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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교육부 이야기/부모의 지혜 나눔

우등생도 기초부진학생도 학교공부로 충분해요

대한민국 교육부 2014. 5. 29. 13:00

공교육 정상화법으로 학교가 즐거워져요
우등생도 기초부진학생도 학교공부로 충분해요
공교육정상화법 I 나머지공부 I 방과후수업 I 실력오름반수업

제가 학교 다니던 시절 '나머지 공부'가 있었습니다. 그날 수업 중 과제를 다 못 풀거나, 기초가 부진하여 혼자서 해결할 수 없을 때 학교에 남아서 공부하는 것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분수 계산을 못 해서 나름으로 공부를 좀 한다는 축에 들었건만 남아야 했습니다. 심지어 다른 친구들 다 가고 어둑어둑해질 무렵 선생님과 함께 눈물을 흘리며 집에 왔습니다. 참 부끄러운 기억이지만 덕분에 지금 기초가 부족한 조손가정 학생 지도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 막내도 매사 느립니다. 그렇다고 학원을 보내자니 경제적 부담도 되고 본인이 가려고도 않습니다.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도 되어있지 않습니다. 누군가 옆에서 함께하면 신이 나서 합니다. 방과 후면 모두가 서둘러 학원 가 버리는 텅 빈 교실. 모르는 거 친구 붙들고 물어보고, 잘하는 과목 가르쳐 주기도 하던 풍경은 이제 추억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올해 막내가 다니는 진주중학교에서 이런 풍경이 되살아났습니다. 방과 후 자습이 생겼습니다. 수업이 7교시인 날은 그냥 하교하고, 6교시인 날은 1시간 더 남아서 공부하고 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학원 시작 시각이 수업 많은 날을 기준으로 정해져서 사교육을 받는 학생도 예외 없이 시행합니다. 3월은 교통사고 치료하느라 띄엄띄엄 빠지는 날이 많아서 물리치료를 토요일로 옮기고 주중 방과 후 자습에 차질이 없게 했습니다. 6교시를 마치고 청소를 한 다음 다시 책상에 앉아서 공부합니다. 

몇몇 학부모는 결국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 장시간 앉아있으므로 건강을 걱정했습니다. 그렇지만 1주일에 3시간입니다. 오히려 허투루 보낼 수 있는 시간을 알차게 사용하고 다음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첫째, 숙제의 부담이 없어졌습니다. 사물함에 있는 교재로 학교에서 미리 숙제하고 오니 집에서는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맘 편히 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둘째, 함께 공부하는 즐거움입니다. 우리 막내는 영어는 잘 못 하지만, 역사는 곧잘 합니다. 서로에게 선생님도 되고 학생도 되어 주면서 우정도 돈독해졌습니다. 작년보다 반 친구들 이름도 훨씬 더 많이 알고 그들에 대해 제게 수다 떠는 양도 늘었습니다. 저는 "제 친구가……."라고 하면 "그 친구는 이름 없니? 이름을 얘기해 주세요."라고 합니다. 덕분에 아들의 친구와 만나지도 않았는데 친해진 느낌입니다.

실력 오름반 수업입니다. 이름이 기초부진 학생 보충반 같아서 오해하시는 분도 많습니다. 등교 시각이 8시 20분인데 15분 먼저 시작합니다. 학습에 대한 열의는 있으나 교육적 여건이 갖추어지지 않은 저소득층 학생과 방과 후 방치되기 쉬운 학생들 대상입니다. 수준별로 3개 그룹으로 나누어 공부합니다. 국어, 영어, 수학 교과를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공부방입니다. 남들보다 조금 일찍 시작하는 탓에 피곤해하는 학생도 보입니다. 그러나 수업이 시작되고 선생님의 질문공세가 이어지자 정신을 차립니다. 

여기에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언니의 아들도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돌연사하고 백화점 가구판매장에 근무하는 어머니와 초등학생 남동생이 있습니다. 단칸방에서 세 식구가 어렵게 생활하지만 정말 밝고 공부도 잘합니다. 키도 크고 잘생긴 탓에 한눈에 들어오는 이 녀석이 보여서 반가웠습니다. 오후에는 따로 학원을 가진 않지만, 본인이 좋아하는 관악부 활동도 해야 하고 집에 일찍 가서 동생 돌봐야해서 아침시간이 좋다고 합니다. 학급 임원인 학생과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몰리면서 인식이 좋아져 30명 내외로 시작한 반의 인원을 늘렸지만, 여전히 다 수용하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우리 막내는 학년 초 교통사고 치료도 있고 아직 2학년이라 양보했습니다. 대신 방과 후 컴퓨터 교실을 수강합니다. 지역 컴퓨터학원 원장 선생님께서 재능기부로 ITQ 자격증반을 개설, 직접강의를 해주시기로 하셨습니다. 섭외하러 다닌 선생님께도 감사하고 흔쾌히 허락해 주신 학원장님도 고맙습니다. 


컴퓨터로 작업해서 올려야 하는 과제도 많은데 게임기로 전락한 것 같아 안타까웠는데 좋은 기회입니다. 아빠는 사용할 줄 알면 되지 자격증 취득에 얽매이는 건 좋지 않다며 걱정했습니다. 그렇지만 막내는 목표가 생기니 더 열심히 하게 되고, 평소 몰라서 사용하지 않았던 기능과 프로그램을 익힐 수 있어 좋다고 했습니다.

이 모든 것을 마치고 집에 오는 시간은 6시입니다. 학원에 다니는 중학생 대부분이 9시에서 10시 정도에 귀가한다고 합니다. 진주중학교에 부임하는 선생님은 부지런해진다고 합니다. 머리도 덜 마른 채 출근하는 날이 많지만, 열심히 하는 학생들 보면 힘이 난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예비 교사와 주변의 재능기부를 받아서 하므로 지역사회와 유대관계도 좋아졌습니다. 학부모 학습 도우미도 연초에 신청을 받았습니다. 자습하다 모르는 게 있으면 언제든 질문할 수 있도록 전공 학부모님을 모시고 있습니다.

 

공교육 활성화학교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믿어주는 학부모와 참여하는 학생이 있을 때 가능합니다. 진주중학교의 예에서 보듯 아침반은 예비교사의 재능기부를 받고, 오후반은 담임선생님과 학부모 도우미, 그리고 학교에서 하기 어려운 분야는 지역사회의 도움을 받는다면 충분히 다양한 요구를 수용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처음에 형편이 어려운 학생, 기초학력이 부진한 학생이 공부하는 것으로 여겼던 편견을 깨고 막내도 즐거운 마음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1학기 말쯤이면 컴퓨터 자격증도 취득하고 영어도 지금보다는 나은 성적이 나올 거라며 자신만만해합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학교에 가고 공부에 흥미를 느끼게 된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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