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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민서포터즈

하루 14번 '배꼽인사', 확 달라진 대전공고

대한민국 교육부 2010. 7. 2. 07:00
한 달 전 쯤이었다. 집근처에 있는 대전 공고 앞을 지나가다가 특이한 모습을 봤다. 어머니들이 어깨에 띠를 두르고 양쪽 교문 앞에서 학생들을 지도 하고 있었다. 교장선생님과 학생과 지도 교사도 함께 있었다.
 
나는 교장선생님께 대충 설명을 들었다. 올해 3월에 새로 부임한 박준태 교장선생님은 학생들을 위해 목, 금요일 방과 후 학습을 실시 하고 있었다. 안하던 방과 후 학습을 하기가 싫어서 몰래 도망가는 학생들이 생겼다. 여러 가지 학생지도를 고심하던 교장선생님은 '학부모 자원봉사' 어머니를 양쪽 교문에 서게 했다고 설명해 주었다.


나는 허락을 얻고 디카로 사진을 찍었다. 30년을 실업계 학교에만 근무한 교장선생님의 교육관을 인터뷰하기로 약속을 하고 돌아왔다. 
 
어쩌다 버스를 타려고 정거장에 갔을 때 공고 학생들 하교 시간일 때가 있다. 두 세 마디에 욕이 섞였고 여러명이 동시에 길바닥에 침을 탁 탁 밷기도 했다. 점심시간이면 학교근처 아파트 놀이터에 학생커플들이 와서 있거나 여러명의 남학생들이 모여와 담배를 피워서 아파트의 아주머니가 교장실을 찾아가 항의기도 했단다.

그런데 불과 3개월 만에 학생들의 옷차림이 단정해졌고 자세도 공손해 진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버스정류장에서 마주처도 침을 밷거나 욕을 하는학생들도 드물었다. 슬리퍼를 질질끌고 등교하는학생들이 자주 보였는데 그런 학생들도 보이지 않았다.
 

교장선생님과 인터뷰하기 위해서 교문에 들어서니 헌혈차 세 대가 서 있었다. 학생들이 헌혈을 하고 내려오고 있었다. 만 16세가 넘어야 헌혈을 할 수 있는 것을 나는 처음 알게 됐다..


다음은 박준태 대전 공고 (구 서대전 공고) 박준태 교장선생님께 질문한 내용이다.


 
 Q 방과후 학습은 대전공고에 부임하시고 새로 시작한 교육 방법입니까? 실업계 고등학교(전문계고)에는 방과후 학습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박준태 교장  3월 부임하는날 새벽 6시 50분에 교장실에 도착해서 등교하는 학생들과 교사들을 지켜 봤습니다. 학생의 25%가 슬리퍼를 신고 등교를 하고 있었고, 여학생 중에는 화장을 하고 학교에 오는 학생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생각끝에 모두 운동화를 신으라고 했습니다. 슬리퍼를 신고 등교해서 흙을 묻히느니 차라리 모두 운동화를 신으니 복장이 단정해 졌습니다. 여학생들 중에 화장한 학생은 데리고 가서 비누를 주면서 씻으라고 했습니다.
 

 Q 교장 선생님이 대전 공고 학생들 교육에 가장 주력하고 계신 것은 무엇인가요?
 
 박준태 교장  올해 정원보다 미달이 됐어요.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패배감을 없애주고 "1등이 아니어도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주고 싶습니다. 우리 학교 교사는 가르치는것도 중요하지만 학생을 도와주는 일이 더 중요합니다.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자기 개발을 하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Q 대전공고에 오셔서 교육하신 것 중에서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박준태 교장  전교 36개 학급을 모두 돌면서 한 시간씩 직접 수업을했습니다. 그리고 몇가지 약속을 했습니다.
 
1. 사자성어(四字成語) 책을 전교생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사자성어를 익히게 하므로서 인성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담임이 매일 지도 하고 있어요.
 
2. 공수도 인사(배꼽인사)를 하루에 14번 시키고 있습니다. 조회, 종례, 수업5시간 모두 시작할때 끝날때 공손하게 인사를 하면 마음도 겸손해 지기 마련입니다.
 
* "교권에 도전하지 마라"고 가르쳤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엄마,아빠에게 말대꾸하듯이 교사들에게 말대꾸하는데 그 버릇을 고쳐야 합니다.
 
3. '교장명함 주기' : 학교를 다니다가 표정이 어두운 학생들에게 제 명함을 주었습니다.100장을 주었는데 10명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주로 집단 괴롭힘, 왕따 등을 말했는데 괴롭히는 학생들 때문에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고 합니다. 학생과 교사들이 합심하여 괴롭히는 학생들을 잘 지도하려고 노력하고있습니다.
 

* 방과후 학습을 하고 있는 대전공고생들


 Q 남편이 대전 공고와 가까운 곳에 있는 대형마트안에서 서점을 하고 있어서 알게 됐는데요. 도서관 담당 선생님이 학생들을 데리고 서점에 와서 책을 보게 하고 선생님은 책을 자주 사가시곤 합니다. 마트안의 푸드코트에서 음식도 사주는것을 봤습니다. 교사의 관심과 사랑이 어떤 결실을 얻었는지 그 사례가 있나요?
 
 박준태 교장  도서관 지도 교사는 조성준 (영어담당) 교사인데 박사학위 때문에 연수휴가 중입니다. 성실하고 학생들을 많이 사랑하는교사지요. 그리고 장석원교사(자동차학정비과)는 자동차 동아리를 잘지도 해서 대학졸업생,일반인들과 함께 겨루는 기능경기대회에서 금상을 받게 했습니다. 

그리고 논술동아리를 하고 있는 박용헌 교사가 있습니다. 교사는 학생들을 가르치기만 해서는 안됩니다. 학생이 뭘 잘하는지 스스로 깨닫게 도와 주어야 합니다.
 
 
 Q 대전공고의 방과후 학습은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나요?
 
 박준태 교장  전교생들이 목,금 각2시간씩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취미, 학습, 운동..여러 분야입니다. 6월1일부터 1학년 특별학급(25명)을 만들어서 매일 방과후 3시간씩 오후 8시30분까지 야간자율학습을 합니다. 본인들이 선택해서 한 공부라서 자부심도 많고 잘운영되고 있습니다.
 

 Q 대전공고 학생들의 생활지도는 어떤 것에 중점을 두고 있나요?
 
 박준태 교장  6월1일부터 '학교폭력과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교감선생님을 단장으로 하고 교내에 '신고함' 5개를 설치했습니다.그리고 '도움의 전화'를 새로 설치해서 학생과 교사가 직접 대화할 수 있도록했습니다. 학교에서 폭력때문에 피해를 받는 일이 없어야합니다.

'동문과 함께'하는 생활지도를 한달에 한 두 번하고 있습니다. 진잠에도 대전공고 졸업생이 좀 살고 있더군요. 공고 졸업을 하고 성공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는 선배들이 와서 경험담을 대화하며 이끌어 주고 있습니다.
  
 
 Q 교장선생님은 실업계 학교에서 30여년 교단에 서셨습니다. 실업계 교육의 문제점과 학부모에게 바라는점은 무엇인가요?
 
 박준태 교장  실업계에 진학한 학생들은 패배감이 많습니다. 교사가 도와줘서 학생이 잘하는 것을 찾게 해야 합니다. 1등이 아니더라도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어야 합니다, 사실 그렇구요.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좀더 따뜻한 눈으로 학생들을 대해주면 좋겠습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선취업 후 진학'을 권유합니다. 10명중 9명이 대학에 가는시대라서 취업란이 심각하기 때문에 취업부터 하고 후에 대학을 가는게 더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Q 교장선생님은 우리 나라 교육의 미래를 어떻게 바라보시나요?
 
 박준태 교장  저는 밝다고 봅니다. 우수한 학생들이 교사를 지망하는 경향이 많다고 생각하고, 또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있고 공교육을 신뢰하도록 많은 교사들과 우리 사회가 노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장인 저는 교사들을 가족같이 생각하고 교사들은 학생들을 그렇게 생각해야 합니다.
 

** 박준태 교장선생님은 대전고등학교(51회) 졸업하고 충남대학교 공업교육학과를 졸업했다. 대전고 동기로는 황우석박사가 있다. 황우석박사의 영향으로 아들은 수의사가 됐다. 딸은 현재 초등학교 교사를 하고 있다. 교장선생님이 교사와 학생들을 가족같이 생각한다는 말에 강한 신뢰가 생겼다.



모과
 | IDEA팩토리 김성희 기자 | http://blog.daum.net/moga2641(모과 향기)
우리 나라 학생들이 행복한 생활을 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긍정적인 생각이 쌓이면 대단한 폭발력으로 변하여 자기와 주변을 즐겁게 해준다고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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