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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민서포터즈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병원 건물은?

대한민국 교육부 2012. 8. 8. 07:00


주5일제 수업 시행창의성, 인성을 강조하는 교실의 변화로 학교 밖 체험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보의 부족, 경제적인 부담 문에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고 싶어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고민을 해소하기 위해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여러 공공기관, 기업과 MOU를 맺어 학생들이 학교 밖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교육기부 활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교육기부란, 창의성과 인성을 함양한 미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기업, 대학, 공공기관서 교육활동에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체험이나 활동을 비영리로 제공하는 것을 말합니다.

 

전국적으로 다양한 주제의 교육기부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오늘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에서 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과 역사를 오랫동안 공부하신 교수님이 함께 옛날 ‘의학’ 이야기를 주제로 즐거운 만남을 가진다고 해서 찾아가 보았습니다.

  

1. 서울대학교병원 교육기부 프로그램 ‘의학과 인문학’

 

파란 하늘이 잘 어울리는 붉은 벽돌의 건물 앞에 초등학교 학생들 30여 명이 모여 무엇이 그리 재미있는지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열심히 설명을 듣고 있습니다. 눈앞의 2층짜리 아담한 건물이 우리나라에 건립된 병원 건물 중 가장 오래된 건물로 105년 전에 지어졌다는 사실에 아이들은 경이로운 눈빛을 감추지 못합니다. 학생들이 바라보고 있는 이 건물은 1908년 건립된 대한의원 본관 건물(사적 248호)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근대식 병원 건물입니다. 현재는 서울대학교병원 의학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는, 오늘 이루어지는 교육기부 프로그램의 주인공입니다. 건물 앞에 모인 학생들은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추진하는 교육기부활동에 참여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합니다. 학생들의 발걸음을 따라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역사문화원 김상태 교수가 들려주는 옛날 ‘의학’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Q.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병원 건물은 무엇인가요?

 

김상태 교수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역사문화원)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병원 건물 중 가장 오래된 건물은 지금 여러분 눈앞에 있는 건물입니다. 이 건물은 1907년에 건립된 대한의원의 본관 건물로 사용하기 위해 만든 건물로 105년이나 되는 오랜 역사를 지닌 건물입니다. 현재는 서울대학교병원의 의학박물관으로 운영되어 박물관에 방문하는 관람객이 과거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들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Q. 이 건물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김상태 교수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역사문화원)

이 건물은 대한제국 시기에 일본인 건축기사에 의해 설계되었는데, 가장 큰 특징은 전면과 후면이 완전 대칭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건물 중앙에 시계탑이 있습니다. 이 시계탑은 우리나라에 세 번째로 등장한 시계탑으로 현재까지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시계탑입니다. 

 

대한의원 시계탑은 예나 지금이나 의료행위에서 시간이 중요하다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더불어 시계처럼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이 ‘건강’하다는 인식을 확산시켰다고도 합니다. 또한, 시계 아래 창문 앞에는 태극문양이 선명하게 남아있습니다. 이 태극문양은 건립 당시부터 있었다고 합니다. 완공 1년 만에 식민통치하에서 대한의원이 조선총독부 의원으로 바뀌면서 총독부에서 태극문양을 가려놓아 이후 그 존재를 모르고 있다가 광복 이후 어떤 어르신의 제보로 발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서울대학교 의학박물관 내부의 특별전시실에서는 종두법을 개발하여 조선 백성들을 천연두의 고통에서 자유롭게 해 주신 지석영 선생에 대한 특별전시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2. 마마야 물렀거라, 지석영 대감 행차시다!


 

전시실에는 지석영 선생님께서 과거 시험 당시 작성하였던 1882년 식년문과(式年文科) 전시(殿試)의 답안지와 과거시험 합격증인 홍패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답안지에는 ‘을과 6등(전체 9등)’이라고 수기로 쓰여 있었습니다. 답안지에는 지석영 선생님께서 작성하신 답안과 함께 심사위원이 적어 넣은 답안지 제출 순서와 등위가 기록되어 있어서 조선 시대의 과거시험을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식년문과(式年文科) 전시(殿試)의 답안지


지석영 선생의 홍패를 보면서 설명을 듣는 학생들


지석영 선생님께서는 과거 급제 후 여러 직책을 거치다가 45세가 되던 1899년에 설립된 의학교의 초대 교장을 맡으셨다고 합니다. 전시실에는 의학교 교장에 임명될 때 받으신 칙서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초대 의학교장 임명 칙서


경성의학교 교장으로서 의학연구에 공헌하고 종두법 보급국문운동 등으로 나라의 개화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아 고종황제와 순종황제로부터 받으신 팔괘장과 태극장 등의 훈장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황제로부터 하사받은 훈장

 

3. 두창마마는 물러가라!

 

두창에 맞서기 위한 노력은 지석영 선생 이전에도 꾸준히 있었다고 합니다. 선시대 명의 허준 선생광해군의 두창을 치료하면서 명의의 반열에 올랐고, 어의 유상 선생숙종의 두창을 치료하여 종2품에 올랐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두창 환자의 딱지를 바르거나 흡입하는 인두법(人痘法)이 시행되었는데 자칫 치료 과정에서 목숨을 잃을 확률이 높았다고 합니다. 지석영 선생은 어떻게 두창으로부터 사람들의 생명을 구했을까요?

 

Q. 두창이 무엇인가요?

 

김상태 교수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역사문화원)

두창은 흔히 천연두라도 일컫는 일종의 바이러스 전염병으로 온몸을 수포로 뒤덮어 고통스러울 뿐 아니라 치사율이 30 퍼센트에 이르는 무서운 병이었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전염성도 높고 치사율도 높으며 특별한 치료법도 없는 두창을 두려워하여 귀신의 소행이라 여기고 “마마님”, “손님”등으로 높여 불렀습니다. 또한, 의학보다는 무당의 주술이나 부적에 의존하여 집안에 환자가 생기면 무당을 불러 “마마님”을 잘 대접해 보내는 의식을 치렀습니다.

 

Q. 지석영 선생님은 우리나라에 종두법을 어떻게 보급하셨나요?

 

김상태 교수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역사문화원)

지석영 선생님은 한의사 집안에서 태어나 일찍부터 의술을 접했습니다. 그러던 중 스승이 일본에서 구해다 준 『종두귀감(種痘龜鑑)』을 읽고 종두술에 관심을 두다가 조카딸이 두창으로 숨지자 종두술을 익히기로 결심했습니다. 지석영 선생님은 1879년 부산 제생의원에서 종두법을 익혔고 같은 해 12월에 두창에 걸린 두 살짜리 처남에게 우두를 접종하였습니다. 그 결과 두 살짜리 처남은 두창이 깨끗이 낫게 되었고, 이를 확인한 40여 명의 지역 주민에게도 우두를 접종하면서 격적으로 종두법이 전국로 퍼져 나가게 되었습니다.

 

평생을 통해 볼 때 과거에 급제했을 때와 귀양살이에서 풀려나왔을 때가 크나큰 기쁨이었다. 하지만 그 기쁨은 팔뚝에 똑똑하게 우두 자국이 나타나는 것을 보았을 때에 비한다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지석영이 최초로 종두를 시술하여 성공했을 때의 감격을 기록한 대목-

 

Q. 우두법(牛痘法)이란 무엇인가요?

 

김상태 교수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역사문화원)

제너가 개발한 두창 치료법으로 두창에 걸린 소의 고름에서 얻은 우두 바이러스를 사람에게 주입하는 것입니다. 인두법은 두창 바이러스를 직접 사람에게 옮기는 것으로 환자가 쇠약한 경우에는 도리어 두창에 감염되어 사망할 확률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우두 바이러스는 사람의 두창 바이러스보다 독성이 약하여 심각한 부작용 없이 면역을 얻을 수 있었고, 두창을 예방할 수 있었습니다.

 

김상태 교수와 함께 특별전시실을 관람한 학생들은 상설전시실로 이동하여 서양 근대 의학의 역사와 국립 의학교와 병원, 그리고 과거에 사용하였던 의료 기구와 약품 등의 자료를 관람하였습니다. 이후 한 시간 동안은 슬라이드 사진과 함께 우리나라의 메디컬 히스토리에 대한 김상태 교수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사진을 보면서 질문을 하기도 하고, 교수님께서 질문을 던지시기도 하면서 시종일관 활발한 모습으로 강의가 이루어졌습니다.


   

4. 메디컬 히스토리 전문가를 찾아서!

 

오늘 서울대학교병원의 교육기부 프로그램을 진행하신 김상태 교수(서울대학교병원 의학역사문화원)와 함께 프로그램의 취지와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Q. 이번 교육기부 행사를 기획하게 된 취지는 무엇인가요?

 

우리나라는 개항 이후 130여 년 동안 세계적으로, 그 어느 나라보다 비약적으로 발전하였습니다. 그 발전 중에서도 의료분야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 빠른 시간에 많은 발전을 이룬 분야입니다. 하지만 제가 그랬듯이 일반 학계나 정부, 국민께서는 그러한 부분에 대하여 잘 모르고 있습니다. 우리 역사상 의학 분야만큼 빨리 변화하고, 많이 발전하고, 많은 성과를 낸 분야가 없습니다. 이러한 사실들에 대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연구한 결과물이 메디컬 히스토리입니다. 우리 학생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에게 메디컬 히스토리에 대해 알리는 것은 지금까지의, 또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에 대해 제대로 알고, 미래를 살아갈 ‘우리’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메디컬 히스토리란 무엇인가요?

 

메디컬 히스토리란 의학이 어떻게 변화, 발전하였고, 어떤 것을 미래를 지향해야 할지에 대해 연구하는 것입니다. 의학과 의술의 역사, 의학교육의 역사, 질병의 역사, 간호의 역사, 의료보건 정책사, 한국인들의 위생, 의료에 대한 관습의 변천사 등을 아우르는 넓은 범위의 학문이라고 할 수 있지요. 아직은 국내는 물론이고 외국에서도 연구하는 사람이 몇 명 안 되는 학문입니다.

 

Q. 교육기부 행사를 준비하면서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셨나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계획하였기 때문에 의학의 역사이야기에 흥미와 관심을 둘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호기심을 가질만한 사진 위주로 강의를 준비했고, 때때로 궁금증을 유발하기 위해 사진 속의 건물이나 그림에 대해 질문을 넣어서 학생들이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의학역사 이야기에 재미를 느끼며 따라올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Q. 교육기부 행사를 준비하시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으셨나요?

 

메디컬 히스토리에 관련된 사진을 가지고 강의하는 내용이 사실은 의과대학생, 의사, 일반인을 대상으로 늘 해왔던 내용이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다만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수업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쉽고 재미있게 구성하기 위해 고민했습니다.

 

Q. 교육기부 행사를 마치신 소감은 어떠십니까?

 

행사 진행과정에서 메디컬 히스토리에 관심을 보이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교육기부 행사가 우리 기관뿐만 아니라 다른 공공기관이나 기업 등 많은 곳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져서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교육기부 프로그램의 취지에 대한 질문에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역사문화원 교육기부 담당 오은정 씨는 "다양한 체험활동 및 자기계발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요즘,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의 도움으로 서울대학교병원은 공공기관으로서 ‘의학’이라는 전문분야를 대중에게 알릴 수 있는 교육기부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초등학생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의학계열 전문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아이들에게 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고, 진로 탐색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라고 답하였다. 또한, 이번 프로그램에 대한 학생, 학부모의 피드백을 확인하여 이후 중,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도 기획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취재를 마치며...


 

취재하면서 가장 놀라웠던 사실은 자칫 어렵게 생각할 수 있는 메디컬 히스토리에 대해 초등학생들도 잘 이해하고 흥미를 보였다는 점이었습니다. 이것이 교실을 벗어난 또 하나의 공교육, 교육기부 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학생 대부분은 학교 홈페이지나 신문 기사,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교육기부 사이트에 대해 알게 되어 해당 사이트를 통해 신청하였다고 합니다. 


건강한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가 꿈이라는 하은수 학생(장지초등학교 4학년)은 “백성들을 구하기 위해 종두법을 개발하여 많은 사람을 구하신 지석영 선생님처럼 다른 사람들을 건강하게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라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또 미래의 수학자를 꿈꾸는 안익철 학생(흑석초등학교 4학년)은 “오늘 행사를 통해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되어 좋았어요. 수학이나 과학 관련된 교육기부 행사에도 참여하고 싶어요.”라고 소감을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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