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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민서포터즈

남원으로 떠난 여행, 남원에서 만난 춘향전 이야기

대한민국 교육부 2019. 2. 28. 12:02




 마 전에 역사를 공부하기 위해 남원에 다녀왔는데요. 여러 곳을 방문했는데 그 중에서도 춘향이 이야기가 담긴 광한루원과 춘향테마파크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광한루원과 춘향테마파크를 돌아보는 내내 춘향전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어졌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전소설 춘향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춘향전’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전소설로 조선시대의 한글소설이며 판소리계 소설입니다. 양반인 이몽룡과 기생의 딸 춘향의 신분을 초월한 사랑 이야기로 해학적이고 풍자적이며 조선 후기의 평민 의식을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작자와 정확한 창작시기는 알 수 없으나, 예부터 전해지던 설화가 판소리로 불리다가 소설로 정착된 것으로 보입니다.


<춘향전의 주제와 구성>

춘향의 굳은 정절과 신분을 초월한 사랑을 다룬 ‘춘향전’은 ‘사랑-이별-시련-재회’의 대칭적 구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춘향전의 배경이 된 계절과도 이 순환이 연결됩니다. 봄에는 만남, 여름에는 사랑과 성숙, 가을에는 이별, 겨울에는 시련, 또다시 봄에는 재회가 이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춘향전이 이야기하는 당시 사회>

1) 조선 시대의 신분 제도

조선에는 사람의 신분을 양민과 천민으로 구분하는 '양천제'라는 법적 신분제도가 있었습니다. 양민은 과거 시험을 보고 벼슬을 할 수 있는 자유가 있는 대신, 세금을 내야 하는 조세의 의무와 나라에서 시키는 일을 해야 하는 부역의 의무가 있었습니다. 천민은 노비처럼 개인이나 국가에 소속되어 일하는 신분으로 자유가 없는 대신에 세금을 내거나 부역을 해야 하는 의무가 없었습니다.

신분에 따라 정치·경제적 지위가 정해지고, 권리와 의무도 정해졌습니다. 양반은 땅과 노비 등 재산을 가졌지만, 천민은 소유물로 취급되어 주인이 마음대로 팔거나 자식에게 물려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신분이 자식에게 대대로 이어졌고, 혼인 또한 같은 신분 안에서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양반은 양민이나 천민을 첩으로 둘 수 있어서 신분이 다른 자식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첩의 자식은 서얼이라고 불리며 차별을 받았습니다. 게다가 어머니가 천민이면 어머니의 신분을 따라야 했습니다. ‘춘향전’의 춘향도 아버지는 양반이지만 어머니가 기생이었기 때문에 낮은 신분을 벗어날 수 없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춘향전’의 배경이 된 조선 후기는 엄격한 신분제가 흔들리고, 사회 각 분야에서 변화가 일어나던 시기였습니다. 농업과 상업이 발달하면서 중인이나 상민들도 벌어들인 돈으로 신분을 바꿀 수 있었습니다. 또 양반이 경제적으로 몰락하여 허울만 간신히 유지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따라서 ‘춘향전’에서와 같이 신분이 다른 남녀의 사랑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인 의의를 지닙니다. 춘향이 몽룡과 사랑을 이루기 위해서는 신분의 벽을 넘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조선 후기 신분제도의 변화는 그런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었습니다.


2) 탐관오리 변학도, 암행어사 이몽룡

조선 후기 신분 제도의 변화는 지방 정치에도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전통적으로 지방은 중앙에서 내려보낸 수령보다 그곳에 뿌리를 둔 양반의 세력이 더 강했습니다. 이렇게 중앙 정부의 힘이 지방 세력보다 약해지자, 정부는 수령의 권한을 강화하여 지방을 다스리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수령의 권한이 커지자 문제점도 나타났습니다. 수령이 막강한 힘을 이용해 세금을 마구 거둬들이고, 백성들의 재물을 함부로 빼앗거나 형벌을 제멋대로 행사하는 등 개인적인 욕심을 채우려 했기 때문입니다. ‘춘향전’에는 이러한 탐관오리의 횡포가 변학도의 행태를 통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암행어사는 왕의 명령으로 지방 관리를 감시하고 백성들의 어려움을 살피는 일을 맡은 사람입니다. 암행어사에게는 수령의 잘못이 드러나면 관청의 창고를 잠그고, 관리가 법을 어긴 정도에 따라서 왕에게 보고하고 바로 벼슬을 빼앗을 수 있는 권한이 있었습니다. 이몽룡은 변학도의 죄를 물어 벌을 주는 암행어사로, 힘없는 백성들의 불만을 들어주고 바람을 실현시켜 주었습니다.

이처럼 ‘춘향전’은 지방 관리들의 부정부패를 상징하는 탐관오리 변학도와 백성의 뜻을 파악하고 못된 관리를 벌하여 사회를 바로잡은 암행어사 이몽룡을 통해 조선 후기 현실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3) 신분의 벽을 넘은 춘향의 사랑

막강한 권력자인 사또 변학도는 춘향에게 수청 들기를 강요하지만, 춘향은 이몽룡에 대한 정절을 내세워 거절합니다. 조선 시대 여성의 정절은 단순한 남녀 관계의 문제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적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족 중에서 남편에 대해 정절을 지키는 열녀가 나온다는 것은 양반에게는 가문을 일으키는 수단이 되기도 했고, 상민에게는 힘겨운 부역에서 벗어나는 방법이 되었으며, 천민에게는 신분 상승을 할 수 있는 통로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조선 후기에 들어서 열녀에 대한 유교적 여성관은 점점 바뀌기 시작합니다. 인간 평등과 신분 해방을 주장하는 실학이나 천주교, 동학 등 새로운 사상들이 퍼지면서, 유교 사상에 의해 사회와 격리되었던 여성들이 자신들도 남성과 동등한 독립된 인격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춘향이 이 도령과의 관계에서 적극적인 여성으로 등장하고, 사또인 변학도 앞에서 당당하게 자신을 지켜 낼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사회적 변화가 바탕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춘향은 계속되는 매질에도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으며, 곤장을 치던 집장사령과 곁에서 지켜보던 아전과 고을 사람들은 춘향을 동정하고 모진 사또를 비난합니다. 춘향의 저항이 백성들의 공감을 이루어 내고 있는 것입니다.

이로써 춘향의 정절은 여성에게 강요된 유교 윤리를 강조하기 위해서 작품에 사용된 것이 아니라, 권력의 횡포에서 자신을 지키려는 백성들의 의지를 나타내기 위해 사용된 것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춘향은 신분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은 백성들의 바람대로 천민 여성이라는 신분을 뛰어넘습니다.

금까지 춘향전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춘향전’은 단순한 문학 작품이 아니라, 당시 사회 모습을 담고 있는 역사책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춘향전을 읽어보고, 문학과 자연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광한루원과 춘향테마파크로 놀러 다녀오시는 것은 어떨까요?

추운 겨울, 집에만 있기보다는 바깥에 나와 고전적 의미가 있는 곳을 방문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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