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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도 끙끙 앓는 월요병!

대한민국 교육부 2014. 4. 14. 11:00

 

우리 학생들이 생각하는 월요일은 어떤 날일까요? 
직장인 월요병? 초등학생도 끙끙 앓는 월요병!
월요병 I 스트레스 I 월요일 I 등굣길
 I 행복한 월요일을 만드는 방법

일요일 저녁 개그콘서트의 밴드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답답해지는 것이 월요병의 대표적인 증상이라는 우스갯소리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출근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일요일 저녁부터 월요병이 발발한다는 이야기인데요, 월요병과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학생, 심지어 초등학생들에게도 월요병이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제가 얼마 전 겪은 일입니다. 우리 반의 남학생 한 명이 3주 연속 월요일에 지각했습니다. 첫 주는 배가 아파서, 둘째 주는 머리가 아파서, 셋째 주는 몸 상태가 안 좋았다는 이유로 거의 9시가 다 되어 등교하였습니다. 그렇게 늦게 온 월요일에는 오전 내내 엎드려 있거나 보건실에서 쉬다 오는 모습이 걱정스러워 지난주에 부모님과 상담을 하였습니다. 어머니의 말씀이 작년 5월경, 3학년 때부터 시작된 증상이라고 합니다. 일요일 저녁부터 머리가 아프다, 어지럽다, 열이 난다면서 끙끙 앓는다는데 꾀병인 것 같기도 하면서도 정말 온몸이 뜨끈뜨끈해진 모습을 보면서 월요일 스트레스가 좀 심하게 있는 것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월요일만 되면 이렇게 몸이 아플 정도로 학교가 싫다니 저도, 어머니도 참 걱정이 되었습니다. 부모님들도 선생님들도 ‘설마 초등학생이?’ 하고 생각하는 월요병, 우리 반 학생들과 함께 이야기해보았습니다.

'8시 30분이 지났는데 아직까지 텅 빈 자리들이 보여요.'
'아침 시간에는 집중이 안 되고 더 소란한 교실'

우리 학생들이 생각하는 월요일은 어떤 날일까요?

월요일 1교시, 시무룩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우리 반 학생들에게 월요일 하면 어떤 생각이 드는지 물어봤습니다. ‘끔찍하다’, ‘괴롭다’, ‘우울하다’ 와 같은 부정적인 단어만 잔뜩 나옵니다. ‘싫다’ ‘짜증 난다’는 직설적인 표현도 많이 나옵니다. 친구들이나 선생님을 만나서 반갑다는 이야기가 몇 명 정도는 나올 줄 알았는데 두 명 정도만 ‘친구들을 만나서 기쁘다.’ 는 의견이 있었고 대부분 학생이 월요일을 생각만 하면 마음이 답답하고 우울해진다고 합니다. 저도 학생들이 월요일을 기대하거나 반기지 않는다는 것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제 생각보다 훨씬 월요일을 싫어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월요일과 관련된 부정적인 단어들을 쉴 새 없이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니 제 마음이 참 씁쓸해졌습니다.

'1교시에도 지쳐보이는 학생들'

도대체 왜? 이토록 월요일이 싫을까요? 

가장 큰 이유는 학교와 학원입니다.공부하는 것이 싫다는 이유가 가장 컸습니다. 주말 동안에 신이 나게 놀았는데 갑자기 학교에 와서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답답하고 학교에 오면 교실에 갇혀있는 기분이 든다고 합니다. 또한, 월요일은 한 주의 시작이라서 일주일 동안 할 고생의 시작의 날이라는 표현도 있었습니다. 한참을 기다려야 쉴 수 있는 주말이 다가오기 때문에 월요일은 더더욱 싫다고 합니다. 그래서 월요일에는 더 일어나기도 싫고, 솔직히 월요일 오전에는 집중이 잘 안 되고 수업 시간 내내 딴생각만 했었다는 이야기도 털어놓습니다. ‘선생님도 주말에 쉬다가 학교에 오기 싫지요? 저희도 마찬가지예요.’ 하고 말하는 학생의 말에 어떤 반박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더는 학생들에게 ‘도대체 왜 수업 시간에 집중을 안 하니?’ ‘왜 월요일에 자꾸 지각하니? 주말에 일찍 잤잖아.’ 하고 다그칠 수가 없었습니다.

'월요일 하는 생각나는 말들'

 

학생들이 이야기하는 ‘행복한 월요일’ 을 만드는 방법

학생들과 직접 이야기해보니 선생님이 생각하는 것 보다 학생들의 스트레스가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학교를 좋아하게 만들 수 있다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조금이나마 부담감을 더는 방법은 없을지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가장 일 순위로 꼽는 것이 ‘체육을 종일 했으면 좋겠다.’ 하는 것이었습니다. 월요일에 온종일 체육을 한다면 8시가 되기도 전에도 등교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자유 시간을 주면 좋겠다.’ ‘자율 학습을 하면 좋겠다.’ 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좀 더 실현 가능성이 높은 의견으로 ‘주말에는 숙제가 없으면 좋겠다.’ 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금요일에 숙제를 내주어도 어차피 그 날 하지도 않고, 토요일, 일요일 낮까지 실컷 놀다 보면 숙제를 제때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는 월요일 등교하기가 더 싫다고 합니다. 그 밖에도 ‘월요일에는 늦게 등교하고 일찍 하교하고 싶다.’, ‘월요일에는 수학 수업을 하지 않으면 좋겠다.’, ‘월요일에는 1인 1역(모든 학생이 학급을 위해 한 가지의 역할을 맡아 하는 것)이 없으면 좋겠다.’ 와 같은 의견을 들으면서 모두 수용할 수는 없지만, 선생님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는 조금 수용해주는 것도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소에는 어쩔 수 없이 수용하고 지내는 학교의 규칙들이 ‘월요일에는 사라진다면’ 하는 상상만으로도 학생들의 얼굴에는 금방 미소가 번졌습니다. 

 

'행복한 월요일을 만들기 위한 방법들'

교사인 저도 사람인지라 일요일 저녁이 되면 ‘아, 내일 또 출근이다.’ 하는 생각에 밤잠을 설칠 때도 있습니다. 저는 제가 어른이라서 월요일을 싫어하고 학생들보다는 선생님인 제가 더 학교 오는 길이 싫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직접 이야기해보니 그렇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선생님보다도 더 힘들어하는 학생들의 모습도 많이 보였습니다.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자녀들을 어르고 달래서 학교에 보내는 부모님의 마음도 이해가 가고, 월요일 아침에는 멍한 표정으로 먼 산을 보고 있는 학생들의 속마음은 얼마나 더 답답할까 하는 생각에 안쓰럽게 여겨졌습니다

 

우리 학생들의 등굣길 발걸음이 조금은 가벼워질 수 있도록 선생님의 작은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등굣길에 꽃을 사가면 기분 전환이 되어서 설레는 마음으로 출근하게 되던데, 우리 반 학생들에게도 그런 소소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월요일 아침에는 새로운 짝꿍이 기다리고 있다던가, 마니또를 정한다든가 하는 소소하지만 재미있는 이벤트들을 연다면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기쁨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주 월요일 작은 변화가 학생들을 기다린다면, 학생들의 월요병이 나아질 수 있을까요? 다음 주 월요일, 우리 반의 1, 2 교시는 학생들이 간절히 원하는 체육 수업으로 준비해보아야겠습니다. 선생님과 학생들의 행복한 월요일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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