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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교육부 이야기/부모의 지혜 나눔

도서관에서 책 찾기, 어떻게 할까요?

대한민국 교육부 2013. 12. 3. 11:00

학부모 학교참여 활동 중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 되는 일 중 하나가 바로 도서관 사서 도우미입니다. 한 달에 한 번, 두세 시간 봉사하는 거라서 쉽게 생각합니다. 담당 선생님도 계시고, 학생 사서 도우미도 있어서 정숙한 분위기만 잡아주면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막상 가보면 많은 도서가 반납대에서 제자리를 찾아가기 위해 기다리고, 진열대에도 번지수 잘못 찾은 도서가 놓여 있습니다. 학생 사서 도우미는 점심시간 끝나면 수업하러 가야 하므로 미처 마치지 못한 일은 방과 후 혹은 다음날로 미뤄집니다. 이왕 하는 봉사 제대로 하고 싶었습니다.

 

큰아들이 다니는 진주 제일중학교에서 DLS 연수를 한다기에 반가움에 달려갔습니다. DLSDigital Library System의 약자로 '표준화된 학교 도서관 지원 시스템'을 말합니다. 활동하는 날짜는 달라도 같은 프로그램을 몇 번 진행해서 학생 사서 도우미와도 제법 친해졌습니다. 안면 있는 친구와 인사도 나누고, 상 받은 친구 칭찬도 해주는 훈훈한 분위기입니다. 곧 졸업하는 3학년은 제외하고 내년에 도서관을 이끌어 갈 1, 2학년 학생들입니다. 엄마들과도 친밀한 인사를 나누고 자주 만나니 더 얘깃거리가 많아진다며 좋아했습니다.

교육청 소속 사천도서관 공부연 사서께서 교육을 담당하셨습니다. 진주에도 도서관이 많은데 왜 사천에서 왔나부터 얘기해 주셨습니다. 도서관의 종류에는 국립도서관, 공공도서관(지자체 소속 도서관, 교육청 소속 도서관), 학교도서관, 대학도서관, 전문도서관(법률도서관, 예술 도서관 등), 특수 도서관(점자 도서관, 병원 도서관, 병영 도서관 등), 사립도서관이 있습니다. 그중 학교 도서관 교육이어서 교육청 소속인 사천도서관에서 서부 경남지역 학교 도서관 교육을 담당한다고 합니다. 요즘은 진주에도 사립도서관이 생겼습니다. 달팽이 도서관, 마하 도서관 등이 지역민 문화공간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도서관은 매우 중요하고, 사서는 꼭 필요한 존재이지만 경남지역 950개 학교 중 230개 도서관에만 사서가 배치되었다고 합니다. 매년 학교운영비의 4%를 도서 구매비로 지원한다니 생각보다 적은 비율에 놀랐습니다.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투자가 부족한 점이 안타깝습니다. 도서관은 이제 종이로 된 책을 대여해 주는 곳만이 아닙니다. 전자책(e-book), 전자자료(CD-ROM), 영화자료(DVD/비디오)를 빌려보고, 인터넷으로 정보를 검색하고, 자투리 시간을 유익하게 보내는 문화 휴게 공간입니다. 그렇지만 역시 책은 인쇄된 것이 기본이며 최고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휴대하기 불편하고, 원하는 정보만 골라서 보기도 어려운 종이책은 이제 시대착오적이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종이책천재지변에도 보존되는 영구적인 자료이며, 상상력을 자극하는 훌륭한 매체입니다.

이제 본연의 업무를 위한 실무 교육입니다. 도서의 종류부터 공부했습니다. 일반도서, 참고도서, 연속간행물, 비도서가 있습니다. 그리고 도서관 용어를 익혔습니다. 수첩을 가져가길 잘했습니다. 정말 꼼꼼히 받아 적었습니다. 요즘 대학 강의실에서도 필기하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찍는다고 합니다. 그래도 구시대 인물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제 나름 정리한 내용을 보는 게 훨씬 편합니다.

도서관을 이용하면서 제일 어려운 점책을 찾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어디 꽂혀 있는지 몰라서 시간을 낭비하고 도움을 요청하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청구기호의 구성과 도서의 주소 체계를 공부했습니다. 한국 십진분류도 배웠습니다. 도서관마다 이 분류표를 게시해 두기 때문에 참고하면 원하는 책을 보다 빨리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배운 것을 복습하기로 하고 기호만 보고 어디에 책을 꽂을지 퀴즈도 풀었습니다. 도서관과 친숙한 분들이 오셨고, 경청한 덕에 척척 맞힙니다. 상품을 걸려고 해도 금방 답이 나오니 몇 분만 드리기 어려워 다 같이 우등생인 걸로 했습니다.

 

이제 컴퓨터 DLS 자료 검색하는 법과 입력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컴퓨터에 입력된 내용과 실제 도서의 배치가 다를 경우 얼마나 불편할지 상상하니 우리의 업무가 막중함을 새삼 느낍니다. 도서관에는 늘 "책을 보신 후 제자리에 꽂아 주십시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조금 귀찮다는 이유로 아무 데나 던져 놓고 가면 다음 사람은 어떨까요? 진정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기본 예의를 지켜야겠습니다.

 

학년 초에 주로 이루어지는 도서 분류, 새로이 색인을 붙이고, 파본을 관리하는 법도 배웠습니다. "왜 우리 학교에는 이런 책은 없는 거야."라며 불평만 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비치해 달라 요청도 하고, 분실했다면 꼭 같은 책으로 구매하여 반납해야겠습니다. 생각해 보니 항상 도서관에 바라기만 하고 불만을 토로할 뿐 행동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사서 선생님이 "이제 사서 업무 만만해지셨습니까?" 라고 물어보셨습니다. 더 책임감을 느낍니다. 그리고 이런 교육은 학기 초에 꼭 실시하고 시작했으면 합니다. 가끔 소홀해지더라도 알고 하는 일과 그냥 시간만 보내는 봉사는 다릅니다. 문득 학창시절 도서관에서 꽤 살았던 기억도 되새기고 새로이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나온 기분입니다. 뿌듯함 안고 돌아왔습니다. 나오면서 친구에게 나 이런 교육도 받았다 자랑질 전화도 했습니다.

 

*이미지 제공:사천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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