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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민서포터즈

수줍은 많은 내가 토론에 자신감을 얻은 이유

대한민국 교육부 2010. 8. 25. 14:09
요즘은 자신의 능력을 알리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면접'이라는 것을 꼭 해야하고, 성적만큼이나 중요시 되고 있는 것이 '토론'이라는 과정이다.

그 과정을 통과해 높은 점수를 얻어야지만 좋은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의 입학과 취업도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 많은 초등학생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독서'나 '웅변'같은 사설기관을 이용하기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누구나 적성이라는 것도 있고, 나같은 초등학교 6학년 남자아이들 같은 경우는 앉아서 하는 지루한 학습은 별로 효과가 없는 것 같다.
 

사회자, 판정단, 찬반 두팀으로 구성 된 디베이트 회의장


초등학생들의 '초등학생들에게 사교육은 꼭 필요하다'라는 주제의 찬반 디베이트 실전수업

 
 
난 수줍음이 많고 활동적이지 못한 성격이다. 물론 다른 친구들 앞에서 내가 먼저 하겠다고 나서거나 말을 조리있게 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할 성격이다.

내가 유일하게 혼자서도 아무말도 하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바로 '발명' 같은 손으로 꼼지락거리며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이다. 그 외의 것들은 또래 친구들보다는 느리고 항상 뒤쳐졌다.
 
그런 느리고 수줍음 많은 나을 위해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도 내 또래의 친구들과는 다르게 수학이나 영어학원을 다니지 않고,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손으로 꼼지락거리는 '발명'을 계속 하는 것을 부모님께서는 이해하시고 허락하셨다.

그래서, 친구들이 학원숙제로 부모님과의 갈등을 고민할때 나는 '카이로봇'이나 '전자캠프' 등과 같이 학교에서의 방과후교실 즐겁게 다닐 수 있었다.
 
내년이면 중학생이 되는 나에게 초등학교 6년동안 내성적이고 수줍은 많은 내 성격이 변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는 없지만, 친구들과는 다른 방법으로 나만의 토론 기법과 면접에 자신감이 생긴 것은 확신할 수 있다.

바로 '발명'에 의한 수줍음 탈출법이랄까? 큰 상을 타거나 엄청난 업적(?)을 낸 것은 아니지만 매 '발명'같은 과학 활동마다 늘 따리다니는 것이 있다면, 바로 내가 만든 작품에 대해 선생님들과 장학사님들 그리고, 전문 특허 관련 전문가분들께 작품을 설명하고 질의 응답을 해 온것이다.
 

의견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사전에 준비한 친구들


상대방의 질문에 대한 반박의견을 대고 있는 나


난 과학적 사고를 지닌것은 아니였지만, 초등학교 6년 동안 내 작품에 관련된 전문서적을 읽고 학교 선생님들께 궁금한 점에 대해 설명을 들으면서 조금씩 조금씩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연스럽게 나의 생각과 의견을 내는 연습을 했던 것 이다.
 
다행이도 우리 학교에는 과학과 관련된 활동들을 많이 한다. 하지만 내가 처음부터 과학과 관련된 활동을 많이하는 지금 학교에 입학했던 것은 아니다. 처음 입학했던 예전의 학교메서는 독서와 수학 그리고 영어를 더욱 열심히 해야만 했다.

물론 학교생활은 재미있었고 친구들과도 잘 지내서 학급회장직이나 축구부 주장도 맡았다. 성적도 크게 나쁘진 않았지만 내가 독서나 영어 같은 토론 과목들에겐 흥미를 갖지 못해 힘들어하는 것을 보신 부모님께서는 일부러 내가 좋아하는 과학 활동을 많이하는 학교를 다시 찾으셨고 과감히 전학을 시키셨다.
 
많은 부모님들이 나와 같은 초등학생 자녀를 기르고 계실 것 같다. 특히 나처럼 느리고, 남들 앞에서 말을 잘하지 못해서 떠듬거리거나 수줍은 타는 성격을 가진 남학생들은 참 많은 것 같다. 6학년인 우리 반에도 많은 친구들이 그렇다.
 
나의 경험으로 말할 수 있다면 너무 많은 친구들의 성공 케이스의 틀에 우리 스스로를 가두지는 말았으면한다.

예를들면 독서가 중요하니까 무조건 책만 많을 읽게한다든지, 영어를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하셔서 국어습득도 느린 아이들에게 외국인과 말까지 하라고 하지는 말았으면한다.

물론 수학이나 과학을 지루하리만큼 문제만 풀고 외우라고 떠밀지도 않았으면한다. 만약 꼭 그렇게만 교육하고 싶으시다면 그런 활동들을 재미있다고 느끼고 우리가 최대한 즐겁게 즐길 수 있을 때까지는 기다려 주시고 믿어주셨으면 좋겠다. 우리가 나쁜길에 빠지면 얼마나 많이 그리고 깊게 빠지겠는가? 느리고 수줍음 많은 아이들은 소심해서 그렇게 나쁜길로 빠지려해도 용기가 나지않아서 그렇게 하지도 못한다.
 
초등학교 1학년 수학시험에 '숫자를 소리나는대로 읽으라' 라는 문제에도 
"이천삼백이십일"
옆사람이 들을까봐 조용한 소리로 답을 말했다가,

"시험시간에 누가 떠들어?"
라고 선생님께 혼나서

"엄마! 우리 반에 이 문제 맞은 아이는 한명도 없어요. 왜냐하면 아무도 말하는 아이들이 없었거든요"
라고 말하는 엉뚱하고 느린 아이...
 
국어시간에 괄호가 하나인 끝말잇기만 배운 후 선생님이 물어 본 괄호가 두개가 나온 '가방'이라는 끝말 문제...
"'가방-(    )-(    )', 정호야 답이 무얼까?"
아무리 생각해도 두 괄호의 연관은 무언지 모르겠는데...

"선생님, 쿵쿵따 두 개 인가요?"
라고 말하는 이해력이 부족한 느린 아이...
 
그게 바로 나다.

하지만 끝까지 느린 나를 독촉하지 않으시고 나와함께 이해력이 느리게 행동하신 우리 부모님이 계시기에 오늘도 나는 올해의 전국 과학대회를 누비며 느린아이의 엉뚱한 답변을 즐거워하시는 심사관들과 한판의 디베이트를 준비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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