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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실패하지 않는 미술 작품 세 가지 본문
미술에 대한 자신감을 키워줘요!
절대 실패하지 않는 미술 작품 세 가지
미술교육 I 옵아트 I 협동화 I OHP필름
"선생님은 음악, 미술, 체육 중에 어떤 과목이 제일 좋으세요?"
저희 반 아이들의 질문에 저는 대외용 미소를 지으면서 '체육'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과목은 미술입니다. 체육이라고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니 찬물을 끼얹을 수가 없어 한 대답이지만 체육을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미술을 조금 더 좋아할 뿐입니다.
안타깝게도 미술이라면 고개부터 젓고 보는 아이들. 미술에 재능이 없고 미술에 소질이 없다는 이야기가 너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을 보니 아이들이 알게 모르게 미술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미술은 음악, 체육과 달리 완성된 작품이 적나라하게 비교되기 때문에 아이들이 더 꺼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들에게 선언했습니다. 올해는 다양한 미술적 경험을 통해서 미술이 즐겁다는 것을 알려 주겠다! 여러 선생님의 조언과 자료를 받아 제가 재구성한 활동인데요. 학기초 게시판 꾸미기로 한창 고민이실 선생님들께도 추천하는 활동입니다.
첫째, 옵아트입니다.
저희 반 친구들이 미술을 두려워한 가장 큰 이유는 '잘 못해서'였습니다. 옵아트는 쉽고 재미있게 미술을 즐길 수 있는 첫 번째 활동으로 안성맞춤입니다. 옵아트는 기하학적 형태나 색을 이용하여 시각적 착각을 다룬 추상미술을 말합니다. 이 추상미술의 가장 큰 장점은 아이들의 단점이 자연스럽게 가려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처음 옵아트에 대해서 설명하고 대표 화가인 바자렐리와 라일리의 그림을 보여주자 아이들은 말 그대로 자지러졌습니다. "저런 것을 어떻게 해요!" 자 이제 아이들에게 떡밥을 드리울 시간입니다. 대표화가의 작품을 통해 옵아트의 매력을 느꼈다면 이제 쉽고 재미있게 옵아트를 즐길 차례입니다. 저는 쉽고 재미있는 옵아트를 위해 인터넷의 바다에서 시각적 착각을 주는 그림을 선별했습니다. 그리고 약간의 수정 작업을 거쳐 윤곽선만 살려 두었습니다. 아이들이 옵아트에 욕심을 내도 쉽게 시도하지 못하는 것은 스케치의 어려움 때문입니다. 이 스케치에 대한 부담을 덜어준다면 미술은 쉽고 재미있어집니다.
색칠 공부라고 신이 난 아이들에게 색 또한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같은 도안이라도 색에 따라 옵아트의 효과는 큰 차이가 있지만 같은 스케치 덕분에 아이들은 그것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습니다. 게시판에 걸려 있는 자신의 작품을 보면서 감탄할 뿐입니다. 자연스럽게 빨강, 파랑, 검정 등의 강한 색이 더 강한 효과를 보여준다는 것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저희 반 아이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지만, 안타깝게도 그 그림을 계속 보느라 울렁이는 저의 속사정은 모릅니다. 저희 반 몇몇 친구들의 장인 정신 덕분에 수업하다가 시선이 뒤로 가면 슬금슬금 어지러워집니다.
둘째, 협동화입니다.
단언컨대 협동화는 모든 아이가 참여하는 혹은 참여할 수밖에 없는 가장 완벽한 활동입니다. 한 사람이라도 함께 하지 않는다면 그림이 완성될 수 없으므로 아이들이 각각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게 됩니다. 고학년의 경우 아이들이 스스로 주제를 정해 그리고 완성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어렵다면 교사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올해 저는 미술 감상 수업의 연장으로 협동화를 선택했습니다. 서양 화가에 익숙해져 있는 아이들에게 한국의 정서와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어서 이만익 화백의 작품을 선정했습니다. 이만익 화백의 작품은 둥글둥글하고 따뜻한 그림입니다. 화려한 서양 미술에 익숙해져 있던 아이들은 귀엽고 정감 있는 이만익 화백의 작품에 곧 빠져듭니다. 함께 그림을 보며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고 그림 속 이야기를 함께 나눈 뒤 협동화 완성에 착수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 1명에게 주어지는 그림의 크기입니다. 아이들의 평소 성향에 따라 나누어주되 전체인원보다 조금 여유 있게 장수를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끝낸 친구들이 마저 그림을 완성하면 됩니다. 재주 있는 선생님 혹은 아이가 있다면 직접 그림을 종이에 크게 그려 자르면 좋습니다. 저는 컴퓨터를 이용하여 그림 파일을 A4 크기에 맞게 나눴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1명당 A4 한 장을 주고 싶었지만, 아이들의 부담을 고려하여 A4 반 장으로 선택했고 대신 여유 장수를 넉넉히 두었습니다.
한국 화가의 정서를 살리려는 방법으로 고른 재료는 한지입니다. 특히 이만익 화백의 작품은 단순한 멋이 있는 덕분에 다양한 방법을 시도할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한지를 작게 잘라붙이는 모자이크 방법을 선택하되, 가위로 자르기보다는 손으로 찢어 붙였습니다. 옆 조각으로 연결된 나뭇가지의 색이 달라도 괜찮습니다. 저희 반 아이들은 1인당 2장이 넘는 작품을 뚝딱뚝딱 완성했습니다. 너무 작은 정교함이 필요한 부분은 한지 대신 색연필을 활용해서 아이들의 부담을 줄였습니다. 가까이에서 보면 조금 슬퍼지지만, 멀리서 보면 근사한 작품입니다.
셋째, OHP 필름을 활용한 그림입니다.
많은 선생님께서 OHP 필름을 미술 시간에 활용하고 계십니다. 가장 큰 장점은 아이들이 그림에 대한 부담이 없고 일정 수준 이상의 작품이 완성되며 아이들의 창의력을 덧붙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간단한 스케치를 주고 OHP 필름에 대고 그린 뒤 자신의 상상력을 보태어 그림을 완성하거나 아예 OHP 필름에 스케치를 인쇄하여 주되 투명한 재료의 특성을 이용해서 빛을 이용한 효과를 줄 수도 있습니다.
그중 여러 선생님께서 좋아하시는 방법이 얼굴 그리기입니다. 자기 얼굴 혹은 친구 얼굴을 그리는 방법이지요.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출력하여 주면 간단하게 얼굴을 그릴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 연필 소묘와 같이 명암을 이용한 입체적인 방법을 꾀하기는 어렵습니다. 대신, OHP 필름에는 네임펜, 매직 등의 도구를 이용할 수 있으니 적절한 활동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가 미술 수업을 할 때마다 스스로 강조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아이들이 최소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아이들이 주체가 되어 작품을 완성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아름다운 작품을 완성했으면 하는 것은 모든 교사의 욕심입니다. 하지만 작품의 주체가 교사가 된다면 그것은 교사의 작품일 뿐 아이들의 작품이 아닙니다.
저희 교실을 찾은 제 친구들은 교실 게시판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평소 저의 성격상 어마어마하게 현란한 게시판을 상상하고 온 친구들은 의아해하기까지 합니다. 물론 게시판을 꾸미는 것은 개인의 취향입니다. 3, 4월에 한 번 정성껏 만든 게시판으로 1년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게시판을 활용하여 학급 운영 및 아이들 관리를 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올해 게시판에 아이들의 그림을 가득 걸기로 했습니다. 작년과 매우 다른 올해 아이들을 고려해서 내린 선택입니다. 미술을 겁내고 꺼리는 아이들을 보자 미술에 대한 자신감 향상과 자신의 작품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미술 시간에서 중요한 것은 작품의 완성도가 아닙니다. 우리 아이들이 적어도 초등학교에서만큼은 즐겁게 미술 시간에 참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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