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온돌식 냉난방 채택한 모델, 유럽 솔라 주택 콘테스트 우승 - 에이빙 뉴스 2010.09.01
아프리카에 한국 온돌 깔린다 - 재경일보 경제 2010.10.17
키르기스스탄 ‘좔 아티스’ 온돌 채택 등 한국형 아파트 문화 전파 - 동아일보 2011.03.23
최근 참살이(웰빙) 열풍으로 온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온돌의 가치를 재조명하려는 노력이 상업적으로나마 시도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전통 구들의 장점을 살려 복원·발전시키려는 노력은 미흡한 감이 있다.
거주지의 기후와 거주지에서 구하기 쉬운 건축 재료를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민족 고유의 미적 감각이 가미되어 독특한 주거 문화가 발현되기 마련이다. 선사시대의 주거형태를 보면 추운 북방은 수혈식 구조를, 따듯한 남방은 간란식 구조를 취하고 있다.
한반도가 위치한 곳은 북반구의 중위도 지역이며 4계절이 뚜렷하다는 특징이 있다.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 추운 우리나라는 기후에 적합한 마루와 온돌이라는 전통 주거형식을 갖추게 되었다.
현존하는 문헌 중 온돌에 관한 최초 문헌은 6세기경 북위(北魏)사람 역도원에 의해 편찬된 지리서 「수경주」이다. 「수경주」40권 <포구 수조>에는 고구려와 고대 중국의 북동부 국경에 있던 관계사(觀鷄寺)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바닥은 모두 돌로 이어 깔았고 그 위는 흙으로 메웠으며 그 안의 많은 통로가 마치 경맥이 사방으로 뻗친 것과 같다. 터 옆의 방 밖에 있는 네 면의 아궁이에 불을 지피면 밥 짓는 불의 열기가 안으로 흘러들어 건물 전체가 따뜻해진다.”
「수경주」이후 수백 년 동안 온돌과 유사한 난방 방식에 대한 기록은 없다.
당나라의 사서인 「구당서」199권 <고려전>에 고구려인들은 겨울에 모두 긴 캉(坑)(중국 한족들은 고구려의 온돌 형식을 갱(坑) 또는 항(炕)으로 기술하였다.)을 만들고 그 밑에 불을 지펴 따뜻하게 했다는 내용이 있다. 긴 캉이란 방 일부만 난방하는 쪽구들과는 달리 방 전체에 구들을 두고 난방을 하는 것을 말한다.
고려 시대 최자(1181~1260)가 쓴 「보한집」(1254)에는 “급히 땔 나무로 불을 피워 온돌을 따뜻하게 하고 가더니......(중략)...... 작은 돌로 아궁이를 막고 균열이 생긴 곳을 회로 메웠다.”라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고려 시대에도 온돌이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온돌의 뜻은 따뜻한 바닥을 의미하며 구워진 돌이라는 뜻을 지닌 ‘구들’의 변형이다. 구들을 이용하는 난방 방법은 기후나 건축 자재와 동떨어지게 형성될 수는 없었을 것이며, 구들은 다시 부엌이 낮고 방바닥이 높은 한옥의 구조 형성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황토, 화강암, 나무, 볏집 등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가 건축재료로 쓰였다. 사진은 경주 양동마을 전경 ⓒ이인옥
전통 온돌과 연관되어 탄생한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과 우수함 중에는 미처 주목받지 못한 것들이 많다. 그중 대표적인 것을 꼽자면 굴뚝을 꼽을 수 있다.
전통적으로 배산임수 지형에 집터를 잡았기 때문에 뒷마당은 경사진 산에 닿아있었다.
이러한 후원을 계단형태로 다듬어 화계(계단식 꽃밭)를 가꾸기도 하고 장독을 들이기도 했다.
굴뚝의 아름다움은 단지 기억 속에 존재하는 아련함 때문만은 아니다. 사진은 비 내리는 날 윤증고택 뒤뜰의 굴뚝 ⓒ이인옥
굴뚝에는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기능이 있다. 아산 송악면 외암리 마을에 가면 마당을 향해 낮게 뚫린 굴뚝이 발견되는데, 이 굴뚝의 목적은 마당을 연기로 소독(살충, 살균)하는 것이다.
▲ 외암리 건재고택(좌)과 참판댁(우)의 마당을 향한 낮은 굴뚝 ⓒ이인옥
본래 연기를 빼던 굴뚝에는 물을 적신 거적을 덮은 후 불을 때, 연기가 낮은 굴뚝을 타고 마당으로 흐르게 하여 사용했다. 이렇듯 온돌과 연관된 우수한 우리의 문화는 가마솥부터 시작해서 굴뚝까지 곳곳에 숨어 있다.
전통 온돌은 직접 가열 방식이지만 뜨거운 공기 비순환체계(잔류 온기이용)로 간접복사열을 사용한다. 구들 돌 위에 흙을 바르고 장판지로 마감하였으며 직접 가열방식의 단점을 보완하고 열효율을 높이기 위해 구들을 두껍게 겹으로 까는 겹구들과 줄고래 기술을 사용했다.
벽난로와 일본의 이로리 등은 열원을 직접 이용하지만, 구들은 불로 구들을 덥힌 후 간접 복사 열과 잔여 열을 이용하기 때문에 열효율이 높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래도 그것에 만족하지 않고 발전시켜 탄생한 것이 겹구들이었다.
▲ 아랫목에 겹구들을 깔아 축열 효과를 높였다. ⓒ이인옥 구들로 쓰는 돌은 화강암 중에 운모 성분이 많이 들어간것을 선호한다. 화강암은 열전도율이 높지만 운모는 열전도 속도를 늦춘다.
이에 반해 온수 파이프식 온돌은 간접 가열방식이며, 온수 순환체계를 사용하고 시멘트와 바닥재 마감을 한다. 지금은 아파트나 다층 주택이 많은 현대의 도시주거 형태 탓에 도시에서 전통 구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는 어째서 한옥 구조가 단층이 대부분인가 하는 이유를 짐작케 해준다.
아쉽게도 지금의 온돌이란 온수 파이프를 방바닥에 넣어 온수를 순환시키는 바닥 난방법을 지칭하는 용어가 되다시피 했다.
온수 파이프식 온돌은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1867~195)가 1914년 일본에서 한국방의 온돌을 체험하고 미국으로 돌아가 Jacobs House에 온수순환 바닥난방을 설치한 것이 시초로 보인다. (참고: http://www.usonia1.com)
기록을 보면 온돌이 대중화되기 전엔 병자와 노인을 위해 사용된 것을 알 수 있다. 단지 노약자를 배려하기 위해서였을지도 모르지만,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라도 구들의 온기(원 적외선)로 체온을 높일 때와 여타 난방을 이용해서 체온을 높일 때 인체에 어떠한 차이가 발생하는지 효력 있는 데이터로 검증하는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난방 방식에 따른 습·온도 변화와 인체의 상호 작용을 과학적으로 연구하고, 연료의 단점을 보완하여 전통 구들을 현대 주거 생활에 맞게 개발해야 한다.
온돌이 세계로 진출한다지만 전통 구들 방식이 사라져가고 개량된 온수 파이프식 온돌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지금, 전통 구들 방식의 장점을 연구하여 현대 주거형태에 접목하는 개발을 체계적으로 서둘러 추진했으면 한다.
미지근해져 버린 온돌이 '전통'을 되찾아 우리의 마음까지 따끈하고도 뜨겁게 채워줬으면 좋겠다.
참고자료 : 김준봉, 정상규, "문헌에 의해 분석된 한국 전통 온돌(구들)의 역사와 특성", 한국생태환경건축학회논문집 Vol.8, No.6, pp.3-10, 2008.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