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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민서포터즈

1등 없는 운동회

비회원 2011. 10. 20. 07:00


가을이 성큼 다가와 이제는 제법 많이 쌀쌀해졌습니다. 나뭇잎들도 아는지 가을 빛으로 바래진지 오래고 이제는 낙엽이 되어 땅 위로 제법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다 가을을 채 느껴보기도 전에 훌쩍 지나버리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가을이 가기 전 가을의 한자락을 붙잡아 보며 가을 추억하면 떠오르는
가을 운동회 이야기를 꺼내 보려합니다.
 

어릴 적 운동회에 관한 추억들 모두 가지고 계실 겁니다. 초등학교, 아니 국민학교를 졸업하신지 오래되셨다면 그 추억이 더욱 깊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국민학교 세대입니다ㅋ) 저에게는 운동회를 생각하면 미소를 짓게 만드는 추억과 억울했던 추억이 함께 떠오르곤 합니다. 
 

예전은 마을의 축제였던 운동회

 
운동회 전날이면 다음 날 비오면 어쩌나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자는 둥 마는 둥 닭이 아침을 알리던 새벽보다 더 일찍 일어났습니다. 그리곤 엄마가 돗자리 가지고 학교가라는 소리를 기다렸지요. 운동회가 되면 저의 첫 번째 임무가 학교에 그늘지고, 운동장 가까운 명당자리를 돗자리로 찜해두는 것이었거든요. 동생 손을 잡고서 학교에 자리 맞추러 가던 그 때의 촉촉하고, 차가운 새벽 공기의 느낌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때의 운동회는 마을의 축제였습니다. 저만해도 엄마와 교회 아주머니들, 또래 친구의 엄마들, 주인집 아줌마, 동네 어르신들까지 함께 모여 앉아 맛있는 음식들을 나눠먹었지요. 또 구경거리들은 얼마나 많습니까? 저는 어른들이 우리들을 위해 학교에 온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맛있는 걸 많이 먹어서도 였지만요.

하지만 요즘은 운동회의 전통을 이어가는 곳이 많이 없습니다. 오히려 유치원에서는 이어가는 곳이 제법있지요. 초등학교에서는 오전에만 잠시하고, 맞벌이로 인해 부모님들의 참석이 저조하니 아이들에게 급식까지 제공한다고 합니다. 또 아주 짧은 시간에 끝내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운동회의 전통이 퇴색되는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합니다. 


경쟁의 운동회,  왜 3등까지만 상을 주는가! 


어쨌든 운동회를 생각하면 미소 짓게 만드는 소중한 추억 중 하나가 돗자리를 찜하러 가는 것이었다면, 억울했던 추억은 상을 받아 본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저도 받고 싶었습니다. 운동회는 잘하는 아이들에게만 상을 주는지 그 어린 나이에도 억울했습니다. 나도 잘하고 싶은데 안 되는 걸 어찌하겠습니까?
 

뭘 하기만 하면 등수를 매깁니다. 1등은 1등 끼리 앉히고, 2등은 2등 끼리, 3등도 3등 끼리 앉힙니다. 그것도 3등까지만 상이 있습니다. 5등까지 있었던 적도 있었던가? 뭐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제가 상을 받아 본 적이 없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억울할 수가... 꼭 이렇게 등수를 매기고 상을 주어야했을까요? 어릴 적 꼭 상을 받지 못해서가 아닌 저곳에 끼지 못하는 낙오자라는 마음이 들었기에 억울했지 않았나 싶습니다.
 
 

나만 잘하는 것이 아닌 함께 잘하는 운동회

 
꼭 아이들을 경쟁 시켜야만 잘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을까요? 지금도 우리 사회는 경쟁입니다. 학교도 사회도 경쟁에서 이겨야만 좋은 대학가고, 좋은 직장에 갑니다. 여기서 좋은 직장은 돈을 최고로 생각하는 것이겠죠. 왜 함께 가지 않으면 안되는 걸까요? 함께 잘하고 함께 행복하면 안되는 걸까요? 이런 걸 꼭 어릴 때부터 경험 시켜야만 하는지 의문입니다.

저희 유치원에서도 운동회를 하는데요. 조금은 다른 운동회입니다. 등수도 점수도 매기지 않는 운동회입니다. 함께 잘하고, 도와가며 즐겁게 즐기면서 하는 운동회라고 할까요? 
 
아이들은 운동회를 위해 난데 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지 않습니다. 매일하는 체육 수업에서 배웠던 것을 조금 더 열심히 연습할 뿐입니다. 급하게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연습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이들 마음 또한 즐겁고, 선생님들도 조바심이 없습니다. 이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운동회를 맞이합니다.


함께 율동을 하고, 체조를 합니다. 혼자 하는 것에서 부터 3~4명이 힘을 모아 동작을 만들기도 합니다. 또 순서에 맞추어 송판을 격파 하기도 합니다. 누가 잘하고 못하고가 없고, 그냥 우리가 다 같이 잘하면 되는 겁니다. 아니 또 잘하지 못하면 어떻습니까? 신명나는 마음만 있다면 그것으로 좋고, 또 바라보는 사람들 앞에서 용감하게 해본다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1등, 2등, 3등! 모두 상품이 똑같다?


물론 점심 시간 동안에 하는 프로그램에는 개인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등수를 매겨 상을 주기도 합니다.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것이 있으면 사람들이 대부분 안하려 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쓰고 있지요. 그렇다 하더라도 1등, 2등, 3등 상이 다르지 않습니다. 모두 똑같습니다. 이번에는 친환경 주방세제를 상으로 드렸지요. 

운동회는 학교에서 가장 큰 행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여드리기 위한 준비를 많이 하겠지요. 어릴 적 운동회 연습할 때를 생각해 보면 못해서 정말 헤매던 기억이 납니다. 부채를 가지고 어디로 가라는 건지 맹했던 저는 도저히 모르겠더군요. 그래서 야단도 많이 들었습니다. 계속 틀리니 말입니다.

운동회의 주인공은 아이입니다. 아이가 가장 즐거워야 합니다. 아이가 즐거우려면 준비하는 선생도 즐거워야할 겁니다.그런데 서로 경쟁하는 구조라면 모두 즐거울 수 없습니다. 그것을 바라보는 부모 또한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어차피 하는 운동회라면 이런 운동회 매력적이지 않나요? 아이, 부모, 선생 모두가 행복해 지는 그런 운동회 우리가 만들어 보면 어떨런지요. 

운동회하면 빠질 수 없는 박터트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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