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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워서 나누는 걸로~ ‘교사의 품격!’

대한민국 교육부 2012. 8. 2. 09:00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는데, 교직 9년째가 되는 해에 나는 무엇이 바뀌어 10년을 뜻 깊게 맞이할까 고민 하던 중 ‘배움 중심 수업이라는 말이 새삼스럽게 다가왔습니다. 특히 교사나 학생중심의 수업이 아니라 학생과 교사가 배움을 소통하는 ‘배움 중심 수업’이 되어야 한다고 하니, ‘나도 배움 중심 수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움 중심 수업>이란 다가올 21세기 미래 사회에서 요구하는 역량능력을 기르기 위한 방향으로 수업을 진행하여 미래지향적인 창의 지성 인재를 기르기 위한 경기도 교육의 핵심 사업입니다.


하지만, 선생님이 하나하나 조목조목 설명을 안 해주면 학생들이 모를 텐데, 학원 다니기 바빠서 수업에 필요한 자료 조사해오라고 하면 못해올 텐데... 시작도 하기 전에 학생을 못 믿는 선생님의 나쁜 버릇이 슬슬 고개를 들기 시작합니다. 저의 이런 마음을 들으셨는지 교감 선생님께서 부르셨습니다.


“김 선생님, 안양과천교육지원청에서 운영하는 교사 컨설팅 제도가 있어요. 한번 받아보시지 않겠어요?”


“제가 해도 될까요? 저는 많이 부족해서 제 수업 보러 오신 선생님께 죄송한데요…….”


“괜찮아요. 모두가 완벽하면 그런 제도를 왜 만들어요. 선생님처럼 배움 중심 수업에 궁금한 사람 도와주라고 교육지원청에서 예산 세우고 지원해주는 거예요.”

 

<컨설팅 장학>이란 학교 교육과정 운영 및 학교의 교육활동 전반에 대하여 전문성을 갖춘 해당 분야 교사가 어려움을 갖고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는 교사의 현안 과제에 대해서 진단, 협의, 조언, 자문의 형태로 지원하고, 그 과정에서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촉진하는 계획적인 활동입니다.


<안양과천 교육지원청 홈페이지의 컨설팅장학제도 온라인 신청서>


안양과천교육지원청 홈페이지에서 들어가 내가 원하는 컨설턴트를 지목하고 온라인 신청서에 작성하기만 하면 컨설턴트 교사가 직접 수업을 참관하러 오신다니 참 좋더군요. 이렇게 교감 선생님의 제안해주어 수업 혁신 전문 컨설턴트께서 우리 교실에 찾아오셨습니다.


<현 초등학교 6학년 사회 교과서의 일부>


단원 

3 환경을 생각하는 국토 가꾸기 

학습 목표 

♣ 안양 농수산물시장에서 비롯되는 악취문제의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다.

학습 전략 

 최적학습모형  

 의사 결정 수업 모형 

 학습진단조직  

 전체 → 개별 → 모둠 → 전체 

 중심학습활동  

 문제 원인 제시 → 개인별 의사 결정 → 모둠별 토론 활동 → 

 내용 정리 

교수
학습 자료 

일반 자료 

 의사결정 학습지 

멀티미디어 

자료 

 프리젠데이션 자료, 신문기사, 지역 국회의원 선거 홍보 자료 

학습 전 활동 

학생 

 안양농수산물시장에서 비롯되는 악취의 원인 생각해보기 

<위 삽화 내용을 근거로 작성한 배움 중심 수업 계획 일부>

 

이 수업에서 교사인 제 역할은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안양시 동안구의 환경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도록 도와주기,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방향 잡아주기, 등으로 한계 짓고 학생들이 스스로 해결방안을 찾는 탐구 활동을 해보도록 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수업 시작 후 10분 뒤 저의 얼굴은 빨개지고 눈이 똥그래지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지역의 환경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만 하고 해결 방안을 생각하는 과정으로 넘어가야 하는데 우리 반 학생들은 악취가 생기는 원인 파악만 10분 째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수업 전 떨고 있는 선생님의 모습에 아이들은 아마도 선생님의 질문에 모두 손을 들어 답하는 걸 최고의 선물이라고 생각했었나 봅니다. 그렇게 안양 농수산물 시장에서 악취가 왜 나는지에 대한 문제점만 파악하다가 수업 40분 중 15분이 흘러갔습니다. 이제 교사는 마음이 급해서 학생들에게 어떻게 하면 안양 농수산물 시장의 악취가 해결될 것인지 해결 방안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주지 못하고 결국 선생님이 준비한 해결 방안을 설명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학생들은 20분간 선생님이 제시한 해결 방안 중에서 마음에 드는 걸 선택하고 선택한 방안에 따른 사회 참여 활동 계획을 세우고 수업을 마무리 했습니다.


<급한 마음에 해결 방안을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 모습>


<학생들의 수업 모습을 교실 뒤에서 참관하고 있는 동료교사와 컨설팅 담당 교사>


드디어 수업이 끝나고 컨설팅을 해주시는 선생님과 단 둘이 마주 앉았습니다. 열심히 준비했지만 계획한 만큼 수업으로 학생들에게 스스로 배움의 기회를 주지 못해서 풀이 죽은 후배 교사에게 컨설턴트로서의 역할을 시작하셨습니다.


“선생님은 우리 지역 사회의 문제를 이용해 배움 내용 재구성은 잘하셨고 학생들과의 관계도 좋아서 학습에 소외된 학생들이 없었어요. 하지만 학생들의 응답을 시기적절하게 조절해 이번 문제의 해결방안 찾기로 이끌어 가는 역할은 제대로 하지 못하셨어요. 학생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손을 든다고 말할 기회를 주는 것이 진정한 배움 중심 수업은 아니라고 봐요. 교사가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야 말로 배움 중심 수업에서 역행하니 이 부분을 더욱 보완하여 학생들이 스스로 탐구하는 기회를 더욱 가졌으면 합니다.”


막연하게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하였는데 명확하게 수업에서 부족한 부분을 짚어 주시니 안개 같은 저의 수업이 명확하게 다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앞서 가졌던 학생들을 믿지 못하는 마음은 학생에 대한 칭찬과 격려로 극복할 수 있는 현명한 방법도 제시해주시고, 배움 중심 수업에서의 교사 역할을 1시간 가까이 자세하게 배우고 보니 교사의 열정만큼 전문적 지식이 왜 중요한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컨설턴트 앞에서 컨설팅 받은 사례를 발표하는 모습>


지난 7월 12일 안양과천교육지원청에서는 2012년 1학기 컨설팅 장학 지원단의 워크숍이 진행되었습니다. 그 자리에 미흡하지만 서게 되어 컨설팅 장학을 받게 된 소감을 전하게 되었습니다. 


평범한 교사로서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교실의 아이들을 위해 열심히 수업하고 있는 입장에서, 진정한 수업의 갈증을 느끼지만 어디에서 그 갈증의 물을 구할까 고민하는 선생님들께 사례를 들려드렸습니다. 막연한 열정만 갖고 수업을 하면서 생기는 부족함을 컨설턴트께서 주시는 전문적 가르침으로 많은 갈증이 해소된 경험을 나누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선배 선생님은 어떤 방향으로 컨설턴트 역할을 하는가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후배 선생님은 컨설팅 장학으로 인해 좋은 점, 아쉬운 점들을 진솔하게 알려드렸습니다.


열심히 연구하는 선생님의 모습으로 학생들에게 좋은 수업으로 보답하는 좋은 선순환! 배워서 학생들에게 나누는 교사의 품격이 느껴지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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