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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공식 블로그
복도를 지나가는 길에 “How old are you?" "I'm 11years old."라는 기계음에 깜짝 놀라 돌아보니 "talking box"라는 작은 스피커가 달린 박스에서 영어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내 옆을 지나가는 아이들은 이 말을 자연스럽게 따라하면서 웃으며 지나간다. 이러한 영어 환경이 대수롭지 않은 당연한 것이라는 듯하다. 복도를 보니 액자에 Happy look(부드러운 미소)라는 좋은 글이 쓰여 있다. 이뿐이 아니다. 계단 한 칸 한 칸 적혀 있는 영어 글귀들 그리고 벽에 붙어 있는 영어 보드 게임……. 이 학교는 온통 주변이 영어로 가득 차 있던 것이다. 지금 소개하는 학교는 바로 내가 근무하는 서울의 일신초등학교이다. 서울일신초등학교(교장 김연화)는 2009년, 2010년 “영어 노출..
3월하면 무엇이 생각나시나요? 학교에 있는 저에게는 1월보다 3월이 더 새해 같다는 느낌이듭니다. 모든 것이 학기제로 돌아가기에 3월이 되면 새 반, 새 아이들, 새로운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교사에게 있어 3월은 가장 설레면서도 잔인한 달이라고도 합니다. 그런데 생각을 해 보면 이는 교사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것 같습니다. 아이들도 부모님들도 새 선생님, 새 친구들, 새 교실, 새 교과서에 적응을 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도 2월부터 교재연구에 들어가고, 1년의 교육과정을 짜고, 환경미화를 하고, 학급 규칙을 세우고, 아이들 배정 받은 아이들 이름을 외우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그 후 3월에는 소위 “기강”..
학년이 바뀔 때 부모님들의 가장 큰 걱정은 무엇일까요? '어떤 선생님을 만날까?'가 가장 중요한 관건인 것 같습니다. 어떤 부모님들은 미리 정보를 입수(?)해서 마음에 안 들거나 소문이 안 좋은 것 같은 선생님을 만나면 학교에 항의를 해서 반을 바꿔달라고까지 합니다. 초등학교의 경우 5년마다 선생님들이 전근을 다니십니다. 다른 학교에서 전근 오신 분이 아닌 경우는 어떤 선생님인지 엄마들 사이에 소문이 쫙~ 나 있어서 담임선생님 배정을 받을 경우 그 선생님의 성향, 스타일, 공부법 등을 선배 엄마에게 전수 받는다고 합니다. 저도 교사의 입장뿐 아니라 엄마라는 입장도 함께 가지고 있다 보니 엄마들의 마음을 십분 이해합니다. 학부모들의 입장에서는 “어떤 교사”가 중요하겠죠. 또 부모님들도 선호하는 교사가 있기..
수원에 사는 윤정아씨는 결혼해 아이를 낳고 살면서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임신을 해서 입덧을 하자 “우리가 자선 사업하는 줄 아냐. 알아서 그만둬라.”라고 말씀하시는 사장님 앞에서 아무 말도 못하고 사표를 쓰고 나왔습니다. 계약직이기에 다른 보호도 받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 후 아이 둘을 낳고 전업주부로 지냈습니다. 하지만 남편이 다니던 회사가 부도나면서 임금 체불 상황이 되고, 그만 생활고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라도 돈을 벌고자 했지만 전공이던 웹디자인은 시류를 많이 타는 일이라 이미 많이 부분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다시 공부를 해서 재취업을 하고 싶었지만 아이 봐 줄 사람도 없고, 아이 봐 줄 사람을 구할 돈도 없었습니다. 당연히 연년생 두 아이 유치원 보낼 돈도 없었습니다. ..
“선생님 그 문제는 이렇게 푸는 게 더 쉬운 것 같은데요.” 6학년 1학기 첫 수학시간 5학년 과정을 복습하는 과정에서 “문제 푸는 방법” 단원을 나보다 더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재성이. 자신의 나름대로 정리해서 푸는 대견한 모습을 보인 재성이 덕분에 나의 그 해 수학 시간은 긴장과 뿌듯함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재성이는 나에게 정말 수업 준비를 열심히 하도록 채찍질을 했다. 어느 날 하루는 실과 수업 준비를 위해 전자키트를 교실에 가져다 논 적이 있다. 예전에 중학교 기술 단원이었던 듯 한 전자키트. 공간감각이 심각하게 부족하고, 기계랑은 거리가 먼 나에게 전자키트는 바다의 암초와 같았다. 그런데 청소하려고 남은 재성이는 “선생님 저 이거 해 봐도 되요?”라고 한마디 하더니 설계도도 아니고 겉면의 모양..
"난 아이 낳으면 둘 나아서 둘째만 예뻐할 거야." "우리 엄마는 어릴 때 난 나중에 애 낳으면 큰 애는 미워하고 둘째만 예뻐 할 거야. 난 애 낳으면 꼭 둘째 편만 들어줄 작정이야." "우리 엄마는 형만 예뻐했어. 어릴 때 형은 과외 시키면, 나는 학원 보내고~ 형은 세거 사주면 난 헌것만 입히고, 어디 갈 때도 형만 데려가고." "우리 엄마는 지금도 형만 좋아하는 것 같아. 너무 편애가 심해." 위의 이야기들 아이 둘 이상 키우는 집에서 많이 들어본 말 일 것이다. 아이들은 누구나 더 사랑받기를 원해서 형제 중 다른 한명에게 조금만 더 관심을 보이면, 아니 자신이 그렇게 느끼면 이런 말을 종종 한다. 그런데 위의 말들. 내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고, 요즘도 종종 듣는 말이다. 우리 애가 하는 말이..
내복 하나로 1조 3천억원 벌기 난방비 고지서를 보고 깜짝 놀란 이유 작년 겨울. 저희 집으로 날라 온 무서운 종이 쪼가리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난방비 고지서”였습니다. 고지서를 본 저는 큰 충격에 사로잡혀버렸습니다. 사용료의 숫자가 어마어마했기 때문입니다. 그 숫자를 본 순간 저는 ‘무턱대고 사용하다 거지꼴을 못 면한다.’ 란 문구가 머릿속을 날라 다녔습니다. 조금 춥다고 아무 생각 없이 난방을 마구 틀었기 때문입니다. 이 고지서를 보고 난방비 절약을 단행하기로 한 저는 평소 실내에서는 반팔에 반바지를 입고 살면서도 후끈거릴 정도로 펑펑 틀던 보일러를 끄고, 옷을 챙겨 입었습니다. 그리고 실외에서도 조금 춥다고 택시를 타던 버릇을 없애고, 목도리와 장갑과 옷을 더 챙겨 입었습니다. 그리고 비장의 아..
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이디어팩토리에 방문해 주신 여러분, 추운 날씨에 감기는 안 걸리셨는지요? 저는 ‘콜록콜록’ 감기를 달고 살고 있습니다(ㅠㅠ) 이 겨울, 약골인 제 기관지가 잘 견뎌 줄지 걱정입니다. 저 같은 사람은 이런 겨울 방에만 콕 박혀 있어야 하나 봐요. 그래서 사실 곰이 겨울잠을 자듯이 저는 겨울에는 밖에 잘 안 나갑니다. (게으른 저의 모습에 대한 핑계인가요?^^) 하지만 이런 추위를 싫어하는 저도 밖에 나갈 때가 있으니 바로 '첫 눈 오는 날'입니다. 저에게 첫눈 오는 날과 관련된 가슴 시린 사연이 있으니...... 첫눈과 관련된 가슴 시린 나의 추억 하나. 여중생 시절은 친구를 소중히 여기던 때잖아요. 그래서 중학교 때 친구들과 '왕꽃선녀'라는 모임을 조직했었습니다. 지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