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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수십만 명 앗아가는 '슈퍼박테리아' 대처법 본문

~2016년 교육부 이야기/신기한 과학세계

매년 수십만 명 앗아가는 '슈퍼박테리아' 대처법

대한민국 교육부 2010. 10. 15. 15:30
"치사율 26~50% 슈퍼결핵 환자 급증" 남성, 여성 2배. 30·40대 가장 많아"  
[이데일리 2010.09.27 10:11]
 
"슈퍼박테리아로 인한 사망자 매년 전 세계서 수십만 명으로 추정" 
[중앙일보 2010.09.27 0:16]

작년에는 신종플루로 세계가 떠들썩 했다면 올해는 슈퍼박테리아가 전 지구를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습니다. 흙, 공기 어디에나 있는 세균. 면역력이 약하면 세균의 공격으로 건강이나 목숨까지 잃게 된다. 페니실린 발견 이후 세균 감염으로 목숨을 잃을 일은 없겠다고 했던 인류가 왜 슈퍼박테리아에 벌벌 떨고 있는 것일까요?
 

   슈퍼박테리아가 뭔가요?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세균으로 항생제를 투여해도 죽지 않는 세균을 말합니다. 마이클 잭슨이 감염되어 유명해진 ‘살 파먹는 박테리아(반코마이신 내성 박테리아 VRSA)’를 부르는 이름이었지만, 그 후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균을 슈퍼박테리아라고 불렀습니다. 요즘 학계에서는 이런 균들을 슈퍼박테리아라는 이름 대신 여러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세균이란 뜻에서 ‘다제(多劑)내성균’이라고 부릅니다. 세균이 점점 강력해져서 현재 개발된 가장 강력한 항생제까지 듣지 않는 세균이 나타나는 긴박한 상황이지만, 인류에게 어느날 갑자기 닥친 일은 아닙니다. 충분히 완치될 때까지 항생제를 복용하지 않고 복용을 중단하면 항생제 내성이 생겨 치료가 힘들어지는 폐결핵균 사례는 이미 오래전 부터 알려져 있었습니다.
 

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수퍼박테리아의 모습 ⓒ위키디피아

 

   슈퍼박테리아가 어느 정도로 퍼진 상태인가요? 
 

1961년 처음 발견된 슈퍼박테리아는 항생제 메타실린에 내성을 갖는 황색 포도상 구균(MRSA)이었습니다. 다른 항생제가 듣지 않을 때 쓰는 강력한 항생제인 반코마이신에 내성을 가지는 황색포도상 구균(VRAS)도 MRSA의 변종입니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슈퍼박테리아 'NDM-1(뉴델리 메탈로-베타-락타마아제)' 감염환자는 최초 발생지인 인도·파키스탄을 비롯해 영국·미국·캐나다·벨기에·홍콩·일본 등 14개국에서 발견되었습니다. NDM-1은 가장 강력한 항생제인 '카르바페넴계 항생제'가 듣지 않는 카르바페넴 내성 장내균(CRE)입니다. 인도·파키스탄의 NDM-1 환자는 170명, 영국 환자는 70명을 넘어섰습니다. 14일 캘리포니아·매사추세츠·일리노이 등 미국 3개 주에서 NDM-1 감염환자가 추가로 발견되었다고 AP통신이 밝혔습니다. 인도·파키스탄에서 NDM-1에 감염된 환자들 상당수가 값싼 '성형수술 여행'을 갔던 사람들로 알려졌습니다.

일본에서는 또 다른 슈퍼박테리아인 아시네토박터나 바우마니균(MRAB)에 58명의 환자가 감염되어 이미 9명이 사망했고, 지난 9월 7일에는 요로감염 · 패혈증을 일으킨다고 알려진NDM-1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일본에서 발견된 슈퍼박테리아는 어떤 것인가요?
 

이번 일본에서 사망자를 낸 슈퍼박테리아는 여러 가지 항생제에 내성을 가지는 ‘다제내성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MRAB)'입니다. 이 균은 흙이나 하천 등에 서식하며, 건강한 사람에게는 병을 일으키지 못하는 독성이 약한 균입니다. 그러나 중환자실에 입원할 정도로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이 감염되면 패혈증과 폐렴의 증세가 나타나고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이 다제내성균은 25년 전 영국에서 발견되었고, 1990년대 들어 미국의 여러 병원에서 집단적으로 환자가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주목하고 있는 슈퍼박테리아는 어떤 것인가요?
 

질병관리본부에서는 2011년부터 슈퍼박테리아인 메타실린에 내성을 갖는 황색 포도상 구균(MRSA), 여러 가지 항생제에 내성을 가지는 다제내성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MRAB), 반코마이신에 내성을 가지는 황색포도상 구균(VRAS), 거의 모든 항생제에 내성을 가지는 카르바페넴 내성 장내균(CRE), 다제내성 녹농균(MRPA), 반코마이신 내성 장내균(VRE) 등 6종에 대한 표본감시체계를 가동할 예정입니다.

한국에선 아직 NDM-1에 의한 감염환자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세계적으로 확산 속도가 워낙 빨라서 우리나라도 14일 "NDM-1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위해 이 박테리아 유전자를 함유한 CRE를 법정전염병으로 긴급 지정한다."라고 발표했습니다. 이외 4종의 다제내성균은 12월 말에 지정될 예정입니다.
 
 
   슈퍼박테리아가 생기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1928년 알렉산더 플레밍에 의해 페니실린이라는 항생제가 발견되고 세균성 전염병은 정복될 것으로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박테리아도 강력하게 변이하면서 좀 더 강력한 항생제를 써야 했고, 세균은 더더욱 강력해지기를 반복하였습니다. 항생제에 한번 노출된 후 살아난 세균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하여 세포벽을 두껍게 하거나 효소를 배출하여 항생제를 무력화시킵니다. 항생제에 저항해 이겨낼 수 있는 내성유전자를 세포분열로 자손들에게 전달하게 되고 슈퍼박테리아의 개체 수는 확산됩니다. 이러한 세균을 다제내성균이라고 하며, 현재 6종류의 세균을 주목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더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균 감염이 아닌 바이러스 감염인 감기에 항생제를 쓰는 것 등의 항생제 남용이 슈퍼박테리아를 키우는 대표적인 사례로 들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감기, 독감, 인후염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것이므로, 항생제를 써서 치료해서는 안 됩니다. 항생제는 바이러스를 죽이지 않기 때문에 바이러스 감염 치료를 위해 항생제를 쓰는 것은 세균들이 항생제 내성을 갖도록 합니다.

또 다른 원인은 가축을 기를 때 항생제를 절적치 않게 사용하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동물 사료에 넣어 먹이는 항생제 때문에 동물에서 슈퍼박테리아가 생성되고, 이 박테리아가 인간에게 감염될 수 있다고 합니다.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박테리아가 창궐하고 있는  증거로는 미 일리노이대 마크 미첼 교수는 지난 6월 '동물원 및 야생동물 의학저널'을 통해 "플로리다·루이지애나·매사추세츠 주 연해에서 상어와 연어 7종을 조사한 결과, 모든 종에서 대다수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강력한 박테리아가 검출됐다."라고 밝힌 사례가 있습니다.


   슈퍼박테리아를 없앨 항생제는 없나요?
 

다제내성균도 종류마다 듣는 항생제가 한둘씩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효과가 100% 있다고 보장할 수 없고, 만약 그 약마저도 효과가 없게 만들면 새로운 항생제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손 쓸 방법이 없다고 봐야 합니다. 새로운 계열의 항생제 하나를 새로 개발하는데 10년 이상이 걸리고, 항생제는 한시적으로 복용하는 약이라서 개발을 하더라도 큰돈이 되지 않는 까닭에 항생제 개발은 제약회사로부터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1962~2000년 사이 새로 개발된 항생제는 한 종류도 없으며, 2000년 이후 개발된 항생제는 3종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 먼저 감기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 의사가 항생제가 필요 없다고 하는 질환에 항생제를 남용하지 말고 의사의 지시에 따라야 합니다.

- 의사는 꼭 필요한 환자에게만 항생제를 투약하되 세균을 확실히 죽일 수 있는 충분한 용량을 처방해야 하고, 환자는 호전되었다고 항생제 복용을 중단하지 말고 의사가 지시한 기간만큼 복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항생제는 쓰면 세균이 완전히 죽을 때까지 지속적으로 투여하든지 처음부터 쓰지 않든지 해야 합니다.

- 새로운 항생제 개발에 나서야 합니다. VRSA나 CRE를 죽일 수 있는 항생제를 개발하면 VRSA나 CRE가 더는 슈퍼박테리아가 아니게 됩니다.

- 개인위생에 특히 신경 써야 하고 병원, 공공장소의 소독·멸균을 철저히 해야 합니다. 알코올 소독으론 세균의 30% 정도만 죽일 수 있습니다. 공공장소 소독에는 좀 더 확실한 과산화수소 증기 멸균법 등의 방법으로 세균 확산을 저지할 수단을 찾아봐야 합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장미꽃을 꺾다 가시에 찔린 것이 원인이 되어 파상풍으로 숨졌다고 합니다. 항생제가 발견되기 이전 미생물에 의한 이질, 설사, 폐렴, 패혈증은 죽음에 이르는 질병이었습니다. 항생제 오남용은 이제 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인류가 과거처럼 다시 조그마한 상처나 가벼운 질병에도 목숨의 위협을 받고 벌벌 떨며 사는 일을 막으려면 항생제 오남용을 지금부터라도 근절해야겠습니다. 
  
참고자료 : 연합뉴스, 중앙일보 2010.09.27, 조선일보 2010.09.16, 주간조선 2010.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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