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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교육부 이야기/부모의 지혜 나눔

정서코칭 수업, 내 마음을 읽는 시간

대한민국 교육부 2013. 10. 7. 13:00

정서란 무엇일까요? 어떤 일을 경험하거나 생각할 때 일어나는 여러 가지 감정 또는 감정을 유발하는 분위기, 어떤 상황에서의 지속적인 마음의 상태나 분위기를 말합니다. 그럼 정서코칭이라는 단어를 들어 본 적이 있습니까? 정서코칭은 코칭을 통해 아이의 감정이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즉, 아이의 감정을 인식하고 그 상황을 이용해 아이에게 올바른 감정발산기법과 표현법을 가르침으로써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게 도와주는 것입니다. 정서코칭의 핵심“아이의 감정과 소망은 수용하고 행동은 교정해 주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정서코칭의 수업은 총 12회를 기준으로 짜여 있습니다. 하지만 수업이 진행되는 이 학교는 학교 사정으로 8회 기로 수업 시간이 조정되었습니다. 이 수업은 전라남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한국청소년상담교육협회가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됩니다. 학생 간에 공감할 수 있고, 자기의 감정을 이해해가는 내용의 정서코칭 수업목포중앙고등학교에서 총 6회에 걸쳐서 진행됩니다. 한 반에는 12~13명의 학생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첫 수업사전 정서지능검사를 통해 한 명 한 명의 성향을 알고 수업이 진행됩니다. 다음으로 진행되는 수업은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인식하고 다른 사람에게 표현하는 '감정아 안녕?'. 예를 들면, “난 방글방글이야.” “난 훨훨이야.” 등 다양한 의성어와 의태어를 사용하여 자기를 친구들에게 소개하는 시간입니다. 이 반에서는 싱글벙글이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한 학생이 “저는 내버려 두세요.”라고 말을 합니다. 무표정한 얼굴의 이 학생에게 한 시간 동안 강사는 가끔 이야기를 건네고 조심스레 학생을 지켜보며 수업이 진행되어 갑니다.

 

나의 가치관 월드컵 시간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단어를 32강, 16강, 4강, 2강을 거쳐 마지막 우승의 단어까지 찾아갑니다. 내버려 두라는 친구가 최종 단어로 선택한 것 '변화'였습니다. 주위의 친구들은 수업을 받는 동안 “넌 할 수 있어.” “OO이가 직접 해봐.”라며 격려의 말을 건넵니다.

 

다음 시간에 만난 학생들은 반가운 표정으로 맞이합니다. 이번 수업의 주제는 칭찬나무 골짜기입니다. 학생들 각자의 장점을 찾아내어 자신감을 갖는 시간입니다. “나는 듬직해.” “나는 착해.” “나는 밥을 잘 먹어.” “나는 축구를 잘해.” 자기를 칭찬하는 말을 쪽지에 적어 나만의 나무를 만들어갑니다.

처음에는 자기에게 칭찬을 하는 것이 인색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주렁주렁 칭찬나무에 열매가 열립니다. 내버려 두라는 학생은 조용하게 발표까지 하며 수업에 충실히 임해 갑니다. 학생들은 자기에게 칭찬의 말을 건네며 자존감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공부를 못해서 힘들어하는 학생도 말썽만 피우는 학생도 모두가 칭찬을 받았으니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잖아요. 스스로를 칭찬한 후 칭찬의 골짜기를 지나갑니다. 칭찬의 골짜기를 지나가면 안아주고, 다독거리며 친구에게 칭찬을 아낌없이 보내줍니다. 처음으로 친구와 자기 자신에게 받은 칭찬의 말은 영원히 가슴 속에 남을 것입니다.


가을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아침. 텔레파시 그림을 그리는 시간입니다. 2인 1조가 되어 한 친구가 먼저 도형이나 선을 그리고 짝꿍이 
이어서 그림을 그려갑니다. 한 친구가 무언가를 그렸을 때 다음 친구는 “저 친구가 무엇을 그리는 걸까?”를 생각하고 공감을 표현하며 이어 그리기를 합니다.

어떤 친구들은 마음이 통하여 원하는 주제와 일치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동상이몽을 꾸기도 합니다. 서로의 눈빛을 보고 그림을 마무리하며 제목을 붙여봅니다. 완성된 그림을 보며 떤 느낌이 들었는지 힘들었던 점이 무엇인지를 나누며 서로 공감해 갑니다.


내 몸에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는 미라 탈출시간. 스트레스 상황을 작성합니다.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사람이 미라가 되게 합니다. 발부터 머리까지 화장지로 감싼 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온갖 스트레스를 쪽지에 써서 미라에게 붙입니다. 미라가 된 학생은 답답하여 빠져나오고 싶어 합니다. “미라 탈출!”하면 두 팔과 두 발을 동시에 양쪽으로 박차고 나오며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립니다. 미라가 되었던 학생은 “처음엔 답답했지만, 미라에서 탈출할 때는 기분이 짜릿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이제 마지막 수업시간. 나에게 주는 꽃다발과 함께 가장 생각나는 사람을 만드는 푸드테라피 시간. 바나나 껍질을 이용하여 지금 가장 생각나는 사람을 표현합니다. 학생들은 어머니, 여자친구, 동생, 선생님 여러 사람의 얼굴을 표현합니다. 돌아가며 자신의 작품을 설명해 주며 서로의 느낌을 나누어 봅니다. 완성된 작품을 보며 소중히 여겨주고 존중하는 마음도 함께 가져보는 시간이었습니다. 한 친구는 꽃다발을 자기 자신에게 준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소중하니까요.”라고 말하는 학생을 보며 왠지 모르게 뿌듯함이 몰려왔습니다.

정서코칭의 강사로 참여한 강민혜 선생님은 “정서코칭을 통해 순수한 마음을 느낄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아무리 거친 말과 까칠한 행동을 보여도 그 아이들의 눈은 저를 사랑해 달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입시경쟁이나 학교폭력이 아닌 정서코칭을 통해 감정을 소통하는 공감의 장이 더 넓게 펼쳐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담임선생님은 “학생들이 이 시간을 은근히 기다립니다. 더 긴 시간 동안 수업이 진행되어 더 변화된 모습을 만났으면 하는데 조금 아쉬움이 남습니다.” 라고 말씀하시며 추후 애프터서비스는 없냐고 묻습니다.


정서코칭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딱딱한 수업시간을 탈출하여 자신의 감정을 느끼고, 친구들의 마음을 읽고 서로 소통해 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단 한 번의 프로그램으로 모든 것을 얻을 수는 없지만, 이와 같은 프로그램이 많이 개발되고 활용된다면 우리 청소년 모두 나를 사랑하고 친구를 사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청소년이 매일매일 자신을 사랑하고 친구들과 공감하는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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