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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목일 나무심기, 느낌이 달라요! 본문
아이들 마음에 생명의 씨앗을 뿌려, 꿈과 희망이 되는 마음의 나무를 심어요
식목일, 화초 가꾸고 나무 심기 느낌이 달라요!
식목일 I 화초 키우기 I 산행 I 자연친화적 I 생명존중 I 나무심기 I 인성교육
식목일, 역사․문화적으로 의미 있는 날
요 며칠 봄비가 촉촉이 내렸습니다. 여기저기 돋아난 새싹들에서 흙냄새도 물씬 풍깁니다. 수목의 초록 새순과 수줍게 피어나는 빨간 꽃봉오리의 봄 내음처럼 제 가슴에도 설레는 마음이 돌아옵니다.
명자나무(장미과, 꽃말 : 겸손)
보는 이의 마음을 물들이는 화사한 봄꽃에서 우후죽순처럼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봅니다. 초등학교 5학년인 큰아이는 요즈음 부쩍 자기주장이 강해지고 큰소리를 내는 것이 사춘기에 접어들어 주의가 필요한 시기가 되었음을 느낍니다.
출근길 주변엔 온통 싱그러운 초록빛과 노란 개나리가 눈에 뜨입니다. 긴 겨울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펴고 향기로운 봄을 기다린 보람이 있습니다. 단비로 나무나 화초뿐만 아니라 농작물에도 해갈되었다니 반가운 소식입니다. 덕분에 기승을 부리던 미세먼지도 개이고 뿌옇던 하늘도 맑게 씻겨 보기가 좋습니다.
개나리(물푸레나뭇과, 꽃말 : 희망)
해마다 식목일 즈음이면 그저 봄에 나무 심는 날인가 보다 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겨 왔는데 알고 보니 상당한 의미가 있었습니다. 식목일은 신라가 삼국통일의 성업을 이룩한 날인 문무왕 17년 2월 25일(양력 4월 5일)이며, 조선 성종대왕이 동대문 밖 왕실농지에서 농업을 장려하기 위해 직접 농사를 지으신 날로 성종 24년 3월 10일(양력 4월 5일)입니다.
또한, 청명과 한식날이 식목일과 겹치거나 앞뒤에 있어 조상님들께 성묘도 하고, 주변의 산과 들에 나무를 심었던 것이 유래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식목일은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날이며 계절적으로도 나무 심기에 좋은 시절이어서 식목일로 정하게 된 것이라니 사뭇 느낌이 다릅니다.
화초 키우기, 가꾸는 재미도 쏠쏠
무엇인가 씨를 뿌리고 싹이 트고 키운다는 건 힘들지만 정말 보람된 일입니다. 나무를 심고 가꾸면 산야가 푸르러지고 홍수 예방 효과도 있고 산소 공급도 늘어나고 울창한 휴양림이 되어 인간의 생활에 많은 도움을 줍니다.
저희 세대만 해도 농림업에 투자하던 시절이라 어렸을 때 나무를 심거나 작물을 가꾸는 일이 자연스럽고 학교에서도 화단을 정리하거나 운동장 풀을 뽑았던 기억이 납니다. 학교에서 풀을 뽑았다니 지금 아이들이 들으면 좀 생소하게 생각할 것입니다.
지금은 베란다에 화초 화분 30여 개를 늘어놓고 가꾸고 있습니다. 겨우내 말랐던 나뭇잎이나 말라버린 가지들을 정리하고 물도 주고 바닥 청소를 할 때면 아이들이 꽤 관심을 보입니다. 씨를 뿌리고 싹이 터서 자라는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보는 재미와는 별도로 가꾸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베란다에 키우는 화초 화분
섬세한 작은아이는 겨우내 겉으로 보기엔 말라버려 죽은 것처럼 보이는 화초를 보면서 다른 꽃나무를 심자고 합니다. 좀 더 따뜻해지면 다시 싹이 나고 살아난다 해도 의아해합니다. 난화분과 다른 화분 3개가 앞서거니 하면서 꽃대가 올라옵니다.
그러더니 보기 좋게 꽃이 피어 베란다 가득 향기가 은은한 게 기분이 좋았습니다. 아이들도 거실문을 열면 어디선가 향기가 난다고 말합니다. 난 꽃에서 나는 것이라 하니 가까이 가서 본답니다. 조바심에 주시하고 있는데 작은아이가 손으로 꽃대를 만지는지 큰아이가 손대지 말고 떨어져서 보기만 하라고 거듭니다. 어디서 많이 듣던 말인데 화분 깨뜨리고 혼났던 기억이 났나 봅니다.
큰아이가 아끼던 화분을 깨뜨려 속상해서 화를 내면서 야단쳤었는데 아이에게 상처가 되지 않았는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화분 근처에서 놀다가 깨뜨린 것만 해도 서너 개는 넘어 될 수 있으면 근처에 가지 못하게 했었습니다. 요즘은 작은아이가 새싹이나 움이 돋는 게 신기한지 조심조심 다니며 물도 주고 둘러보는 것 같습니다.
화초 가꾸는 큰아이
아이들도 말랐던 화분에 새싹이 나고 꽃도 피는 것이 새롭고 재미있는지 시키지도 않았는데 햇볕이 좋은 날에는 물을 주고 주변 정리를 합니다.
“아빠 청소 그만하시고 함께 놀아요. 윷놀이 한판 해요. 놀자고 할 때 놀아요.” 후후후 아이들이 제법 인심을 씁니다. 다른 아빠들 못지않게 아이들과 잘 놀아주는 편인데 작은아이가 4학년이 되면서는 대화도 줄고 같이 하는 시간도 부쩍 줄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산행,
자연 친화적 태도와 생명 존중 배워
주말에 날씨도 좋고 비가 와서 땅도 촉촉하니 나무를 심으러 가면 어떻겠냐고 운을 띄워 봅니다. 큰아이나 둘째나 할 것 없이 친구들과 약속이 있고 좀 쉬어야 한답니다. 뭐 자기들도 나름 바쁘다나요. 그렇습니다. 옳은 말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물러서면 계획했던 나무 심기 거사는 물 건너갑니다.
정리해둔 식목일이야기는 잠시 접고, 오랜만에 바람도 쐬면서 산에도 한번 오르고 쇠고기도 먹고 오자고 눈에 힘을 주며 미끼를 던졌습니다. 늘 낚시가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봄바람과 아빠의 눈빛에 묘한 감동을 하였는지 먹을거리 때문인지 아무튼 어렵지 않게 친구들과의 약속이 바뀌었습니다.
요즈음 집에서는 아이들과 대화하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1~2년 전만 해도 어디든 따라다녀서 귀찮을 정도였는데 정말 격세지감입니다. 한편으론 이제 다 컸나 하는 생각과 함께 아이들과 정서적으로 멀어지는 느낌이 들어 서운하기도 합니다. 아이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늘리기 위한 고민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산행길 진입로에서
주말 산행을 하면서 궁금했던 새 학기 학교생활도 물어보고 선생님이나 친구들 이야기도 하고 집에 있을 때와는 느낌이 달라서인지 제법 소통이 잘됩니다.
아이들과 함께 산도 오르고 철쭉도 심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정서적인 안정과 공감은 물론 가족들이 모처럼 함께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서로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시간이었고 아이들도 각자 나무를 심는 체험을 했고 가끔 들러 돌보는 체험도 하게 될 것입니다.
철쭉 심는 아이들
아이들 마음에 생명의 씨앗을 뿌려
꿈과 희망이 되는 마음의 나무 심어야
화초를 가꾸고 나무를 심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의 정서가 순화되고 자연 친화적인 태도를 배워 자연의 변화를 보고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기를 기대합니다.
식목일의 의미도 설명해주고 묘목도 준비하고 아이들과 나무를 같이 심으면서 아이들 마음에도 생명의 씨앗을 뿌려 꿈과 희망이 되는 마음의 나무를 심도록 격려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무언가를 가꾸고 기르는 아이들은 생명의 소중함을 알고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남의 아픔도 같이 공감하는 아이로 자란다고 합니다.
이 계절, 우리 아이들 앞을 가리는 뿌연 먼지 같은 학습 피로, 긴장, 학교폭력 등 우울한 이야기들을 씻어내는 단비도 흠뻑 내리고 있습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은 왔지만 봄 같지 않은 그런 봄 말고요. 가슴이 탁 트이는 산뜻한 자연과 화사한 봄을 있는 그대로 느끼면 되는 아이들의 행복한 웃음이 넘쳐나는 세상, 그런 화창한 봄이 깊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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