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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문학을 아시나요? 본문

~2016년 교육부 이야기/부모의 지혜 나눔

해양문학을 아시나요?

대한민국 교육부 2014. 1. 16. 11:00

목포공공도서관에서 봉사동아리인 '꾸미꾸메'회원으로 활동하는 제가 우연한 계기로 '마린 창작동아리'를 알게 되었습니다. 목포공공도서관은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주최하는 '2013년 무한상상실'공모사업 선정에 따라 해양과학상상자료실과 해양과학상상교실을 구축하고, 해양과학적 상상력을 길러주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중 하나로 마린 창작동아리를 운영하였습니다.


'마린 창작동아리'는 목포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자 무한한 상상력의 보고인 바다를 통해 창의적 아이디어를 마음껏 발휘하는 모임입니다. '마린 창작동아리'에서는 잠시 묻어 두었던 창작의 열정을 일깨우고 새로운 꿈을 꾸고 있습니다. '마린 창작동아리'에 함께 하는 사람들은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자극하여 미래 해양과학과 접목시켜 다양한 작품을 창작하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대학생과 일반인 등 15명이 함께하고 있는 이 동아리는 시, 소설, 수필, 동화, 동시 등 다양한 장르의 집필을 시도하고 있다고  회장인 정서경 선생님으로부터 들을 수 있었습니다.

 

'마린 창작동아리'는 지난 9월 중순부터 12월 말까지 매주 금요일마다 총 10회에 걸쳐 진행되었습니다. 이곳에서 수업지도를 한 목포대학교 김선태 교수(국어국문과)는 ‘남도의 해양 시를 만나다’, ‘한국 해양소설의 오늘과 내일’ 등 한국의 해양문학작품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시간을 통해 해양 문학 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해양문학이란 바다를 제재로 한 문학, 또는 바다가 작품 가운데에서 주제를 이루어 쓰인 문학을 말합니다. 여러분은 해양문학하고 떠오르면 어떤 작품이 가장 먼저 떠오르나요? 저는 드넓은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그럼 우리나라의 해양문학 몇 편을 통해 바다가 시대별로 어떻게 투영되고 있는지 살펴볼까요?

천승세의 「만선」새롭게 다가오는 근대문명에 적응하지 못하는 어민들의 비극적인 삶을 다룹니다. 「만선」에서의 바다작품 속 주인공 곰치에게 삶의 터전이며 자기완성의 공간으로 나타나고 습니다. 자연의 이치대로 살아가려는 주인공은 어업 장비의 기계화, 나아가 새로운 문명의 힘을 거부하며 전통적인 어로 방식을 고집합니다. 그러나 바다에서 만선을 이루어 빚을 갚고 자신의 배를 소유하려는 곰치의 소망은 자본을 추구하는 근대적 욕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자본주의적 근대적 욕망의 공간이 되어버린 바다에서 전통적인 어로 방식을 고수하는 주인공에게 만선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이때 이상과 현실의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인물에게 바다는 모순의 공간으로 투영됩니다. 전근대적인 수단으로 만선의 욕망을 이루려는 곰치는 시대착오적인 인물이며, 결국 만선 대신 파선으로 끝나는 상황은 근대사회의 욕망에서 비롯된 비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구 문화를 받아들이던 때 김영랑 시인이 장래 삶을 위하여 “큰 바다로 가자”고 외친 것은 그의 포부가 남다름을 말해 줍니다. 강진만을 바라보는 구강포에서 그는 큰 하늘과 넓은 바다를 보고 출렁이는 감정을 “하늘이 바다요 바다가 하늘이라”자연의 유일사상이 그를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바다로 가자 큰 바다로 가자

우리 인제 큰 하늘과 넓은 바다를 마음대로 가졌노라

하늘이 바다요 바다가 하늘이라

바다 하늘 모두 다 가졌노라

옳다 그리하여 가슴이 뻑은치야

우리 모두 다 가잤구나 큰 바다로 가잤구나.

 

시는 일제 압제로 억눌린 우리 바다를 되찾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바다는 잃었으나 바다를 통한 희망은 잃지 않아야 하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 낙월도의 겨울 -

겨울 밤바다

순정 같은 흰옷을 입고

여자들이 사내들을 기다리는데

지난 여름 태풍 속에 바다로 간 사내들은

아직 한 사람도 돌아오지 않는다

바다에서 숨진 사내들의 넋일까?

허기진 갈매기들이

바닷가를 맴돌며 울음을 토해낸다

눈보라가 몰려오는 낙월도 바닷가

가슴에 등불 하나 켜고

여자들이 바다로 간 사내들을 기다린다

사내들이 밟고 올

수평선 끝까지 밤바다를 밝히고 있다.

(최정웅,『다도해의 아침』열린문학사, 2006. p.34)

 

해난 사고로 사내들을 잃은 낙월도 아낙들의 비극이 담담한 필치로 엮어져 있습니다. 최정웅 시인이 지금까지 발간된 시집에는 모두 이와 같은 어촌 사람들의 애환이 담겨 있고 지금도 줄기차게 ‘해양시’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몇 해 전 저는 낙월도에 풍어제를 촬영하기 위해 가 본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는 바다에서 생업에 종사하다 물속에서 영원히 돌아오지 않은 영혼을 달래는 위령비를 보았습니다. 위령제를 지내면서 어촌계 사람들이 술을 따르며 눈물을 훔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여 시의 느낌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문학작품에서 갯벌 문학, 어촌문학, 해양문학이 그만큼 수준 높게 창작되어야 하는데, 우선 작품이 질적으로 열세라고 합니다. 어촌, 섬, 갯벌의 시는 양적으로 풍성하지만 대체로 음풍농월의 표현이 태반이어서 진정한 독자를 거느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면을 보강하여 문학적, 정신적임 면에서 발돋음해야 할 과제라고 합니다.

 

'마린 창작 동아리'모임이 있는 날, 도서관에서 만난 이분들은 문학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대학생들의 시험기간으로 몇몇 사람만 참석한 강의실에서 그 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사진과 시를 접목하여 책도 내고 싶다는 포부를 가진 사진작가 박태순 선생님. 기회가 되면, 글을 쓰고 싶었는데, 체계적으로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는 자영업을 하는 오경섭 선생님. 벌써 두 번째 시집을 낸 박미경 작가는 동호회에서 문학이 좋고 사람이 좋아 기회가 되어 참여하게 되었는데, 해양 문학에 관심을 갖게 되어 창작하고자 하는 의욕이 생겼다고 합니다. 

 

마린 창작 동아리 실무를 맡은 목포공공도서관의 박성희 선생님은 “자유토론과 현장체험 등으로 작가를 꿈꾸는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이 될 것 같아요. 해양 문학 분야가 빈약한 우리나라 현실에서 마린 창작 동아리가 목포와 바다의 연관성과 무한상상력의 조합으로 해양 문학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게 될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라며 들뜬 마음을 전했습니다.

 

 “청소년 시절에는 시도 쓰고 수필도 많이 썼던 꿈 많은 문학소녀였는데, 결혼하고 살기 바빠서 요즘은 책 한 권 읽기가 쉽지 않아요. 그런데 도서관에서 뭔가 쓰는 방법을 배우고 또, 직접 써볼 기회가 마련되니 너무나 좋습니다. 게다가 우리들의 생업 현장인 바다를 주제로 생각도 하고 글을 쓰니까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 같아요.”라며 함박웃음을 보내는 조정혜 선생님.


강의를 듣고, 아름다움을 글로 표현한 이들만의 문집'첫 출항'이라는 이름으로 작품집이 나온다고 합니다. 누구나 한번쯤은 시인이 되고 싶은 마음을 가졌을 것입니다. 꿈이 현실이 된 마린 창작 동아리. 그들의 열정이 있었기에 보람된 산물로 첫 출항이 나올 수 있었을 것입니다. 목포공공도서관에서는 2014년에도 마린 창작 동아리를 단기성 프로그램이 아닌 장기 프로그램으로 운영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문학과 창작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해양 문학의 꾸준한 활동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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