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발표된 '2018년 학생 희망 직업 조사' 결과에 큰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2017년 대비 새로운 직업이 다수 등장하였고 의료·이공 계열의 직업이 더욱 다양해졌습니다. 초등학생의 경우 인터넷방송진행자(유튜버), 중학생은 뷰티 디자이너, 연주·작곡가, 고등학생은 뷰티 디자이너, 생명·자연과학자 및 연구원이 희망 직업 10위권에 새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2017년 대비 학생들의 희망 직업이 구체화된 것도 눈에 띄며, 초등학생의 경우 희망 직업 1위로 운동선수를 꼽아 기존 10여 년간 모든 학교급에서 부동의 1위였던 교사가 2위로 내려갔습니다. 희망 직업 1위로 확인된 ‘교사’를 희망하는 학생 비율(2007.11.06% → 2012.10.7% → 2018.9.9%) 및 상위 10위가 차지하는 비율 또한 지속해서 감소(2007.59.8% → 2012.53.2% → 2018.42.4%) 하고 있어 학생들의 진로 탐색이 활성화되면서 희망 직업이 더 다양화, 구체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결과에는 진로 탐색 활동이 기반이 된 자유학년제의 영향도 있다고 보입니다.
꿈과 희망이 가득한 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이 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학교의 학사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졸업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중학교 1학년 생활 중, 가장 기대하는 것이 바로 ‘자유학년제’입니다. 이에 교육부와 각 시도 교육청 등은 소개 및 홍보 책자를 배부하여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생소하고 궁금한 자유학년제!!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2017학년도까지 자유학기제가 시행되었고 , 2018년에는 약 1500개 희망학교를 중심으로 자유학년제가 운영되었으며, 자유학기(학년)제 이후에도 교실 수업 개선에 중점을 둔 연계 학기가 운영되었습니다.
자유학년제는 보통 중학교 과정 1년 동안 학생들이 일제식 지필 평가의 부담에서 벗어나 배움 중심 수업과 진로 탐색 활동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하고 삶의 역량을 배울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제도입니다.
‘교과’ 수업의 혁신으로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이 유연해지고 교수학습 방법이 다양해지며, 과정 중심의 평가를 적용하는 학생 희망과 참여 기반의 ‘자유학기 활동’이 이루어집니다. '자유학기 활동‘은 학교 여건, 학생과 학부모 수요 등을 반영하여 균형 있게 편성·운영됩니다.
'자유학기 활동'은 진로 탐색 활동, 주제 선택 활동, 예술체육 활동, 동아리 활동으로 이루어지며 학생들의 흥미와 관심이 반영된 맞춤형 개설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교과 활동과의 상호 작용 속에서 학생들의 미래 핵심 역량을 함양시킵니다.
자유학년제의 목적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꿈과 재능 탐색입니다. 자유학년제를 통해 자신의 적성과 미래에 대해 탐색하고 설계하는 경험을 통해 스스로 꿈과 재능을 찾고 지속적 자기성찰 및 발전 계기를 갖도록 합니다. 둘째, 역량 함양입니다. 지식습득과 경쟁 중심 교육을 창의성, 인성, 자기 주도 학습능력 등 미래 핵심 역량 함양이 가능한 교육으로 전환하고자 합니다. 셋째, 행복 교육입니다. 학교 구성원 간 협력을 통한 신뢰 형성, 적극적 참여 및 성취 경험으로 학생과 학부모, 교원 모두가 만족하는 행복 교육을 실현하고자 합니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이 취지가 자유학년제에서 마무리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 교육 전반으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유학년제를 계기로 강의식으로 이루어지던 수업 방식이 학생 중심으로 변화하고, 학교 교육과정의 자율성이 확대되었습니다. 또한 특정 기간에 시행되는 지필식 총괄평가 대신 과정 중심의 평가를 하는 등 교육과정 운영과 수업 방법이 개선되어 학교 교육 전반의 변화를 견인하는 계기로 자유학년제가 작용하기도 합니다.
이런 자유학년제는 꿈과 재능을 키우는 학교 교육의 새로운 모델이라는 점에서 호평을 얻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조사한 결과, 학교생활 행복감, 수업 참여, 수업 운영, 학교에 대한 관심과 참여 등 여러 측면에서 만족도가 시행 전보다 증가했다고 합니다. 국어와 수학, 영어 역시 자유학년제(자유학기제)를 경험한 학교와 경험하지 않은 학교를 비교한 결과, 자유학년제(자유학기제)를 경험한 학교에서 더 높은 학업 성취도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자유학년제가 작년에 전면 도입된 만큼 긍정적인 면과 성과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나, 짧은 기간 동안 위와 같은 차이를 만들었다는 것은 학생들의 꿈과 재능을 찾고 교육 과정을 개선하고자 하는 자유학년제의 목적에 부합하는 큰 성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학생들의 학교생활 만족도를 높인 자유학년제,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일까요? 한국교육개발원의 자유학기제 연구학교 사례연구 종합 보고서에 따르면 자유학년제를 지속하며 개선해야 할 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자유학년제와 일반 학년 기와의 괴리감 완화입니다. 자유학년 동안 학생들은 즐겁게 학교에 다니지만 다시 일반 학년기로 돌아갔을 때 적응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한다고 합니다. 또한 자유학년제를 노는 기간으로 인식하거나 학업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사교육을 알아보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자유학년제와 일반 학년 기와의 괴리감 완화는 앞으로 해나가야 할 과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둘째, 진로 체험처를 확보하고 프로그램의 질을 고취해야 할 것입니다. 보다 의미 있는 자유학년제를 위해 특정 지역에 상관없이 충분한 진로체험처가 확보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대학생, 학부모, 지역사회 등 다양한 구성원의 지원이 요구됩니다. 진로 체험처를 확보하고 활동 프로그램의 질을 지속 관리한다면 더 나은 자유학년제를 진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새로운 생활이 기대되기도 걱정되기도 하는 예비 중학생, 자유학년제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가 필요할 뿐 아니라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해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모두 머리를 맞대야 하겠습니다. 또한 중학교 1학년 학생뿐만 아니라 2, 3학년들도 연계 자유학년제를 운영한다고 하니 다양한 탐색의 기회와 꾸준한 활동이 뒷받침되기를 기대합니다.
자유학년제가 학생 진로 탐색을 위한
최고의 교육 정책으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