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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작은 학교, 아이들을 위한 힐링 공간으로 재탄생하다! 본문
작아도 괜찮아!
혹시 단편 영화 <작아도 괜찮아>를 아시나요? 전남영상미디어교사모임에서 지역 학생들과 함께 힘을 모아 제작한 영화인데요. 통폐합 위기에 처한 작은 학교를 지키기 위해 학생, 교사, 학부모, 지역 주민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실제 영화의 배경인 전남 순천 월동초등학교는 한때 학생 수가 1천 명이 넘었지만 지금은 28명의 학생만이 남아있다고 해요.
폐교 위기에 처한 시골 학교의 소식은 이렇게 미디어를 통해 종종 접할 수 있었는데요. 문제는 이제 시골 학교뿐 아니라 도시 학교도 점차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는 거예요. 2018 ~ 2020년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학생수별 초등학교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학교 통폐합 기준에 해당하는 전국 초등학교수는 30.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어요. 특히 도시지역은 사상 처음으로 500개가 넘는 학교들이 통폐합 위기를 맞았습니다. 학령인구 감소로 말 그대로 학생이 없는 학교가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보다 앞서 인구 문제를 겪었던 일본은 학교를 변신시켜 다시금 학생들이 찾아오게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일본의 작은 학교들의 변신을 함께요 살펴볼까요?
학교의 변신은 무죄!
"지역 주민들과 함께 설립한 도쿄 장난감 미술관"
요츠야 초등학교는 신주쿠 도심지에 1907년 개교해 100여 년 역사를 가진 학교였습니다. 2007년 폐교 후 주민들은 학교를 보존하고자 협의회를 구성해 최종적으로 장난감 미술관으로 재탄생시켰습니다. 처음 설립부터 운영까지 지역 주민의 힘이 컸는데요. 주민들은 펀딩을 통해 미술관 개조 비용을 마련했고 그중 1만 엔 이상 기부한 자는 ‘계좌 관장’으로 불리고 있답니다. 도쿄 장난감 미술관을 방문하시면 로비 벽 쪽에 후원자들의 이름을 새긴 나무 블록도 찾아볼 수 있다고 해요!
주민들은 큐레이터 교육과정을 이수한 후 자격증을 취득하여 미술관에서 ‘장난감 큐레이터’로 활약하고 있어요. 이들은 교대로 출근해 빨간 앞치마를 두르고 장난감 놀이를 지도하면서 아이들에게 놀이의 세계를 넓혀주고 있답니다. 미술관은 설립 당시 “노인들이 아이들을 위해 활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라고 목표를 밝혔는데요. ‘주민 큐레이터’로서 노인들이 아이들에게 전통 놀이를 알려주게 하면서 미술관은 세대 간의 화합과 나아가 지역 사회 발전까지 이끌고 있어요!
장난감 미술관은 3층 규모로 아이들이 직접 모든 장난감을 갖고 놀 수 있도록 꾸며져 있는데요. 가장 인기 있는 곳은 1층에 있는 ‘목육(木育) 광장’이라고 해요. 0~2세 아기들 전용 공간으로 바닥과 벽, 그 위에 놓인 장난감까지 모두 부드러운 일본산 삼나무로 되어 있습니다. 방 안 공간은 모두 장인들이 수제로 제작한 것들이라고 하는데요. 이곳에 있는 장난감과 놀이기구는 대부분 편백나무 등을 사용한 친환경 장난감입니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면서 자연을 느낄 수 있어 부모님들의 만족도도 높답니다.
“학교에서 스파도 한다고요?”
작지만 강한 학교, 수원 남창초등학교에서는 가능하답니다.
학교에서 스파를 하는 모습, 상상이 가나요? 수원 남창초등학교에서 상상 속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이 실제로도 가능하답니다. 수원의 대표적 도심 학교인 남창초등학교는 전체 7학급으로 이뤄진 작은 학교인데요. 2014년 아토피 특성화 학교로 지정된 이후 남창초는 학교시설을 친환경적으로 전면 개선하고 아토피 피부염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제가 직접 남창초를 방문하고 왔는데요. 남창초등학교의 생생한 힐링 공간을 같이 만나보러 가실까요?
1. 자연과 함께하는 힐링 공간
남창초에 들어서자 푸른 나무가 줄지어 심어 있어 마치 숲에 있는 것처럼 자연 냄새가 가득했는데요. 건물 곳곳마다 사진처럼 힐링 숲길이 펼쳐졌습니다. 초록색으로 학교가 둘러싸여 걷기만 해도 벌써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었어요. 운동장을 따라 들어오면 스탠드 옆에 약초원을 볼 수 있는데요. 어성초, 더덕, 홍화 등 다양한 식물이 심어 있었고 팻말을 통해 약재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알 수 있답니다.
남창초의 자랑하면 텃밭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학생들이 직접 친환경 먹거리 조성을 위해 텃밭에서 직접 고추, 상추 등 식재료를 기르고 있어요. 이날 4학년 학생들의 텃밭을 구경해 봤는데요. ‘가람’이라는 팻말이 꽂혀있는 텃밭은 무더운 날씨에도 푸르게 잘 자라주고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수확한 방울토마토는 교실에서 각자 맛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 직접 유기농으로 수확해서 먹으니 더 꿀맛일 것 같네요.
남창초에는 특별하게 밧줄 놀이터도 있습니다. 나무와 나무 사이를 밧줄로 연결해 만든 자연 놀이터인데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한다고 해요. 밑에는 푹신한 흙바닥으로 되어있어 다칠 걱정도 없이 안전하게 놀 수 있답니다. 밧줄 놀이터 옆에는 나무 그네도 탈 수 있는데요. 아이들이 자연에서 마음껏 뛰놀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해요.
2. 아토피로부터 안전한 우리 교실
학교 내부는 모두 친환경 소재로 조성했는데요.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아토피에 좋은 편백나무로 제작된 바닥과 계단을 볼 수 있었어요. 벽에는 각종 자료가 붙어있는데요. 천식발작, 알레르기성 쇼크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자세히 설명되어 있어요. 평소 정보를 읽어두면 응급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이제 교실 안을 살펴볼까요? 각 교실에는 보습제와 로션이 배치되어 있어 필요한 학생은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어요. 아토피가 심한 학생의 경우에는 추가적으로 가정 내 보습제 지원도 받을 수 있다고 해요.
3. 세심한 관리가 이뤄지는 아토피 힐링관
이번엔 아토피 힐링관으로 들어가 보실까요? 내부로 들어가면 남녀로 구분된 스파-족욕실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학생들은 편백나무로 만들어진 욕조에서 스파를 즐긴 다음 족욕실로 나와 풋케어 기기에서 발 관리도 받을 수 있어요. 방학에는 공문을 발송해 힐링관 이용을 원하는 타 학교 학생들도 모집하는데요. 현재는 코로나로 외부 학생에 대한 프로그램 진행은 어렵다고 하네요.
힐링관 내부 역시 편백나무 향기가 계속 났는데요. 벽 곳곳에는 알레르기에 관련한 각종 관리법과 원인 등 정보를 찾아볼 수 있었어요. 공간을 둘러보면서 보건 선생님에 대한 아이들의 감사 편지가 가장 눈에 띄었는데요. 하교 중 힐링관을 들린 아이들에게 세심하게 보습제를 챙겨주시는 선생님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답니다.
“남창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에게 물어봤습니다”
궁금한 모든 것을 해결해 드려요
Q1: 아토피 학교 지정 후 실제 학교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A: 2014년부터 수원시의 지원을 받아 학교를 아토피에 좋은 편백나무 소재로 리모델링했어요. 학구 제한을 해제해 남창초로 자유롭게 전학을 올 수 있다는 것도 큰 특징이에요. 또한, 아토피와 관련된 다양한 기관과 MOU를 체결하고 있는데요. 현재 수원시환경성질환아토피센터, 영통보건소, 아주대학교와 협업해 아토피 정보를 공유하고 있어요.
Q2: 학교에서 영양 상담까지 진행하고 계시다고요?
A: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3월 건강조사서를 통해 학생들의 음식 알레르기를 파악하고 있어요. 알레르기가 심한 학생들의 경우 별도로 학부모님과 심층 면담을 진행합니다. 면담내용을 바탕으로 영양 선생님은 대체식을 준비해주시고 있어요. 가령 계란을 먹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는 다른 식품을 준비해두신답니다.
Q3: 아토피 때문에 학부모님의 걱정이 많으실 것 같아요. 학부모님을 위한 프로그램도 있나요?
A: 학부모님을 위해 연간 2회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어요. 1학기에는 작년 프로그램 만족도 조사와 학부모님 상담을 시행했는데요. 2학기 간담회에는 아토피 비누를 만들어보자는 의견이 있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어요.
Q4: 아토피 관리뿐만 아니라 학생들을 위한 예술 힐링 프로그램도 운영하신다고 들었어요.
A: ‘남창 예술꽃 피우기’가 대표적인데요. 담임 선생님이 직접 강사분을 섭외해 수업 중 학생들이 다양한 미술, 음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6학년 학생의 경우 ‘자신감 키우기’의 일환으로 연극발표를 준비했고요. 5학년 학생은 ‘용비어천가’를 판본 서예에서 큰 감동을 줬죠. 4학년 학생은 우쿨렐레를 연주했고 3학년 학생은 소묘, 색칠하기 등 미술 활동을 했었어요. 활동에 필요한 기본적인 도구는 모두 학교에서 구입해 학생들에게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Q5: 마을학교로서 남창초등학교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무엇인가요?
A: 열정적인 선생님들 덕분에 수원의 역사를 학생들에게 생생하게 알려줄 수 있다는 거예요. 남창초등학교는 수원 화성 안에 위치해 있는 학교인데요. 입학할 때부터 화성을 둘러보고 어차체험 등을 하며 학생들이 정조 임금의 얼을 직접 느낄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6학년이 되면 학생들이 직접 문화해설사가 되어 화성을 안내할 정도로 성장한 모습을 볼 수 있죠.
또한, 수원 토박이 선생님이 직접 팔달산, 광교산 등 지역 ‘명산 찾아가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교과서 내용을 앉아서만 배우는 게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체험하면서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학생들에게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 선생님들 덕분에 좋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역 역사를 잘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학창시절 추억도 지키고
특성화된 공간으로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 만들어가요
추억이 가득한 학교를 지키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앞선 일본의 사례와 같이 폐교를 또 다른 공간으로 창조해 지역 사회의 활력을 불어넣을 수도 있고요. 남창초등학교처럼 작지만 특성화된 공간으로 학교를 지원해 발전시켜 나갈 수도 있습니다. 작은 학교들의 놀라운 변신인데요. 교육부 역시 2019년부터 ‘작지만 강한 학교’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요. 대다수의 시도교육청은 통폐합 기준을 아예 두지 않거나 학교와 지역사회의 협의를 강화해 학교를 존속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작은 학교는 새로운 문화 공간, 지역 사회를 결속시키는 창조적 공간으로 발전하고 있어요!
※ 위 기사는 2021 교육부 국민 서포터즈의 의견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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