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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민서포터즈

이우학교, 살아있는 지식과 배움의 공동체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8. 4. 16:37






대한민국은 비전과 대안의 부재를 호소하는 20대들의 한숨과 푸념으로 답답하게 꽉 메운 사회 공기에 둘러싸여 있다. 사회초년생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아 아르바이트와 비정규직을 전전하는 젊은이들이 늘어가는 나라에 과연 희망이 생길까? 청년실업과 사회전체적인 방향에서의 대안 부재를 과연 개인의 능력부족으로만 치부할 수 있을까? 이러한 현실에서 어쩔 수 없이 남들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대한민국 청년들 대다수가 소위 스펙이라는 취업을 위한 경력 쌓기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 속에서 희망과 대안을 찾아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우울하지만은 않다. 한 사회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유지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교육이라는 명제는 사실이라고 해도 무관할 정도로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나는 새로운 대안으로서의 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한 학교를 찾아가서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우연히 버스에서 만난 이우학교 학생과의 짧은 이야기를 통해 알게 된 학교.

이우학교의 특색을 소개하면서 무척이나 자랑스러워했던 그 여학생 덕분에 나는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직접 방문하게 되었는데... 설레는 마음으로 ‘IDEA팩토리 기자단’ 직책으로 임하게 된 첫 취재, 지금부터 소개한다.     

                                        


사실 알고보니 이우학교는 집 근방에 있는 학교였지만, 최근에야 알게 될 정도로 학교는 상당히 구석진 산자락에 위치해 있었다. 그래서인지 마을버스도 30분마다 한 대씩밖에 다니지 않았다.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학교까지의 오르막길도 만만치 않았다. 올라가는 도중에 길게 늘어진 차들과 곳곳에 널려져 있던 자전거들이 눈에 었다. 


등굣길이 힘들어서인지 많은 학생들이 자전거를 통학용으로 이용하는 듯 보였다.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도착한 이우학교의 모습은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아담하였다.



중학교 학년당 3개반, 고등학교 학년당 4개반, 반평균 20명밖에 안될 정도로 학생들의 수가 많지 않아서 학교를 둘러싼 아이들의 모습이 한층 여유로워 보이기도 하였다. 약 2시간 동안 이우학교의 임명수 체육선생님과의 인터뷰와 점심시간 때 만난 아이들과의 이야기를 통해 이우학교에 관한 책과 홈페이지를 통해 알게 되었던 사실들을 보다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었다.


정작 학교는 명문학교(입시성적으로 판단하는)가 되고자 하지 않는데, 많은 외부인들로부터 ‘귀족학교’, ‘명문학교’ 등의 왜곡된 수식어를 부여받는다는 이우학교. ‘가장 이상적인 것이 가장 현실적이다’라고 말하는 학교의 메시지를 ‘이우학교 이야기’책의 내용을 인용하여 대신한다.



입시전쟁의 나라에서 100여 명의 시민들이 ‘학교 교육의 정상화’를 내걸고 아이들에게 정상적인 청소년기를 돌려주기 위해 세운 이우중·고등학교. ‘사교육 1번지’ 분당의 한 귀퉁이에서 ‘사교육 포기 각서’를 쓴 부모와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다. 교과서가 아니라 삶 속에 생생하게 ‘살아 있는 지식’을 배우며 교실 안팎에서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익힌다. 또한 스스로 자기 삶을 개척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통합기행·인턴십 등을 통해 세상을 경험한다.


이우학교는 ‘공부’가 아닌 ‘배움’을 강조한다. ‘공부’가 아무런 대화없이 혼자 지식을 쌓는 것이라며, ‘배움’은 사물과 만나고, 사람과 대화하고, 그 과정에서 세계를 이해하고 친구를 만들고 사회를 발견하는 것이다. 이것이 이우학교가 행해 온 ‘배움의 공동체’철학이다.


상식을 ‘감행’해야 하는 사회에서 ‘가장 이상적인 것이 가장 현실적이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우학교. 그 모델을 배우고자 매년 천여 명의 다른 학교 교장, 교사와 연구자들이 이우학교를 찾는다.


다른 배움은 다른 꿈을 낳고, 다른 가치관은 다른 해결책을 낳는다는 당연한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오늘도 도전과 시행착오 속에 아이들과 교사와 학부모가 배움의 공동체를 일궈가는, 대한민국의 가장 정상적인 학교다.

- 이우학교 이야기 中 -



만약 내가 다시 중·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가게 된다면 꼭 이우학교에 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될 정도로 내가 본 이우학교의 모습은 매력적이다. 전체적인 교육의 방향, 농촌봉사활동, 인근 동막천을 살려낸 이야기, 학년별 개별성이 보장되는 수업, 이우학교 선생님들의 고민이야기, 각 과목마다 특색 있는 수업이야기 등 수많은 이야기들을 다 소개하고 싶지만, 내가 이 공간을 통해 내세우고 싶은 이야기는 따로 있다.



다양성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널려있는 이우학교의 이야기이다.
이우학교 학생들은 학교를 다니는 동안 삶의 나침반을 찾기 위한 과제와 도전을 끊임없이 진행한다.


꼭 공부를 잘해야 행복한 인생을 사는 것은 아니라는 가르침을 받는 아이들은 나는 누구인지, 나는 과연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지, 나의 가능성과 한계는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고 탐색하는 계기를 만들어나간다.


중학생들은 방학 때마다 자기주도 탐구과제를 수행하고, 고등학생들은 직업을 탐색할 수 있는 수업시간을 갖는다. 친구들과 함께 일을 저지르고, 그 과정에서 크고 작은 갈등을 겪어보고, 세상의 이모저모를 자신의 두 눈으로 보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부대낄 수 있는 활동을 한다.


이우학교를 중·고교 합쳐 6년째 다니고 있는 한 고3학생은 이렇게 말한다.


배움은 교사가 학생에게 일방적으로 주기만 하는 것도 아니고, 혼자서 끙끙대고 외우는 방법밖에 없는 것도 아니다. 거기다 어차피 공부는 돈도 아니고 음식도 아니어서 나눈다고 줄어들지 않는다. 오히려 함께 공부하는 과정에서, 배움을 나누는 과정에서 더욱 확실하게 지식을 다질 수도 있고 생각지도 못했던 질문을 받고 배움을 심화시킬 수도 있다.”


- 이우학교 이야기  -

 

물론 학생들이 직업과 진로에 대해 조사를 하고 보고서를 쓰고 직접 직업분야를 체험하는 활동하는 과정에서 학교와 다양한 직업에서 종사하고 있는 학부모들의 도움이 있지만, 학생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고민의 흔적들은 매우 중요하고 주목할 만하다.


비전과 대안의 부재를 놓고 시름하는 대한민국 사회가 참고할 만한 시사점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의 청년들이 다양한 영역에서 자신의 권리를 찾고, 정말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사회가 행복한 사회이자 지속가능한 사회가 아닐까? 스펙 쌓기에만 열중하지 않고 꿈과 현실사이에서 해답의 열쇠를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고민할 필요가 있다.


21세기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는 학교를 표방하는 이우학교, 주변의 왜곡된 시각과 안팎의 많은 문제들로 쉽지 않은 길을 가고 있지만 나는 이 학교의 발자취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쉼 없이 우리나라의 교육의 문제점에 대한 대안을 찾을 수 있는 힘은 오랫동안 함께 뜻을 나누고 생각을 발전시켜 온 동료들의 크고 작은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우리 사회도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여 생각을 나누고 대안을 찾아볼 수 있다면 좋겠다. 가장 이상적인 것이 가장 현실적인 것이 되는 길이 불가능한 길은 아닐 것이다.


짧은 시간동안 체험했던 이우학교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보았습니다

점심시간 이우학교의 도서관 모습

점심시간 이우학교 야외 모습

등굣길에 있는 멍멍이 집과 멍멍이

학교 입구에 위치한 더불어 학습장

점심시간 야외에서 식사하는 학생들의 모습




이우(以友) : ‘벗과 함께, 벗과 더불어, 벗 삼아’

학교 이름을 ‘이우’라 정한 것은 학생들이 이 학교에서 무엇보다도 마음의 문을 활짝 열수 있는 친구를 만나고 스스로 그런 친구가 되라는 뜻에서 지었다고 한다.


성적으로 줄 세우는 기존학교의 풍토가 친한 단짝마저도 라이벌로 의식하게 만드는데 반하여 각 학생들의 개성과 인격을 존중하며, 그들 상호간에 경쟁이 아닌 협력 관계를 형성하겠다는 다짐이 내포되어 있기도 하다.


아울러 학부모와 교사, 학생들, 그밖에 뜻있는 분들이 긴밀히 의사소통하고 협력하는 학교, 나아가 ‘21세기의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고 확산하는 학교를 세우겠다는 뜻을 갖고 있다고 한다.


책: 이우학교 이야기 출판사-갤리온

학교홈페이지 : http://www.2woo.net



생각돌이
 | IDEA팩토리 손병희 기자 | sbh8823@korea.ac.kr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야말로 나만의 인생 스토리를 채우는 방식. 나만의 가치를 세상에 전달하고자 하는 의식은 항상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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