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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파리 잡는 솜씨의 과학적 분석

대한민국 교육부 2009. 6. 26. 19:07

오바마 파리 잡는 솜씨의 과학적 분석
왜 파리는 잡기 어려울까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동영상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 동영상은 지난주 오바마 대통령이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 도중 주변을 맴도는 파리를 맨손으로 때려잡는 모습이었다.

이 동영상은 CNN 등에서 방송되었고 유튜브(http://www.youtube.com/watch?v=5rbUH_iVjYw) 등 인터넷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최초의 미 흑인대통령인 그가 보인 이런 작은 행동도 사람들의 관심을 끄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아마도 이 동영상은 본 사람들은 “와, 파리 잡는 실력도 대단하네”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런데 미국의 과학잡지 디스커버지는 단순히 감탄의 수준을 넘어 그의 파리 잡는 행동을 과학적으로 분석했다. 디스커버지는 파리를 잡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과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설명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파리 잡는 비법을 소개한 것이다.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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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를 잡아본 사람은 누구나 파리가 얼마나 잘 도망가는지를 안다.
어떻게 파리는 잽싸게 내리치는 파리채를 그토록 잘 피하는 걸까.
최근 과학자의 연구를 통해 그 이유가 밝혀졌다. 



1초에 5,400번 깜박이는 초성능 카메라 이용
누구나 경험을 통해서 파리를 잡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 걸 잘 알 것이다. 손으로든 파리채로든 앉아 있는 파리를 향해 재빨리 찰싹하고 가격했음에도 불구하고 파리는 그 짧은 순간에 유유히 다른 방향으로 날아가 버리고 만다.

어떻게 파리는 이처럼 잘 피할 수 있는 걸까? 지난해 9월 미 캘리포니아공과대학의 생물학자 마이클 디킨슨 교수 연구팀은 Current Biology 지에 그 이유에 대한 답을 발표했다.
 
디킨슨 교수 연구팀은 1초에 무려 5천400번 깜박이는 초성능 비디오 카메라로 파리가 피하는 움직임을 조사했다. 보통 우리가 보는 TV가 1초에 60번 깜박이는 걸 생각한다면 이 비디오 카메라가 얼마나 대단한 성능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디킨슨 교수 연구팀은 앉아 있는 파리가 다가오는 둥근 물체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이 카메라로 촬영했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을 알아냈다. 파리는 0.2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 안에 상당히 많은 일들을 해내는 것이었다.

파리는 다가오는 물체가 어느 쪽으로부터 오는지를 먼저 알아낸다. 그런 다음 어느 쪽으로 날아가야 할지를 결정한다. 그리고선 다리를 재배치시킨다. 이때 초고속 카메라는 파리의 움직임을 매우 자세히 드러내 보여주었다.



발레 하듯 다리 움직이는 파리
파리는 곤충이 그렇듯 6개의 다리를 갖고 있다. 파리는 둥근 물체가 다가오는 걸 감지할 때 자신의 다리들을 날아가기 좋게 재배치시킨다. 먼저 맨 뒤쪽에 있는 두 다리를 앞으로 이동시킨다. 그런 다음 가운데 두 다리를 원래 위치보다 앞으로 이동시킨다. 이때 가운데 두 다리의 위치는 파리의 무게중심에 바로 아래에 위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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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뭔가가 다가올 때 파리의 움직임.
파리는 점프하기 전 다리들을 재배치시켜 가장 점프하기에 좋은 자세를 갖춘다.
먼저 맨 뒷다리를 앞으로 오게 한 후 가운데 두 다리를 몸의 무게중심 바로 아래쪽으로 이동시킨다.


이런 파리의 다리 움직임은 파리가 점프를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렇게 다리를 재배치시킨 파리는 점프를 한 후 날개짓을 하며 유유히 우리의 망을 피한다. 디킨슨 교수는 “파리는 발레를 하듯이 점프를 하기 위해 다리를 재배치시킨다”고 말했다.

이 연구에서 디킨슨 교수가 더욱 놀라워했던 점은 그렇게 작은 머리를 갖고 있는 파리가 어떻게 이렇게 재빠르게 어디로 피해야 할지를 계산해낸다는 것이었다. 파리의 뇌는 작은 씨앗 크기만 하고 그 안에는 10만 개의 신경세포가 있을 뿐이다. 그에 반해 우리 뇌에는 100조 개의 신경세포가 있다고 추정되고 있다.

디스커버지는 파리가 다가오는 물체를 재빨리 감지할 수 있는 비결에 대해 파리를 포함한 곤충들의 민감한 시력과 몸에 난 털로 설명했다. 곤충은 몸에 미세한 털이 나 있다. 이 털은 갑자기 다가오는 손에 의한 공기압력의 미세한 변화조차도 감지한다.

뿐만 아니라 곤충의 눈은 여러 개의 렌즈들을 사용하는 덕분에 빛의 변화를 극도로 빠른 시간 안에 알아챌 수 있도록 진화했다. 즉 다가오는 물체로 인한 그림자를 재빨리 인식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이런 곤충의 눈은 인간의 눈과는 대조적이다. 여러 개의 렌즈로 이루어진 곤충과 달리 인간은 눈 하나에 렌즈가 하나다. 때문에 이미지를 매우 자세하게 볼 수 있는 반면 빛의 양의 변화를 알아채는 데는 약하다.



진화에서 얻은 던지기 실력 이용
이렇게 파리의 대단한 실력을 알아보았으니 이제는 오바마 미 대통령의 파리 잡는 실력을 살펴볼 차례다. 오바마 대통령은 왼손등 위에 앉은 파리를 오른손으로 잽싸게 내려쳐 잡았다. 디스커버지는 그의 파리 잡는 실력이 얼마나 대단한지에 대해 『슈퍼히어로의 물리학』(The Physics of Superheroes)이란 책을 펴낸 미 미네소타 대학의 물리학자 짐 카칼리오스 교수에게 물었다.

카칼리오스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의 파리 잡는 솜씨에 꽤 놀라워하면서도 그의 이런 행동이 “물리학의 법칙을 위배하는 건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대신 카칼리오스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이 빠른 반사행동과 아래쪽 팔을 전략적으로 움직인 덕분에 파리를 때려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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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바마 미 대통령은 파리를 잡을 때 인류가 진화적으로 발전시킨 던지는 자세를 이용했다.
던지기 잘하는 초기 인류는 훌륭한 사냥꾼이었을 것이다. 


카칼리오스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이 우리 인간이 진화과정에서 연마한 던지기 자세인 아래쪽으로 팔을 움직이면서 파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우리 몸은 여러 개의 지레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아래쪽 팔의 경우 위로 움직이기보다 아래로 움직이는 게 훨씬 쉽다. 이는 던지기를 잘하는 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진화상에서 던지기를 잘했던 초기 인류가 가장 훌륭한 사냥꾼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우리가 던지기를 잘하는 것이다.

이뿐 아니라 오바마의 아랫 방향으로의 움직임은 왜 그가 손을 그토록 재빨리 움직일 수 있었는지를 설명해준다. 카칼리오스 교수는 “우리의 팔이 그런 운동에 딱 맞도록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즉 우리 인간은 팔을 올리기보다 중력이 이끄는 아랫 방향으로 훨씬 더 몸을 잘 이동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카칼리오스 교수가 제시한 오바마 대통령이 파리를 잡을 수 있었던 마지막 비결로는 오바마 대통령이 파리를 자신의 왼손 위에 전략적으로 가두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파리는 위로 날아오르는 길밖에 없었기 때문에 위에서 바로 내려오는 손을 피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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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용 기자 |pmiy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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