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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에도 이력서가 있다?

대한민국 교육부 2013. 3. 6. 11:00

저는 올해 중학교에 입학하여 처음으로 멋진 교복을 입게 됩니다. 교복판매점에는 디자인이 다른 여러 학교의 교복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부모님께서 입으셨던 예전의 교복은 촌스러웠다는 말씀을 듣고 '과연 옛날에도 교복이 있었을까? 부모님은 어떤 교복을 입으셨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겨서 교복의 역사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였습니다. 교복에 대한 저의 이런 모든 호기심을 한꺼번에 해결해 주는 곳이 있었습니다. 그곳은 바로 ‘서울교육박물관’이랍니다.  


그럼 지금부터 저와 함께 교복의 역사와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긴 추억의 교복여행을 떠나볼까요?


삼국시대 ~ 조선 시대 : 문무 일체와 유교사상의 차이



교복은 언제부터 입었을까요? 아주 멀리 고구려, 백제, 신라, 세 나라가 경쟁하던 삼국시대부터라고 합니다. 삼국시대에는 세 나라가 전쟁이 잦아 국가에서는 강하고 총명한 인재를 기르기 위해서 문•무를 겸비한 학생들이 교육받을 때 군사훈련도 받는데 이때 입었던 제복이 교복의 시초라고 합니다.

왼쪽 노란색 옷 입은 사진을 보시면, 삼국시대 때는 활동성 중심의 옷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군사력을 중요시하던 시대라 실내학습과 실외 군사훈련을 함께할 수 있게 활동성을 중심으로 옷이 만들어졌나 봐요. 그리고 머리 부분에 달린 깃이 보이시죠?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이는 독특한 개성과 날렵함, 그리고 멋짐을 동시에 고려한 흔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른쪽 사진은 우리가 익히 보아서 잘 알고 있듯이 삼국시대 이후 양반가문 도령의 모습입니다. 두 사진 모두 귀족이나 양반의 모습이라고 생각돼요.

 

반면 아래 사진은 서당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데요. 일반 평민들은 ‘백의민족’답게 하얀 옷을 입고 있습니다. 평상복 겸 교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는 서당에 다니던 학동의 복장이 규정된 제복은 아니지만, 일정한 유형의 형식을 가지고 있어 학생복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중등교육기관인 서원이나 향교 그리고 고등교육 기관인 성균관에 다니던 유생들의 복장 역시 오늘날의 교복처럼 일정한 양식이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특히 조선 시대에는 삼국 시대와 달리, 옷이 매우 단정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조선 시대 즈음부터 도입된 유교 사상을 바탕으로 주로 실내에서 사서삼경을 비롯한 실내교육을 위한 교복이 만들어졌다는 진 것 같아요.

 


조선 후기 ~ 대한제국(구한말) : 여자가 공교육을 받기 시작해요



구한말부터 놀라운 변화가 생깁니다. 어떤 변화일까요? 다음의 사진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여자가 교육을 받기 시작하는 놀라운 시대가 펼쳐지게 된 거죠. 앞에서 소개한 삼국 시대와 조선 시대의 교복은 모두 남성의 의상이었습니다. 여자는 집에서 가정교육만 하고 남성 중심으로 학문 연구 및 학습이 이루어졌기 때문이지요.

 

1880년대부터는 나라가 개방되고 외국인 선교사들에 의해 기독교계통의 학교가 세워지면서 통일된 규정의 한복이나 서양식 제복형태의 교복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1886년 이화학당의 여학생이 처음 입은 교복은 다홍색 치마저고리였는데 그 당시 풍습에는 파격적이라서 ‘홍둥이’라고 불리자 바로 흰색 저고리에 검정치마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등하교 시에는 교복 위에 쓰개치마를 쓰고 다녔다고 합니다. 남학생은 한성중학교 자료에 의하면 검은 두루마기에 검은 띠를 두른 복장을 교복으로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일제강점기 : 교복까지 좌지우지한 일본



일제 강점기 초기에는 한복을 착용하였으나 서서히 서양식 제복으로 바뀌었어. 1920년대가 되면서 모든 학교에서 남학생의 교복으로 서양식제복을 채택하였으며 여학생은 1930년대가 돼서야 서양식 교복을 입기 시작했답니다.


특히 1940년대가 되면서 학생들을 전쟁에 동원하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남학생은 국방색 교복의 전투복 차림으로 여학생은 블라우스에 바지나 ‘몸뻬’라는 일본식 작업복 바지를 입히고 학교에서 군사훈련과 신사참배 등에 동원하였다고 합니다.

일제강점기 때의 교복에는 그 당시 일본 군대의 군복디자인이 추가되어 사실 ‘제복’의 성격이 크다고 합니다. 이 전시를 기획한 서울교육박물관 황동진 학예연구사에 의하면 남학생은 사진에서처럼 중국식 옷깃에 달린 단추(훅) 부분이라고 합니다. 억압과 통제를 상징하는 군대식 디자인의 제복이라고 합니다. 일명 ‘세라복’이라고 불리는 여학생의 교복 역시 목 부분의 세일러 빛깔에 그 의미가 담겨 있다고 인터뷰해 주셨습니다.


그러면서 요즘 이런 디자인이 또다시 교복 디자인에 반영되는 것을 보시고, 우리 학생들에게 바른 교복의 역사와 그 속에 담긴 우리 민족의 아픔을 알리기 위해서 이번 전시를 하게 되었다고 기획의도를 밝혀 주셨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여학생이 교복에 빨간 스카프를 착용한 모습이 보이시나요? 제가 중국에서 학교 다닐 때 ‘홍린진이라는 빨간색 스카프를 매일 목에 두르고 다녔는데, 그것과 매우 흡사해서 그때의 생각이 나네요.

 

60•70년대 ~ 현대의 교복 : 우와~ 상전벽해!



60~70년대의 교복은 일제 강점기와 거의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학생 교복은 달라진 점을 발견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1969년 중학교 평준화 시책으로 교복의 색상과 디자인을 시도별로 통일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머리카락 길이도 남학생은 1~2cm, 여학생은 귀밑 3cm 이하의 단발만 허용했다고 해요. 저의 부모님도 짧은 머리와 검은색 교복을 착용하셨다고 합니다. 이러한 강력한 규제의 반발로 일부 학생들은 졸업식장에서 교복에 밀가루를 뿌리고 심지어 교복을 찢는 것으로 그동안의 억압에서 벗어나는 것을 표현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교복 세대였던 아버지께 여쭤보니 당시 교복에는 손목의 단추 총 6개를 포함하여 단추가 주렁주렁 많이 달렸다고 합니다. 아침마다 자전거를 타고 등교를 하면 교문에서 교복검사를 하는데 여기저기 단추가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옷핀을 사용해서 단추를 임시로 달았는데 호주머니는 단추와 옷핀이 비상용으로 늘 대기 중이었고 어떤 경우에는 옷핀으로 고정한 단추가 서너 개까지 늘어난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또 종종 머리검사를 해서 머리가 긴 학생은 선생님께 들키면 이발기(bariquant)를 가지고 머리 중앙을 관통하는 우스꽝스러운 머리 형태, 일명 ‘고속도로’를 만들어 놓아서 다음날 머리를 짧게 자르고 등교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교복 하면 짧게 자른 단발머리, 잘록한 교복 허리와 하얀 교복칼라를 떠올리시는 어머니께서는 교복칼라를 하얗게 만들기 위해서 깨끗하게 세탁해서 풀을 먹이고 다림질을 하던 때를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런 일이 번거롭긴 하지만, 하얀 옷깃이 달린 교복을 입는 것이 여학생으로서는 가장 예쁘고 단정했다고 합니다.

   

1982년 중•고등학생들의 ‘교복 자율화’가 시행되어서 학교 대부분이 교복제도를 폐지했습니다. 민주주의 사회가 되면서 모든 학교가 자율적인 분위기로 바뀐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교복이 아닌 사복을 입으니 사치심 조장의 문제로 교복착용에 대한 학부모의 요구가 높아져서 1986년부터 학교 재량에 따라 교복을 착용하게 되어 다시 교복을 입도록 규정을 바꾸었습니다.

제가 '교복특별전'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바로 다양한 과거의 교복을 입을 수 있었던 체험이었습니다. 이 체험을 통하여 부모님 세대의 교복을 직접 보고 입을 수 있어서 정말 신이 났습니다. 특히 60~70년대의 교복을 입어 보면서 느낀 것은 똑같은 검정 교복에 똑같은 가방과 모자로 누가 누군지 잘 알아볼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또한, 교복이 무겁고 활동적이지 않아서 조금 불편함을 느꼈고요. 


제가 방문했을 당시, 부모님과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데요, 부천시 원미구 역곡에 사는 김금삼(55세)씨는 “교복을 보니까 옛날 생각이 많이 납니다. 내가 입던 교복이 전시되어 있어서 아이들에게 설명해 주니까 다시 학생 때로 돌아간 것 같아서 감회가 새롭네요.”라고 소감을 밝혀 주셨습니다.  

 

여러분, 저와 함께했던 추억의 교복여행 재미있으셨나요? 삼국시대부터 현대까지 교복여행을 하면서 여러분은 어떤 교복이 가장 마음에 드셨나요? 이번 '교복여행'을 통해서 저와 같은 학생들은 자기가 입고 있는 교복의 의미를 한 번 더 생각해 볼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기사작성을 위하여 인터뷰에 응해주시고, 자료를 제공해 주신 

서울교육박물 황동진 학예연구사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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