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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전달 수업은 가라! 학생들이 중심이 되는 '거꾸로 교실' 속으로! 본문
지식 전달 수업은 가라!
학생들이 중심이 되는 '거꾸로 교실' 속으로!
디딤영상과 생각 과제로 수업 전 다양한 생각 공유
활발한 토의로 학생들이 꾸며나가는 수업 시간
'거꾸로 교실'. 무슨 의미일까요? '교실이 거꾸로 되었다?', '거꾸로 수업한다?' 등 여러 의미들을 추측해봅니다. 거꾸로 교실이란 교사가 아닌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수업이 진행되는 교실을 말합니다. 예전에는 선생님이 지식을 가르쳐주고 학생들이 교과서의 문제를 푸는 식이었다면, 이제는 학생들이 스스로 지식을 만들어나가는 교실 풍경이 자주 보입니다. 진주시 천전초등학교 6학년 1반에서 바로 거꾸로 교실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교실 문턱을 들어서기 전부터 학생들의 시끌시끌한 목소리들이 들립니다. 거꾸로 교실은 어떤 모습인지 함께 알아볼까요?
▲ 진주시 천전초등학교 김명주 선생님과 6학년 1반 학생들(출처: 직접촬영)
거꾸로 교실은 무엇인가요?
거꾸로 교실이란 학생들이 수업 영상을 집에서 보고 기존의 과제를 교실에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거꾸로 교실의 진짜 의미는 전달식 강의를 전체 배움 공간에서 개별 배움 공간으로 옮기고, 그 결과 남겨진 전체 배움 공간을 역동적이고, 서로 배움이 가능한 환경으로 바꾸는 교육 실천을 의미합니다. (<거꾸로 교실-진짜 배움으로 가는 길> 도서 참고) 즉, 거꾸로 교실 속 학생들은 능동적인 학습자가 되어 수업 시간에 다른 학생들과 서로 학습 내용에 대해 토의하고 협동하며 배워갑니다.
학생들이 중심이 되는 거꾸로 교실 속으로!
1. 디딤영상
디딤영상은 거꾸로 교실에서 수업의 주요 내용을 안내해주는 영상을 말합니다. 짧은 시간동안 본 차시의 내용에 관한 교사의 강의를 담거나, 본 수업과 관련된 영상을 담기도 합니다. 학생들은 수업 전에 디딤 영상을 보고 수업에 참여함으로써 수업 시간에는 강의 내용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친구들과 공유하며 토의, 토론 학습을 합니다.
▲ 사회 수업을 위한 디딤영상 안내(출처: 김명주 선생님 네이버 밴드)
2. 생각 과제
디딤영상과 더불어 거꾸로 교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요소는 바로 '생각 과제'입니다. 생각 과제란 것은 수업 전에 배움 문제와 관련하여 학생들이 생각해볼 문제를 선생님이 미리 던져주는 것입니다. 김명주 선생님께서는 네이버 BAND를 활용하여 학생들에게 생각 과제를 주고, BAND안에서 학생들이 의견을 공유하게 하였습니다.
▲ 이번 사회 수업에서의 생각 과제에 대해 활발히 의견을 나누는 모습
(출처: 김명주 선생님 네이버 밴드)
3. 수업 활동 모습
<활동1 - 일반무역과 공정무역의 특성 비교하기>
디딤영상과 생각 과제로 수업 전에 서로의 생각을 나누었다면, 수업시간에는 무엇을 할까요? 이제 실제로 학습내용에 대한 생각을 나눠보면서 활발한 토의를 합니다. 오늘 사회 수업의 배움 주제는 '지구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정부 기구(NGO)의 필요성을 공정무역과 관련지어 설명해보자'입니다. 배움 주제 아래 학생들은 먼저 일반무역과 공정무역의 특성을 비교합니다. 생각 과제를 통해 수업 전에 서로의 생각을 나누다보니, 학생들은 더욱 활발하게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 토의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의견을 공유하고 정리하는 모습에서 지식을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 문장 카드를 이용하여 토의하는 6학년 1반 학생들(출처: 직접촬영)
<활동2 - 공정무역 놀이하기>
다음으로, 학생들은 모둠별로 한 나라씩 맡아서 공정무역 놀이를 합니다. 모둠별로 선진국, 개발도상국, 후진국을 맡아 각 나라의 수출품을 생산하고 서로 수출과 수입을 하며 무역 놀이를 계획합니다. 다른 모둠에 어떤 수출품을 팔고, 어떤 수입품을 살지 서로 깊이있게 의논하곤 합니다. 이 놀이를 시작하면서 교실은 학생들의 목소리로 가득찹니다. 모든 학생들이 참여하여 활동하는 모습에서 학생 중심의 배움이 일어나는 것을 느꼈습니다.
▲ 공정무역 놀이를 계획하는 학생들(출처: 직접촬영)
▲ 공정무역 놀이를 하며 즐거워하는 학생들(출처: 직접촬영)
<활동3 - 공정무역을 위한 비정구 기구(NGO) 만들기>
시끌시끌한 공정무역 놀이가 끝난 후, 선생님께서 질문 하나를 던집니다. "여러분, 공정무역이 잘 이루어졌나요?" 이 질문에 학생들은 "아니요, 잘 안 됐어요. 서로 이익을 챙긴다고 비싸게 팔고 그랬어요"라고 답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선생님의 질문에 학생들은 스스로 문제점을 찾아보고 '도우미'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공정무역의 도우미인 비정부 기구를 모둠별로 기획합니다. 공정무역이 잘 이루어지도록 모둠별로 다양한 종류의 비정구 기구를 만드는 모습에서 학생들의 눈이 반짝입니다.
▲ 비정부 기구를 기획하는 학생들(출처: 직접촬영)
각 모둠별로 비정구 기구를 만든 후 발표 시간을 가졌습니다. 직접 공정무역 놀이를 해서 그런지 공정무역을 돕기 위해 어떤 비정구 기구를 만들어야할지 모둠별로 잘 알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비정구 기구 중에는 서로의 불이익이 없도록 도와주는 'Trade Peace', ' YSK 무역 협회', '초콜릿 공장' 등 다양하고 이색적인 기구들이 많이 기획되었습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지식을 구성하고 정리하는 모습까지 볼 수 있는 수업이었습니다.
▲ 모둠별로 기획한 비정부 기구를 발표하는 학생의 모습(출처: 직접촬영)
김명주 선생님과 6학년 1반 학생 인터뷰
< 천전초등학교 김명주 선생님 인터뷰 >
Q. 거꾸로 교실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수업에 대한 고민과 교사로서의 자존감에 대해 혼란을 느끼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작년 초여름에 거꾸로 교실 연수 메일을 받고 '거꾸로 교실의 마법'을 보게 되었고, 살칸 칸의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와 자크 랑시에르의 '무지한 스승'도 만나게 되었습니다. 거꾸로 교실을 만나는 순간 학생과 수업에 대한 관점 등이 명확해졌고, 거꾸로 교실을 실천하는 선생님들의 모임을 통해 좋은 수업을 위한 상호 배움을 느꼈습니다. 그 이후로 1년 6개월간 거꾸로 교실을 해오고 있습니다.
Q. 거꾸로 교실을 하게 되면서 학생들의 변화된 점은 무엇인가요?
A. 거꾸로 교실을 하면서 저희 반에는 수업시간에 노는 학생들이 없어졌습니다. 제가 없이도 학생들은 스스로 공부를 찾아서 하기 시작했고, 수업 시간에는 모두가 참여하여 활발하게 토의를 합니다. 모르는 것이 생겨도 이제 서로 물어보고 도와서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거꾸로 교실의 힘을 느낍니다. 학부모님들도 집에 와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모습에 매번 변화를 느끼십니다.
Q. 거꾸로 교실을 하게 되면서 힘들거나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A. 거꾸로 교실을 처음 시작할 때는 많은 분들이 여러 가지 편견 때문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희 반 아이들이 점점 변화하는 것을 보시고 선생님 한 분 한 분 편견을 깨고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하였습니다. '학생들이 못 따라올 것이다, 학생들이 잘하지 못할 것이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거꾸로 교실은 굴러갈 수 없을 것입니다. 학생들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하다보니, 지금의 거꾸로 교실을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 천전초등학교 6학년 1반 학생 인터뷰 >
Q. 거꾸로 교실을 하면서 스스로 변한 점은 무엇인가요?
A. 친구들과 협동을 하면서 수업을 하다보니 스스로 공부를 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혼자 공부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Q. 거꾸로 교실 수업을 하면서 재미있던 점은 무엇인가요?
A. 수학을 공부할 때 친구들끼리 의논을 하면서 풀다보니 더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과학을 공부할 때 재미있었습니다. 저희가 직접 간단한 과학 기구를 만들고 실험하면서 어려운 과학도 즐겁게 배울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학생들로부터 배움이 시작되는 '거꾸로 교실'
'비정부 기구의 필요성을 공정무역과 관련지어 설명해보자'는 이번 사회 수업의 배움 문제는 자칫 보면 어렵고 지루한 수업이 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사회 수업은 교과서의 도표를 보고 해석하고 의미를 이해하는 모습을 그리곤 합니다. 하지만 오늘 6학년 1반의 수업은 지루한 사회 수업이 아닌 학생들이 활발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반 아이들 모두가 참여하여 의견을 나누고 내용을 탐구하는 모습에서 진정한 배움은 학생들로부터 시작된다는 의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수업시간이 학생들의 토의로 시끌시끌한 교실, 거꾸로 교실 속에서 학생들은 스스로 행복한 수업 시간을 꾸며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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