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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공식 블로그
“끼이익 끽~” 학교에서 수업을 하다보면 칠판에 손톱이 긁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 때 들려오는 “아악~”하는 아이들의 비명소리. 아이들 뿐 아니라 나도 그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고, 몇 분 동안 그 느낌이 내 손에 남아서 소름이 돋는다. 그리곤 칠판을 긁으며 괴상한 소리를 낸 장본인인 손톱을 징그러운 벌레를 만진 손톱처럼 잠시 두려워하며 바라보게 된다. 여기서 왜 칠판을 긁는 소리는 “괴상한 소리”가 되어버린 것일까 생각해 본다. 고막이 터질 듯 큰 소리도 아닌데, 무엇이 이 소리를 “괴상한, 듣기 싫은”이란 수식어가 붙게 만들었을까? 사실 “미”라는 것도 학습된 것이라고 하는데, 소리도 그런 것은 아닐까? 하지만 네 살배기 우리 아이도 이 소리를 들려주었을 때 뭐 심각한 반응은 아니지만 살짝 얼굴을..
“너 뒤에서 봐야지, 누가 앞에서 텔레비전 보래. 그러면 나빠.” “엄마가 미역 다 먹었지. 나 안 주고?” 할아버지 할머니께 큰 소리로 호통을 치는 이 야멸찬 목소리의 주인공. 바로 이제 두 돌이 지난 세 살, 우리 딸아이입니다. 정말 세 살짜리가 어찌나 사람을 잘 혼내는지 깜짝 놀랄 지경입니다. 목소리도 크고요. 가족뿐 아니라 지나가는 사람도 깜짝 놀랍니다. 하지만 귀여운지 긍정적으로 이야기 하십니다. '어쩜 저렇게 작은 아이가 말을 잘 하니?'하면서요. 어떤 사람은 그런 저희 아이를 보고 굉장히 똑똑한가보다, 영재인가 보다 이야기를 하지만 ‘영재에 대해 남들과 좀 다르게 생각하고 학교에서 많은 아이들을 본 저는 조금 걱정이 됩니다. 또 실제로 저희 아이는 말은 잘 하지만 다른 면에서 그리 빠른 편은..
성적표의 계절이 돌아왔다. 성적표는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다 이름만 들어도 가슴 떨리게 하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아니 대학을 졸업하고 연수를 받을 때도 마찬가지였던 걸 보면 정말 대단하긴 하다. 하지만 요즘 성적표는 참 다양화 되었다. 교사인 내가 부모가 되어 받는다고 해도, 내가 학생이라고 해도 ‘뭘 봐야하지.’라고 느낄 것 같다. 예전 내가 학생 때를 기억하면 중고등학교 때는 당연히 교과별로 점수화 돼서 100점 만점에 00점 이런 식으로 나왔었다. 초등학교 때도 각 과목별로 ‘수우미양가’ 또는 ‘매우 잘함, 잘함, 보통, 노력요함’ 등으로 나왔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과목 안에 또 영역이 들어 있고, 그 영역에 대한 ‘매우 잘함, 잘함,~’등으로 구분이 되어 있다. 사실 요즘 초등학생들에..
“오빠, 안녕?” 운동장 수업이 있어서 이동을 하던 중, 신발을 갈아 신는 곳에서 우리 반 지현이가 누군가에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상대는 대답도 없이 슝~ 지나가지만 지현이는 환하게 웃습니다. 지현이의 웃음과는 상관없이 나는 지현이가 인사를 건넨 상대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나는 2학년 지현이의 담임을 맡기 전 교과 전담교사를 했었습니다. 교과 전담교사를 하다 보니 3,4,5 학년 전체를 가르치게 되었고, 학교의 대부분의 아이는 다 알게 되었죠. 그 중 지현이의 오빠라는 친구는 나에게 “다른” 아이로 기억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름 하여 특수반 학생. 당시 내가 근무하던 학교는 저학년, 고학년으로 나뉘어 특수학급이 2반 배정되어 있었습니다. 국어, 수학 등 주요 과목 시간에는 특수반에서 학우들, 담당 특..
IQ 믿고 공부 안하고, IQ 나빠 포기하고 “난 바보야. 난 왜 이렇게 공부를 못할까? 난 머리가 나쁜가봐.”라고 생각하는 모든 어린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바보빅터. 하지만 이 책을 읽어봐야 할 사람은 어린이들보다 교육자라는 생각이 더 들었습니다. 직업 때문인지 몰라도 이 책의 주인공 바보빅터보다는 선생님들에게 더 눈길이 갔습니다. 이 책은 국제멘사협회(Mensa International) 회장을 지낸 천재 '빅터 세리브리아코프(Victor Serebriakoff)가 17년 동안 바보로 살아가게 된 이야기를 그린 실화입니다. “이 아이는 바보다.”라는 선입견에 의해 아이큐 173를 73으로 잘못 보고 빅터의 아이큐를 73이라 단정지어버린 로럴드 선생님. 누구나 바보라고 여기고, 스스로도 포기한 빅터..
4학년 아이들과 미술 수업을 하던 어느 날. 자유 주제로 그림을 그리도록 했습니다. 4학년 아이 치고는 예쁘장한 그림을 잘 그리는 그 아이의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면 끔찍한 내용이 가득했습니다. 멀리서 보기에는 ‘여자아이가 예쁘장한 그림을 그렸나보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 안의 내용은 ‘목매달고 있는 사람.’ ‘칼로 누군가를 찌르는 사람. 피 흘리고 쓰러지는 사람’등 잔인하기 그지없습니다. 너무 놀란 저는 “어디서 보고 그렸어?” “무슨 내용이야?”라고 했더니 “그냥 생각나는 대로 아무거나 그린 건데요.”라는 천연덕스런 답이 나왔습니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동료 선생님과 이야기를 하다가 이 학생 동생의 담임선생님과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선생님으로부터 “어, 동생 그림도 똑같은데~”란 ..
위 사진은 저희 반 아이의 받아쓰기 시험지 사진입니다. 여러분들도 한번 풀어보세요. 아이나 가족에게 불러주고 받아 써 보라고 해 보세요. 사실 쉽지 않을 겁니다. 1.뿔뿔이 흩어집니다. 2. 삶의 뒷전으로 내몰았던 웃음 3. 시간에 쫓기다. 4. 성공을 낳는 밑거름 5. 에너지가 샘솟아 6. 온갖 고민이 사라질 것이다. 7. 점점 옅어지고 있다. 8. 한 움큼 집어 9. 선뜻 내뱉는 사람 10. 이가 욱신거리다. 받아쓰기하면 저학년만 생각을 하기 쉬운데, 6학년 아이의 받아쓰기 시험입니다. 6학년 1학기 국어 셋째마당의 내용을 토대로 한 받아쓰기입니다. 예전 제가 학교 다닐 때 생각을 하면 국어 시간에 짧은 글 짓기도 많이 하고, 각 과목마다 필기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교과서 자체가 워크..
5학년 영철이, 어학연수 다녀왔을 뿐인데, 유급! 초등학교 5학년 영철이는 아버지가 하시는 사업 때문에 학교를 다니다 급하게 중국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영철이가 한국의 학교를 그만두고 중국으로 간 것은 10월. 그런데 갑작스럽게 아버지 사업이 안 되면서 다시 한국으로 2월 중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겨울방학이 끝나고 한창 수업을 하고 있던 학교에 돌아간 영철이와 부모님은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습니다. 영철이는 유급이라 다음 학년에 진급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영철이가 유급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10월 달부터 학교를 안 다녀서 수행평가를 다 이수하지 못했기 때문일까요? 한국을 떠나 중국에서 학교를 다녀 그럴까요? 열철이가 유급이 된 이유는 바로 수업일수 부족입니다. 우리나라 초등학교 법정 수업일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