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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만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 항상 상위권을 차지하는 나라, 어느 나라에서도 감히 흉내 내기 어려울 만큼 짧은 기간 동안 초·중등 교육뿐 아니라 대학 교육까지 보편화 수준을 달성한 나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09년 취임 이후 기회가 될 때마다 칭찬하고 부러워하는 교사, 학부모, 교육시스템을 가진 나라 등. 우리나라 교육에 대한 국제적인 평가를 대변할 수 있는 것들을 나열하자면 위에 언급된 것들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교육과 관련하여 자주 언급하거나 신기해 하는 것을 하나 더 소개하자면 그것은 바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듣기평가를 위해 그 시간대에는 비행기 이착륙을 금지하는 나라’라는 것입니..
"새로운 기술을 배운다는 즐거움에 힘든 줄도 모르겠어요. 선생님들도 열의를 다해 가르쳐주시니 진짜 열심히 해야겠단 생각이 들어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국패션봉제아카데미(이하 아카데미). 의류 봉제를 배우기 위해 모인 만학도의 열기는 한낮의 태양보다 뜨거웠습니다. 이철오(51) 씨는 9월부터 이곳에서 치마, 셔츠, 바지 등 의류 제작과정을 배우고 있습니다. 두 달여의 교육이 끝나는 12월 초엔 공장에 들어가 직접 제작한 옷을 시중에 내놓게 됩니다. 매일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이어지는 수업에도 이씨의 얼굴엔 힘든 기색은커녕 웃음이 가득했습니다. 24년째 봉제만 해온 이 씨가 다시 학생이 된것은 4개월 전, 일하던 경기 부천시의 한 속옷 봉제업체가 폐업을 하면서부터입니다. 점차 주문이 줄어 자금 사정..
KDI 청사 전경./사진제공=KDI '경제'라는 용어는 일상생활에서 참으로 자주 쓰이지만 '쉽고 편안한' 느낌으로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어렵고, 전문적이어서 머리를 싸매고 독한 마음으로 덤벼들어야 이해가 가능할 것만 같습니다. 특히 청소년기에 배우는 경제, 금융은 용어부터가 낯설어 쉬운 교육에 대한 필요성이 늘 강조되고 있습니다. KDI(한국개발연구원) 경제정보센터에서는 오래 전부터 청소년을 대상으로 경제 교육을 실시해 왔습니다. KDI는 1971년 설립된 이후, 경제사회 현상에 대한 종합적 연구를 수행해 온 한국의 대표적인 국책연구기관입니다. KDI는 다양한 경제교육 방법 및 콘텐츠 개발을 통해 학교 현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시장경제 원리와 경제 현상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합리적 의사결정에 큰..
민동석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 중학교 한 학기간 실시되는 자유학기제, 이 시기 수 많은 아이들이 꿈을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납니다. 한 권의 책을 멘토로 삼아 '정말 하고 싶은 일'을 떠올려 보기도 하고, 진로직업지원센터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학교에서는 얻기 힘든 경험을 맛보기도 할 것입니다. 인상 깊은 사건, 한 순간의 경험은 진로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민동석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63)에게도 인생을 바꾼 비슷한 체험이 있습니다. 그가 청소년들에게 체험활동을 적극 장려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도산 안창호가 알려준 '국가의 의미' 민 사무총장은 33년간 외교관의 길을 걸었습니다. 1979년 외무고시에 합격하고 주 제네바 대표부 1등 서기관, 주 영국대사관, 유..
열 살 소녀는 손재주가 뛰어났습니다. 찰흙놀이, 비즈공예, 바느질 솜씨가 좋았습니다. 만들기만 잘한 게 아니었습니다. 상상력이 풍부하고 호기심이 많았습니다. 이를테면 ‘학생 대신 공부하는 기계’ 같은 독특한 아이템을 생각해냈습니다. 학창 시절 김경희(23) 숯진주연구소 대표가 좋아한 과목은 과학이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공부 목표는 일반 학생들과 조금 달랐습니다. 시험을 보기 위해 과학 원리를 무작정 암기한 게 아니라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해결할 방안으로서 과학 지식을 습득한 것입니다. 반면 다른 교과목에는 별다른 흥미를 갖지 못했습니다. “학교 성적이 중하위권에 머물렀어요. 고등학교 내신 성적은 6등급이었죠. 그런데도 아버지와 어머니는 저에게 ‘공부하라’며 다그치지 않았어요. 오히려 제가 가진..
전남 광양하이텍고등학교(교장 조의식) 도제반 학생들은 매 학기 절반 이상을 일터에서 배웁니다. 9·10월은 3학년 도제반 42명이, 오는 11·12월은 2학년 도제반 47명이 채용 약정된 기업에서 실무를 익힙니다. 광양제철을 비롯한 광양만권 산업단지, 율촌산업단지, 신금산업단지 내 우수 중소기업 26곳이 이들의 배움터입니다. 학교 인근에 위치한 산업단지의 이점을 살려 매 학기 두 달간 집중적인 현장 경험을 쌓으면서 참여 학생들은 기술명장의 꿈에 한 발 더 다가서고 있습니다. 더욱이 이들은 ‘학습근로자’로서 급여뿐 아니라 졸업 후 취업 걱정 없이 바로 채용되는 혜택을 누립니다. 교육과정 훈련 이수로 자격증은 물론, 병역특례 혜택도 가능해 도제반은 인기가 높습니다. “학기를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눠 이론교육..
'단식(斷食)'. 30여년 전, 광주의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던 작곡가 김형석씨(49)는 힘들게 옥편에서 이 단어를 찾아냈습니다. 큰 종이에 그림 그리듯 비장하게 써내려 간 두 글자를 방 문 앞에 붙여놓은 그는, 부모에게 '투쟁'을 선포했습니다. 말이 단식이지, 그는 선언 4시간 만에 몰래 월담해 보름달 빵과 우유로 허겁지겁 배를 채우고 나서 집에서는 음식에 손도 안대는 '단식 퍼포먼스'를 했습니다. 이렇게 먹는 것을 좋아했던 그가 굳이 단식을 운운하며 부모에게 반항한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음대에 가고 싶었습니다. 김씨의 희망진로를 반대했던 아버지의 직업은 음악교사였습니다. 심지어 어머니는 김씨에게 최초로 피아노를 가르쳐 준 음악 전공자였습니다. 평탄하게 음악의 길을 걸어왔을 법한 김씨의 진로체험기는 의외..
공연예술... 겉에서 바라보기에 참 화려하고 멋있지만, 마음 한켠에서는 '그들만의 리그'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화려한 무대 뒤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짐짓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지만 눈으로 보기 전엔 막연할 뿐입니다. 우리나라 공연예술의 산실 국립극장이 청소년들의 이러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습니다. 국립극장 산하 공연예술박물관이 마련한 '공연예술 전문가와 박물관 데이트' 프로그램이 그것입니다. 본래 공연예술박물관의 전시실 작품을 알리려는 취지로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겨울부터 학생들에게 대상을 넓혀 150분가량의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으로 탈바꿈했습니다. 학교 안에서는 직접 접하기 힘든 일선 현직자들의 이야기와 현장체험, 모둠별 토론 등 다채로운 구성이 프로그램의 특징입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