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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타는 남자, 이유가 있다 본문
달콤했던 추석연휴를 끝마치고 새로운 한 주를 맞이한 30대 직장인 A씨. 직장으로 향하는 발걸음도 가볍고 며칠 만에 보는 동료들의 얼굴이 반갑기 그지없다. 활기차게 업무를 시작하려는 A씨는 어디선가 들려오는 부장의 잔소리와 기획안 제출을 독촉하는 과장 때문에 이내 의욕이 반감되고 만다.
기분전환을 위해 커피 한 잔 마시러 옥상에 올라간 A씨는 유난히 높고 푸른 하늘이 눈물 나게 시리게 다가온다. 동료들과 회포로 마감할 겸 퇴근 후 찾은 가을전어 횟집. A씨를 기다리는 것은 “물량이 떨어져 전어가 없다”는 주인장의 대답 뿐. ‘신이시여, 왜 저에게 이런 시련을’
얼음장같이 차가운 흙을 뚫고 파릇파릇한 새싹이 돋아나는 잔인한 계절 4월, 뜨거운 태양 아래 끝도 안 보이는 백사장에서 더위와 한 판 씨름을 벌인 8월이 지나면 가을이 성큼 다가온다. 이 가을 A씨를 비롯한 남자들은 알 수 없는 묘한 기분에 휩싸이곤 한다.
▲ 남자들이 가을이 되면 묘한 기분을 느끼는 까닭은 무엇일까.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서 세상의 모든 근심을 홀로 지고 가야하는 것인 듯 삶의 무게가 온 몸을 짓누르며 가슴 한켠이 아련해진다. 그래서 가을을 남자의 계절이라고 하는지도 모른다. 흔히 가을을 탄다고 하는 이 같은 현상은 왜 생기는 것일까.
사람이 감정을 느끼는 것은 오감이 어떤 현상을 인지하고 이에 대해 뇌가 반응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딱 잘라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인간을 비롯한 모든 동식물이 24시간이라는 일주기에 적응하면서 진화했다는 점에서 생체주기는 가을남자를 설명하는 하나의 근거가 될 수 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은 24시간, 365일이라는 지구환경에 적응하도록 진화해왔다. 이를 생체주기, 일주기성이라고 일컫는다. 일주기성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 호르몬이라는 물질이다. 호르몬은 인체 내에서 생리현상을 조절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호르몬은 우울증, 스트레스 등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코티졸이나 멜라토닌 역시 일주기성을 갖는다. 일주기성을 갖는다는 말은 쉽게 말하면 하루 동안 햇볕을 얼마만큼 쬐느냐가 호르몬 분비에 미묘한 영향을 준다는 얘기다. 이를테면 낮에 주로 활동하는 호르몬은 일조량이 많을수록 왕성한 활동을 하고 밤에 주로 활동하는 호르몬의 그 반대이다.
우울한 느낌을 극복하는 것에 관여하는 항우울성 호르몬은 일조량이 많을수록 활발하게 분비된다. 가을이 되면 상대적으로 봄과 여름에 비해 일조량이 줄어들면서 항우울성 호르몬 역시 이에 반응해 분비량이 줄어들게 된다. 이들 호르몬은 우울증, 스트레스와 같은 다양한 생리현상에 대해 분비량을 조절함으로써 생체의 내적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상대적으로 주위가 어두워지면 인체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숙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일조량이 줄어들고 밤이 찾아오는 시간이 빨라지면서 이런 호르몬들은 여름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을이 되면 우리 몸에 많이 분비된다. 호르몬들의 이러한 복합적인 작용이 결과적으로 가을을 타는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러면 이러한 호르몬들은 인체 내에서 어떻게 작용하는 것일까. 우리 몸에는 생체시계 분자네트워크라는 것이 있다. 생체시계란 낮과 밤을 식별해 인체의 생리 현상을 조절하는 도구이다. 24시간을 주기로 지구라는 행성에 적응해 진화해온 동식물들은 24시간에 맞도록 생체시계를 진화해왔다.
생체시계는 생체시계를 관장하는 중추생체시계와 말초생체시계로 구성됐다. 중추 생체시계와 말초생체시계는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인체의 생체리듬을 관장한다. 생체시계를 통해 인체는 각각 호르몬 합성에 핵심역할을 하는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호르몬 분비를 조절하고 결과적으로 생체리듬을 조절하게 되는 것이다.
여름에서 가을로 계절이 바뀌면 일조량이 서서히 변하면서 인체의 생체시계는 이에 적응하기 위해 조금씩 생체리듬을 조절한다. 생체시계가 생체리듬을 조절하면 1차적으로 호르몬들이 영향을 받게 된다. 호르몬이 생체리듬에 적용하기 위해 분비량을 조절하면서 2차적으로 뇌가 반응하고 감정에도 미묘한 변화가 생기게 된다.
▲ 가을 타는 것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햇볕을 많이 쬐는 것이다.
이와 같은 멜라토닌의 특성 때문에 멜라토닌은 ‘밤의 호르몬’으로도 익히 알려져 있다. 이 멜라토닌 호르몬이 일조량이 줄어들면서 과다하게 분비되면 이른바 가을을 타는 것과 같은 묘한 기분에 빠지는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사계절이 뚜렷하고 낮과 밤의 구별이 분명한 우리나라와는 달리 고위도에 위치한 스웨덴의 경우 겨울에는 해가 떠 있는 시간이 극히 짧다. 고위도이기 때문에 스웨덴의 경우 여름에는 일조시간이 길고 최북단에는 백야현상이 나타나지만 겨울이 되면 반대의 현상이 나타난다.
겨울밤이 긴 스웨덴의 독특한 자연환경은 스웨덴 사람들의 우울증 증가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다수의 연구결과가 보고된바 있다. 즉 밤의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영향으로 스웨덴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우울한 느낌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제 남성들이 가을을 타는 이유에 대해 살펴봤다면 어떻게 이를 극복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하나의 방법으로 전문가들은 햇볕을 많이 쬘 것을 당부한다.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경우 햇볕을 많이 쬘수록 분비가 촉진되며 기분을 좋게 하는 항우울효과가 있다.
긍정적 사고와 규칙적인 운동, 취미생활 등을 통해 되도록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하늘을 높고 말은 살찌는 천고마비의 계절, 삶의 지혜가 담긴 독서를 통해 허전한 마음을 달래거나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정신건강을 살찌우는 것은 멋진 가을남자로 거듭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과학창의재단 사이언스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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