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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공식 블로그
4월 과학의 달 행사에 바라는 점 본문
달(?)을 향해 힘차게 날아가던 곳이 물로켓이 착륙한 곳은 어디일까요?
안타깝게도 나뭇가지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달까지 날아가겠다던 물로켓의 높은 꿈이 좌절되고 그만 나뭇가지에 매달린 채 바람에 의해서만 움직일 수 없는 안타까운 신세가 되고 말았네요.
2011. 4. 2. 토요일.
오전 9시부터 과학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저학년은 종이 비행기 날리기, 과학 상상화등 비교적 단순합니다. 그러나 고학년은 실내에서 할 수 있는 과학 독후감, 과학 상상화를 필두로 고무동력, 글라이더, 과학상자, 전자키트, 물로켓 등 행사가 보다 다양하게 진행됩니다.
과학독후감을 쓰는 4학년 학생 |
과학상상화를 그린 2학년 학생 |
물로켓 발사 |
글라이더 날리기전 |
공부만 빼면 다 즐겁다는 진원이(4학년, 가명)는 글라이더 하나로 종일 행복했습니다. 어제 아빠랑 만들면서도 내내 재미있었다는 진원이는 비록 등위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글라이더를 날리고 잡아오고 하면서 평소에 보여주지 못하는 행복한 모습을 보여 줍니다.
반면 교사들의 표정은 곤혼스럽습니다. 과학담당교사는 며칠전부터 야근입니다. 행사계획부터 부담스러워 하는 선생님들게 파트를 정해 주고 도움 요청하기, 재료 준비하기, 학생들에게 행사 취지 안내하기, 준비물 안내하기, 교육청에 보고 하기 등등으로 할일이 끝을 보이지 않습니다
저도 괴로웠습니다. 고무동력기와 글라이더 제작 및 심사 부분을 맡아 도와달라는 젊은 과학 담당 선생님의 제안을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난생 처음 보는 종이비행기(기자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습니다.)를 제작, 심사 하라니, 거기다 날씨는 어찌나 추운지 따뜻한 커피한잔, 의자 하나 없는 운동장에서 한두시간이 아닌, 장장 네시간에 걸쳐 진행된 행사를 주관하는 일은 정말이지 고역이었습니다.
종이테이프를 각자 지참하라고 했는데도 와서 테이프 달라는 녀석, 찢어졌다고 울고 있는 녀석, 아빠가 안 도와 줬다면서 이제사 만들기 시작하는 녀석, 화장실 간다더니 운동장에서 혼자 글라이더 날리며 놀고 있는 녀석, 녀석들. 50여명이 넘는 참가 학생들을 인솔하여 보조교사 하나 없이 말 많고 탈 많은 고무동력기와 글라이더를 날리는 일은 절대 만만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더군다나 오후에 영재 학생들을 인솔하여 1박 2일 캠프가 예정되어 있는 본인에게 그날 하루 피로의 강도는 돈으로 환산이 불가합니다. 물론 수당을 받은 것도 아니구요.
행사는 어찌어찌 마무리 되어 지고, 점수표를 담당 교사에게 건넨 나는 점심도 거른채 그대로 캠프 버스로 옮겨 탔습니다. 과학 행사는 도대체 왜 하는거야? 라는 의문만을 남긴채요.
과학의 달을 정하고, 과학 행사를 치루는 동안 처음 취지는 어찌하든 의미가 많이 퇴색될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과학의 달을 바라보는 학생, 학부모, 교사에게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에 대해 얘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긍정적인 시선
"너무 떨려서 잠도 안와요" - 학생
저는 어제 아빠와 함께 글라이더를 만들었습니다. 어떻게 할지 몰라 인터넷을 찾아보고, 설명서도 읽어 보았습니다. 아빠는 날개가 클수록 잘 날 수 있다면서 큰 날개로 사자고 했지만 나는 선생님이 말씀하신게 생각나서 안된다고 했습니다. 75cm가 넘어가면 감점이 된다고 하였습니다. 너무 흥분되어서 밤에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글라이더가 얼마나 날아갈까? 드디어 글라이더 날리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선생님의 시작 소리에 맞추어 글라이더가 날기 시작했습니다. 이럴수가. 내것은 바로 추락해버렸습니다. 문제가 무엇인지 알 수 없습니다. 많이 아쉽지만 괜찮습니다. 내년에 더 잘하겠습니다.
"가족이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어요" - 학부모
1학년 딸과 4학년 아들이 있는데 딸은 종이비행기 날리기 준비를, 아들은 고무 동력기를 했습니다. 애 아빠와 아이들이 옹기 종기 앉아서 어떻게 해야 잘 만들수 있을지, 어떻게 해야 잘 날아갈지 얘기를 주고 받으며 만드는 모습을 보며 마음 뿌듯했습니다. 아빠가 잘 할 수 있는 부분이라 제대신 아빠와 뭔가 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고, 또 무엇보다 가족이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들은 괜찮은데 딸이 과학에 관심이 없으면 어쩌나 걱정입니다. 이런 대회가 일회성이 아니라 자주 있었으면 합니다.
"교과서 밖 과학행사가 더 필요해요" - 교사
저는 과학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우리 학생들도 과학을 좋아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과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환경은 교과서 속의 과학만으로는 부족하고, 이런 과학행사가 좀 더 자주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은 어쩌면 자기가 과학에 소질이 있는지도 모르는데 어쩌면 일생에 한번도 전자키트나 과학상자를 만들거나 글라이더를 날려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무수히 많은 과학자들을 놓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학생들에게 과학을 접하게 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매우 의미있는 행사라고 생각합니다.
부정적인 시선
"형식적, 강제적 행사 아닌가요?"
교사들에게는 또하나의 부담이 아닌가 싶어요. 일과 업무도 바쁜데, 왜 해야 하는지 의견 공유도 없이 그저 지시가 내려왔으니 따른다는 형식을 취할 뿐입니다. 그러니 의욕도 없고, 가르칠 필요성도 못 느끼죠. 더 큰 문제는 교사들 자체 역시 한번도 다뤄보지 못한 영역이라는 겁니다. 학생들도 단지 하루 수업을 빠지고 논다는 생각이 많습니다. 과학 그림 한번 그린다고, 물로켓 한번 쏴 본다고 뭔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 다는 거지요. 학부모는 숙제에 시달립니다. 고무동력기를 만들어서 보내야 하고, 과학 상상화를 같이 고민해서 스케치 연습 시켜야하고, 과학 관련 책을 미리 읽고 자녀에게 독후감 연습을 시켜야 합니다.
"선생님, 저 몇등이에요?"
행사를 진행하는 내내 학생들의 질문은 "선생님, 저 몇등이에요?" , "이렇게 하면 상 받을 수 있어요?"입니다. 특히 6학년들은 졸업사정에 유리(교내상, 교외상을 받으면 점수로 환산되어 졸업할 때 보다 좋은(?) 상을 받거나 장학금을 받는데 유리하다.)하기 위해 참가하는 학생들이 많고, 저학년들은 부모에게 칭찬받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기 위해서입니다.
4월이 과학의 달이 되고 많은 과학 행사가 진행되면서 우리는 부정적인 면도, 긍정적인 면도 보았습니다. 그러나 저도 몰랐던 사실이 있습니다.
13년의 교직생활 동안 13번의 과학행사를 치뤄왔지만 왜 하필 4월이 과학의 달인지를 생각해 본 적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부끄럽게도 다만 귀찮고, 번거롭고, 형식적인 이 행사를 왜 해야만 하는지 교육청과 과학 관계자들이 원망스러워 대충대충 일 마무리에 급급했었습니다.
과학의 날 행사 관련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자료를 찾던 중 한국과학교육학회지(27권, 7호)에서 [과학의 달 행사에 대한 다섯 목소리]라는 자료를 찾아 냈고, 거기서 4월이 과학의 달이 된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부끄러웠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도 꼭 기억 해 주시길 바라며 기원 관련 전문을 실어 드립니다.
과학의 달 행사의 기원은 1930년대 과학기술의 진흥을 통해 민족의 독립을 되찾고자 했던 과학의 대중화 운동인 '과학데이'에서 찾을 수 있다. 과학데이는 일제치하 우리 민족에게 과학기술 교육을 크게 허용하지 않는 조선통독부의 정책을 피해 학교 밖에서 거족적으로 진행된 과학 기술문화 운동이다. 이처럼 민족 계몽운동과 독립 운동의 성격을 함께 가졌던 과학데이 행사는 일제의 탄압으로 인해 1938년 제 5회 대회부터 와해되었다.
이후 과학의 날 행사는 1967년 정부 산하 기관으로 과학기술처가 만들어지면서 다시 시작 되었다. 정부에서는 과학기술처의 발족일인 4월 21일을 과학의 날로 정하여 "모든 국민생활의 과학화를 촉진하는데 관련된 행사를 하도록 격려"하며 이를 위해 1973년 과학의 날을 각종 기념일에 포함시켰다.
이러한 제도적인 뒷받침 가운데 학교에서는 매년 4월이면 과학의 달 행사를 통해서 학생들의 과학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과학기술과 관련된 능력을 신장하고자 하는 활동을 실천해 왔다.
[한국과학교육학회지, 27권 7호, pp. 609-622(2007.10)]
과학 교과는 여타의 과목과는 달리 국가 경쟁력의 근간이 되는 과목입니다. 과학 기술은 한번 낙후가 되면 다시 회복하기 어렵고, 따라서 과학의 달 행사를 시행하는 것이 국가의 과학기술 발달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과학의 달 행사를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사로서 제가 바라는 바가 두가지 있습니다.
학교에서 과학행사가 있을 때 전문가가 파견되어졌으면 하는 것이 첫째입니다.
학교 업무에 얽매여 있는 교사, 과학을 잘 모르는 교사, 일이 너무 많은 교사들에게 과학의 날 행사를 진행하라는 것은 억지 춘향 춤추게 하는 것이므로 행사를 진행할 진행요원을 학교로 투입시키면 어떨까요? 무수한 과학 전공자들이 적어도 하루만이라도 학교에 투입되어 물로켓을 어떻게 날려야 하는지, 고무 동력기가 추락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과학 마술은 어떤 것인지를 보여 주고 설명해 주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과학행사를 하는 많은 다른 곳으로 학생들이 가족과 함께 가겠지요. 그러나 학교라는 공간에서 이루어 지는 과학 행사는 전체 학생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기회의 장입니다. 학교로 전문가를 보내주십시요.
둘째는 예산이 충분히 반영되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학생들이 돈 때문에 과학상자 조립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돈 때문에 글라이더 대신 과학 상상화를 그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학교에서 사 줄수는 없고, 집에서 가져오라고 하니 가계에 부담이 되고 이렇다면 누가 과학상자를 조립하고 전자키트를 만들겠습니까? 이러한 대회가 꼭 필요하다면, 필요한 준비물은 국가 예산으로 나누어 주는 센스~ 필요합니다 .
풍성한 과학 잔치가 벌어졌습니다. 얼른들, 자녀 손을 잡고 가 보세요. 행사가 너무 많아서 표로 정리하지 못하고 파일 첨부합니다.번거로우셔도 열어 보시고 구미에 맞는 곳으로 얼른 다녀와보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실보다는 득이 많잖아요. ^^
※ 편집자주 : 포스팅 시점 상 먼저 끝난 행사들도 많습니다.
※ 편집자주 : 포스팅 시점 상 먼저 끝난 행사들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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