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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교육부 이야기/부모의 지혜 나눔

자연에서 찾은 행복교육!

대한민국 교육부 2014. 1. 23. 11:00

목포에서 목포대학교에 가려면 지산부대를 지나게 됩니다. 지산부대 고개를 넘어서면 추수를 끝낸 들판을 따라 울퉁불퉁한 도로에 겨우 차량 한 대 지나가는 위험스런 길을 따라가면 무안 삼향북초등학교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처음, 저는 초겨울의 바람이 부는 이른 아침, 행복교육모니터단의 일원이 되어 이곳을 찾았습니다. 울타리가 없는 이 학교에 들어서는 순간, 겨울이지만 화단에는 푸릇함이 남아 있고 청자박이 매달려 있는 정겨운 모습을 만났습니다.

뭔가 특별함이 눈에 띄는 화단의 모습에서 부지런함이 넘침을 찾을 수 있는 이 학교의 특별한 생태수업을 소개합니다. 무안 삼향북초등학교전교생 33명의 아담하고 소박한 학교입니다. “인간의 본능은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라고 말문을 여는 김경호 교장 선생님생태교육은 인간의 본능을 움직일 수 있는 최선의 인성교육입니다.”라고 말씀하시며 이 학교의 생태수업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어느 대기업의 “얘들아, 숲에서 놀자.”라는 생태교육 공모사업에 응모하여 지원을 받게 된 학교입니다. 올해로 2년째 생태수업이 진되었습니다. 학생들은 지리산, 나주 산림 박물관, 유달산, 변산 채석강, 무안 승달산, 해남 두륜산, 해남 송지면 송호리 갯벌 등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며, 1년동안 생태수업을 체험했습니다. 봄부터 시작한 생태수업은 2학기에 접어들면서 학부모와 함께하는 체험으로 바뀌었습니다. 처음엔 20여 명이 참석하였습니다. 갈수록 참여자가 늘어 27명의 학생이 참여하여 생태수업을 받았습니다. 산을 다니며 나무의 물 흐르는 소리를 청진기를 통해 듣기도 하고, 대나무 잎으로 배를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학교에서는 텃밭을 만들어 채소를 키우기도 하였습니다. 이곳에서 키운 배추로 김치를 담가 인근의 양로원에도 드렸습니다.

운동장 가의 화분에는 전교생의 명찰이 꽂아진 매발톱꽃을 키웠습니다. 매발톱꽃씨를 받아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는 사랑의 꽃씨를 배달해 주기도 합니다. 지금도 교장 선생님은 꽃씨가 필요한 사람에게 봉투에 담아 일일이 보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식물의 생김새에 따라 씨앗을 심는 방법이 다르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직접 씨앗을 뿌려 발아되어 싹이 터서 자라나는 모습을 꾸준히 관찰하게 하였습니다.

꽃씨를 받아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나누어 주는 행복한 향기를 곳곳에 날려 보내는 꽃씨 나눔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청자박씨를 받아 심고 싶었습니다. 교장 선생님께 주소를 남기고 집으로 온 이틀 후. 는 청자박, 빨강 해바라기, 검정 해바라기 등 여러 종류의 씨앗을 받았습니다. 봉투 속에 들어 있는 씨앗을 받고 얼마나 행복하였는지 모릅니다. 저처럼 씨앗을 받은 사람이 많다고 하니 삼향북초등학교의 향기가 전국에 퍼질 것 같습니다. 

물을 주고 매일 보살펴 준 화분은 겨울에 들어선 오늘도 살아서 “난 정윤이 화분이야.”라고 말을 건네듯 잘 자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해를 마감하며 숲 생태 체험학습의 아름다운 추억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과연 아이들은 어떤 추억이 있었을까요? 숲 생태 체험 학습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한 2학년 김다엘 학생은 “해남 두륜산 계곡에서 대나무 잎으로 배를 만들고 돛을 달았다. 잘 가다가 센 물살 때문에 배가 뒤집히기도 했다. 선생님이 걸작이라고 칭찬해줘서 기분이 좋았다. 나뭇잎을 사각형 모양 종이에 양면테이프를 붙여 액자를 만들었다.”며 추억으로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다고 발표를 하였습니다.

 

개구쟁이이며 장난꾸러기인 2학년 임현석 학생은 “”내가 대나무 잎으로 배를 만들었다. 멋지고 둥둥 떠 있는 배에 돛도 달았다. 사슴벌레 잡기도 아주 재미있었고, 올챙이도 잡았다. 열매와 나뭇잎을 네모 난 종이에 붙여서 만든 액자가 아주 멋졌다.“라고 발표하였습니다.

4학년 조수빈 학생은 “전북 변산 채석강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부모님과 함께 가고, 과학 시간에 사진으로 보던 것을 실제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친구들과 더 가까워질 기회여서 아주 좋았다. 바다의 파도로 인해 깎인 바위 위를 걸어보니, 정말 울퉁불퉁해서 넘어질 뻔하였다. 부모님, 친구, 선생님과 같이 만든 추억을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다.”라고 발표하였습니다.

 

2학년에 다니며 타협하기 싫어하고 적응하기가 힘든 아이를 둔 학부모인 곽선옥 어머니는 아이가 생태체험 학습을 다녀오면 어떤 자연을 보고 어떻게 교감을 하였는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아이는 항상 “재밌어요!”라는 대답만 했다고 합니다. 출발 전 교장 선생님께서 아이들을 교육하려고 하지 말고 지켜보기만 하라고 하였습니다. 아이들이 그냥 자연을 보고 만지고 느끼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우리 아이가 생태학습을 하서 적응해가는 모습에 조금은 안심이 되고 또 다음 생태학습이 기다려집니다.

생태체험학습 아름다운 추억 이야기를 나눈 며칠 후 다시 학교를 찾았습니다. 학교 관사 옆에서 아담한 비닐하우스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천사의나팔꽃, 조그맣게 자라고 있는 매발톱꽃의 어린 모종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크고 웅장한 규모가 아닌 아주 자그마한 곳에서 식물은 사랑을 듬뿍듬뿍 받으며 자라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작다 보니 겨우 들어 다닐 수 있어 안타까웠습니다.


배추를 뽑아낸 텃밭에는 아직 포기가 덜 찬 배추와 시금치, 무가 싱싱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씨를 뿌려 키운 학생들과 함께하는 선생님들이 존경스럽습니다. 학교 화단에 심은 꽃씨를 받아 원하는 분들께 나누어 주는 일도 자연과 함께 한 삼향북초등학교에는 인성교육이 자연스레 이루어지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인근의 시에서 부적응 학생으로 전학 와 변화된 모습으로 적응하며 지내는 모습을 볼 때 행복하다는 교장 선생님. 하지만 지금은 대기업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생태교육을 하고 있지만, 지원이 없으면 어떻게 될지가 문제라고 합니다. “생태교육은 꾸준하게 해야 합니다. 그래서 도교육청에서 생태시범학교로 지정하여 지속적인 교육이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하는 작은 바람을 이야기하였습니다.


행복교육자연에서 찾았습니다. 아이들이 자연에서 느끼고, 보고, 듣고, 만지며 숲에서, 자연에서 나눈 시간은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행복교육! 자연과 함께라면 창의력도 쑥쑥 함께 자라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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