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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교육부 이야기/부모의 지혜 나눔

우리 아이와 함께하는 즐거운 ‘창의체험활동’!

대한민국 교육부 2012. 9. 3. 09:00



초등 4학년 딸과 계획했던 지난 여름방학 미션은 '체험활동 다양하게 하자'였습니다. 학기 중에는 지역 내 체험 프로그램에만 참여했었는데, 방학 때는 지하철 타고 멀리 가도 되는 여유가 생겨 좋았죠.

사실 엄마 입장에서는 아이만 보내놓고 혼자만의 자유 시간을 누리고 싶은 바람도 생깁니다. 요즘 체험학습 진행을 대행해주는 업체도 많던데, 엄마가 신경 쓸 것 없이 전문가한테 맡길까 하는 마음이 없던 것도 아니죠. 그런데 아이만 보내고 문 닫고 나왔던 체험활동은 그 후 같이 나눌 얘기가 거의 없더군요. 


저학년 때처럼 시작부터 끝까지 조잘조잘 중계방송을 해주는 것도 아니고, '뭐 했어?' 물어봐야 엄마가 원하는 후련한 대답은 해주지 않으니 '대체 유용한 시간이긴 했을까?' 궁금증만 커질 뿐이죠.

다행히도 이번 방학은 엄마와 함께하는 프로그램이 많아 이런 소통의 단절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중년의 엄마가 유치원생도 아닌 아이 옆에 앉아있는 시간이 좀 어색하긴 했어요. 하지만 바로 곁에서 아이의 표정과 반응을 읽을 수 있어 아이를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답니다. 더 큰 수확은 세상이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는 것들을 엄마도 같은 눈높이에서 배울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8월18일 엄마와 자녀가 함께 한 안양여성인력개발센터 가족신문 만들기 활동>


아이의 실체를 파악하다!


등교시킬 때마다 우리 아이가 오늘은 어떻게 지낼지 궁금하듯, 체험학습 보낼 때면 적극적으로 참여는 하고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관심 없는 분야에 괜히 떠밀어 보낸 건 아닌지, 다녀와서 투덜대기만 하면 어쩌나 노심초사하는 때도 있었죠.

국립어린이미술관 에듀 스튜디오의 방학교육프로그램 <현대예술작가 워크숍>을 기다리면서도 그랬어요. 아이는 미술에 별 관심이 없고, 스스로 재능도 없다고 판단해 딱 담을 쌓은 상태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미디어 아트><재활용 업사이클 미술>에 참여하면서 '난 색칠은 못하지만, 아이디어는 좋다'며 나름대로 자신감을 얻은 것 같았습니다. 엄마 역시도 '잘 그리는 기술'을 좀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조바심이 났었는데, 현대미술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접하면서 아이의 부족한 재능을 덮어둘 수 있었죠.


미디어 아트는 컴퓨터를 가지고 동영상에 디자인을 입히는 활동이었어요. 컴퓨터와 친숙한 세대라서 그런지 붓으로 물감칠하는 것보다 마우스로 클릭만 하면 뚝딱 변신하는 동영상 작품을 신기해하더군요. 비닐을 활용한 재활용 작품은 아이디어를 맘껏 발휘하는 시간이었어요. 막막해하는 엄마와 달리 아이들은 무지개 물고기도 만들고, 바닷속 청소기도 만다는 걸 보고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사실 옆에서 보는 엄마는 좀 더 잘 만들었으면, 남들보다 돋보이게 해냈으면 하는 욕심이 생깁니다. '이 색깔 비닐로 해봐', '빨리 좀 해' 하며 간섭하니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엄마는 가만히 있으라'며 싫은 표정을 지어 보이더군요. '가만히 두면 그 시간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아이인데, 자유자재로 상상력 펼치는 과정을 못 기다려주는 엄마였구나'  뜨끔한 순간이었어요.


아이의 성향도 눈에 보이게 드러났습니다. 가만히 앉아 듣는 시간은 지겨워하면서 직접 손을 움직이는 시간에는 눈빛이 반짝이는 아이. 돌아오면서 '나는 몸 움직이면서 하는 게 적성에 맞아!' 하고 엄마에게 자신을 내비칩니다. 사실 주입식 교육 세대인 엄마한테는 가만히 앉아서 강의 듣는 게 훨씬 편하고 재미있었어요. 그러니 귀담아듣지 않는 아이한테 자꾸만 주의를 줬죠. 그런데 이렇게 함께 하는 활동을 통해 나와는 다른 아이임을 눈으로 확인하게 되니, 자신이 주체가 되어 활동하는 시간을 더 많이 줘야겠다는 방향이 잡혔습니다.


<국립어린미미술관 에듀스튜디오의 가족 대상 방학프로그램 현대예술작가 워크숍>


아이의 관심 분야가 보이다!


상반기에 아이가 접한 체험은 나름대로 다양했습니다. 생태체험, 댄스테라피, 미술, 역사, 북아트, 음악, 과학, 여행 등등 두루 참여했으니까요. 이렇게 다양한 체험활동을 함께 하다 보니 아이의 관심도와 호기심이 확연히 드러나더군요.

같이 둘러보다 보면 엄마가 붙잡고 설명해줘 봐야 아이는 딴짓을 하는 체험도 있고, 아이가 빠져들어 엄마는 지루하게 뒤에서 기다려야 하는 활동도 있어요. 엄마 욕심이야 이제 고학년 진입했으니 역사 체험에 집중하면 좋겠는데, 아이는 과학과 신체활동 많은 체험에 훨씬 더 긴 여운을 남깁니다. 크게 관심 없는 분야는 체험 끝남과 동시에 호기심도 닫히죠. 그런데 과학체험을 하고 온 날은 집에 와서 관련 책을 찾아보고, 다시 비슷한 결과물을 만들어 보기도 합니다. 억지로 사후활동을 시키지 않아도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죠. 이런 반응을 통해 아이가 지금 호기심 가진 분야를 파악해 관련된 배경지식을 넓히는 데 도움 주는 게 엄마 할 일이 아닐까 합니다.

이 시기에는 이 분야를 알아야 하니까, 혹은 이 영역이 약해서 빨리 메워야 하니까 하는 식의 접근보다 아이가 관심 있어 하는 분야를 찾아 자연스럽게 흥미를 증폭시켜주는 게 맞겠다는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함께 체험활동을 하면서 아이의 호기심 지수가 높은 분야를 눈으로 확인했으니 앞으로는 싫다는 건 굳이 강요하지 않게 되겠죠. '원하는 것 잘 읽어주는 마음에 드는 엄마'로 다가가는 데 좋은 기회들이 되었습니다.


<8월4일 제10회 체험학습 창의활동 박람회에서 음주 체험을 해보는 아이>

 

엄마에게도 큰 공부!


체험활동에 함께 참여할 때 엄마들은 '희생'이라는 생각을 버리지 못합니다. 저 역시도' 엄마는 안 해도 되는 건데, 너 때문에 같이 가주는 거야'라고 말한 적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함께 활동하다 보니 엄마한테도 톡톡한 세상 공부가 되어줬습니다.

지난 8월 초에 열린 제10회 체험학습 창의활동 박람회에서는 체험 분야의 다양함에 놀랐고, 중고생들의 체험학습 태도도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특히 진로적성검사 부스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요즘 아이들이 안고 있는 고민이 뭔지도 실감했죠.


3월부터 참여해온 안양여성인력개발센터 <일하는 엄마! 똑똑한 엄마!> 강좌는 체험 결과물보다 아이와 공감하는 시간의 소중함이 크게 느껴진 활동입니다. 엄마는 쉼 없이 아이를 위한 정보를 찾고 있지만, 곰곰 돌이켜 보면 두세 시간 같은 활동을 하며 곁에 있는 시간은 없죠. 아이와 함께하는 체험활동은 아이와 공감하는 시간이 되는 것은 물론, 같이 나눌 이야기꺼리까지 선사해주는 기회가 아닐까 여겨집니다. 학습으로서의 체험활동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엄마와의 추억으로 남을 테니까요.

아이와 함께 하는 체험활동을 통해 어른으로 살며 잠시 잊었던 부분들을 다시 돌아보게 되기도 했습니다. 생태체험을 하면서 자연환경의 소중함을 다시 깨달았고, 재활용 미술 활동을 하면서 비닐봉지 한 장도 함부로 버리지 말아야겠다, 다짐했으니까요.


아이가 참여하는 창의적 체험활동은 대부분이 인성을 바로 세우고, 남과 사회를 배려하는 데 기여하는 활동들입니다. 아이가 접하는 세상,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세상을 같이 배운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은 엄마 홀로 학원설명회에 가서 앉아있던 시간보다 훨씬 가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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