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공식 블로그
학교 공간혁신 프로젝트 수업으로 본 미래학교 본문
"학교를 떠올리면 어떤 그림이 떠오르나요?"
아마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두 위 그림과 같은 모양의 학교를 그릴 것입니다. 누가 이렇게 그리라고 강요하지도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 이것은 1962년 학교시설 표준설계도 제정에 따라 시설은 남향 배치, 현관 양측으로 3~4개 교실 배치, 10m 내외 폭의 ㅡ자 형 건물, 편복도라는 기준을 정해놓고 오늘과 같은 학교들이 우후죽순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이 제도는 1992년 공식적으로 폐지되었으나 아직도 학교 설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하는데요. (신원식(2013) 연구)
학교는 저마다 동네도 다르고, 학교의 구성원 수도 다르고, 학교의 특색 교육과정도 다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들은 비슷한 형태와 교실의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쉴 공간과 놀이 공간이 부재한 삭막한 실내 공간, 학생의 관리를 편하게 하기 위한 긴 복도, 좌우로 소통하기 힘든 강의식 수업 교실 등이 정말 아이들을 위한 공간인가, 라는 의문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앞으로의 교육공간은 내부에서의 소통과 더불어 지역사회와 소통하여 더 고립되지 않는, 학교 경계가 확장되고 자신의 창의성을 남들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그 중요한 일에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각 학교마다 저마다 지역성을 반영하여 특색 있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직접 교사로서 참여한 학교 공간혁신 프로젝트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미래의 학교는 어떻게 그려질지 함께 알아보도록 할까요?
1. 공간 마주보기 : 학교는 제3의 피부이다, 우리 학교 공간 관찰하기
“얘들아~ 우리 친구들이 학교 공간에서 어떤 활동을 하는지 관찰해볼까?”
이렇게 공간혁신 프로젝트는 시작되었습니다. 아이들은 마치 명탐정처럼 학교 곳곳을 누비며 쉬는 시간, 점심시간, 방과 후에 학교 공간과 친구들이 마주한 모습들을 관찰하고 관찰일지에 기록했습니다.
“우리 친구들이 작성한 관찰일지를 서로 한번 비교해볼까?”
2인 1조로 짝을 지어 작성한 관찰일지를 다른 짝과 비교하여 읽어보았습니다. 다른 친구들의 행동 이야기가 담긴 노트를 읽으며 웃기도 했고 때론 자신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 부끄러워하기도 했습니다. 한참을 돌려 읽던 아이들의 최종 반응은 하나같았습니다.
“내용이 전부 비슷해요”
우리의 학교 공간은 아이들의 행동 하나하나까지 전부 비슷하게 만들었습니다. 마치 붕어빵을 찍어내듯 말이죠. 이제 아이들은 학교 공간이 바뀌면 우리의 행동들도 저마다 개성 있는 모습들로 바뀔 것이라며 공간혁신 프로젝트에 대한 의지를 다졌습니다.
2. 생각 마주보기 : 수업을 통해 소통하고 공감하며 공간혁신 방안 논의하기
“우리가 바꾸고 싶은 공간, 그리고 어떻게 바꾸면 좋을지에 대해 고민해봅시다”
학교 공간을 도화지로 삼아 아이들의 창의력을 뽑아낼 수 있도록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수업 속에서 자극했습니다. 국어 시간에는 토론하고, 수학 시간에는 도형으로 학교 공간을 분석하고, 기술가정 창의적 사고 기법을 알려주고, 미술 시간에는 도안을 그리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고, 영어 시간에는 해외 공간혁신 사례가 담긴 영어 일기를 함께 읽었습니다. 이외에도 모든 교과가 저마다의 교과 색깔을 담은 내용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갔고,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공간혁신과 관련된 장소에 인사이트 투어도 다녀왔습니다.
“놀이동산이 학교라면 얼마나 좋을까?”
생일, 수학여행 등 특별한 날에만 가는 놀이동산과 같은 학교에 다니고 싶다는 상상 같은 이야기를 펼쳐낸 모둠도 있었고, 편안하게 학교 어디서든 누워서 책을 읽고 싶다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우리 한번 만들어볼까?”
아이들의 생각은 무궁무진한 창의력으로 발산되었습니다. 학교 공간은 일부의 학생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까지 교육공동체 모두가 함께 공유하는 공간이기에 저마다의 생각들을 설득하고 동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설득을 위한 발표를 위해 개성을 담아 만든 공간을 3D 펜으로 직접 모형을 만들기도 하고, 레고로 조립하기도 하고, 그림으로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3. 사람 마주보기 : 전문가와 협의하기
“우리 무엇부터 해야 할까?”
생각과 현실은 다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이 순간부터 전문가와의 만남이 필요했습니다. 부산에서 열린 건축제에 참가하여 우리의 아이디어가 실현 가능한지에 대해 건축가와 상담을 받기도 하고, 학교로 직접 건축가를 초빙하여 우리의 학교 공간혁신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했습니다.
4. 기적 마주보기 : 우리가 바꾼 공간이 우리의 행동을 변화시키다!
“선생님! 공간이 우리에게 말을 걸어요!!”
덴마크의 헬레럽 스쿨과 핀란드 '야르벤빠 루키오(Jarvenpaa Lukio) 고등학교'는 “열린 공간”을 만들어 배움을 확장했습니다. 시원하게 뻥 뚫린 수업공간은 모두 개방되어 있고, 학년별로 정해진 교실도 없이 다양한 공간에서 수업을 듣습니다.
이처럼 열린 공간 구조로의 변화는 학생들의 수업에서 협동심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교사들의 전문적 학습공동체 역량도 함께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또한, 열린 공간은 학생과 교사의 상호작용을 활성화하고 있습니다. 사용자 참여에 의한 학교 공간혁신은 교과별로 다양한 학습 경험 제공, 지역주민과 함께 공유하는 학교 공간을 만들어 배움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소통을 거친 공간은 매년 새로운 신입생을 받아들이고 졸업생을 떠나보내는 학교의 특수성에 맞게 융통성을 가진 열린 공간, 그리고 매해 더 완벽한 공간으로 바뀌어 나갈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현재와 미래를 잇는 미래학교"
문화, 성별, 종교 등을 포용하고 개별 학생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다양성 기반 교육
새로운 지식과 가치 창출을 통한 종합적 사고력, 문제해결력을 배양하는 창의 융합 교육
타인과 협력하고 배려하는 태도 함양을 통한 공동체와 지구적 가치를 존중하는 시민 교육
아직 존재하지 않는 미래를 준비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교육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교육부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는 딱! 좋은 정책임이 분명합니다. 하루 반나절을 함께하는 제 3의 피부와 같은 학교 공간에서 이 모든 것을 배울 수 있거든요! 교육부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계획은 크게 4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① 저탄소 제로 에너지를 지향하는 그린 학교
고효율 설비·자재를 이용하한 에너지 절감과 태양광 발전 기술 등을 활용해 ‘탄소중립 학교’를 실현하여 에너지 소모를 줄이고 냉난방 등에 원격·통합제어 체계를 구축해 관리를 자동화합니다. 그리고 생태·휴식·건강 공간을 마련하고 학교를 환경생태 교육의 장으로 조성하여 체험 중심의 환경교육을 실현합니다.
② 미래형 교수학습이 가능한 첨단 ICT 기반 스마트교실
무선인터넷, 첨단기자재 등을 구비하고 교무학사 등 학교운영도 스마트하게 관리합니다. 그리고 블렌디드 수업, 교수학습 확장, 학생활동 중심 수업 등 빅데이터·AI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기반 맞춤형 개별학습을 제공하여 학습의 교육력을 향상하고 학습의 질을 제고합니다.
③ 학생 중심의 사용자 참여 설계를 통한 공간혁신
공간을 통합·분리해 유연성, 융합성, 개별성을 높이고 옥상 정원, 실외 놀이·휴식 공간 등의 참여·소통 공간을 구축하여 휴식과 소통의 공간 늘립니다. 이외에도 선택형 수업, 주제 중심 수업, 인성·공동체 교육 등 다양한 학습 경험도 공간 혁신과 함께 제공합니다.
④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생활SOC 학교시설 복합화
학교와 지역사회가 하나가 되도록 학교에서는 도서관, 체육시설 등의 학교 복합시설을 지역과 공유할 수 있도록 제공합니다. 학습환경 침해 방지, 안전사고 예방 및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복합시설을 블록화하여 학생과 이용자의 동선을 분리합니다. 지역사회에서는 지역사회의 다양한 자원을 학교 내에 도입하고 학교의 활동을 외부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접점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합니다.
이렇게 4가지 기본원칙을 바탕으로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계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학교시설의 약 20%가 노후 건물”
현재 전체 학교시설 중 약 20%에 해당하는 건물이 40년 이상 지난 노후 건물입니다. ‘1차 미래학교 전환 사업’을 통해 761개 동을, 2차 사업을 통해 518개 동을 미래학교로 순차적으로 바꾸어나갈 계획입니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의 안전과 배움의 질 향상,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으로의 변화에 더 빨리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교육을 깨우는 요란스러운 알람 소리"
(미국 건축가 Prakash Nair)
우리는 2020년도 암울한 시기를 극복해냈습니다. 갑작스럽게 발병한 코로나19 속에서도 학교는 온라인을 통해 잘 극복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론은 화상 수업으로 배울 수 있지만, 드론을 조종하거나 과학 실험을 하는 배움은 집에서 할 수 없습니다.
건물의 외형보다 내부 공간의 기능에 주안점을 두고, 언제 어디서나 소규모 모임을 가능케 하는 열린 공간을 만들고, 소통을 자극하는 작은 아지트 같은 공간을 마련하는 일을 통해, 아이들이 “꿈꾸는 학교”로 변화되어갈 우리 교육을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 본 내용은 밀양 세종중학교 공간혁신 사업 내용을 기반으로 재구성하였습니다.
※ 위 기사는 2021 교육부 국민 서포터즈의 의견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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