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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민서포터즈

새떼들의 합창!! 인성교육 현장 속으로~

대한민국 교육부 2012. 10. 12. 09:00


새 학기가 시작되기 2월, 선생님들의 복불복 시간이 어김없이 찾아왔습니다. 6학년을 한다고 용감하게 지원했지만, 막상 반을 배정할 종이가 들어있는 봉투를 뽑는 두 손은 왜 그렇게 떨리는지, 숨죽여 봉투를 열어봅니다. ‘6학년 5반!!’ 드디어 올해 제가 책임질 어린이들의 운명이 제 손에 넘어왔습니다. 유난히 학교폭력의 사건으로 얼룩진 겨울방학을 보냈기 때문인지 초등학교 6학년 담임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시작합니다.

 

3월 학교폭력 대책 관련 공문들이 넘쳐나는 시기에 신선한 행사가 눈에 띄었습니다. 바로 법무부에서 진행하는 ‘가정·학급 헌법 만들기’ 행사였습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학급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헌법을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 반은 3월 한 달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학급 자치회의 시간을 마련하여 학급 헌법을 만들었습니다. 법의 법 자도 잘 모르는 6학년 학생들과 뚝딱뚝딱 만든 것이지만 ‘지혜, 감성, 꿈, 예의’라는 큰 틀 아래 학생들끼리 지켜야 할 사항, 선생님께 지켜야 할 사항 들을 나름대로 표현하고 완성했습니다.



 

지혜

제 1조. 시간

제 1항. 수업 시간 전 교과서 준비하기

제 2항. 수업 종이 치면 자리에 앉기

제 3항. 지각하지 않기.

제 4항. 등교는 8시 37분까지 한 후 40분에는 모두 자리에 앉아있기.

제 2조. 공부

제 1항. 일주일에 책 3권 읽기

제 2항. 수업 시간에 발표 2번 이상 하기

제 3항. 숙제는 꼬박꼬박, 성실하게 하기

제 4항. 쪽지시험은 일주일에 2번만.

제 5항. 쪽지시험 성적이 저조하면 남아서 공부하고 가기

제 6항. 과제물 또는 준비물을 챙겨오지 않을 경우 뒤에서 10분 서 있기


감성

제 1조. ‘재미있는 우리의 구호’

1항. 선생님께서 ‘집중’을 외치면 ‘듣기 쫑긋쫑긋’하며 손을 귀에 대고 접었다 펴기

2항. 선생님이 반에 들어오실 때, ‘안녕하세요!’하면 우리는 (짝짝) 6학년 (손으로 6을 나타내기) 5반(손으로 5을 나타내기)하며 반갑게 인사하기

3항. 전담 선생님이 반에서 나가실 때,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께 감사합니다~’라고 하며 인사하기

4항. 선생님은 ‘톡!톡!톡! 잘했어요!’ 칭찬해주시기

5항. 다른 친구 놀리지 않기

6항. 다른 사람 도와주기




1조. 슈퍼루키가 되자!

1항-창의 수학 등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활동 일주일에 1회 이상 하기

2항-선생님이 과제를 내주시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생각하고 풀기

3항-학원에서 예습한 공식말고, 교과서에 충실해서 답이 아니여도 발표해보기

4항-학원에 의존하지 말고, 나만의 공부방법을 찾아서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키워 공부의 신이 되자.

2조. 타임 캡슐 만들기

1항. 추억 만들기(현장학습, 힘들었던 일, 즐거웠던 일 등을 사진으로 뽑아 보관하기)

2항. 추억 간직하기(우리들이 기억할 수 있는 장소를 정하여 묻기, 몇 년 후 다 같이 만나서 꺼내보기)








 
예의

1조. 선생님에 대한 예의

1항. 모르는 선생님들께도 인사하기

2항. 선생님께 말대꾸 안하기

3항. 전담 선생님 수업 때는 회장이 인사하기

4항. 존댓말 지키기

2조. 친구와 후배에 대한 예의

1항. 친구들에게 인사하기

2항. 왕따는 금지하기

3항. 아픈 친구들 도와주기

4항. 남녀 차별 하지 않기

5항. 친구들이 물어보는 것이 있으면 친절하게 대답해주기

6항. 후배들에게 배려, 양보해주기

3조. 질서

1항. 다른 반이 수업할 때 복도에 줄서서 이동할 때는 조용히하기

2항. 밥먹을 때 조용히 이야기 하기

3항. 도서실에서 조용히 하고, 뛰어다니지 않기

4조. 청결

1항. 체육시간, 미술 시간 후 손 씻기

2항. 밥 먹기 전에 손 씻기

<6학년 학생들이 나름 만든 학급 헌법>

 

시작은 선생님의 권유로 했지만, 과정은 학생들끼리 대화하고, 조율하고, 서로 견제하며 유지되었습니다.  선생님의 잔소리는 더이상 필요 없이, 1학기 동안 우리 반은 사이좋게 지내고 있다 안심하며 마무리하고 이제 2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역시나 학기 초는 각종 학교폭력 예방 공문이 넘쳐나는데 그중에서 신선한 무언가가 눈에 띄었습니다. 교과서도 아닌데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제작한 ‘인성교재’라는 것을 학생 1인당 3권씩 나눠주었습니다. 1학기 때 학생들이 스스로 협약하는 과정이 가장 효과 있는 학교폭력 예방책이라고 생각했기에 책자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초등학교 국어, 도덕, 사회 교과와 관련지어 다양하게 학생들이 활동할 수 있는 자료들이 나와 있는 교재의 구성을 보면서 2학기 인성교육은 이것으로 마스터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틈틈이 시작해보았는데, 또 한 번 아이들의 능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9월에 전국으로 배포 된 초등학교 국어, 사회, 도덕 인성 교육 교재>

 

<공감 톡톡!>

 

모두가 동의하는 학급 협약문은 1학기에 만들었기 때문에 우리 반에 어울리는 협약문의 이름을 붙여주고 싶었습니다. 마침 ‘공감 톡톡!’ 교재 19쪽에 나와 있는 ‘우리 모둠이 바라는 우리 학급의 모습’ 내용과 연계하여 우리 반의 별명을 적어보자고 했습니다. 여러 명의 친구들의 발표를 듣던 중 우리 반 과학 탐구 대장 석현이가 손을 번쩍 들었습니다.


“ ‘새떼 같은 우리 반!’이라고 지었으면 좋겠습니다. 일정한 규칙을 지키면서 자유롭게 날아가는 새 떼처럼 우리 반도 학급 규칙을 지키면서 자유롭게 행동하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함축적 의미가 있는 별명, 아주 좋아 저도 모르게 ‘좋았어!!’ 가 튀었나왔습니다. 아이들도 모두 손뼉을 칩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 반의 딱딱했던 학급 헌법에 따뜻한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새떼 같은 우리 반’ 아주 좋지 않나요? 다시 한번 아이들의 잠재성에 깜짝 놀랍니다.

 

 

<우리가 만드는 행복한 언어>

 

9월 10일부터 12일까지 수학여행을 다녀오는 행사 계획에 맞춰 ‘사전 안전지도 교육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중요한 안전 사항은 여러 번 강조를 하며 교육하고 나서 ‘우리가 만드는 행복한 언어’ 교재를 펼치게 하였습니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학생들의 대화 소리를 들어보고 깜짝 놀라지 않을 어른들 없었을 것입니다. ‘ㅈ ㄴ’, ‘ㅆ ㅂ’으로 시작되는 말을 안 쓰면 대화가 안 되는 학생들의 언어 습관을 보았기 때문에 우리 반 아이들도 수학 여행 다니면서 이런 언어를 쓰지 않도록 사전 교육을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일 먼저 친구에게 평소에 하고 싶었던 말을 쪽지에 쓰게 했습니다. 고쳤으면 하는 내용도 좋고, 칭찬하는 내용도 좋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쪽지를 받는 대상이 누구인지 쓰지 말고 익명으로 쓰도록 했습니다. 쪽지를 나눠주자 신이 나게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쓰기 시작합니다. 행여 자기가 쓴 말을 들킬까 봐 손으로 가리고 쓰고 있는 친구가 보이죠?



그리고는 저도 누가 썼는지 모르게 바구니에 넣도록 했고, 그 쪽지들을 칠판에 붙였습니다.

“이 쪽지들에 적힌 말들은 평소 너희가 사용하는 말들이예요. 우리 이 쪽지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러분들이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말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한 번 살펴보세요.”

쪽지의 내용을 몇 가지 읽어주자 아이들의 눈도 커집니다. 평소 자기들이 흔하게 쓰는 말이지만 막상 글로 되어 곰곰이 되짚어 보니 낯 뜨거운 언어들이 되어있었던 것이었죠.


“그나마 너희는 지금 많이 걸러서 표현한 언어들일지라도 친구에게 사용하지 않았으면 하는 말들이 나와 있어. 너희 또래에서 흔히 쓰는 말의 앞 자 ‘ㅈ ㄴ ’, ‘ㅆ ㅂ’ 이런 말의 어원은 성적인 내용이 담긴 말로써 차마 너희에게 알려주지 못할 정도야. 그런 말들을 하루에도 수십 번씩 쓴다는 것은 정말 고쳐져야 할 점이라고 생각해”


저의 이런 잔소리에 아이들은 끄덕끄덕 고개 대답을 합니다. 그러고 나서 쪽지에 쓴 내용을 친구에게 전해주고, 고칠 점을 받은 친구들은 내가 평소에 친구들에게 어떤 불편한 행동이나 말을 했는지 반성해보고, 칭찬을 받은 친구는 앞으로도 잘 생활했으면 좋겠다는 훈화를 하였습니다.


<선생님의 훈화를 듣고 자신들의 언어 사용의 문제점을 살펴보는 학생들>

 

이 활동을 하고 나서는 활동의 소감을 적게 했습니다. 23명의 아이 하나같이 모두 언어 사용을 조심하겠다는 다짐을 하더군요. 작은 활동이지만 깨달음을 얻고 바로 좋은 결심을 하는 우리 반 아이들 너무 예쁘지 않나요? 얼굴만큼 언어도 예쁘게 쓴다고 다짐하는 우리 반 아이들! 멋집니다!!


<학생들의 다짐글을 보면서 초등학교에서의 인성 교육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함께 해서 행복한 학교>

 

지난 달은 독서의 계절이기도 하니 학교 안에서 크고 작은 독서 행사가 많이 이루어졌습니다. 우리 반에서도 독후감 쓰기 행사에 참여하였고, 2교시 재량활동 시간에는 ‘도서 책표지 꾸미기’ 행사도 진행했습니다. 새떼 같은 우리반을 만들어준 인성 교육 교재가 눈에 또 띄었습니다. 왜 그리 눈에 잘 띄는지^^* 너무 모범생 답안 같은 책 표지를 또 바꿔주고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얘들아, 오늘 인성교육교재 표지를 바꿔보는 것이 어떨까? 우리 책 디자이너가 되어서 멋지게 바꿔보고 교과부에 우리가 이렇게 바꿔보았다고 알려주자!!”


순진한 우리 반 어린들!! 동기부여 팍팍 되어 디자이너의 손길이 바쁩니다. 교재의 이름에 걸맞게 책 표지를 구성하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살펴보면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대견하기도 하고, 잔소리 100마디 보다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는 시간을 주는 것이 중요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인성교재 표지가 이렇게 바뀌었어요.

<웃음꽃, 존경, 희망, 행복이라는 말을 그림에 어울리게 표현하는 모습이 귀여워요!>

 

학교 폭력과 청소년들의 탈선 행동이 항상 걱정 되어 이런 저런 훈화를 하는 선생님들 정말 많으실 것입니다. 저도 학생들을 사랑하고 아끼는 선생님으로서 아직 어린 6학년 아이들이 외모만 성장하지 않고 마음이 쑥쑥 크면 좋겠다는 생각에 작은 활동들을 해보았습니다. 작지만 학교 생활하면서 틈틈이 이루어지는 인성교육, 우리 새떼 같은 아이들의 작은 모이가 되어 마음이 쑥쑥 크는 밑거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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