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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교육부 이야기/신기한 과학세계

된장 먹을 때마다 일본으로 로열티가?

대한민국 교육부 2010. 8. 6. 10:39
미생물도 자원이다



   Bio
 

저탄소 녹색 성장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바이오산업이 주목을 받고 있으며, 국가적으로도 신약, 의료기기, 인공장기 등 응용분야가 무궁무진한 바이오산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바이오라 하면 줄기세포부터 나노 바이오칩, 뇌과학까지 무수히 많은 분야가 있겠지만, 빼놓고 말할 수 없는 것이 ‘미생물’이다. ‘미생물’이라 하면 개인적으로는 발효식품이 떠오르는데, 우리나라의 발효식품 역사는 얼마나 오래되었을까?
 
 

   우리나라 발효식품의 역사
 

발효식품에 관한 역사를 살펴보면 공자가 정리했다는 중국의 『시경』에 ‘菹(저)’라는 말이 등장한다. ‘菹’란 오이를 소금으로 절인 김치를 말한다. 이것으로 3,000여 년 전에도 김치를 만들어 먹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삼국지』「위지동이전」고구려조에 "고구려인은 술빚기, 장 담그기, 젓갈 등의 발효 음식을 매우 잘한다."라고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고구려인들이 발효식품을 많이 만들어 먹은 것을 알 수 있다. 고구려 안학3호 고분 벽화를 보면 장독대가 보이고, 덕흥리 고구려 고분에는 창고에 된장과 쌀, 술과 고기가 가득하다는 글이 적혀 있다.

『삼국사기』에는 신라 신문왕이 왕비를 맞을 때 보낸 예물 목록에 ‘醢(혜)’라는 글이 등장하는데 ‘醢’란 젓갈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후 고려 문신 이규보의 문집인 『동국이상국집』에는 순무 장아찌와 소금에 절인 김치가 언급되고 있다.

조선 시대에 이르러 조선 초기에는 산나물장아찌와 물김치, 짠지를 담아 먹었으며, 18세기 이후 지금과 같이 속이 꽉 찬 결구 배추가 들어왔고 임진왜란 이후 고추가 들어왔다.

지금과 같은 형태의 고춧가루가 들어간 통배추 김치를 담그기 시작한 때는 임란 이후이며 흥선대원군 시절에 널리 퍼졌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고추장을 만들어 먹은 시기는 고추가 들어온 임란 이후인 것으로 보인다.
 

통배추 김치 담그는 모습 ⓒ K.T.O



   발효식품 먹을 때 일본으로 로열티 지급
 

미생물을 이용하는 식품에는 누룩곰팡이를 이용하는 술이 포함된다. 누룩을 이용하여 막걸리를 만들고, 이를 증류하면 소주가 된다. 최근 일본관광객의 영향인지 막걸리 열풍이 불고 있다. 

전통 막걸리는 누룩을 넣어서 발효시키지만, 온도나 습도에 민감한 누룩으로 균질한 맛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서 시판되는 막걸리들은 '아스퍼질러스 가와치'나 '아스퍼질러스 오리재'라는 곰팡이를 사용한다. 이 곰팡이는 일본이 특허 등록을 마쳤기 때문에 사용할 때마다 일본 특허청에 로열티가 지급된다.

이 곰팡이 대신 전통 누룩에서 찾아낸 ‘리조푸스 오리재’라는 곰팡이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이 또한 캐나다와 미국 연구진에 의해 특허등록이 되어 있는 상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아스페르질루스 오리재’는 메주에 있는 곰팡이로 간장 된장 고추장에도 사용된다는 것이다.
 

인기몰이 중인 막걸리 ⓒSteven Ha



 누룩 : 술을 만드는 효소 곰팡이를 곡류로 번식시킨 것. 노란색 황국균, 검은색 흑국균, 붉은색 홍국균 등이 있으며 막걸리에는 황국균이 쓰인다.
 
이런 미생물에 대한 원천기술을 가지기 위해 세계적으로 생물자원 국제특허 선점은 치열하다. 

슬픈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김치에서 처음 발견된 것으로 조류독감 및 세균 퇴치 효과가 밝혀진 ‘류코노스톡 김치아이’와 ‘락토바실루스 김치아이’, ‘바이젤라 코리엔시스’가 그것이다. 이름에 ‘김치’와 ‘코리엔시스’가 들어가며 다른 나라에서 이 유산균을 부를 때도 같은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김치 속 유산균의 좋은 성분만 모아서 치료약을 만들 수는 없는지 계속 연구하고 있으며, 김치 유산균이 식중독, 독감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모든 것이 자원
 

이렇듯 유익한 미생물의 효과를 규명하기 위해 게놈 DNA를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며, 의약품과 기타기술뿐 아니라 식품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서 먼저 등록하고 특허를 획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 되었다.

고추가 일본을 통해 들어오고, 우리의 선조가 고추를 이용하여 김치를 개발하고, 일본이 다시 곰팡이를 등록하여 팔고, 우리는 김치로 의약품을 개발하려고 한다. 역사는 돌고 도는 것이라고 보고 웃을 수만은 없다.

곰팡이도 수출하는 자원이며, 씨앗이나 모종도 로열티를 주고 사다가 농사를 지어야 하는 세상이다.

특허권을 빼앗긴 것이 과학자, 기술자, 국가 탓이라고만 하고 있을 일이 아니라, 우리의 먹거리는 우리가 권리를 가지도록 관심을 모으고 원천기술이 되는 생물자원을 지키려고 함께 애써야 할 것이며, 국가도 미래까지 생각하여 '식량안보'에 힘써야 할 것이다.
   
참고자료
박상표 한국문화콘텐츠 진흥원, 조선의 과학기술, 현암사
연합뉴스, 김치유산균 조류독감 치료에 효과, 2005.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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