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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민서포터즈

군산에서 특별한 근대역사탐방을!

대한민국 교육부 2014. 8. 5. 13:00

지난 역사를 온전히 바라볼 수 있는

군산에서 특별한 근대역사탐방을!
군산 I 일제강점기 I 근대사 I 일본식가옥

군산에서 즐기는 특별한 여행

다양한 지역들은 저마다의 특색을 가지고 있으며, 사람들은 그러한 가지각색의 특징에 매료되어 여행을 시작합니다. 더운 여름에는 부산, 대천, 강릉처럼 시원한 바다가 보이는 곳으로 떠나고,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고스란히 피부로 느끼기 위해 경주, 전주, 부여 등의 도시를 찾아가기도 합니다. 오늘 제가 소개해드릴 여행지는 전라북도 군산입니다. 많은 여행지 중에 특별히 군산을 언급하는 이유는, 지금까지 혼자 여행을 다녀본 곳 중에 가장 많은 곳을 둘러보았고 여행을 통해서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를 배우고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군산일제강점기 시대에 부산, 원산 등과 함께 강압적으로 개항된 아픈 역사를 가진 도시입니다. 군산은 호남지역 곡창의 쌀을 일본으로 실어내 가는 거점이자, 일본 공업 제품의 유입구로서 조선에 대한 일제의 수탈이 본격화되었습니다. 또한, 모순되게 군산은 수탈창구의 역할을 하며 동시에 도시로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고려 시대에는 해상전투인 진포대첩이 발생하였고, 국내에는 유일하게 일본식 사찰이 남아있고 군산세관, 조선은행 등의 잔재들이 도시 구석구석에 남아있습니다.

 

박물관이나 전시회가 아닌 도시 곳곳을 여행하며 역사탐방을 하는 것은 그 자체로 큰 매력을 가지고 있으며 교과서를 벗어나 더 많은 것을 전해줍니다. 그야말로 도시 전체가 하나의 큰 역사박물관이 되는 것입니다. 지금부터 군산이라는 역사박물관 여행을 시작해볼까요?

[▲ 진포해양테마공원]


다양한 퇴역장비를 전시한 진포해양테마공원

‘진포’는 군산의 옛 이름입니다. 진포대첩은 고려 시대에 왜구가 진포에 침입하여 야만적인 약탈을 자행했을 때 최무선이 발명한 화포를 사용하여 500여 척의 왜선을 무찌른 전투입니다. 진포대첩은 세계 해전사에서 함선에서 화포를 사용한 최초의 전투라는 역사적인 의미를 가지는 해상전투입니다. 해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진포대첩을 기념하기 위해 군포 내항에 진포해양테마공원을 조성하였습니다. 어린이들의 체험학습장으로 활용하고 올바른 역사의식과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해서 당시 전투현장이었던 내항 근처에 육·해·공군의 퇴역 군 장비들을 전시했습니다. 

[▲ 진포해양테마공원]

공원에 전시된 퇴역장비에 직접 탑승해볼 수도 있고 4,200t급의 위봉함에 병영생활상의 모형, 용품을 전시해놓았기 때문에 다양한 간접체험도 가능하며, 4D 영상관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좀 더 흥미로운 역사교육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진포대첩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그 당시현장을 재현해 놓은 공간도 있어서 어린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제공하며,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사용되었던 배들과 세계 해전의 역사, 역사를 기록한 다양한 사진들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위봉함에 발을 디디면 엄청난 함선의 크기에 감탄하게 됩니다. 퇴역한 함선이지만 당장에라도 바다를 향해 나아갈 것처럼 정비가 잘 되어있고 다양하게 제공되는 체험공간은 어른이나 어린이 구별할 것 없이 즐겁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일제의 흔적을 둘러보는 근대역사탐방(동국사, 일본식 가옥, 구 군산세관)

군산은 일본에 의해 강압적으로 개항된 항구도시입니다. 따라서 시내를 중심으로 인근에 일본의 잔재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특히, 국내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일본식 사찰인 동국사일본인이 건립한 일본식 목조 가옥인 히로쓰 가옥, 그리고 군산항을 통해 드나들던 물품에 대해 세금을 거두던 구 군산세관과 조선은행은 대표적인 일본의 잔재입니다. 군산 근대역사탐방의 가장 큰 장점은 앞서 언급한 장소들이 서로 가까이 시내 곳곳에 골고루 퍼져 있어서 여행자들이 쉽게 찾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 동국사]

 

동국사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에 한국식 사찰과는 다른 일본식 사찰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한국 사찰은 조용하고 차분하면서 자연과 잘 어울리는 느낌을 주는 반면, 일본 사찰은 자그마한 문양, 석상들까지 한국의 것과 모두 다르며 전체적으로 아기자기한 느낌을 줍니다. 사찰을 짓는 데 사용된 목재들은 모두 일본산이며 범종도 마찬가지로 일본에서 주조해서 지금의 동국사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동국사는 우리나라 개화기와 근현대사의 역사를 증명하는 건축물로써 식민지배의 아픔을 확인할 수 있는 교육 자료로서 높은 활용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 일본식 히로쓰 가옥]

동국사 인근에 있는 히로쓰 가옥대규모 일식 주택의 특성이 잘 보존된 건물입니다. 2층의 목조 가옥으로 일본식 정원과 다다미방 등이 있는데, 동국사에서 볼 수 있었듯이 독특한 일식의 특징을 눈으로 직접 보고 느낄 수 있습니다. 처음 히로쓰 가옥 내부에 들어가면 한국 내에 이렇게 이국적인 공간이 있다는 것이 마냥 신기하기만 합니다. 실제 영화 촬영지로도 주목받을 정도로 옛 일본 가옥의 느낌이 잘 남아있으며, 특히 자그마한 정원이 가옥 분위기와 정말 잘 어울려서 정원을 걷다 보면 내가 마치 영화 속 주인공처럼 느껴지게 됩니다. 

[▲ 구 군산세관]

군산세관과 조선은행도 마찬가지입니다. 군산세관은 독일인이 설계하여 유럽양식으로 건축했는데 한국은행 본점과 같은 양식입니다. 붉은 벽돌의 외관과 달리 내부는 목조로 건축했습니다. 군산세관은 건축사적 의미 외에, 곡창 지대인 호남지방에서 쌀 등을 빼앗아 가던 일본 제국주의 상징으로서 역사의 교훈을 주는 곳입니다. 조선은행 군산지점 또한 일제강점기 군산의 경제 수탈을 대표하는 건물입니다. 현재는 조선은행 건물을 보수, 복원하여 근대 건축관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내부에는 군산을 대표하는 건축물들의 사진과 모형이 같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군산세관과 조선은행은 모두 입장료를 받지 않기 때문에 외관을 관람하고 내부로 들어가 군산에서만 볼 수 있는 색다른 전시를 보는 것도 좋습니다. 

[▲ 구 군산세관]

 

군산을 좀 더 구석구석까지 다녀보자(은적사, 은파유원지) 

군산 시내를 중심으로 근대사의 흔적들이 많이 남아있다면 시내를 벗어나 외곽으로 가면 삼국시대에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는 은적사와 햇살을 받은 물결이 반짝이게 아름다운 은파유원지, 금강철새조망대 등을 만날 수 있습니다. 군산에 가보고 싶은 곳이 너무 많았지만 특별히 은적사와 은파유원지를 다녀왔습니다. 은적사는 군산 시내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근대의 분위기를 벗어나 삼국시대를 느껴보고 싶었고, 은파유원지는 온종일 여행하느라 피곤한 몸을 이끌고 맑은 물결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 은적사]


은적사에 도착하면 가장 눈에 띠는 것이 바로 대웅전에 안치되어 있는 석가여래삼존불상입니다. 조선 인조 7년에 조성한 것으로 높이가 12m에 달하는 나무로 만든 대형 불상인데, 실제로 불상 아래 도착하면 장엄한 크기에 압도되어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은적사는 삼국시대에 창건되어 고려 시대에 가장 활동적인 사찰이었습니다. 개항 이후 일제가 1924년 대웅전을 허물어 없애버린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10여 년 이후 지금의 자리에 다시 지어 지금의 모습으로 남아있습니다. 사실 은적사 주변을 둘러보면 아파트들이 사찰을 쭉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 낯설게 느껴집니다. 삼국시대에 태어난 은적사가 현대의 건축물과 어울리는 모습은 어색하면서도 오랜 역사가 흘렀다는 사실에 엄숙해지기도 합니다. 

[▲ 은파유원지]

은파유원지군산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휴식공간이자 운동공간입니다. 은파유원지는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데 그 둘레를 감싸는 산책로를 따라 가족, 연인, 친구들끼리 나들이를 오거나 운동을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유원지 중간에 있는 목조다리는 은파유원지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굴곡이 있는 멋진 다리를 건너면 시원하게 뿜어져 나오는 분수를 볼 수 있으며 쉴 수 있는 공원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지친 일상이 끝난 후 휴식과 운동이 필요한 시민들에게 은파유원지는 정말 좋은 공간입니다. 

[▲ 은파유원지]


군산역사탐방이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이유

군산을 여행하며 보게 되는 일제의 잔재를 보며 단순하게 ‘건물이 독특하다.’, ‘옛날의 일본식 건축양식은 이렇다.’ 와 같은 감상에 멈추어서는 안 됩니다. 군산 시내 곳곳의 일본식 건축물들은 고스란히 과거 일본의 횡포를 상징하며, 이러한 역사적 상처의 흔적을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역사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해야 할 것입니다. 시대가 변할수록 역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줄어들고 있으며 심지어는 잘못된 역사적 사실과 역사관을 가진 사람들도 있습니다.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역사 속에서 우리는 자유를 쟁취한 지 오래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어제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이 오늘을 온전히 살아갈 수 없듯이, 역사를 망각한 사람에게 장기적인 밝은 미래가 보장되지 못합니다.

 

이는 물론 역사교육 자체가 가지는 문제점에 기인하기도 합니다. 학교 수업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역사교육은 대부분 이론·지식적인 측면에서 진행되며, 직접 체험하거나 사료를 통해 더 가깝게 학습할 수 있는 접근법이 크게 활용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군산처럼 역사적 흔적이 온전히 남아서 여행하는 것과 동시에 역사 공부를 할 수 있는 도시를 찾아가는 것은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경주로 수학여행을 가는 것도 군산역사탐방과 비슷한 의미를 가집니다. 직접 문화재를 눈으로 보고 도시 자체에서 풍기는 역사의 향기를 맡아보는 학습은 학생 개인의 역사를 바라보는 시야를 더 넓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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