셔서 응급실에 실려가셨죠. 저는 그때의 일이 악몽처럼 떠오릅니다. 엄마의 진단서에 있던 뇌사진! 하얀색 금이 쩌적쩌적 가 있던 끔찍한 사진을 보며, 제가 속을 많이 썩여서 스트레스를 받아 뇌에 상처가 나신 게 아닌가 무척 괴로워했습니다. 엄마는 겨우 정상으로 되돌아오기는 하셨지만요, 아직도 가끔 화가 나시면 말을 많이 더듬으세요. 

사실 뇌경색은 할아버지에게도 나타났습니다. 여러분에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에게 뇌경색이라는 병은 매우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엄마와 할아버지에 생명을 빼앗아 갈뻔한 나의 숙적이고, 또 언젠간 나를 노릴지도 모르는 위험한 녀석입니다! 그래서 또한 제가 미래에 정복하고 싶은 병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에게도 병 때문에 아픈 기억이 하나쯤은 있을 것입니다. 언젠가는 우리를 노리는 병이 모두 없어지는 그날을 기대하며, 더욱 성대하게 펼쳐질 2012년의 의료기기 박람회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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